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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작가 서현 “달걀프라이가 품은 무한한 가능성”

『호라이』 『호라이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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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알에서 부화한 것들은 무언가가 되는데, 달걀프라이는 병아리가 되지 못한 존재인 거예요. 한편으로 너무 슬펐어요. 완성형의 생명체가 된 것도 아닌 되게 애매한 상태라는 게. 그런데 한편으로는 굉장히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21.07.23)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카타르시스가 담긴 그림책을 선보이는 작가 서현이 4년 만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형제책 『호라이』 『호라이호라이』를 출간한 것. 전작 『눈물바다』 『커졌다!』 『간질간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했던 달걀프라이가 이번 작품의 주인공 ‘호라이’로 새롭게 탄생했다. 호라이는 밥 위에서 머리 위로, 교실로, 수박 속으로, 자유롭게 시공간을 날아다닌다(『호라이』). 선언하듯 “밥 위에만 있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우주에 다다르기도 한다(『호라이호라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호라이의 행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거대한 세계로 나아가는 그의 모험은 흥미진진하다. 

서현 작가는 2009년 발표한 『눈물바다』를 시작으로 『커졌다!』 『간질간질』 등 세 권의 창작그림책을 발표했다. ‘유쾌한 상상력으로 어린이의 마음을 그리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누구나 즐겁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그린다. 『간질간질』로 ‘2017년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 ‘호라이’

『눈물바다』 『커졌다!』 『간질간질』에 공통적으로 달걀프라이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달걀프라이로 이야기를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셨다고요.

네, 맞아요. 

그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전작들에 모두 달걀프라이가 등장한다는. 

되게 우연히 발견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달걀프라이 자체에 대한 이미지도 좋았고, 또 제가 달걀프라이를 먹는 것도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달걀프라이의 모양이나 이미지가 귀엽고 따뜻하잖아요. 포근하고, 엄마 생각도 나고, 색깔 조합도 너무 예쁜 것 같아요. 달걀프라이에 대한 좋은 기억과 이미지가 있어서 그림책에 조연이나 요소로 조금씩 출연을 시켰었어요. 『눈물바다』에서는 달걀프라이를 쓴 고양이가 나오고 『간질간질』에서는 엄마가 달걀프라이를 요리하는 식인데요. 아이들이 볼 때는 자기가 평소에 즐기던 요리가 등장하는 게 되게 재밌었나 봐요. 그래서 수시로 질문을 받았어요. 

‘여기에 왜 달걀프라이가 나와요?’라고 물어봤던 거예요?

네. 그래서 세 권의 책을 봤더니 다 달걀프라이가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재밌는 요소를 나는 왜 항상 조연으로만 등장시켰을까? 달걀프라이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상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호라이』 『호라이호라이』에는 각각 특별부록이 들어 있습니다. 작가님의 아이디어였나요?

네. 제가 만화도 되게 좋아해서 나중에 꼭 한 번 만화책을 그려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그리고 만화 중에서도 4컷 만화의 리듬감을 좋아하는데요. 전체적인 큰 줄거리와 흐름이 있기는 하지만, 4컷으로 끊으면서 에피소드들이 아주 경쾌하게 끝맺음 되잖아요. 그런 것들을 되게 좋아해서 어디선가 4컷 만화를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책을 내면서 편집부랑 조금 더 재미 요소를 넣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4컷 만화를 넣으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면 별책부록처럼 끼워 넣는 형식으로 그려보자고 해서 Q&A와 작업 과정을 짧게 그려봤어요. 

특별부록에서 말씀하시길, 처음에는 세 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제가 자유롭게 달걀프라이에 대한 상상을 하면서 떠오른 에피소드가 서너 가지 정도 있었어요. 그 중에서 재밌는 것 하나만 추려서 그림책으로 완성하기보다는, 하나의 소재에 대한 여러 가지 상상을 조금 가볍게 여러 권으로 묶어서 내는 것도 의미 있고 재밌는 작업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출판사에 말씀을 드렸고 편집부에서도 재밌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세 권으로 진행을 하다가, 중간에 편집자 분이 한 번 바뀌었어요. 그 분이 에피소드를 살펴보시고 ‘여러 개로 가는 것도 괜찮지만 조금 더 줄이고 정리해서 깔끔하게 이야기들을 완성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 조언을 받아들이셨군요. 

저도 처음에는 선뜻 받아들이기가 힘들더라고요. 나쁜 마음이 아니라, 작가들이 처음 생각했던 것들을 바꾸거나 굽히기가 조금 어렵잖아요.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 있던 상태였으니까요. 어디를 어떻게 수정해야 될지 너무 막막하고 어떻게 합쳐야 될지 너무 걱정이 돼서,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한번 시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준비 중이던) 세 편 중에 한 편이 『호라이』였는데, 그대로 정리를 해서 출간이 됐고요. 나머지 두 편은 정리되고 합쳐져서 『호라이호라이』로 완성이 됐어요. 



『호라이』의 주인공이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어요. 작품 속에서 달리기도 하고 인터뷰이도 되잖아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호라이’는 어떤 존재인가요?

달걀프라이는 계란에서 태어났잖아요. 대체로 알에서 부화한 것들은 무언가가 되는데, 달걀프라이는 병아리가 되지 못한 존재인 거예요. 한편으로 너무 슬펐어요. 완성형의 생명체가 된 것도 아닌 되게 애매한 상태라는 게. 그런데 한편으로는 굉장히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병아리가 돼서 나중에 닭이 되는 게 아니라, 뭐가 될지 모르는 상태인 거예요. 생명을 갖고는 있지만 아직 무언가가 되지 않은, 알 속에서의 그 상태에 있잖아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이 아이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상상을 펼치게 됐고, 나중에는 이 아이가 꼭 달걀프라이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라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 거예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먹을 것으로서의 달걀프라이가 아니라 그냥 이 아이 자체가 어떤 상상력의 덩어리나 매체, 무언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이름을 새로 붙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은 다른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어서 새롭게 명명했다고 해야 될까요. (웃음) 그리는 동안 저도 호라이라는 존재가 단순한 달걀프라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유롭게 상상했으면

『호라이』 『호라이호라이』를 연결해서 읽는 분도 계실 것 같고, 다른 이야기로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은 각각의 다른 상상으로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리면서 자꾸 바뀌더라고요. 책에서 직접적으로 같은 이야기라고 말해주지는 않지만, 그림책 안에 약간의 연결고리가 있기는 해요. 그런데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하셔도 좋고, 그냥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셔도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두 권의 톤이 다른 것 같아요. 그리는 방식을 달리 하셨나요?

그리는 방식은 처음부터 조금 다르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재료나 그리는 방식, 장면 구성 등을 다 생각해서 나름대로는 이야기에 어울리게 작업한다고 했지만, 보시는 독자 분들은 어떠실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두 권이 시리즈라기보다는 형제책이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선보이는 책이다 보니까,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그리고 싶지는 않았어요. 처음부터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렸던 것 같아요. 『호라이』는 조금 더 다양한 컬러로 라인이나 형태도 조금 단순화해서 진행했다면 『호라이호라이』는 노란색과 흑백으로만 표현을 했어요. 이야기의 흐름과 호라이라는 캐릭터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작업한 것 같아요. 

『호라이』 『호라이호라이』를 동시 출간하신 이유가 있나요?

제가 두 권이 같이 나오는 걸 꿈꿨었어요. 뭔가 시리즈랑은 되게 다른 느낌이잖아요. 저는 두 권이 함께 나와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같이 나올 수 없을까 해서 의논을 드렸고, 출판사에서도 그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따로 출간했다면 시리즈로 인식됐을 수도 있겠어요. 

네. 그리고 출간 일정을 나누어버리면 1권 2권 하는 식으로 순서를 정하게 되잖아요. 저의 의도는 그런 건 아니었거든요. 어떤 것을 먼저 읽어도 상관이 없고, 시리즈가 아니라 그냥 같이 읽는 책이기를 바랐어요. 어떻게 보면 독자들에게 ‘이 중에서 재밌어 보이는 걸 선택해서 읽어주세요’ 하는 느낌이어서, 함께 나오는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호라이호라이』의 시작은 주인공이 “밥 위에만 있고 싶지 않아”라고 하면서 뛰쳐나가는 거예요. 왠지 뭉클했어요. (웃음)

저도 생각해 봤는데, 만약에 제가 병아리가 아닌 호라이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되게 막막하고 ‘난 뭘까?’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난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사실은 없어진 이야기 중에, 엄마 닭이 알을 7개 정도 낳았는데 나머지는 모두 병아리로 태어나고 혼자만 호라이로 태어난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렇게 되면 더 직접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잖아요. ‘형제들과 달리 나만 왜 이렇게 물렁하고 이상한 모습일까’ 사실 그런 것들이 짬뽕되면서 『호라이호라이』가  된 건데, 그 부분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없앴어요. 그래도 거기에서부터 이야기가 출발하다 보니까 이렇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존재로 세상에 던져지면 ‘난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거든요. 

뛰쳐나간 호라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길 바라셨나요? 호라이가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셨어요?

그냥 뭔가... ‘그래, 나는 물렁물렁하고 연약하지만 정말 소중해’ 이런 식의 결말은 너무 싫었어요. (웃음)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그래도 나에게는 다른 장점이 있어’라고 직접 말하면서 깨닫는 과정은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서 이 아이를 멀리 멀리 보내버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사실은 말도 안 되는 어떤 걸 가진 아이라고 표현하고 싶더라고요. 

잠재력 같은 건가요?

네. 그래서 진짜 우주로 보내버렸나 봐요. (웃음) 어떻게 보면 『호라이』처럼 『호라이호라이』의 주인공도 하나의 상상의 덩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상상을 하다가 어느 순간 현실을 인식하게 되면 ‘이건 말도 안 돼’ 하면서 상상을 멈추게 되잖아요. 그런데 멈추지 않고 그냥 자유롭게 상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비록 말도 안 되고 현실이 되지는 않더라도 ‘상상인데 뭐 어때’ 하는 생각으로 자유로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호라이를 보면서 ‘너라도 좀 자유로워져라’ 이런 느낌도 들었고요. 저도 호라이를 멀리 보내버리니까 되게 재밌었어요. 



그런 마음이 『호라이』에도 담긴 것 같아요. 주인공이 아주 다양한 곳들을 자유롭게 다니잖아요.

사실 처음에는 어떤 아이의 상상이 가 닿는 곳에 호라이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그런 의도로 제가 여기저기에 호라이를 놔봤는데, 나중에는 갑자기 캐릭터가 생명을 얻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언제부턴가 인터뷰도 가고, 또 다른 데도 가고, 그러면서 저도 즐겁게 호라이의 뒤를 쫓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호라이가 ‘상상’이라는 생각을 하면, 순간 저도 제 책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상상이 적을 수도 있고, 갑자기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 그렇게 상상 자체가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면 너무 재밌는 거예요. 나중에는 ‘이 아이는 단순한 달걀프라이가 아니고 상상 그 자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이 독자를 상정하고 작품을 만들지는 않으신다고 들었어요.

네. 『눈물바다』 『커졌다!』『간질간질』 모두 어린아이가 주인공이기는 했지만 ‘이 책의 독자는 유아, 어린이야’라고 생각하고 그리지는 않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주인공이 아이들이기도 하고, 또 그림책의 형식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특히 많이 읽어주는 거죠. 그런데 아이들만을 위한 책으로 정해서 가다 보면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선을 긋는 건 싫더라고요. 『간질간질』 같은 경우도 텍스트가 짧고 간결하고 의성어로 많이 이루어져 있다 보니까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훨씬 재밌어 해주고 더 많이 읽는 것 같은데요. 사실 그건 상관없는 것 같아요. 작가가 독자를 한정해서 발표한 건 아니지만 선택하는 건 독자들의 몫이니까요. 그런데 성인 분들도 아이들처럼 똑같이 재밌게 즐겨주시면 더 좋기는 하죠.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든 다음에 읽어주시면 조금 더 재밌지 않을까요?

요즘은 ‘그림책=어린이책’이라는 인식이 많이 없어졌잖아요. 작가님이 활동하신 10년 동안 일어난 변화이기도 하죠?

제가 성격상 외부 활동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그런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지는 못하는 편인데요. 그래도 확실히 많이 달라진 것 같기는 해요. 10년 동안 출간되는 그림책의 스타일이나 분위기도 굉장히 많이 달라진 것 같고, 독자 분들이 생각하시는 그림책에 대한 이미지도 많은 변한 것 같아서, 저는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림책을 단순히 어린이들이 보는 책으로 치부하시는 게 아니라 장르로써 이해하고 접근해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그런 흐름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상상의 시작점

늘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하시잖아요. 작업 과정에서 스스로 재미를 느끼길 바라시고요. 작가님에게 ‘재미’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아직까지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나는 왜 이렇게 즐겁고 유머러스한 것들을 좋아할까. 이야기도 그렇고, 일상생활에서도 유머의 요소가 들어있는 것들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꼭 대중적인 게 아니더라도 저에게 어떤 감흥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해요. 그 이유는 더 살면서 더 나이를 먹으면서 명확해지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요. 지금으로서는 어찌됐건 제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이 웃음과 재미 같은 부분들인 것 같아요. 작가로서 이야기를 할 때도 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그것들이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와 닿을 수 있잖아요. 그렇게 이야기를 생각하고 상상하다 보니까 늘 이야기가 그런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책의 작가 소개에 “하루 한 가지씩 재미난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문장이 있어요. 

그건 어떻게 보면 노력이라고 할 수도 있고, 매일 작게라도 뭔가 재밌는 걸 발견하고 싶다는 마음인 것 같기도 해요. 

요즘에는 어떤 재밌는 일을 하고 계세요?

사실은 한동안 그림책을 만드는 게 조금 스트레스였어요. 다른 분이 쓰신 글의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함께하고 있는데, 그 마감에 시달리다 보면 이미 에너지가 소진돼서 정작 제가 만드는 창작그림책을 하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이번 책이 조금 늦게 나온 부분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호라이』 『호라이호라이』를 통해서 다시 그림책 만드는 재미를 찾았어요. 빨리 다음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오늘은 독자 분들한테 편지를 쓰다가 왔는데, 그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서포터즈 분들 중에서 열 분을 뽑아서 선물을 드리는데, 제가 직접 편지를 써드리고 싶었어요. 아주 길게는 쓰지 못했지만 ‘제 마음을 받으세요’ 하는 마음으로 (웃음), 짧게나마 편지를 썼는데 재밌었어요. 

어렸을 때는 만화가가 꿈이었다고요. 만화로 할 수 있는 이야기와 그림책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것도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책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 만화책도 그림책도 다 포함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충분히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화가 갖고 있는 특유의 어떤 것들, 예를 들면 장면 연출이라든지 그것으로만 전달할 수 있는 섬세함이나 리듬감을 굉장히 좋아해서요. 그것에 어울릴 만한 이야기로 만화책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습작이 조금 있기는 한데 아직 정식적으로 완성을 하지는 못해서 조만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요새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림책이 됐든 만화책이 됐든 저의 책이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농담이었으면 좋겠다는. (독자들이) ‘농담 한 권 참 재밌게 읽었다’는 기분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농담이 그냥 우스갯소리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사실은 그 안에 삶의 페이소스도 묻어 있잖아요. 살면서 경험한 것들을 재미난 농담으로 풀어낸다는 생각으로 책을 만들고 싶고, 그게 독자 분들에게도 전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호라이』 『호라이호라이』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유머도 감동이다’라는 말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마음에 남는 농담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머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호라이』 『호라이호라이』를 읽은 독자들의 마음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독자들 각자의 의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그런 의도를 담은 책도 아니고요. 사실 『간질간질』 같은 경우는 ‘이 책을 읽고 그저 즐거우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감정이 남으면 이 책이 할 일은 다 한 거다, 그 감정을 독자가 느끼기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 부분은 『호라이』 『호라이호라이』에도 계속 이어져 오는 저의 바람이지만, (독자들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상상 외에 더 많은 상상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독자에게 상상의 시작점, 문을 열어주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서현

노란색을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노란 호라이처럼 숨어 있는 유머를 찾아서 머릿속을 날아다니는 여행자이기도 합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재미난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림책 작업도 하고 아트 토이도 만듭니다. 그림책 『간질간질』로 2017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눈물바다』 『커졌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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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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