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짧은 청춘, 당연하지 않은 오늘 : 세븐틴의 성장과 ‘Rock with you’

세븐틴 미니앨범 9집 <Attacca>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당연하지 않은 시간 속 너와 내가 함께한 성장이 가까스로 하나의 점에서 만난다. 그 순간 울려 퍼지는 노래에 마음 한구석 어딘가가 뭉클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2021.10.27)

세븐틴 미니앨범 9집 <Attacca> 콘셉트 포토_플레디스 제공

케이팝에서 ‘성장’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이는 단지 키가 자라고 골격이 갖춰지는 몸의 생장만을 뜻하지 않는다. 한때는 그것이 아이돌과 그를 둘러싼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접근 방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내가 발견한 좋아하는 사람의 몸과 실력이 동시에 성장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기쁨은, 평균적으로 10대 늦어도 20대 초반에는 데뷔해야만 하는 아이돌 생태계에서만 한정적으로 일어나고 그래서 얻어갈 수 있는 특수한 경험이었다. 덕분에 한때의 아이돌은 어딘가 서툰 것도 큰 매력으로 여겨졌다. 아니, 오히려 서툴고 미숙할수록 지켜보고 응원하는 이가 늘어나기도 했다. 물론, 전부 지난 이야기다. 

다만 짧지 않은 시간 구석구석 떠돌던 이력이 있으니 잔재가 남을 수밖에 없다. 아이돌의 각종 ‘성장’이 케이팝에 깊게 몰입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된 것 역시 이 거대한 흐름이 만든 서사다. 여전히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아이돌은 팬들에게 물리적 성장이라는 특별한 체험과 그로 인한 희열을 여전히 선물하지만, 그건 이제 그런 환경이 갖춰져 있기에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감정에 가깝다. 지금 케이팝 아이돌의 ‘성장’은 굳어져 버린 구시대적인 ‘성장’의 기초를 바탕으로 그룹만의 혹은 멤버만의 설정과 시간을 담아 자신들만의 성장사를 써 내려 가는데 집중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작은 규모의 소속사에서 시작해 한 시대를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그룹,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막내로 데뷔했지만 10년 뒤 케이팝 아이돌이라면 누구나 롤 모델로 삼는 멋진 커리어를 쌓아 올린 솔로 가수, 케이팝을 동경해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 혈혈단신 찾아와 끝끝내 데뷔를 이뤄낸 완성형 메인 댄서. 그리고 짧은 청춘, 당연하지 않은 오늘을 노래하는 그룹 세븐틴이 있다. 

당연하지만 세븐틴도 ‘성장’ 아래 자유로울 수 없는 그룹이다. ‘세븐틴 TV’라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아이돌 연습생의 생생한 일상을, 그것도 생방송으로 전달한 건 10여 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봐도 꽤나 파격적인 기획이었다. 가장 가열차게 성장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달한 이들이 데뷔 이후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D.I.Y.’였다. 음악과 노래, 랩과 춤 모두를 자체적으로 해내는 그룹이라는 세븐틴의 주요 정체성은, 그 자체로 이들의 실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외적 성장 외에도 그룹 단위의 다양한 성장을 맛볼 수 있는 그룹임을 강조하는 장치였다. 그룹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많기에, 팬들은 이들이 세상과 맞닿은 곳에서 만들어내는 모든 것에서 성장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곡과 안무의 완성도, 새롭게 도전한 음악 장르, 달라진 동선, 무대 위에서 모였다 흩어지는 멤버들의 조합, 노랫말에 담긴 깊이. 음악과 무대만으로도 이렇게 살펴볼 성장이 많으니, 이외의 것들이 보너스처럼 느껴지는 것도 당연했다. 커리어도 그에 맞춰 성실하게 성장해 갔다. 앨범은 발매 첫 주 판매량을 지속해서 늘려가며 5연속 밀리언셀러 기록을 낳았고, 컴백 목표 역시 ‘빌보드 200 1위’로 바뀌었다. 


세븐틴 미니앨범 9집 <Attacca> 콘셉트 포토_플레디스 제공

‘Rock with you’는 그런 이들이 만들어낸 꾸준한 성장 위에 탄생한 자연스러운 노래다. 강렬한 적도, 비장한 적도 있었지만, 세븐틴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누가 뭐래도 힘차게 에너지를 뿜어내는 청춘의 이미지다. ‘청량’이라 쉽게 표현하기에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세븐틴만의 폭발하는 정기는, 굳이 비교하자면 하룻밤 사이 무성하게 새잎을 올리는 초여름 산의 풍성함이나 일 년에 10cm도 넘게 키가 자라는 사춘기 아이들의 놀라운 기운을 닮았다. 지금도 그렇게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들이 사랑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아 만든 앨범 가운데 ‘Rock with you’는 ‘지금 이 노래가 내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 이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다. 당장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거친 성장 속에 쓴 글씨는 삐뚤빼뚤하다. 언제나처럼 달리며 외치는 소리는 애써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멀어져 버린다. 이 밤은 짧고, 오늘은 당연하지 않다. 그 당연하지 않은 시간 속 너와 내가 함께한 성장이 가까스로 하나의 점에서 만난다. 그 순간 울려 퍼지는 노래에 마음 한구석 어딘가가 뭉클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세븐틴 (SEVENTEEN) - 미니앨범 9집 : Attacca [CARAT ver.][커버 13종 중 1종 랜덤발송]
세븐틴 (SEVENTEEN) - 미니앨범 9집 : Attacca [CARAT ver.][커버 13종 중 1종 랜덤발송]
세븐틴
YGPLUS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케이팝부터 인디까지 다양한 음악에 대해 쓰고 이야기한다. <시사IN>, <씨네21>, 등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KBS, TBS, EBS, 네이버 NOW 등의 미디어에서 음악과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네이버 온스테이지와 EBS 스페이스공감 기획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TBS FM 포크음악 전문방송 <함춘호의 포크송> 메인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한마디로 음악 좋아하고요, 시키는 일 다 합니다.

세븐틴 (SEVENTEEN) - 미니앨범 9집 : Attacca [CARAT ver.][커버 13종 중 1종 랜덤발송]

<세븐틴>8,900원(19% + 1%)

‘글로벌 케이팝 강자’ 세븐틴, 미니 9집 [Attacca]로 더욱 대담하고 뜨겁게 다가온다. 멈출 수 없는 정열…더 깊어진 세븐틴의 진취적인 사랑법 ‘너’를 향한 멈출 수 없는 ‘나’의 감정을 정열로 물들인다. 세븐틴이 말하는 사랑의 한 페이지, 미니 9집 [Attacca] 그룹 세븐틴이 약 4개월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오늘의 우리를 증언하는 소설들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단단하게 쌓아 올린 여섯 개의 세계를 만난다. 이번 작품집에는 편혜영 작가의 대상작 「포도밭 묘지」를 비롯해, 김연수, 김애란, 정한아, 문지혁, 백수린 작가의 수상작을 실었다. 훗날 무엇보다 선명하게 오늘의 우리를 증언하게 될 소설들이다.

소설가 이기호의 연작 짧은 소설집

『눈감지 마라』에서 작가는 돈은 없고 빚은 많은, 갓 대학을 졸업한 두 청년의 삶을 조명한다. ‘눈감지 마라’ 하는 제목 아래에 모인 소설은 눈감고 싶은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작품 곳곳 이기호식 유머가 살아나는 순간 이야기는 생동하고, 피어나는 웃음은 외려 쓰다.

목소리를 내는 작은 용기

올해 1학년이 된 소담이는 학교에만 가면 수업시간은 물론, 친구들 앞에서조차 도통 목소리가 나오질 않습니다. 친구들의 시선에 온몸이 따끔따끔, 가슴은 쿵쾅쿵쾅.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로, 목소리 작은 전국의 소담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전합니다.

인생 내공이 담긴 책

MBC 공채 개그맨에서 '골목 장사의 고수'로 경제적 자유를 이룬 고명환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시작한 '책 읽기'를 계기로 시작된 독서 습관과 독서를 통해 깨달은 생각, 장사 이야기 등 오랜 기간 꾸준히 실천해온 성공 노하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