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 특집] 요즘 일하는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월간 채널예스』 2021년 9월호
지금 대세, 퍼스널 브랜딩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단어와 숫자. (2021.09.15)
“그동안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기 위해서 엄청 노력을 했는데, 저라는 브랜드는 하나도 키워놓은 게 없는 거예요. 저는 그 회사 인스타그램을, ‘이게 내 거나, 내 새끼다’ 하면서 키우고 팔로워가 만 명이 되는 걸 보면서 마치 내 것인 것처럼 뿌듯했는데, 회사에서 잘리고 나니까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너무 허무하다, 내 것을 키워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 개인을 브랜드화하는 작업을 시작했죠. 드로우앤드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고, 나는 어떻게 그 일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퍼스널 브랜딩을 한 거죠.”
- 『요즘 것들의 사생활』, 드로우앤드류 편
드로우앤드류는 SNS 마케팅과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콘텐츠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행하는 크리에이터다. 그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고, 온라인 플랫폼에 지식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메인이지만 크몽, 클래스101 등에서 온라인 클래스를 열고 전자책을 발행해 판매하며, 유료 컨설팅 서비스도 한다. 이렇게 구축한 수익 파이프라인만 10개가 넘는다. 이런 드로우앤드류도 시작은 ‘불안’ 또는 ‘허무’였다. ‘셀프 브랜딩’이라고도 부르는 퍼스널 브랜딩은 과거의 ‘자기 PR’과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나만의 개성과 매력, 재능을 브랜드화해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펙으로도 더는 차별화가 안 되는 시대, MZ세대에게 퍼스널 브랜딩은 생존의 기술이다.
386세대와 X세대의 심금을 울렸던 어느 정치인의 메시지가 있다. ‘저녁이 있는 삶’. 만약 Z세대가 이 메시지를 듣는다면? 이런 반응을 예상할 수 있다. “됐거든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 20대 초반인 Z세대 직장인은 업무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27.1%)’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많은 답변도 ‘경제활동 수단(11.4%)’이 아니라 ‘지적 성장(18.6%)’이다. 워라밸의 토양에서 성장한 밀레니얼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이드 프로젝트란 말 그대로 직장 생활 외에 부수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가능하다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하는 활동이다. 레드버스백맨(redbusbagman)이라는 퍼스널 브랜드로 활동하는 이승준은 직장 생활 10년 차에 ‘회사만으론 2% 부족하다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세요’라는 타이틀로 <퍼블리>에 네 편의 글을 올렸다. 직장인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이유부터 자신의 사이드 프로젝트 과정, 수익 구조까지 상세히 밝힌 글은 이렇게 끝난다. “부동산으로 돈을 제법 벌었다며 자랑을 늘어놓던 지인이 제게 물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 뭐가 제일 좋아요?’ 그가 기대한 답변은 ‘부동산 투자로 얻은 수입에는 비교가 안 되죠’, ‘소박한 명성이나 얻는 거죠’ 정도였겠지만, 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저는 어느 회사에 다니는 서비스 디자이너라고 저를 소개하지 않아요. 대신 ‘서비스 디자이너 이승준, 레드버스백맨입니다’라고 소개하죠. 회사 타이틀을 떼고 나라는 브랜드를 만든 것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입니다.’”
워라블의 등장에서도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MZ세대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일과 삶을 적절하게 섞는다(work-life blending)’를 줄인 말인 워라블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에서 나왔지만, 워라밸과는 방향이 다르다. “워라밸과 워라블 모두 조화로운 삶을 추구한다. 하지만 워라밸이 일과 퇴근 후의 일상을 분리하는 데 초점을 둔 반면 워라블은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도록 삶과 일의 경계를 없앤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서울경제』 2021년 4월 8일 자) 워라밸은 ‘일’과 ‘삶’을 대립시켰지만, 워라블은 일과 삶의 경계를 없앴다. 오히려 자신이 추구하려는 가치가 삶에 반영될 방법을 일에서 찾는다. 워라밸하는 증권사 직원은 퇴근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워라블 하는 증권사 직원은 자신이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하는 주식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밤이면 유튜버라는 페르소나로 활동한다.
연예계를 중심으로 부캐 활동이 활발해지기 전부터 소셜미디어 세계에는 ‘부캐’가 존재했다. 본 계정은 그대로 두고 각각 목적과 용도에 맞게 부계정을 운영하는 MZ세대는 흔하다. 브런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클럽하우스…. 플랫폼 성향도 저마다 달라서 나에게 핏(fit)하는 플랫폼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코로나19는 여가 시간과 소셜미디어의 친밀도에 불을 붙였다. 2020년을 기준으로, Z세대의 평일 1인 크리에이터 영상 시청 시간은 2.6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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