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나 계획 세우는 거 좋아했네

2022년을 시작하는 리추얼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저는 계획 같은 거 안 세워요.” 주변에서 새해 계획을 물어올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다. (2022.01.07)


“저는 계획 같은 거 안 세워요.” 

주변에서 새해 계획을 물어올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다. 몇 년간 실제로 계획이 없기도 했고, 굳이 계획하지 않아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결혼, 실직, 이직 등)이 연초에 갑자기 들이닥쳤다. 저렇게 말하는 게 좀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되는대로 살아도 괜찮은 척 하는 느낌.

그런데 2021년에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며 겨우 살아내고 나니 되는대로 사는 게 정말 두려워졌다. 이렇게는 안될 것 같았다. 무너진 몸과 마음과 관계, 안 좋은 습관들의 누적, 관리해야 하는 경제 상황과 커리어 등등. 물론 12월 마지막 주가 돼야 한 생각이다.

직접적인 계기들도 있었다. 6개월간 작가의 북클러버 모임을 진행해 주셨던 김신지 작가님이 리추얼 플랫폼 ‘밑미’의 할인 쿠폰을 선물해 주셨다. 그런데 만료가 이틀 남아 있었다.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에 들어오는 리추얼 프로그램을 신청해 버렸다. 아침마다 다섯 줄 일기와 식사를 인증하는 것이 미션이다.

모처럼 저녁 산책을 하던 중에는 집 맞은편 2층에 있는 헬스장을 발견했다. 우습게도 이사온 지 다섯 달 만이었다. 이것은 운명일까? 무작정 들어가서 PT 10회를 등록해 버렸다. 역시 계획은 지불을 통해 완성되는가...

그런가 하면 조금 다른 계획도 우연히 세워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까운 친구가 상을 당해서 포항의 한 장례식장까지 가게 되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조문객도 거의 없는 그곳에서 자정이 넘도록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때 영화 작업을 함께하던 사이였고, 창작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남아있기에 우리는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각자 장르는 달랐다. 친구는 웹툰 시나리오, 나는 소설. 배우로 활동하는 또 다른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가 모임 인원은 더 늘어났다.

그렇게 시작된 2022년 첫 주는 어느때보다 바빴다. 아침마다 일기를 쓰고,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서 인증하고, 저녁에는 혹독한 PT를 받았다. 작심삼일의 고비도 슬쩍 넘겼다. 주말에는 소설이 될지 뭐가 될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끄적여 볼 예정이다. 몸은 조금 고단하지만 지난 몇 해를 통틀어 가장 활기 넘치는 시작이다.

아, 나 계획 세우는 거 좋아했네. 이대로 몇 주라도 쭉 더 이어가 보련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김상훈

나답게 읽고 쓰고 말하기 위하여.

오늘의 책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유아수학 공부

국내 최대 유아수학 커뮤니티 '달콤수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꿀쌤의 첫 책! '보고 만지는 경험'과 '엄마의 발문'을 통해 체계적인 유아수학 로드맵을 제시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활동을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나를 바꾸는 사소함의 힘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시대. 불안과 번아웃이 일상인 이들에게 사소한 습관으로 회복하는 21가지 방법을 담았다. 100미터 구간을 2-3분 이내로 걷는 마이크로 산책부터 하루 한 장 필사, 독서 등 간단한 습관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느끼시길.

지금이 바로, 경제 교육 골든타임

80만 독자들이 선택한 『돈의 속성』이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 금융 동화로 돌아왔다. 돈의 기본적인 ‘쓰임’과 ‘역할’부터 책상 서랍 정리하기, 용돈 기입장 쓰기까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저마다 삶의 궤적이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은 비슷한 생애 주기를 거친다. 미숙한 유아동기와 질풍노동의 청년기를 거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늙어간다. 이를 관장하는 건 호르몬. 이 책은 시기별 중요한 호르몬을 설명하고 비만과 우울, 노화에 맞서는 법도 함께 공개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