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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의 옷감 짜기’ 같았다고 할까요

『신화와 클래식』 유형종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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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 또는 어떤 작곡가의 스타일 또는 선율이 내게 어울리는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클래식 전문 방송인 KBS 클래식FM과 가까이 지내는 것도 추천합니다. (2021.05.13)


서구 문명의 양대 뿌리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고 한다. 그중 헬레니즘은 고대 그리스 문화를 가리키고, 그 핵심은 방대한 신화다. 그럼에도 신화를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은 지금껏 없었다. 신화를 모티프로 탄생한 수많은 클래식 음악을 생각해 봤을 때 의아한 일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화와 클래식』은 다정한 클래식 음악 안내서 이상의 깊이 있는 인문 교양서 역할도 한다. 신화는 이야기 구조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주인공과 그들이 겪는 각양각색의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신화의 신과 영웅의 캐릭터와 모험담은 우리에게 익숙하여 제목만으로도 대강의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고, 음악가가 변형한 극음악의 줄거리를 금방 알아차릴 수도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클래식 음악을 엮어 『신화와 클래식』이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둘 다 가볍지 않은 주제라 읽기 만만치 않겠다고 겁먹었는데 술술 읽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페넬로페의 옷감 짜기’ 같았다고 할까요?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풀어 나갈지 정해 놓고도 각각의 챕터마다 글을 쓴 다음에는 만족하지 못해서 몇 번이나 고치고 또 고쳐야 했습니다. 묵직한 주제였지만 ‘신화’라는 씨줄, ‘클래식’이라는 날줄을 엮어 다행히도 제법 마음에 드는 책이 된듯합니다. “신화도, 클래식 음악도 잘 모르는데...”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절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부터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해 이 책이 쓰였기 때문이죠. 

신화는 모든 이야기의 원천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영화, 드라마, 미술, 심리학과 경영학 등 수많은 분야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글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신화에 속하고, 또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다양한 이설이 존재하여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한편으로는 신화 속의 신들이 무척 인간적이죠. 사실 책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신’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점점 신화 속 ‘인간’의 이야기에 끌렸습니다. 신화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인간 군상의 고민과 행태를 원형적으로 지녔다고 할까요? 책을 다 쓰고 나니 신보다 인간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어쩌면 다행입니다. 신들이 인간보다 우리와 가까울 수는 없잖아요? 흠결로 가득한 인간의 속성은 물론 올림포스 신조차도 완벽하지 못한 것을 실감하면서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도록 만드는 것이 신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클래식 음악을 이렇게 광범위하게 엮은 책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저를 ‘클래식 컬래버레이터’라고 이름 붙여 주었습니다. 신화와 클래식이라는 언뜻 보면 동떨어져 보이나 사실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두 영역을 이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죠. 저도 그 점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신화와 음악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책은 없는 이유는 우선 클래식 음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음악’, 즉 구체적 줄거리나 정경을 묘사하지 않는 음악은 신화를 모티프로 하지 않았겠죠. 또 나머지 절반인 ‘극음악’을 대표하는 오페라의 경우 18세기까지는 신화 소재 작품이 많았지만 19세기에는 멜로드라마의 시대로 바뀌면서 신화 오페라의 공백을 맞게 됩니다. 20세기 이후에야 일부 부활했을 뿐이죠. 클래식 음악에서 신화와 관련된 곡이 생각만큼 풍부하지는 않았기에 신화와 음악에 대한 책이 나오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 책에서는 신화와 관련된 극음악을 최대한 찾아서 소개했고, 신화의 내용과 다르게 변형된 부분도 언급했습니다. 또 절대음악 중에서도 신화와 직간접적인 연결점이 있는 곡들은 최대한 소개했습니다. 자료집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럼 『신화와 클래식』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크게 두 방법 중에서 선택해야 했습니다. 하나는 유명한 곡을 선정하여 관련된 신화를 설명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신화를 먼저 설명하고 관련된 곡을 소개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체계적으로 신화와 음악을 이해하기에 더 낫고, 훨씬 많은 곡을 다룰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크게 4부 구성인데요, 1부는 ‘신화의 탄생’이라는 일종의 개관입니다. 2부는 ‘신의 시대’입니다. 올림포스 12신을 포함한 중요한 신들을 설명합니다. 3부는 가장 공을 들인 ‘영웅의 시대’입니다. 인간의 이야기죠. 대표적인 인물들,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 트로이아 전쟁과 그 후일담, 그리고 로마 건국 신화를 담았습니다. 마지막 4부는 ‘남은 이야기들’인데, 일종의 부록입니다. 또 중요 곡들마다 QR을 삽입하여 책을 읽다가 그 자리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클린이’ 입장에서는 신화보다 훨씬 더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이 클래식 음악 감상법입니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클래식은 짧은 소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형식과 구조, 이에 따른 논리와 지성을 요구하는 음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귀에 쏙 들어오거나 마음을 흔드는 선율이 우선적으로 중요합니다. 어떤 종류 또는 어떤 작곡가의 스타일 또는 선율이 내게 어울리는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클래식 전문 방송인 KBS 클래식FM과 가까이 지내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즉 ‘이야기’로 친숙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굳이 외우거나 공부할 필요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거든요. 

말씀처럼 『신화와 클래식』에는 여러 신과 인간이 등장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주인공으로 누구를 꼽으시나요? 관련된 음악과 함께 소개해 주세요. 

음악가 오르페우스입니다. 그의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승 문이 열릴 정도였으니까요.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가장 인기 높은 오르페우스 오페라입니다. 이탈리아어 버전, 프랑스어 버전, 그리고 19세기의 베를리오즈가 편곡한 프랑스어 버전 등이 존재하는 만큼 주인공도 거세한 남성 가수인 카스트라토, 프랑스식 고음 테너인 오트콩트르, 19세기 프랑스에서 인기 있었던 메조소프라노 주인공으로 각각 다릅니다. 유명한 아리아인 ‘에우리디체를 잃었네’를 다양한 성부의 노래도 비교해서 들어 보세요. 


(카스트라토 버전)


(오트콩트르 버전)


(메조소프라노 버전)


클래식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지만 『신화와 클래식』 같은 책이 있으니 기대를 걸어 볼 만하지 않을까요?

클래식은 까다로워 보이고 한 곡의 길이도 매우 깁니다. 바쁜 현대인의 삶과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인류 최고의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가치는 더 말할 나위도 없죠.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세상에 없던 책이 마침내 나왔다고 격려해 주시고, 여러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 삼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유형종

연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대우증권(현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신용평가정보(현재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주로 기획과 재무 업무를 맡아 일했다. 2006년 한국신용평가정보 전략사업본부장을 끝으로 직장 생활을 접고, 서울 강남의 클래식 음악 감상실 무지크바움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오페라, 발레, 기악, 그리고 고전 영화까지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도널드 사순의 『유럽 문화사』(전 5권)를 음악과 연결한 강의를 시작으로 지금은 ‘후마니타스 클라시카’, 즉 인문학과 클래식을 연계한 작업에 가장 큰 흥미를 갖고 있다. 『신화와 클래식』도 이 작업의 일환이다. 지은 책으로는 『불멸의 목소리: 남성 성악가 편』, 『불멸의 목소리: 여성 성악가 편』이 있다.



신화와 클래식
신화와 클래식
유형종 저
시공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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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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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클래식

<유형종> 저16,6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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