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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마크니까: SM의 변칙적인 마크 활용법

룰 브레이커 'NCT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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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가 케이팝의 법칙을 어기고 멈추지 않는 랩과 무대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지, 룰 브레이커 마크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크니까 가능한 일들이, 오늘도 마크처럼 일어나고 있다. (2021.06.30)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의 생애는 생각보다 심플하다. 10대 시절 오디션이나 캐스팅을 통해 기획사에 들어간 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의 트레이닝을 거친다. 보통 ‘연습생’이라 불리는 이 시기를 무사히 버티면 데뷔가 기다린다. 3인 이상의 동일 성별로 구성된 그룹의 일원이 될 가능성은 99.9%다. 노래와 랩, 춤, 외모, 연기 등 자신이 가진 가장 돋보이는 개성을 포지션으로 부여받아 표준전속계약서가 보장하는 7년을 안팎으로 컴백과 굿바이를 반복하며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3, 4년도 안 돼 그룹이 공중분해 되는 운 나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운이 좋으면 10년 이상 활동하며 ‘장수그룹’이라는 호칭 아래 조상님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더 운이 좋다면 일부 멤버와 함께 꾸린 유닛 그룹이나 솔로 활동도 가능하다.

NCT의 마크는 사람에 따라 대동소이할 뿐 이러한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마련인 아이돌의 생애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인물이다. 이 색다른 의미의 룰 브레이커는 일반적으로 한 번도 하기 힘들다는 데뷔를 5년 동안 무려 네 번이나 해냈다. 그룹을 탈퇴했다가 그룹 유지 체제가 개편되며 멤버로 다시 소환되는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도 만났다. 소속된 그룹이 다수이다 보니 활동기가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공백기도 마크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한 연말 무대에서는 춤을 추던 마크가 무대 동선 그대로 상의만 갈아입으며 다음 출연 그룹의 무대를 이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모든 상식의 파괴는 일차적으로 그가 NCT라는, 케이팝 역사상 유례없이 독특하게 운영되고 있는 그룹 소속이기 때문에 일어난다. 무한개방, 무한확장을 키워드로 하는 그룹 NCT는 2016년에 시작한 SM엔터테인먼트의 차세대 남성 그룹 프로젝트다. 멤버 수 제한이 없고 새로운 멤버 영입이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에 데뷔를 했다거나 특정 그룹에 소속되어 있다는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이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어렵사리 데뷔했건 그룹 멤버로 이름을 올렸건 과거와 상관없이 언제든 새로운 그룹의 새로운 멤버가 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언제든 나갈 수도 있다. 2021년 현재 23명까지 늘어난 멤버들은 각각 NCT U, NCT 127, NCT DREAM, WayV라는 그룹에 속하거나 속하지 않고 활동 중이다. 마크는 이 가운데 중화권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WayV를 제외한 모든 그룹에 소속되어 있다. 그가 속한 그룹은 심지어 NCT 시스템 밖에도 존재한다. 샤이니, 엑소, NCT 등 현재 SM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성 그룹의 주요 멤버를 모아 구성한 어벤저스 조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SuperM의 메인 래퍼 자리 역시 마크의 몫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특정 멤버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활용법이 흔히 말하는 편애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충분하지만, 마크는 그러나 이 모든 의혹을 실력으로 이겨낸다. 마크를 세상에 처음 정식으로 알린 NCT U의 싱글 ‘일곱 번째 감각’에서 자신감 있게 내뱉은 ‘You Do, You Want’ 이후, 마크는 지금까지 SM이 배출한 래퍼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스킬을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물론 타고 난 것에 만족하는 인물이었다면 지금 이 이야기를 이렇게 정성 들여 쓰고 있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눈코 뜰 새는커녕 기본적인 의식주는 제대로 챙기고 있는 걸까,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다는 연예인 걱정을 하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스케줄 사이, 마크는 마치 스테이지를 깰수록 능력치가 높아지는 RPG 게임의 주인공처럼 실력과 존재감을 불려 나갔다. 

7인조 완전체로 첫 정규 앨범 <맛>을 발표해 음반 판매량 200만 장을 훌쩍 넘긴 NCT DREAM 활동이 그랬다. ‘졸업’ 체제가 사라지며 다시 그룹에 합류한 마크는 자신이 이 팀에 왜 필요한지, 그리고 왜 모든 그룹의 마스터키 취급을 받는지를 노래와 무대로 직접 보여줬다. ‘넌 뭐가 궁금해 / 난 너만의 chef’라 외치며 문을 여는 마크가 담당한 도입부와 그를 센터로 전개되는 후반부의 쿨한 댄스 브레이크는 카메라를 사로잡고 무대를 장악하는 마크의 커다란 에너지가 주는 안정감 그대로였다. 한 손으로 크게 무지개를 그리며 ‘아무 걱정 하지 마 / 잘 될 거야 Hello Future’라고 말하면, 정말 다 잘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왜 지금 당신이 두 눈과 귀를 이 무대에 집중해야 하는지, 왜 그가 케이팝의 법칙을 어기고 멈추지 않는 랩과 무대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지, 룰 브레이커 마크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크니까 가능한 일들이, 오늘도 마크처럼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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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케이팝부터 인디까지 다양한 음악에 대해 쓰고 이야기한다. <시사IN>, <씨네21>, 등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KBS, TBS, EBS, 네이버 NOW 등의 미디어에서 음악과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네이버 온스테이지와 EBS 스페이스공감 기획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TBS FM 포크음악 전문방송 <함춘호의 포크송> 메인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한마디로 음악 좋아하고요, 시키는 일 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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