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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아이들의 목소리에 '마음을 둡니다' (G. 변진경 <시사IN> 기자)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281회) 『울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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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둔다는 건 아이들한테 묻고 들어주는 거잖아요. 그런 행위가 갖는 힘도 있지만 무기력함도 있어서 '나는 이렇게 주변을 뱅뱅 돌면서 묻기만 하네'라는 것에 대해서 자괴감을 느끼다가, 어떨 때는 그렇게 생각을 하죠. 가만히 보니 이제는 나처럼 묻는 사람도 적어지고 있구나. (2022.08.11)


내 버튼이 남의 버튼과 꼭 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적어도 모두가 얕게라도 갖고 있(다고 믿었)던 공통의 버튼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모두 각자의 버튼을 가진 상태에서 남의 버튼 소리는 듣지 않고 내 버튼만 연신 눌러대는 상황. 그 근원에는 공포가 있는 것 같다. 이대로 있다간 내가 당하겠다는 공포, 내가 내 잇속을 챙기지 않으면 나와 내 아이만 손해 볼 수 있겠다는 공포, 어설픈 이타주의로 허점을 보였다간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이 위협받겠다는 공포. 그 공포가 실제가 되는 경우를 겪었고 또 간접적으로 접했기 때문이리라. 살아남은 모두가 생존의 공포에 떨다가 괴물이 돼버린 <더 로드>에서 아들은 계속 아버지에게 묻고 확인한다. "우리는 좋은 사람인가요? 아직도? 무슨 일이 있어도요?"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던 디스토피아가 요즘 부쩍 내 곁에 다가온 느낌이다. 주검이 된 채 수레짝에 실린 <쉰들러 리스트> 속 빨간 코트 소녀를 매일 한 명씩 목격하고 있는 기분이다. 나도 묻고 싶다. 우리는 좋은 사람인가? 아직도? 무슨 일이 있어도?

변진경 기자님의 책 『울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면』에서 읽었습니다. 공통의 버튼이 사라지고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저도 종종 느낍니다. 그럴 때 자꾸만 사랑은 사라지고 비관하게 되고 무기력을 느끼게 되는데요. 지난해 연말 즈음에 모처럼 사람들을 만난 자리에서 누군가 제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낙관할 수 없고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이 시대에 사랑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잘 대답하고 싶어서 꽤 긴 이야기를 했는데요. 제가 그때나 지금이나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세상에 좋은 것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아주 없는 셈 치지만 않으면, 그런 것들이 다 사라진 셈 치지만 않으면, 사랑, 가능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변진경 기자님의 이번 책을 읽으면서 그 질문과 대답을 다시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이 책이 제게 끝내 남긴 질문이 바로 이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인가' 오늘 나눌 대화가 이 질문을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황정은의 야심한책> 시작합니다.



<인터뷰 - 변진경 기자 편>

"내 일은 남들보다 조금 더 가까이 타인에게 다가가는 일"이라고 말하는 기자를 오늘 모셨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아동·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또 해결책을 모색해 온 분인데요. 그간의 기사를 모아서 이번에 『울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면』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시사IN>의 변진경 기자님입니다.

황정은 :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동안 주로 아이들에 관한 질문들이 쌓였다, 라고 하셨는데요. 변진경 기자님에게 아동에 관한 질문들이 특히 중요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변진경 : 제가 질문지를 보고 좀 놀랐던 게, 평소에 제가 저한테 묻는 질문이에요. '너는 왜 자꾸 아이들 얘기를 기사로 쓰니?'라고 스스로에게 궁금할 때가 있어요.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에 평소에 아동 복지나 이런 거에 관심이 있거나 지나가는 애들 보면서 '예쁘다'하는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내가 아마도 아이를 좋아하는 건 아이를 낳고 키워서인가?'라고도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늘 마지막에 남는 질문들, 마지막에 마음에 밟히는 건 아이들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사건이나 현상들에 모든 구성원들이 있죠. 어떤 가족이 있으면 성인 남녀의 일이라도 거기에 아이가 있고, 그 아이가 기사의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이 사건으로 삶에 큰 변화를 겪는 거는 그 아이인데, 취재를 다 하고 기사를 쓰고 나서는 항상 마음에 남았던 것 같고요. 그런 것들이 조금씩 쌓였던 것 같기는 하고요. 

그리고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고 아이에 관한 메모 같은 거 남긴 걸 좀 찾아봤는데, 좀 충격적으로 남았던 어떤 장면들 같은 건 있는 것 같아요. 취재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설국열차>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 그걸 보고 되게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인데 거기에서 제일 충격 받고 한동안 잊지 못했던 장면이, 마지막 부분에 보면 '티미'라는 아이가...

황정은 : 기차 밑에 들어가 있죠.

변진경 : 네. 이 '설국열차'라는 세계가 그 여린 아이의 팔 하나에 의지해서 굴러가고 있잖아요. 그때 엄청 충격을 받았었는데 저는 그게 은유 같지가 않았고요. 그 이후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라든지 모순 같은 걸 보면서, 가난하고 잘 살고 이런 걸 다 떠나서,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무거운 짐을 떠안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장면을 많이 생각했어요. 우리 사회의 모순과 그런 것들을 생각할 때마다 제1의 피해자가 아동으로 연결되더라고요. 

황정은 : 저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느 꼭지에선가 코맥 매카시의 『로드』를 인용을 하셨잖아요. 거기에 나온 질문처럼 '우리는 좋은 사람인가'를 계속 묻고 싶으셨던 것 같기도 해요.

변진경 : 네, 그런 것 같아요.

황정은 : 거기에 대답할 수 있는 대답의 척도가 '아동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라고 생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변진경 : 네.

황정은 : 또 한편으로는 '돌봄'이 기자님한테는 대단히 중요한 주제인 것 같기도 해요. 이 책 말고도 '감염병 시대를 살아내는 법'이라는 부제로 책을 또 내셨잖아요. 제목이 『가늘게 길게 애틋하게』인데. 그 책에 수록된 마지막 좌담에서 김승섭 선생님이 『장애의 역사』의 한 구절을 인용하셨잖아요. '우리가 인디펜던트(independent, 독립적인)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는 인터디펜던트(Interdependent, 상호의존적인)한 존재다', '민주주의가 바로 그런 상호의존성 때문에 발전해 왔다' 이런 얘기를 인용을 하셨는데,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나의 관계를 생각하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저는 읽었거든요. 이런 작업들을 변진경 기자님이 이 기사들을 통해서도 계속 꾸준히 하신 것 같아요.

변진경 : 좋게 해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좌담할 때 그 구절이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고 공감했거든요.

황정은 : 우리 중에서 어린이가 어떻게 보면 가장 취약한 이웃이잖아요. 그 이웃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고. 책에 '한국 사회는 아이들에게 유독 가혹한 세계'라고 쓰셨어요. 이번 책을 통해서 그 현실을 얼마간 읽을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거 쓰는 동안에 마음이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변진경 : 기사 쓸 때마다, 원래도 마감은 힘들지만, 유독 정서적으로 쉽지는 않았죠. 하지만 항상 '쓰는 나는 정말 사치스러운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생각하면서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제가 기사를 쓴다는 건 이걸 직접 겪고 옆에서 지켜봤던 사람들이 도와서 저한테 닿았던 거거든요. 그런 일을 했던 분들 되게 존경하면서 썼죠.

황정은 : 어떤 꼭지들은 기자님의 오랜 걱정과 고민과 그리고 깊은 분노가 만나서 아주 단단한 망치처럼 읽히기도 했거든요. '목숨 건 등굣길' 그리고 '팬데믹 교육 공백' 같은 기사가 저한테는 그렇게 느껴졌는데, 책의 맺은 말에서 이렇게 쓰셨습니다. '묻기만 하는 어른들조차 점점 적어지고 있어서 묻고 기록하는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그게 변진경 기자님이 이 기사들을 쓴 이유이자 이 책을 낸 이유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변진경 : 제가 저를 설명할 때 '기자'라는 정체성이 굉장히 큰데 '기자를 왜 하는가, 어떤 기자인가'를 물을 때 항상 고민을 많이 하죠. 그리고 '네이버 기자 페이지'라고 거기에 하나씩 자기 소개말을 등록을 해야 되는데 기자들이 그런 걸 쓰는 걸 되게 부끄러워하거든요. 그래서 미적거리다가 쓰는데요. 저는 '세상의 모든 약한 목소리에 마음을 둡니다'라고 간단하게 한 줄로 썼는데, 이 문장을 생각하는데 좀 오래 걸렸어요. 제가 되게 솔직하게 나타낸 문장이 '마음을 둡니다'였거든요. '세상의 모든 약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혹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바꾸려고 합니다'가 아니라, 저는 제가 하는 일이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마음을 두는 일이라고 여겨요. 마음을 두기 때문에 제가 그걸 취재하고 글로 옮겨서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걸 굉장히 큰 행운으로 여기고요. 

그런데 그 마음을 둔다는 것의 그 무기력함에 가끔 고통스러울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을 둬서 어쩔 건데? 그래서 바뀌는 게 뭔데?'라는 물음에 답을 잘 못 내릴 때가 많고요. 마음을 둔다는 건 아이들한테 묻고 들어주는 거잖아요. 그런 행위가 갖는 힘도 있지만 무기력함도 있어서 '나는 이렇게 주변을 뱅뱅 돌면서 묻기만 하네'라는 것에 대해서 자괴감을 느끼다가, 어떨 때는 그렇게 생각을 하죠. 가만히 보니 이제는 나처럼 묻는 사람도 적어지고 있구나. 

왜냐하면, 기자들이나 제 주변의 지인들조차도 제가 관심 두고 눈여겨보는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보다 깊이 고민하지 않고 사람들은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묻기만 하는 어른들조차 점점 적어지고 있다'라고 썼고요. 사실 이런 기사를 쓰고 책을 낼 때도 큰 자신은 없었어요. '사람들이 얼마나 이 얘기에 관심이 있을까? 나만 좀 유별난가?' 그런데 기사를 내면서 확신을 좀 갖죠.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고, 그 사람들도 이런 언어가 굉장히 필요했는데 제가 그런 부분을 긁어줬다고 감사해 하니까, 저는 또 거기에 감사하고 희망을 보고. 그래서 이런 책을 낼 수 있는 데까지 온 것 같아요.

황정은 : 아동 인권과 관련해서는 영국과 스웨덴, 그중에서도 스웨덴의 경우를 자주 인용을 하셨어요. 스웨덴에서는 "어리고 미숙하고 약해서 배려받는 게 아니라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라고 쓰셨습니다. 어른이 어린이를 대할 때 약자를 배려한다는 태도하고 나와 같은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보는 태도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잖아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는 전자도 부족하고 후자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특히 후자가 많이 부족한데. 어린이를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보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이유가 뭘까요?

변진경 : 오랫동안 생각을 해봤는데, 만만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약자이고 만만해서 그런 것인데. 굉장히 인권 의식이 높고 배려심이 높은 사람이 아니어도 누가 미운 짓을 하고 민폐를 끼친다고 해서 그를 때리거나 하지는 않잖아요. 예를 들면 길을 가는데 아저씨들이 마스크 벗고 담배를 피우면서 걸어갈 때 저는 인상을 찌푸릴 수는 있지만, 가서 '당장 담배 끄세요'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말했다가 (상대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내 손해가 될 것 같기도 해서 피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분들이 만만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회사에서 정말 밉고 한 대 때리고 싶은 직장 상사가 있어도 때리지 못하잖아요. 

그게 인간 대 인간의 상식인데 아이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거예요. 비록 내 자녀라 할지라도. 그런 생각을 저는 많이 해요. 아이들을 정말 때리고 싶은 직장 상사라고만 생각해도 아이들에게 할 수 없는 짓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평범하고 자녀를 사랑한다는 부모조차도 그런 짓을 하고, 남인 경우에는 더한 거죠. 그런 거 보면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예의가 없고 배려심이 없고, 저는 인권 의식 이런 것까지도 필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인간 대 인간, (예를 들어서) 작가님이 저를 놀리고 나쁜 말을 한다고 해도 제가 때리면 폭력 범죄가 되는 것처럼, 참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에 대해서는 유독 덜 참고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래도 된다고 여기고, 아이들이 무섭지 않은 거죠.

황정은 : 무섭지 않아서...

변진경 : 그렇죠. 아이들은 되게 쉽게 용서해주거든요. 

황정은 : 그러게요. 저는 아이들이 무섭습니다.

변진경 : 저도 사실 무서울 때가 많아요. 제 아이들이 제일 무섭죠.(웃음)

황정은 : 일단은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를 자신의 부속물이나 소유물로 보는 가부장적 가정 질서의 영향도 있는 것 같고. 워낙에 이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태도 자체가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할 때가 많아서 그런 데 익숙해져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러면서 가장 취약한 어린이들이 그런 상황에 처할 때가 많은 거죠. 어린이들의 그런 목소리들은 어른을 통해서나 전달되는 경우가 되게 많잖아요. 아무리 자기들이 목소리를 내도 어른이 그거 닫아버리고 잘라버리면 전달이 안 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변진경 : 네.

황정은 : 저는 이 책의 첫 번째 장인 '학대하는 부모, 살아남지 못한 아이'에 실린 기사들을 읽을 때 가장 많은 메모를 붙였고 가장 마음이 복잡하고 또 아팠습니다. 한국은 아동 학대라는 문제를 푸는 데 거듭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해법을 국내에서 찾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변진경 기자님이 다른 나라들에서 아동 학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려고 2018년에 해외로 취재를 나가셨더라고요. 그때 영국의 아동 복지 전문가에게서 '아이는 또 죽을 것이고 그걸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그게 어떤 이야기였는지 말씀 좀 해주세요.

변진경 :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실 처음에는 저도 되게 당황했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갖고 만난 취재원이었는데 저에게 '아이는 죽는다, 어떻게 해도 죽는다'라고 하니까, 그런데 그분이 무슨 말씀을 하셨냐면 '하지만 우리는 아이가 덜 죽는 방법을 안다'라고 했어요. 그 이야기를 저는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는 것이 포기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덜 죽는 방향'을 계속 강구하고 실천해 나가는 끈기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이가 아동 학대로 한 명도 죽으면 안 된다'라는 전제를 갖고 이 일들을 대하면 금세 모든 것이 포기가 돼버리는 거죠. '이렇게 해봤자 안 되네' 그런데 이건 막을 수 없다는 뜻이 아니고요. 

저는 코로나19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우리가 코로나19를 박멸하고 종식하려고 발버둥을 쳤잖아요. 근데 이제는 알잖아요. 코로나19는 우리와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걸. 그걸 받아들이는 데 사실 오래 걸렸잖아요. 그런데 받아들이는 것이 코로나로 죽을 사람 죽고 살 사람 삽시다, 이렇게 하는 게 아니잖아요. 다만,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자신과 가족과 이웃들의 생명을 지키고 덜 죽는 방법을 알잖아요. 마스크 쓰고 백신 맞고 손 열심히 씻고 병상 관리 체계 잘 마련하려는 노력을 계속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아동 학대도 '단 하나라도 발생하면 안 된다'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못하는 결과로 가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를 그분이 해주셨고. 저도 실제 일어나는 사건들과 이후의 경과들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좀 굳어졌어요. 

황정은 : 쉽게 완벽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였죠. 

변진경 : 네.

황정은 : 그 꼭지에서 마지막에 정말 가슴에 오래 남을 문장을 쓰셨더라고요. "'아동학대 없는 나라'는 없다. 다만 '아동학대라는 실패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나라'가 있을 뿐"이라는 결론을 얻으신 거죠.

변진경 : 네. 



*변진경

1984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대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08년 <시사IN> 공채 1기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교육 불평등, 아동 인권, 청년 빈곤, 팬데믹 등의 주제를 주로 다루었다. 실태와 현상을 개인 차원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 접근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참여를 촉구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한다. '아동학대' 연속 기획으로 2018년 제21회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을, 아동 보행 안전을 다룬 '스쿨존 너머' 연속 기획으로 2021년 제4회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 '데이터저널리즘 혁신상', 제10회 디지털저널리즘 어워드 '디지털 스토리텔링상',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내 아이를 넘어 모든 아이들이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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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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