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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규 “여러분들만의 새로운 『곁책』을 지어 주시기를 바라요”

『곁책』 최종규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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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 스스로 이웃님 삶과 살림과 사랑을 스스럼없이 담아내어 “새로운 곁책”을 지어 주시기를 바라요. (2021.07.15)

ⓒ시와예술 연소은

『곁책』은 한마디로 ‘우리말꽃(국어사전) 지음이가 두고두고 되읽고픈 책’으로 오늘 이곳에서 어른으로서 즐겁게 읽고 곁에 둔 다음, 앞으로 어른으로 자라날 어린이가 나중에 곁에 두어 길동무로 삼으며 생각에 새롭게 꽃날개를 달도록 북돋우는 책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크게 다섯 갈래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다.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며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같은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에 곁에 둔 여러 갈래 책을 이야기하는 『곁책』을 놓고서 여러 마을책집 지기들이 최종규 작가에게 질문했다. 묻고 들려준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보자. 



새로운 우리말을 지은 계기가 있나요? 새로운 우리말을 짓는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곁책』에 실은 추천책을 뽑은 기준이 있나요? 『곁책』을 읽을 이웃이 특별히 무엇을 느끼기를 바라는지요? (공주 〈느리게, 서점〉 지기님)

2019년에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써내며 비로소 밝혔는데, 저는 어릴 적에 혀짤배기에 말더듬이였던 터라 엄청나게 놀림받고 시달리며 괴로웠어요. 이러다 국민학교 3학년 무렵 마을 할아버지가 마을 어린이를 모아 천자문을 가르쳤는데, 제가 소리를 내기 어렵던, 더듬더듬 읽거나 소리가 새던 낱말이 모두 한자말인 줄 처음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소리내기 쉬운 우리말”을 살피는 버릇이 들었고, 우리말꽃을 쓰며 새말을 지을 적에도 “저처럼 혀짤배기인 사람이 소리를 내기 쉬우면서 어린이가 쉽게 알아듣고 어린이도 스스로 새말을 짓도록 북돋우면 좋겠구나” 하고 느껴요. 제가 새로 지은 낱말을 이웃님이 즐겁게 받아들여서 쓰셔도 고맙지만, 이보다는 이웃님이 스스로 살림결에 맞추어 새말을 재미나게 지어서 쓰시면 더없이 보람차요. 그래서 『곁책』을 읽어 주시는 이웃님이 “나는 아이들한테 이런 ‘곁책’을 물려주도록 스스로 글을 쓰고 책을 내자” 하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웃님 스스로 이웃님 삶과 살림과 사랑을 스스럼없이 담아내어 “새로운 곁책”을 지어 주시기를 바라요.

『곁책』 속 수많은 책을 보며, 글쓴님이 수많은 책집으로 걸음을 했겠구나 싶습니다. 긴 시간만큼 다양한 책만큼이나 많은 책집을 다니시며 이야기를 쌓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중 즐거운 기억으로 남은 이야기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순창 〈밭서점〉 지기님)

책집은 아주 어릴 적에 언니와 어머니 심부름으로 다녀왔지만, 저 스스로 배우려고 책집을 제대로 다닌 첫날은 1992년 8월 28일이에요. 저로서는 머잖아 “서른 해를 단골로 다닌 책집”이 생깁니다. 서른 해를 한결같이 찾아가도 언제나 새롭게 읽고 배울 책을 만날 수 있는 마을책집이 있다니, 참으로 놀랍구나 싶어요. 저한테 즐겁게 남을 이야기란, 이렇게 “앞으로 서른 해 단골”이 되기를 바라는 책집을 한 곳씩 새롭게 만나는 하루라고 느껴요. 제 마음은, 제 첫걸음이 닿은 그 책집에 그날부터 적어도 서른 해를 꾸준히 드나들어 언제나 새롭게 배우고프답니다.


최종규 작가는 만나는 사람에게 시를 써서 선물해준다. 


손글씨로 시를 써서 사람들에게 전하는 마음

매일매일 쪽글을 쓰시고, 또 만나는 사람들에게 글(시)을 선물해 주시는데, 받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있어요. 손글씨로 시를 써서 사람들에게 전하는 마음에 대해 듣고 싶어요. (인천 〈나비날다〉 지기님)

제대로 노래(시)를 써서 주기는 “갓 태어난 우리 집 큰아이”한테가 처음이에요. 늘 글을 쓰는 아버지 곁에서 글을 매우 궁금해 하는 큰아이한테 읽히려고 써 주었고, 이 열매가 『우리말 동시 사전』하고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로 태어났지요. 우리 집 아이들한테 준 빛글(선물 글)이면서 이웃님한테 하나씩 적어서 드린 글인데, 문득 이웃님을 마음으로 그리면 “아, 이분한테 이 글을 드리면 좋겠구나” 하고 떠올라요. 굳이 ‘빛글’이란 이름을 지어 보는데, 이웃님한테 마음으로 빛이란 씨앗을 심어서 무럭무럭 자라 나무가 되고, 이 나무가 하나둘 모여 마음자리에서 숲이 되기를 바랍니다.

늘 ‘책곁’에서 지내시더니 ‘곁책’을 내셨네요. 푸름이(청소년) 시기야말로 곁에 교과서 말고 삶을 만나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입시에 뺏겨 너무 아쉬워요. 그럼에도 이 책만큼은 곁에 두고 읽어야 한다면 어떤 책이 좋을까요? 그리고 푸름이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그리고 『곁책』은 어떤 분들이 만나면 좋을까요? (전주 〈잘 익은 언어들〉 지기님)

하나만 꼽으라면 『영리한 공주』를 들어요. 『곁책』에는 미처 못 실었는데, 『영리한 공주』를 읽고서 느낌글을 대단히 길게 썼어요. 삶과 살림과 사랑 세 가지를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깨달아 새롭게 숲으로 가는 길을 가없이 아름다이 그렸답니다. 저는 “대학교 자퇴를 해서 고졸이란 몸으로 살아갑”니다. 고졸로 이 삶터에서 스스로 즐거이 일하고 살림을 꾸릴 자리를 찾기는 어렵다고 여길 수 있지만, 남 눈치가 아닌 내 마음을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노래하며 갈 만하더군요. ‘푸름이’란 이름 그대로 푸르게 꿈꾸고 사랑하고 놀고 말하며 모든 길을 새롭게 바라보며 마음에 날개를 달면서 웃고 노래하시기를 바라요. 『곁책』은 열두 살 어린이부터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썼어요. 어린이를 사랑하고, 숲을 품고 싶으며, 서울(큰도시)에서도 푸르게 꿈꾸고 싶은 이웃님이 곁에 두시면 좋겠어요.

잿빛집(아파트)에 살며 “마당 있는 집”을 꿈꾸지만 용기내어 가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들이 잿빛집에서 삶답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수원 〈책 먹는 돼지〉 지기님)

저는 2011년에 전남 고흥 시골 빈집(97평)을 “바가지를 써서 1000만 원에 사서 들어갔”습니다. 이웃님이 큰고장(도시)에 살더라도 시골 빈집을 한 채 장만하면 좋겠어요. 목돈 들여 멋지게 고치기보다, 조촐하게 장만한 시골 빈집으로 틈틈이 찾아가서 천천히 열 해쯤 들여 손질하다 보면, 어느새 “마당 있는 집”을 비롯해 “삶답게 가는 길”이 새롭게 피어날 만하지 싶어요. 철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풀꽃나무에, 비와 눈과 구름과 바람과 하늘과 별에, 천천히 누릴 살림빛이 저절로 우리한테 찾아와요. 조금 작은 잿빛집(아파트)으로 옮기거나 자동차를 작은 것으로 줄여서 얻은 ‘틈새돈’으로 시골 빈집을 장만해 보시면 좋겠어요.


최종규 작가는 늘 공책을 갖고 다니면서 온갖 글을 적는다. 


숲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읽고 써요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많이 읽으시기도 하고, 책을 많이 쓰시는데, 계속해서 읽고 쓰게 하는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구미 〈책봄〉 지기님)

두 가지이지 싶어요. 첫째는 “모르는 줄 안다”이고, 둘째는 “오늘까지 배운 만큼 안다”예요. 모르는 줄 알기에 배우려고 읽고 써요. 어느 만큼 아는가를 저 스스로 또렷하게 갈라서 알기에 “아는 만큼에서 벗어난, 그러니까 알지 못하는 길”을 신나게 배우려는 마음으로 읽고 쓰고요. “오늘까지 배운 만큼 알기” 때문에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길 너머”도 있으리라 여겨 “아는 길을 새롭게 바라보고 배우려”고 읽고 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숲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읽고 써요. 그리고 곁님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슬기롭고 착하고 참하면서 고운 사내가 되고 싶어서 읽고 씁니다.

최종규 작가님의 하루 중 읽고 쓰는 시간을 위해 꼭 지키는 루틴(습관)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책을 만드는 일을 직접 해보면서 기획부터 독자에게 닿는 시간까지 들어가는, 그러니까 쏟는 노동과 시간이 어마어마한 줄 알았습니다. 책 한 권의 가치가 건강하게 매겨지기 위해 책 상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대구 〈서재를 탐하다〉 지기님)

제 일버릇이라면 “30분을 글을 만졌으면 10분을 풀꽃나무를 보기”가 있고, “한 시간을 글을 여미었으면 집안일을 30분을 하기”가 있어요. 글일이 잔뜩 있어서 네 시간을 눌러앉았다면 적어도 한 시간쯤 풀꽃나무한테 다가가서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집안일도 두 시간을 내처 하지요. 글을 쓰다가 막힌다 싶으면 빨래를 하고 밥을 차려요. 아직도 손빨래를 하는데요, 아이들 옷을 손빨래하다 보면 머리도 말끔하게 트이더군요. 〈서재를 탐하다〉 지기님이 손수 책을 쓰고 엮고 펴내는, 지음길을 오롯이 누려 보시는 길을 걸어가시에 마을책집이 한결 빛나리라 생각해요. 책마을(책 생태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책은 숲이다”를 마음으로뿐 아니라 몸으로도 깨닫고 배우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좋겠어요. 숲이 있기에 책이 있어요. 종이가 숲에서 오기도 합니다만,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고 살아가는 모든 바탕은 숲에서 오거든요. 우리가 쓰는 말조차 숲에서 비롯하지요. 그래서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같은 책도 썼거든요. 글님(작가)도 펴냄터(출판사)도 책집도 읽는님(독자)도 “책은 숲이다”를 헤아려 주시면 좋겠어요.



*최종규

국어사전 아닌 ‘우리말꽃(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서른 해 즈음 걷는다. 시골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며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도서관을 꾸리고 살림을 짓는다. 사전에 실을 말풀이·보기글·견줌풀이·이야기를 날마다 글종이로 500자락 남짓 쓴 지 스무 해가 넘었다. 그동안 온갖 사전하고 책을 썼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이 쓰고 남긴 글을 갈무리했고, 공문서·공공기관 누리집을 쉬운 말로 고치는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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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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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규> 저16,200원(10% + 5%)

우리말꽃(국어사전) 지음이가 말하는 두고두고 되읽고픈 책 “제가 곁에 두는 책은 좋은 책이 아닙니다. 저는 좋은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즐겁게 읽을 책, 아름답게 맞이하는 책, 사랑스레 노래하는 책, 이 세 가지를 반깁니다. 이웃님하고 펼치고 싶은 《곁책》 이야기란 새책도 헌책도 아닌, 이름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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