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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살랑핑크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좋아, 하는』 김화요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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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순수하고 풋풋한 연애 감정을 쓰는 걸 좋아해요. 어린 시절에 느끼는 첫 설렘, 첫 떨림은 오래오래 소중히 새기게 되니까요. (2021.09.10)


친구들이 열광하는 운동 잘하고 쿨하고 미소년을 닮은 정지수. 친구들에게 숨겨 온 또 다른 나, 아기자기한 인형 드레스를 만들어 블로그에 올리는 살랑핑크. 진짜 나는 정지수일까? 살랑핑크일까? 김화요 작가의 신작 『좋아, 하는』은 정지수와 살랑핑크 두 가지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며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모습을 안고 살아갑니다. 밖으로 보여지는 ‘나’와 자신만 아는, 내면의 ‘나’는 때때로 다르고, 그 두 명의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 때 갈등이 생겨나는데요, 그 이야기를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풀어낸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보다 내 안의 갈등들이 더 격렬하고 아슬아슬해요. 내 안의 모든 모습이 다 내 자신이고 내 안의 모든 감정이 다 내 마음이라서요. 스스로 인정하기 전까지는 답이 나오지 않는 싸움, 그걸 처음 경험하는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품 속에 내면의 갈등이라는 메인 줄거리에 더하여 사춘기 어린이의 연애 감정이 생생하게 잘 녹아 있습니다. ‘나이 먹은 나도 동심의 사랑에 빠져들었다.’라고 말씀주신 심사위원도 계셨고요. 작가님의 어린 시절 경험일까요? 

제가 주인공 지수 정도의 나이였을 때 일입니다. 맨날 투닥거리던 짝을 어느 순간 좋아하게 되어서 엄청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좋아할 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훅 마음에 들어오게 된 게 이해가 안 가서 말이죠. 네, 그 부분만은 생생한 경험입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풋풋한 연애 감정을 쓰는 걸 좋아해요. 어린 시절에 느끼는 첫 설렘, 첫 떨림은 오래오래 소중히 새기게 되니까요.  

작품의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심사위원께서 『좋아, 하는』에 대해 ‘쉼표 하나에 담긴 놀라운 힘’이라는 표현을 해주셨는데요. 이 제목을 결정하셨을 때 작가님의 의도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 쉼표에 어떤 의미를 담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쉼표를 중간에 찍은 건 두가지 의미를 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마음을 다해서 좋아하는 것, 좋아하기 때문에 마음을 다해서 하려 하는 것.  이야기를 다 읽은 후 여러분이 다시 한 번 제목을 들여봐 준다면, 그리고 여러분이 ‘좋아, 하는’ 것을 생각해준다면 이 글을 쓴 제게 더 없는 기쁨일 겁니다. 

이 작품은 지수라는 친구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라는 사회적인 시선에 대한 이야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맞습니다. 여러가지 사회적인 시선에 맞서는 태도가 이 이야기의 매우 큰 줄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지나치게 무겁게 와 닿지 않도록 신경을 썼어요. 제 글의 메시지는 번개처럼 꽂히기보다 사르르 스며드는 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감추고 두 모습으로 살아가는 반면, 같은 반 친구 희도는 좋아하는 발레를 하며 무심한 척 지수의 숨기고 싶은 모습을 모른 체 해 줍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다른 이를 품는, 어쩌면 인생에 한두 번 만날까 말까 한 빛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의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처음에는 안희도를 주인공 지수와 완전히 반대되는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둘을 개와 고양이, 물과 기름 같은 관계로 설정하고 대립시키려 했는데 글을 쓸수록 희도가 지수를 감싸 안더라고요. 쓰다 보면 가끔, 생각해 둔 방향과 다르게 가는 친구가 있는데 희도가 그랬어요. 작가인 저보다도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줘서 고맙고 애착 가는 친구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인생을 살아 보면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은데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지요?

일단 무엇이든 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좋아하는 것이든, 하고 싶은 것이든, 잘하는 것이든, 서툰 것이든, 뭐든지 다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여러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그 모든 경험들이 여러분을 지금보다 훨씬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 줄 거예요. 

이 작품으로는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을, 또 다른 작품으로 웅진주니어 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고 기대를 하셨는지요? 연달아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셨나요?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 내실지 궁금합니다.

출품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 기대를 하지 않을까요. 다만 이렇게 큰 상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정말,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수상을 계기로 글 쓰는 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을 하게 됐어요. 칭찬해 주시고 좋아해 주신 만큼, 제 자신을 잃지 않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좋아, 하는
좋아, 하는
김화요 글 | 한지선 그림
대교북스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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