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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연구원의 방황 이야기

『방황의 조각들』 온정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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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조각들』은 열정적으로 살아온, 원치 않게 머물게 된 방황의 길조차 치열하게 걷고 있는 저의 기록이에요. 갈 곳을 몰라서 헤맬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또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분투한 흔적이고요. (2022.05.16)

온정 저자

10대의 방황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지만 성인이라는 이름표를 단 후부터 겪는 질풍노도는 철없음과 나약함으로 여겨진다. 방황은 어느 한 세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나의 위치를 확인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사람들 중 ‘방황’ 한 번 안 해본 이가 있을까. 여기, 다 커버린 어른들의 ‘방황’에 대한 허심탄회한 목소리가 담긴 신간 『방황의 조각들』이 출간됐다. 30대 화학연구원으로, 평범한 사회인으로 겪은 자신의 방황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낸 작가 ‘온정’을 만나봤다.



작가님의 세 번째 책인데요. 출간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몇 년 전만 해도 “평생 책 한 권 내는 게 나의 꿈이야.”라고 말하곤 했는데, 부지런히 쓰다 보니 어느새 세 번째 책을 내게 되었네요. 제 이름이 적힌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만큼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무엇보다 『방황의 조각들』은 저의 인생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라서 감회가 더욱 남달라요. 에세이 『미서부, 같이 가줄래?』와 SF 단편선 『상실의 이해』를 낼 적엔 저의 글쓰기 생활에 부릉부릉 시동을 거는 기분이었다면, 『방황의 조각들』을 내면서부터는 정말 본편의 시작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를 많이 드러낸 만큼 반응이 가장 궁금한 책이기도 해요.

『방황의 조각들』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저는 십 대부터 삼십 대인 지금까지 안정적인 삶을 살고자 무던히 노력해왔어요. 하지만 그 바람과는 다르게 늘 실패하고 무너졌죠. 누군가가 저에게 “당신은 지금껏 잘 살아왔냐”고 묻는다면 대차게 고개를 저을 테지만 딱 한 가지만큼은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요. 저, 잘 살지는 못했어도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요. 『방황의 조각들』은 열정적으로 살아온, 원치 않게 머물게 된 방황의 길조차 치열하게 걷고 있는 저의 기록이에요. 갈 곳을 몰라서 헤맬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또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분투한 흔적이고요.

인생에서 ‘가장’ 큰 방황기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네 번째 퇴사를 했던 때가 방황기의 정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 글쓰기가 그 시간을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글을 쓰기 전에는 제 인생이 너무 어지러워 보였거든요. 제 인생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저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했죠. 하지만 제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면서 저의 인생도 조금씩 정돈이 되더라고요. 특히 저는 글을 쓰고 나면 수십 번씩 퇴고하는 편인데요. 정성을 들여서 쓰고, 다시 읽고, 고쳐가는 과정에서 저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 저를 잘 이해하고 나니 힘든 상황을 조금 더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이제 삶의 방황을 모두 정리하셨나요? 

그랬으면 좋겠지만 저의 방황은 현재 진행형이에요. 하지만 확실히 예전과 달라진 점은 있어요. 원래는 ‘도대체 언제쯤 이 방황이 끝날까?’ 묻고 세상을 원망하는 쪽이었다면, 이제 ‘인생은 끝나지 않는 방황의 연속일 거야.’라고, 저 나름의 결론을 내렸죠. 어차피 평생 동행해야 할 방황이니 저 자신을 그 흐름에 조금 더 맡겨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이처럼 ‘방황’을 마주하는 태도가 변해 가는 과정이 『방황의 조각들』 속에도 담겨 있는데요. 언뜻 보기에는 직업적인 면에서의 방황만을 뜻하는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인간관계 측면에서의 방황, 세상 속에서의 방황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요. 아마 그 모든 부분들이 평생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방황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방황 길에서 자신을 가장 불안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건 타인과의 비교인 것 같아요. ‘세상은 왜 나한테만 그러는 거야.’, ‘왜 저 사람만 잘 풀리지?’ 하는 생각이요. 결국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성격상 그게 잘 안되다 보니 항상 몇 배씩 더 괴로웠거든요. 쉽지는 않지만 분명히 효과가 있어요. 방황을 겪으시는 모든 분들이 자기 자신을 더 소중히 생각하고 자신과 더 가까워지려 노력하셨으면 좋겠어요.

글 쓰는 이과생이신데, 혹시 인생을 화학식에 비유해본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생을 ‘고분자’라는 화학 개념에 빗대어보고 싶어요. 분자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긴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을 고분자라고 하는데요(실제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이 정도로만 설명할게요). 가장 흔한 고분자를 예로 들자면 페트병의 재료인 PET(C10H8O4)n가 있죠. 단분자일 때는 평범한 물질이지만 무수히 많은 C10H8O4가 서로의 손을 잡으면 물성이 뛰어난 플라스틱이 탄생하게 돼요. 투명하고, 가볍고, 열에도 잘 견디고, 잘 깨지지 않는 재료가 되는 것이죠. 인생도 단편적인 조각들의 연속이지만, 그 조각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길게 이어지다 보면 결국 물성이 달라지게 되잖아요. 조금이라도 더 굳건해지고, 덜 깨지는 모습으로요.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고분자 같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침 『방황의 조각들』의 본문 마지막 글이 화학과 인생을 비유한 글이니 그걸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화학 싫다면서, 화학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렇게 달뜨는 걸 보면 저도 참 어쩔 수 없는 화학쟁이인가봐요.

다음 책을 기다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다음 책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예요. 저는 글쓰기만큼이나 책 내는 것에 대한 욕망이 아주 큰 사람이라서, 아마 『방황의 조각들』 출간 후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또 열심히 출간 준비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딱 한 명의 마음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나의 글쓰기는 성공한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써왔는데요.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후기를 남겨주시는 독자분들을 볼 때마다 어찌나 뭉클한지 몰라요. 책 읽는 데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잘 알거든요. 독자분들의 소중한 시간이 헛되게 쓰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요. 에세이든 소설이든 저만의 속도로 꾸준히 쓸게요.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온정

1990년에 태어났다. 평생을 역마살이 있는 줄로 착각하고 살아왔건만, 궁둥이 붙이고 글 쓰는 일이 체질임을 서른 언저리에 깨달았다. 여행, 남편, 글쓰기까지 세 박자를 모두 갖추고 나니 삶이 한결 충만해졌다. 남들 다 가는 길을 쫓느라 전력을 다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작가라는 꿈을 그리며 산다. 매 순간이 불안하지만 꿈이 있기에 행복하다. ‘온정’이라는 필명에는 따듯한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녹록지 않은 삶 속에도 자그마한 희망 한 움큼쯤 숨어있다고 믿는 사람. 그 신조를 글 짓는 행위로 지켜나가고 있다. 고분자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여행 에세이 『미서부, 같이 가줄래?』를 썼고, SF 앤솔로지 『상실의 이해』에 단편 소설 「지구가 될 순 없어」를 실었다. ‘온정’이라는 필명에는 따듯한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평생 글 쓰는 사람으로 사는 게 꿈이다.



방황의 조각들
방황의 조각들
온정 저
마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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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방황의 조각들

<온정> 저12,600원(10% + 5%)

이렇게 떠돌이 신세나 되자고 열심히 산 게 아닌데… 나, 아직도 방황하고 앉아 있네 화학 연구원인 저자는 보통의 직장인으로 한곳에 오래 정착하는 평범한 삶을 꿈꿨다. 실험하느라 뭉개져 버린 지문 때문에 모바일 지문 인증은 애저녁에 글러 버렸지만, 괜찮았다. 각종 화학 물질을 내뿜는 연구실에서 부대끼다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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