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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더 가까이,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린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무대 위의 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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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의지를 지닌 메르세데스는 린아를 만나 좀 더 강하고 우아한 기품을 지닌 사람이 된다. (2021.03.17)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공식 이미지_EMK 제공

"힘들지만 좋아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영화화한 공연 실황 영화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의 에필로그 영상에서 주인공 메르세데스 역할을 맡은 린아는 이렇게 말했다. 무대가 펼쳐지기 전 준비 과정부터 끝난 후까지의 과정을 오롯이 담고 있는 이 필름에서, 린아는 얼굴이 비칠 때마다 우아한 모습으로 존재했다. 십 년이 넘게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기다려온 한결같은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2년, 이삭 앤 지연으로 첫 앨범 'Tell Me Baby'를 발표했을 때, 그는 이미 공개 오디션 영상에서 S.E.S의 '샤랄라'를 부른 인물로 잘 알려져 있었다. 당시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힌 본선 진출자들을 공개하고 투표를 받아 연습생을 뽑았던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이지연이라는 본명으로 노래를 불렀던 그는 유독 우아한 움직임과 부드럽지만 강한 모습이 엿보이는 독특한 음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2005년에 천상지희의 린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멤버들과 데뷔한 그는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라는 이름으로 팀명을 바꿔 활동하는 내내 '그레이스(grace)'의 의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춤을 출 때는 부드럽고 가벼운 몸의 선을 보여주었고, 노래를 부를 때는 오디션 영상에서 그랬던 것처럼 강인한 의지를 지닌 여성의 모습을 드러내며 끊임없이 관객의 시선을 잡아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한 장면_EMK제공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곧 데뷔 20주년을 맞는 린아의 얼굴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음악방송에서 잠깐씩 스쳐 지나가던 그의 모습, 그리고 가수 활동이 끝난 뒤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멀리서 바라보던 그의 섬세한 표정은 이 필름에서 바래지 않은 재능과 많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륜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온다. 에드몬드 단테스를 기다리는 굳은 의지를 지닌 메르세데스는 린아를 만나 좀 더 강하고 우아한 기품을 지닌 사람이 된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데뷔곡 'Too Good'의 "내가 가진 자유로 그대를 / 완전히 가질래요 영원히 / 언제라도 여기서 기다릴게요"라던 가사와 겹쳐지는 메르세데스의 모습은 린아이자 이지연이라는 여성이 왜 이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그의 가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는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안고 금세 해체했다. 그러니 그의 이름 앞에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라는 팀명을 붙이는 게 어색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개오디션, 이삭 앤 지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경력을 지우면 지금 스크린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그의 섬세한 표정 연기와 사랑하는 사람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에 찬 발걸음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린아의 얼굴을 한 발짝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 아마 오래전부터 그를 지켜봐 온 사람들이라면 그의 얼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지 잘 알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지내온 자신들에게도. 그러니 한 발짝 더 나아가기를.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도, 린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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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희아

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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