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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특집] SF 판타지 장르의 ‘찐’ 너울 - 소설가 심너울

<월간 채널예스> 2021년 5월호 /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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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가 하나가 된 시대에 태어난 밀레니얼이다.” 심너울 작가가 지난해 펴낸 단편집에 실은 작가의 글 시작 문장이다. (2021.05.12)


“나는 세계가 하나가 된 시대에 태어난 밀레니얼이다.” 심너울 작가가 지난해 펴낸 단편집에 실은 작가의 글 시작 문장. “다른 사람들이 『삼국지』를 읽고 있을 때 나는 <스타 크래프트>의 이야기를 파헤쳤다.” 작가가 ‘안전가옥’ 블로그에 쓴 에세이의 한 대목. 데뷔 3년 차를 맞은 작가는 요즘 무슨 생각 중일까? 




‘안전가옥’ 블로그에 쓴 에세이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어릴 때 감명 깊게 접한 작품은 한 인간의 취향을 규정한다. 나는 그 이후로 발달한 과학과 우주가 묘사되는 이야기에는 사족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작가로서 SF 판타지를 선택한 건 세대 감각이 작용한 걸까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문화적 취향이 상당히 다른 세대일 순 있지만, 개인적으론 게임 좋아하는 소수파에 속했을 뿐이에요. SF 판타지는 좋은 도구라서 선택한 거고, 영향을 받았다면 초기 대여점에서 읽은 이영도, 전민희 작가님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참, 웹소설도 있네요.

데뷔 후 작품 생산성이 놀라운 수준이잖아요. 습작기가 궁금하네요. 

별도의 습작기는 없어요. 프로그래밍을 하다 공익 근무를 하게 됐는데, 그 2년 동안 쓴 작품이에요. 전업작가로 살려면 당연히 생산성이 좋아야 하는데, 웹소설 작가는 한 달에 750매를 쓰는데, 저는 고작 300매를 쓰니까 많이 쓴다는 생각은 안 해요. 

최근 SF 장르의 약진 속에서 돋보이는 장면은 MZ세대 작가들의 맹활약입니다. 

미래가 다가온 걸 사람들이 많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요. 과학기술이 삶을 바꾸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굳이 세대론이 아니어도 SF 붐은 당연한 것 같아요. 

여러 곳에서 박완서, 보르헤스, 듀나 작가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밝히셨더라고요. 

박완서 작가님은 모든 한국인이 좋아하는 작가 아닐까요? ‘문학의 신’이 한국에 다녀갔다고 생각해요. 보르헤스는 보르헤스죠! 제가 ADHD가 있어서 어렵고 긴 건 못 견디는데 보르헤스는 읽혀요. 듀나 작가님은 고교 시절 마흔 번 넘게 읽은 작품도 있어요. 작가님이 미국 작가였다면 휴고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밖에도 김보영, 배명훈, 정소현, 정세랑 작가님? 앞세대 작가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요. 바람이 있다면 저는 1994년생 작가 중 30인자로 남고 싶어요.

3월 26일 트위터에 ‘이 짓도 이제 3년 차. 예전에는 소설 쓰는 이유가 돈 벌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제는 나도 좀 아름다운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신기하네’라고 썼어요. 

언젠가 내 글을 사랑할 날이 오겠지 하면서도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부끄러워요. 글쓰기는 즐겁지만 항상 ‘멸망의 기념비’를 세운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얼마 전 박서련 작가님 작품을 다 읽었는데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나도 이런 작품을 써야지 싶었어요. ‘멸망의 기념비’를 세우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완벽한 인간은 못 된다 해도, 점점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만족할 것 같아요.

‘만약 문학에서 새로운 콘텐츠 이정표가 발생한다면, 소설이 아닌 게임에서 나올 것이다’라는 답변을 읽었습니다. 

게임이 예술이라는 건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나요? 예술에 대한 엄격한 규정은 예술가들의 자기 위안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의 정의는 게임의 정의와 모두 부합해요. 플레이어는 감상과 해석을 하고, 상호작용은 게임만큼 고도화된 게 없어요. 게임 작법은 소설 작법과 다른데, 소설이 다 쓰고 덜어내는 게 중요하다면, 게임은 한 세상을 보여주면 끝이에요. 나머지는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하거든요. 함축적이고 숨기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는 시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삶의 이야기와 공명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게임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어요.

작품의 주인공 중 작가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을까요? 

작품을 쓴 다음엔 주인공 이름도 기억 못 해요. 인물에 빙의하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그보다는 인물, 플롯, 문장의 조합에 더 신경 쓰는 편이에요. 소재나 플롯 중심인 단편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심너울 소설’에 단 하나의 요소만 넣어야 한다면 어떤 걸 선택할까요? 

당연히 소재예요. 인물이 처한 딜레마, 아이러니한 상황 같은 소재를 떠올리고 거기서 잔가지를 뻗어가는 과정이 제일 재미있어요. SF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는 문학도 좋아하지만 비문학 책을 읽는 걸 좋아해요. 문학은 인물과 플롯, 비문학은 소재에 도움을 주거든요. 

현재 진행형인 작품이 있나요? 

본격 SF 장편을 쓰고 있어요. 2년 동안 1000매 정도 썼는데 재미없어서 다 지우고 다시 쓰고 있어요. 설정만 귀띔하면, 2300년 세상은 망했고, 사람들은 네오서울이라는 지하도시를 만들어 살고 있어요. 여기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는데, 잉태인과 배양인이에요. 잉태인은 배양인을 만들고 생명세를 받아요. 생명세를 다 내면 자연인이 될 수 있어요. 그런 배양인에게 생명세를 다 낼 수 있는 모종의 제안이 와요. 특이점을 통과해 인간의 통제를 뛰어넘은 인공지능의 어떤 정보를 캐오라는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편이에요. 참, 6월에 발표할 단편도 정말 재미있어요. 초능력을 얻은 사람과 아닌 사람을 연결하는 공유경제 앱이 개발된 이후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요.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저
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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