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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말의 세계’를 열어 주는 열쇠가 있다면?

『엄마의 어휘력』 표유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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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이들이 건강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성장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부모교육이나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책으로 기획이 확장되었습니다. (2021.08.25)


지금까지 ‘부모의 말’을 다룬 책들은 ‘아이에게는 이런 방식으로 말해야 한다.’ 혹은 ‘이렇게 훈육해야 한다.’라는 방법론적 접근법만을 강조하고 있다. 왜일까? ‘아이와의 소통’은 버겁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바로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인 반면, ‘부모의 언어’는 ‘아이의 세계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대부분 짐작만 할 뿐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까닭이다.

아이는 하나의 질문과 답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발견한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순수함, 호기심은 바로 그들의 세계를 자유롭게 확장시켜 주는 재능이자 특권이다. 부모는 이 재능을 아이의 기질에 맞게 살려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한 자녀가 많은 요즘 시대에 부모는 자녀에게 가장 가까운 세계이자 친구이기에, 아이의 공감력과 상상력, 창조력, 문해력, 사고력 등은 대부분 부모가 가진 건강한 ‘언어의 힘’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면 엄마의 어휘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 아이에게 엄마는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어떤 언어로 말을 걸어 주어야 할까? 오랜 시간 그림책 편집자로, 아동 심리치료사로 '어린이라는 세계'에 몸담아 온 저자 표유진은 『엄마의 어휘력』을 통해 아이의 온도(마음)와 속도(성장), 음율(아이의 눈높이), 분위기(공감)를 담은 양육자의 언어가 아이에게 다양하고 풍요로운 ‘말의 세계’를 열어 주는 열쇠라고 말한다. 출간 1주 만에 부모 독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엄마의 어휘력』에 대해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엄마의 어휘력’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양육자의 어휘력이란 무엇이며, 아이에게 부모의 언어가 왜 중요한지 얘기해주세요. 

아이들은 일상에서 듣는 부모의 언어를 영양분 삼아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돼요. 자기 자신 역시 부모의 말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도 많고요. 경험이 부족하니 부모의 말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의지하게 되는데, 저는 엄마아빠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궁금해 했으면 좋겠고, 자연스럽게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작은 사물이나 평범한 일상에서도 재미와 아름다움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 책이 부모의 사랑과 세상을 만나는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잘 전하고픈 엄마, 아빠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제목이 ‘엄마의 어휘력’이다 보니 아빠들에게는 해당이 없는 건가 생각했는데, 위에서 계속 부모라고 언급을 하시는 걸 보니 그건 아닌가 봐요. 

물론이죠. 제가 제 아이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담다 보니 자연스레 제목이 ‘엄마의 어휘력’이 되었지만 아이들이 엄마하고만 말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당연히 부모 모두를 위한 이야기고, 나아가 아이를 보육하거나 교육하는 어른들,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엄마의 어휘력』의 구성을 보면 연령별로 ‘애착’, ‘감각’, ‘어휘와 상상력’’, 자존감’, ‘사회성’이라는 다섯 가지 발달 키워드를 뽑아주셨는데요, 이렇게 나눈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따라 키워드를 뽑았어요. 성장 시기마다 특히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들이죠. 예를 들어 절대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의 영아들에게는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가 이후 발달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세상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이후 대인관계에 대한 표상을 만들게 되거든요. 이러한 시기에 부모님의 말과 놀이가 아이의 사회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아이의 발달에 효과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겠죠? 이렇게 아이의 성장 과정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도록 각 단계별로 부모에게 필요한 어휘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두었어요.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양한 순우리말의 사용이었어요. 일상에서는 외래어를 더 자주 사용하는 게 사실이잖아요. 작가님께서 순우리말을 강조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어떻게 그런 말들을 알고 계신지도 궁금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어린이 책을 오래 만들다 보니,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예쁜 말들을 많이 공부하게 돼요. 동시집이나 동화책을 만들 때는 특히 더 신경 쓰는 부분인데, 우리말은 정말 감각적이에요. 단어 안에 소리와 색깔, 모양, 감촉 다양한 감각들이 살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상상할 거리가 많아지죠. 아이들이 이런 말들을 많이 들으면 똑같은 나뭇잎을 보아도 보다 풍성한 표현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모국어의 정서는 따뜻함이에요. 아이들이 따뜻하고 재미난 말을 많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다양한 우리말 표현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말 표현과 더불어 책에서 그림책 역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같아요. 에피소드마다 참고할 만한 그림책을 함께 소개해 주고 계시는데, 어휘력 발달 외에 그림책이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또 있을까요?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간접경험을 선물해요. 아이들의 일상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단조로운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도시의 아이들은 획일화된 환경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숲과 바다에서부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여러 관계를 보여주고, 또 감정과 기분도 알려주죠.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이런 간접경험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직간접 경험들을 많이 할수록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창의력도 발달하게 되고요. 또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에도 다양한 경험은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죠. 

어린이책을 만드는 편집자에서 부모와 아이 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심리치료사로,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획자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이렇게 어린이 전문가가 된 행보가 궁금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일이 무척 재미있어서인 거 같아요. 책도 재미있고, 교육 프로그램, 전시, 공연 다양한 형태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제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것 같아요. 심리치료를 공부하게 된 이유도 어린이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아이들과 보다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였어요. 제가 만든 콘텐츠 안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위로를 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 역시 많은 영감과 용기를 받게 되거든요. 그런데 어린이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부모, 그리고 가족의 모습을 함께 바라보게 됩니다. 많은 아이들이 건강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성장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부모교육이나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책으로 기획이 확장되었습니다. 

그림책숲이 매달 선정하는 그림책 큐레이션은 부모, 아이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들었습니다. 그림책숲이 책을 선정하는 기준과 아이와 그림책을 고를 때 주의할 점, 그리고 앞으로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세 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첫째로는 그림책 편집자의 시각에서 글과 그림의 완성도를 봐요. 아무리 좋은 주제를 담고 있어도 그림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안 돼요. 글과 그림의 상호 작용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둘째로 심리치료사로서 어린이에게 마음을 건강하게 전달하는지를 세심하게 보려고 합니다. 문제만 던져 놓고 무책임하게 해결하지 않는다던가, 어린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이야기는 좋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는 “어린이의 세상을 그린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린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고, 알고 싶고, 상상하는 그런 모든 이야기를요. 이 세상에 어린이의 시기를 지나지 않은 어른은 없습니다. 때문에 어린이의 세상을 그린 그림책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재미나게 볼 수 있어요. 그림책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림책숲을 어린이를 먼저 생각하는 곳,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꾸어나가며 온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즐거운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표유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어린이책 전문 편집자로 근무하며 100여 권이 넘는 그림책을 만들었다.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된 ‘어린이라는 세상’을 좀 더 깊고 넓게 이해하기 위해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를 공부하였고, 이후 아이와 부모 들을 만나 그림책과 그림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해바라기 센터, 한양대학교병원 어린이 병원학교, 서울재활병원, 성남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에서 아동 심리치료를 진행했으며 다문화 가정, 탈북 청소년, 한부모 가정을 돕는 전문 상담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삼성을 비롯한 여러 기업과 학교, 도서관 등에서 부모 교육과 미술치료 워크숍, 그림책 테라피, 예비 작가들을 위한 그림책 만들기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그림책 복합 문화예술 공간인 ‘그림책숲’을 운영하며 그림책 전시, 공연, 예술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생각이 자라는 놀이터」 시리즈와 스텝스 『아트테라피북』, 『플레이테라피북』, 『엄마의 어휘력』이 있고, 「고미타로의 생각 키우기」 시리즈를 번역했다.

인스타그램 : @picturebook_forest, @grimandmom

블로그 : //blog.naver.com/grimand



엄마의 어휘력
엄마의 어휘력
표유진 저
앵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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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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