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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네글리 “아버지의 가장 멋진 시절, 기억하세요?”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 김세실 번역가의 키스 네글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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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땐 감정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어요. 제가 아버지가 된 후에는 그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서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2020.11.30)

출처: society6

드럼 세트와 전자 기타, 스케이트보드로 가득한 방. 아이는 빨래를 개고 있는 아빠를 힐긋 쳐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빠는… 록 밴드 가수였던 것 같아!” 아빠의 양팔에 가득한 타투와 전자 기타, 오토바이로 추측하건대 아빠는 한때 엄청 멋졌었던 게 틀림없다. 아이는 오렌지색 모히칸 머리를 하고 콘서트를 하며 오토바이를 탔던 아빠를 상상해보지만, 지금은 검은 머리에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는, 진지하고 평범할 아빠일 뿐. 아이는 공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생각한다. ‘나도 아빠의 멋진 모습이 보고 싶은데, 아빠는 왜 변한 걸까?’

작가 키스 네글리는 세련된 그래픽과 특유의 유머로, 주인공 아이가 아빠와 과거를 추리하며 아빠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껴가는 과정을 그림책에 담았다.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를 한국어로 옮긴 김세실 번역가가 키스 네글리 저자를 직접 인터뷰했다. 멋진 그림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금 만나 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의 한국어 번역자 김세실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책이 출간되면서 한국에도 작가님의 숨은 팬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에 대해 여러 궁금증을 가진 한국 독자들에게 이번 인터뷰가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서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님은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의 아빠와 외모도 닮았고, 과거 음악을 했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또 어떤 부분이 작가님 자신의 모습인가요? (진짜로 오토바이를 팔았나요?)

오토바이는 없었지만 비슷하게 생긴 빈티지 혼다 클럽 스쿠터가 있었습니다. 첫째 아들이 태어나고 난 후에는 저도 책에 나온 것처럼 팔았어요. 위험 부담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 그림책의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구상부터 스케치 완성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채색은 어떤 방법으로 하셨나요? 이 그림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나요?

저는 작품을 할 때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기분으로 스케치를 하죠. 몇 개의 스프레드를 스케치한 후에는 그 페이지에 그 느낌 그대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컴퓨터에서 디자인한 다음 포토샵에서 스캔하고 합성해서 만든 믹스 미디어를 이용하여 최종 작품과 콜라주합니다.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상대적으로 빠르게 작업된 그림책이었습니다. 처음에 대략적인 컨셉을 잡았을 때부터 끝낼 때까지 한 16개월 정도 걸렸나요? 출판계에서는 맹렬하게 빠른 속도에 속하지요!



지금까지 출간된 그림책들을 보면 『My Dad Used to be So Cool』과 『Tough Guys Have Feelings』의 시각 이미지는 서로 유사한데, 『Mary Wears What She Wants』, 그리고 최근작 『The Boy and the Wild Blue Girl』로 이어지며 계속 팔레트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작품마다 그림 스타일은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저는 그 순간 가장 즐거운 방법으로 작업을 해요. 프로젝트 사이에는 긴 공백이 있기에 책을 만들면서 저는 진화하는 것 같아요. 제가 만든 책에서 배우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만든 책은 다음 작업할 책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죠.

그림책마다 ‘남녀 평등’의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도 ‘남녀 평등, 페미니즘’ 이슈가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어요. 작가님께서 특별히 그런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어렸을 땐 감정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어요. 아버지는 자신의 감정을 남들과 나누지 않는 분이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가 된 후에는 그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죠.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서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유해한 남성성을 다루면서 시작되었고, 그 후로는 양성 평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확대되었죠. 저의 최근작인 『소년과 야생의 블루걸(the boy and the Wild Blue Girl)』은 녹색 에너지에 관한 책입니다. 



작가님의 자녀도 이 그림책이 아빠와 자신의 이야기라는 걸 알 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은 뒤 아이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 아들 파커는 제 책들에 굉장히 비판적인 편이에요. 파커는 항상 제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책을 잘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있어요. 저의 작품에 대한 가장 터프한 비평가랄까요?

앞으로 어떤 그림책을 작업하고 싶으신가요?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잊힌 개척자를 발굴하여 이야기를 되짚어 보는 멋진 장르에 빠져 있어요.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와 『소년과 야생의 블루걸(the boy and the Wild Blue Girl)』처럼요. 실제로 일어난 일에 바탕을 두고 긍정적인 메시지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죠. 



끝으로, 제가 이 질문지를 작성하기 전에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를 구입해서 읽으신 독자분들께 ‘아빠로서의 키스 네글리’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는지 여쭤 보았어요. 많은 분들이 질문을 남겨 주셨는데, 그 중 몇 가지만 추려 보았습니다.

첫 번째 독자 질문입니다. 작가님이 기억하시는 작가님 아버지의 ‘가장 멋진’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10살 또는 11살이었을 거에요. 쇼핑몰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상급생 아이들 무리에게 자전거를 뺏긴 제 나이 또래의 소년이 울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우리 가족은 저 멀리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는 아이들을 발견했고 아빠는 차로 그 아이들을 따라잡았죠. 그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아빠는 차를 세우고 그 집으로 들어가서 자전거를 가지고 돌아왔어요. 아빠는 그날 저의 최고의 영웅이었죠.

두 번째 독자 질문입니다.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길 소망하시나요? 그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세요?

우리 아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면서 안전하게 크길 바라요. 저는 아이에게 깊은 공감을 하면서 자신과의 감정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아이 갖는 걸 망설이는 젊은 세대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저는 그 누구에게도 부모가 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예전에 원했던 삶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젠 부모가 되었고 그 어떤 것도 바꾸고 싶지 않아요. ‘아이를 갖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봐도 아이가 있는 지금의 삶이 훨씬 충만합니다.

질문에 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이후 작품들도 한국에 소개할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건강하시고요!

감사합니다! 번역가님도요! 



*키스 네글리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우리 아빠는 멋지고 힘세고 (감수성도 풍부한) 남자였대요』를 발표했다. ‘소사이어티 오브 일러스트레이터’와 ‘아메리칸 일러스트레이션’을 비롯한 여러 일러스트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고, 《뉴욕 타임스》 《뉴요커》 《타임》에도 그의 상상력 풍부한 그림들이 실렸다. 파자마를 좋아해서 즐겨 입는데 자기 말고는 아무도 그 옷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미국 워싱턴 주 벨링햄의 산자락에서 커다란 거미들과 자주 인사하며 살고 있다.


*김세실

성균관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아동임상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 기획사이자 해외 화가 에이전시인 ‘스토리캣’을 운영하고 있어요. 글을 쓴 책으로는 『아기 구름 울보』, 『달래네 꽃놀이』, 『화가 둥! 둥! 둥!』, 『늑대도 친구가 필요해』 들이 있고,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수학에 빠진 아이』, 『아름다운 실수』, 『구두 한 짝으로 뭐 할래?』, 『아빠, 더 읽어 주세요』, 『당나귀 덩키덩키』 들이 있습니다.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
키스 네글리 글그림 | 김세실 역
후즈갓마이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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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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