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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끝까지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쓰는 사람, 이은정』 이은정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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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우리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어요. 해독하기 힘든 좌절과 슬픔이 찾아오면 쉼표 한 번 찍고 다시 써요, 우리. 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쉼표를 아무리 많이 찍어도 끝까지 쓰는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2021.07.27)


『쓰는 사람, 이은정』은 2020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혜, 2018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은 소설가 이은정의 생활 산문집이다. 흔히 우리가 ‘전업 작가’를 떠올리면 다소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겨울에 기름보일러를 땔 기름이 없어서 장갑을 끼고 글을 쓰고, 쌀 살 돈조차 없어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며 글 값 좀 달라 해야 하는 삶. 그럼에도 작가 이은정은 자신의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 잘 알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응원을 건네주는 사람들 덕에 끝까지 작가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은정이 적어 내려간 실패의 기록은 취업, 연애, 꿈, 뭐 하나 뜻대로 되는 것이 없는 우리에게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고, 처음이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너그러움이 되어준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두 번째 산문집 『쓰는 사람, 이은정』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 이은정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쓰는 사람, 이은정』은 제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겪은 일상들을 엮은 책입니다. 가난한 전업 작가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예요.

작가가 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때는 돈 때문에 이 일을 그만둘까 고민했던 순간이었어요. 무명작가가 전업으로 글을 쓴다는 건 베개 대신 가난을 베고 자는 것과 같았거든요. 계속하자니 배가 고프고 그만두자니 후회할 것 같아서 힘들었어요. 그러나 그런 고민을 해야 했던 순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행복했어요. 쓰는 일 자체가 행복했거든요. 결국 행복한 날이 훨씬 많다는 뜻이에요.

좋고 나쁜 일들이 반복되듯이, 글이 잘 써지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을 텐데 글이 잘 안 써지는 날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글이 안 써지면 청소를 하거나 텃밭에 나가요. 활자에서 벗어나서 그렇게 머리를 식히고 나면 막혔던 글로 다시 돌아갈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술을 마시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나가 놀기도 하고요. 글이 안 써진다는 건 휴식할 때가 왔다는 신호라 생각하고 감사히 놀아요.

일기나 글감 메모 같은 기록은 어떻게 하고 계세요?

집 밖에서 떠오른 이야기들은 주로 녹음을 하고요. 집에 있을 때는 노트에 자필로 써요. 제 책상 위에는 제가 이름 지어 놓은 노트들이 많아요. 단순히 일기를 쓰는 노트도 있고요. 소재만 간단히 메모하는 노트, 플롯을 짜 넣는 노트, 특이한 캐릭터나 대사를 쓰는 노트, 뉴스에서 본 사건들을 기록해두는 노트 등으로 구분했어요. 저는 무조건 기록해요. 쓰는 사람에게는 재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계속해서 글을 쓰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요? 

아마 제 글이나 책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았다면 벌써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저를 읽어주시는 독자가 조금씩 늘어가고, 운 좋게도 그분들이 다 좋은 분들이어서 자꾸 응원을 해주세요. 그것도 아주 적극적으로, 진심으로. 그러니 포기할 수도 없고 더 잘 쓰고 싶어져요. 그 힘은 제가 베고 자는 가난 따위가 덤비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랑의 힘인 거죠.

끝까지 작가로 살겠다고 다짐하게 만든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사실 사람을 대면하는 게 아직 힘들어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주눅이 들기도 하고 눈치를 많이 봐요. 입을 닫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제가 제 속을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이 글쓰기예요. 저같이 부족한 사람은 자꾸 자기 검열을 하거든요. 검열하기 좋은 게 글쓰기잖아요. 맘이 아프거나 사람들과의 소통이 힘든 사람들은 말보다 글이 편한 것 같아요. 글을 쓰지 않으면 소통하기가 힘드니까 글은 분신이자 사람들과 연결되는 유일한 수단인 거죠. 이걸 깨닫게 되면 벗어날 수가 없어요. 



작가를 꿈꾸는 많은 분들과 이 책을 읽을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제가 태어나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글쓰기입니다. 다시 태어나면 작가 말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갖고 싶기도 하지만, 행복할지는 모르겠어요. 단 한 명이라도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엄청난 무엇이 아닐까요. 글 쓰는 우리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어요. 해독하기 힘든 좌절과 슬픔이 찾아오면 쉼표 한 번 찍고 다시 써요, 우리. 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쉼표를 아무리 많이 찍어도 끝까지 쓰는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이은정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2018년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0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일간지에 짧은 에세이를, 계간지 『시마詩魔』에 ‘이은정의 오후의 문장’ 코너를 연재 중이다. 저서로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2020), 『눈물이 마르는 시간』(2019),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2020, 공저)가 있다.



쓰는 사람,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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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저
포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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