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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는 ‘용기맨’ 캠페인을 아시나요?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전민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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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웨이스트는 환경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나 사는 모양, 형태도 점점 제로를 향해 갈 거라고 믿어요. (2021.05.17)


텔레비전 광고에 ‘용기맨’이 등장했다. 크기별 다회용기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새로운 소비 형태를 제안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말한다. “에이, 불편해도 해야지.” 30초짜리 광고에서 보여주는 용기맨의 실천은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의 일환이다.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움직임, 그러니까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누군가는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묻고, “일회용품 줄이기, 꼭 나까지 해야 해?”라고 반문하는 이도 있다.

전민진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 개념을 얼핏 알고 있더라도 선뜻 마음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를 썼다. 누구 못지않게 소비 지향적인 삶을 살았던 보통의 존재, 하지만 어느 날 이 청년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지구’가 끈끈히 이어져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그는 환경에 진심인 소수가 되었다. 그렇다고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지구에 보탬에 되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비건을 실천하면서도, 지구에 해를 덜 입히는 세제나 샴푸를 사용하다가도, 일회용품 없는 장보기를 실현하다가도 자주 고비가 찾아왔다. 때마다 넘어졌고 적당히 타협했다. 그럼에도 죄책감을 털고 일어나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건 개인의 작은 움직임이 결국 사회로 연결된다는 일말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저자는 좌충우돌 초보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리고 비슷한 생각으로 삶의 작은 부분을 실천하는 14인을 만났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전민진 작가님의 첫 책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에 이어 환경 에세이 책을 내셨습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항상 대안적인 삶에 관심이 많았어요. 큰 것보다는 작은 것들에, 획일화된 것보다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것들에 눈이 갔고요. 환경에 대한 관심은 어찌 보면 그 연결선에 있는 것 같아요. 제 일상의 소소함을 지키는 것과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 인생의 과제가 됐어요. 재단법인 지구와 사람이라는 곳에서 일하면서 알게 됐어요. 이곳은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를 단순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철학적, 사회인문학적, 생태학적으로 탐구를 하는 환경 학술 재단이거든요. 이곳에서 접한 다양한 분야의 강연과 담론을 듣고 언뜻 알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계속 소비를 하고 욕망하는 것이 지구는 물론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워라밸을 유지하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덜 욕망해야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일단 뭐라도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구가 손 쓸 수 없을 정도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이 물론 제일 큰 타격감을 줬고요.

최근 광고에 나오는 “용기맨”은 텀블러나 식품보관용기 등 다회용기를 활용해 일상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세요?

환경이나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은 이 책의 첫 챕터 제목처럼 ‘민감한 하나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음료 테이크아웃이 일회용기 말고 텀블러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누구나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 것처럼 인식의 확장은 하나의 계기로 일어나는 것 같거든요. 인터뷰이 중 더 피커의 송경호 대표는 이러한 캠페인이 진행되기 훨씬 이전에 가게에서 음식을 살 때 용기를 내미는 시도를 했고, 가게 주인이 재수 없다고 소금을 뿌린 적도 있대요. 하지만 미디어에 ‘용기맨’이 등장했으니 또다시 인식의 확장이 일어나겠지요? 솔직히 요즘도 음식점에서 용기를 내는 일은 조금 귀찮고 유난스럽다고 할까 봐 왠지 눈치도 보여요. 하지만 도처에서 시도해야 이 캠페인이 소비자의 당연한 옵션이 될 수 있을 거라 믿기에 최대한 당당하게 말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제로 웨이스트가 용기를 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한 삶의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책 앞부분에 책에서 나오는 인터뷰이에게 던진 질문들이 나옵니다. 그중 작가님에게 환경의 심각성을 안 뒤 찾아온 변화와 꼭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지구가 곧 망할 거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그게 얼만큼인지 사람들에게 당장 와 닿지가 않는 거죠. 저만 봐도 처음엔 크게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 이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현실적인 문제로 지구 환경 문제는 금세 또 잊혀요. 이건 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도 알 수 없고, 내가 손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가 생각했어요. ‘다 같이 하지 않고는 정말 방법이 없겠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는 것’을 지향하기로 했어요.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일상에서 가뿐하게. 저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환경보호를 가뿐한 일상 패턴으로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무거워하지 말고요.

제로 웨이스트를 대표할 만한 14인을 책에 담았습니다. 특별히 인터뷰 형식을 취한 이유는요? 

프롤로그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활동가도 아니고, 전문 지식도 없어요. 콘텐츠 기획자라는 본업을 가지고 있죠. 10년 넘게 본업을 이어가면서 인터뷰 기사를 쓰는 일이 많았는데 그들의 삶을 글로 옮기며 자연스레 깊은 지식과 삶의 지혜가 배어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러면서 세상에 반짝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덜 쓰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찾아보자 싶었어요. 그들이 사는 모습과 그들이 쌓은 지식을 조명하며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게다가 저는 사람들의 삶 이야기를 듣는 일, 제 나름의 생각을 섞어 글을 짓는 일을 꽤 좋아한답니다.



인터뷰이가 선뜻 제로 웨이스트와 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처음부터 책에 담고 싶었던 개념은 ‘제로 웨이스트’가 아닌 ‘다운 웨이스트’였어요. 임시로 그냥 만든 말이긴 하지만, 여기에 담고 싶었던 뜻은 ‘모든 면에서 줄이는 삶’이었습니다. 환경 문제를 따라가다가 보면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채식을 하는 것, 잘 소비하는 것, 음식을 만드는 것, 작물을 키우는 것, 삶의 여유를 갖는 것, 욕망하는 것 등 다양한 문제와 연결이 되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다 분절해서 인식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를 들면 채식 문제 따로, 기후 문제 따로인 거죠. 하지만 삶은 그렇게 딱 떨어지지 않고, 우리의 일상은 어차피 지구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잖아요. 모든 것이 지구와 연결되어 있는 거죠.

14인의 인터뷰이들의 면면과 활동은 다 다르지만 이야기에서 보면 결국 일상에서 각각 고민하는 문제들과 지구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저는 이렇게 다 다른 분야, 다른 삶의 모습 속에서 그 연결점을 직접 확인하고, 또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터뷰이 중 하나라 해도 결국 이야기의 끝은 ‘지구와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 같아요.

혹시 작가님이 삶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방법들이 있다면요? 이건 꼭 지키고 있고 유지 중인 실천을 알려 주세요. 

작은 활동도 당당하게 하자고 이 책을 썼으면서 여전히 가장 부끄러운 질문이네요. 우선 제 건강을 위해 5년 전 면 생리대로 바꿨고, 지금은 생리컵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이후 화장실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없애는 것에 도전하며 샴푸바와 비누만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트리트먼트를 사용하면서 조금 퇴보했죠. 장바구니와 소창 주머니를 사용한 장을 보고, 열 번에 일곱 번 꼴로는 용기를 가지고 음식을 사러 가요. 냉장고 속 재료는 거의 버리지 않고 다 요리해 먹고, 바르는 화장품을 단순화하고자 있는 것들을 알뜰살뜰 다 쓰는 도전 중입니다. 고기는 먹지만 고기 요리는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먹는 빈도가 낮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보다 제가 가장 지키고 있는 부분은 반짝 유행하는 생활용품이나 신기한 먹거리 사기, 온라인으로 장보기를 멀리한다는 거예요. 잠깐의 재미 때문에 쌓아놓는 물품은 일회용품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이 흐름에 현혹되는 순간 이걸 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고 또 다른 걸 욕망하게 되는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거든요.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굴레입니다.



책의 부제가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는 아닐지라도’입니다. 다운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모든 것이 포장재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해요. 완벽함에 짓눌리면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어지지 않는 때가 오기 더 쉬운 것 같아요. ‘사는 것도 피곤해 죽겠는데 이것까지 내가 해야 해?’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즐겁게, 기꺼이 하면 많이들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덜 쓰는 삶을 지향하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오거든요. 아무 거리낌이 없이 사용했던 비닐도 그냥 단순하게 보이지가 않는 거죠. 다운 웨이스트는 그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거고, 그러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나 사는 모양, 형태도 점점 제로를 향해 갈 거라고 믿어요.

이 책을 내신 이유도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제로 웨이스트를 알리기 위함인 것 같다. 책에서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 책을 저는 지금 왜 ‘환경’과 ‘기후’를 여기저기서 앞 다퉈 다루기 시작했는지, 우리 삶이 대체 어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잘 모르지만, 이제는 좀 알고 싶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요. 충격적인 수치나 현상을 다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먼저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로 체화하는 과정이 선행되면 더 쉽고 빠르게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 책이 정말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러한 결과를 조금이나마 가져온다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전민진

첫 직장으로 브랜드 스토리텔링 회사에 입사해 콘텐츠 기획자로 일했다. 수많은 소비와 낭비 한가운데에 있으며 자주 피로함을 느꼈다. 팍팍한 와중에도 삶과 일의 균형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 다양한 시작과 끝을 경험했다. 스타트업 회사의 창업과 폐업, 생태 문명을 지향하는 ‘지구와사람’ 사무차장을 거쳐 현재는 1인 기업 ‘콘텐츠 스튜디오 줄’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법인 지구와사람에서 일하는 동안 모든 삶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고, 생태적인 삶을 위해 덜 쓰고 덜 소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또 다시 시도하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김정래 공저, 남해의 봄날 펴냄)가 있다.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전민진 글 | 김잔듸 사진
비타북스(VITA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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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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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진> 글/<김잔듸> 사진13,3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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