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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 “마케팅 어렵다면, 이 책부터 봐라!”

『마케팅 브레인』 김지헌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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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이 변해도 결코 바뀌지 않는 마케팅의 본질, 마케팅 0.0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잘 쓴 마케팅 책’은 아니어도, ‘가장 먼저 읽으면 좋은 마케팅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21.04.09)

인플루언서 마케팅, 빅데이터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눈 한 번 깜빡하면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탄생한다.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봤는데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건 없는 거 같은 요즘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가장 먼저 읽어야 할 마케팅 책’이다.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이자 『가치를 사는 소비자 공감을 파는 마케터』, 『디스 이즈 브랜딩』 등 마케팅 관련 이론서를 꾸준히 써온 김지헌 저자는 이번 책 『마케팅 브레인』을 통해 마케팅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짚어낸다.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기업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 기업과 소비자는 어떤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가? 이 이야기는 10년 뒤, 20년 뒤에도 변함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무슨 일을 하든 뿌리가 튼튼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가지도 잘 자라고, 꽃과 열매도 맺을 수 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마케팅 브레인』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할 마케팅 책’이라고 소개하셨어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요즘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에 대해 말하지만, 사실 누구도 마케팅을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든가, 빅데이터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은 쉬지 않고 나오고 있는데 마케팅의 본질은 오히려 왜곡되고 있는 거 같달까요. 

현업에서 오랫동안 마케팅 일을 해온 마케터들도 ‘내가 지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건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마케팅의 본래 목적은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마케터에게 요구하는 건 당장 매출을 얼마나 낼 수 있는가에 대한 겁니다. 그렇게 되니까 속된 말로 ‘마케팅에 당했다’는 말이 나오고,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끊어지고, 안 하니만 못한 마케팅이 되는 거지요. 

『마케팅 브레인』은 그런 의미에서 나온 책입니다. 마케팅 1.0, 2.0, 3.0, 4.0...처럼 시대의 변화에 맞춰 우리 마케팅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기보다도(그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많이 이야기해주고 계시기도 하구요), 시공간이 변해도 결코 바뀌지 않는 마케팅의 본질, 마케팅 0.0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잘 쓴 마케팅 책’은 아니어도, ‘가장 먼저 읽으면 좋은 마케팅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의 본질’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마케팅이란 기본적으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지요. 저희 책에서는 크게 가치 분석, 가치 제안, 가치 전달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요. 용어가 쉽지는 않지요. 좀 더 쉽게 이야기해볼까요? 연애랑 비슷하게 생각하면 돼요. 『마케팅 브레인』은 가치 분석: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것에 매력을 느끼는지 고민하고, 가치 제안: 내가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인지 제안하고, 가치 전달: 그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방법’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인 관계를 만들고, 지속하기 위한 핵심이지요.

오, 훨씬 이해가 잘 됩니다. 그럼 그중에서 한 가지를 이야기해볼까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것에 매력을 느낄까’에 대한 부분인데요. 요즘 사람들은 특히 ‘사회에 기여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가령 오뚜기는 ‘착한기업’으로 회자되면서 ‘갓뚜기’라고 불리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 매출도 많이 상승했다구요. 

맞아요. 착한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셜미디어의 힘이 강력해지면서 기업체뿐 아니라 개인인 소비자 역시 자신의 영향력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게 되었잖아요. 소비자에게 자신감이 붙은 거 같아요. 작은 칭찬 한 마디, 신념 있는 구매 한 번으로도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서, 큰 구매를 만들어내고,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된 거예요. 기업 입장에서도 책임감 있는 브랜드 활동이 매출 성과로 이어지게 되니까 ‘브랜드 액티비즘(기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선순환 구조지요.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책을 보면 흥미로운 마케팅 성공 사례들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서도 선생님이 특히 감탄한 사례가 있을까요?

멕시코의 ‘프리즌 아트(PRISON ART)’라는 사회적 기업을 들어보셨어요? 기업 이름만 들어도 감이 올 거예요. 호르헤 쿠에토(Jorge Cueto)라는 사람이 이 기업의 설립자인데, 수감자들이 출소 후에 범죄자라는 낙인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안타깝게 생각한 거예요. 쿠에토는 이 수감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 사람들의 독특한 능력 하나를 발견했죠. 수감자들이 문신을 만드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거였는데, 가죽 제품에 문신을 새길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고 멕시코 6개 감옥에서 수감자들을 대규모로 고용해 이 패션 잡화 사업을 시작한 겁니다. 이게 또 엄청나게 성공해서 스페인, 오스트리아, 독일 등 15개 국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창의적인 사회적 기업은 거의 못 봐서 정말 감탄했었지요. 

국내 사회적 기업들을 보면 ‘우리가 이렇게 어렵다’며 감정에 호소만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거든요. 프리즌 아트는 소비자가 자신의 선한 이미지를 뽐내는 것은 물론 독특한 아이템을 자랑할 수 있는 과시욕까지 모두 충족시켜준 셈이잖아요. 이 밖에도 유럽의 도시를 돌며 맨홀 뚜껑 등에 천연 안료를 바르고 판화를 찍는 형식으로 독특한 의류제품을 생산하는 패션 브랜드 ‘로브드루크린(Raubdruckerin)’, 자전거 포장박스에 대형 TV 그림을 넣은 네덜란드 고가 자전거 브랜드 ‘반무프(VanMoof)’ 등 여러 사례들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시는 것으로...(웃음)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일하면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마케팅보다는, 단기적인 세일즈를 위해 일하는 함정에 잘 빠질 거 같아요. 

맞아요.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면 이익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 당장 세일즈 입장에서 보면 손해로 보이는 것들이 많거든요. 마케팅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게 정말 쉬운 게 아니에요.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편집자님이 5천 원짜리 순댓국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느 날 못 보던 손님이 혼자 국밥을 먹으러 왔네요. 편집자님은 이 손님에게 얼마나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을까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 손님이 평생 단골손님이 되고, 다음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식당을 추천해 줄 수도 있는 사람이라면요? 이 고객은 평생 우리 가게에 5천만 원 이상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고객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단기적인 세일즈의 관점을 벗어나려면 이처럼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를 계속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태도와 행동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거든요.

평소에 내가 마케팅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정말 중요할 거 같아요. 학생들이나 마케터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아, 그게 정말 중요해요. 마케팅은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 계속 적용을 시켜봐야 해요. 사람의 매력이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하나로 어느 날 갑자기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완전히 자기 몸으로 체화되고, 일상에서 묻어나와야 하는 거거든요. 

책에서 소개하는 마케팅 이론과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내 실생활에서 꾸준히 적용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해요.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기업들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왜 그 기업을 좋아하는지, 그 기업이 나에게 어떻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관찰해보세요. 

제가 책의 머리말에서 “One day or Day one, you decide”라는 말을 인용했지요. ‘미뤄뒀다가 어느 날(one day) 공부하면서 마케팅을 잘 할 수 있겠지’가 아니라 ‘매일이 첫날(day one)’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훈련해야 합니다. 

혹시 이 다음 책으로 계획하고 있는 책이 있을까요?

글쎄요. 『소상공인들을 위한 심리학』이란 책인데요. 코로나19 이후로 정말 많은 식당들이 폐업을 했잖아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인데... 한편으로는 ‘비즈니스 체력’이 약해서 금방 무너져버린 식당도 많았다고 생각해요. 마케팅 이론이나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로 창업을 먼저 했다가 결국 폐업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2~30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진행되어온 연구들을 기반으로 접객 비즈니스에 필요한 이론들을 정리해볼까 해요. 식당을 예약하고, 이용하고, 식당을 나와 후기를 남기는 모든 과정을 분석해볼 계획입니다. 더 흥미로운 책으로 독자분들을 만나길 기대해요. 


*김지헌

브랜드 심리학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KAIST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인지.사회심리학을 근간으로 소비자행동, 브랜드전략, 온라인 판촉 전략을 연구하면서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 논문상과 우수 강의상을 다수 수상했다.

KT마케팅연구소 연구원, CJ제일제당 브랜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고 유한킴벌리, CJ푸드빌, 아모레퍼시픽, 아디다스코리아 등에서 강연 및 컨설팅을 해왔으며, 저자의 이름은 세계3대 인명사전인 Marquis Who’s Who 2018에 등재되어 있다.

일반인에게 마케팅의 개념을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칼럼, 강연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케팅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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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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