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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천 “돈 공부는 청소년 시기부터!”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윤석천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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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금융, 경제 문맹 현상이 심각합니다. 사실 약간의 경제, 금융 지식만 있어도 그렇게 쉽게 피해를 보는 일은 막을 수 있지요. (2020.10.26)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는 칼럼과 강연을 통해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경제 지식을 전달해 온 경제 평론가 윤석천이 청소년들을 위해 쓴 ‘일상의 경제 이야기’다.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크고 작은 일들, 혹은 기사나 SNS를 통해 한 번은 접했을 법한 이슈들을 끝내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윤석천과의 7문 7답에 귀 기울여 보자.





경제는 사실 청소년들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과목입니다. 실제로 수능에서도 경제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100명 중 2명 남짓인데요. 선생님께서 청소년을 위한 경제서를 쓰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경제는 국가의 운명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도 결정합니다. 그리고 경제의 혈액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은 ‘행복’의 필요조건이기도 하지요. 물론 경제와 돈을 모르고도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다만 잘 공부해 둔다면 훨씬 지혜로운 삶이 가능합니다.

불행히도, 한국은 경제, 금융 교육이 미진한 상황입니다. 철저히 입시 중심인 교육과정 탓이겠지요. 중·고등학생이 되면 돈과 경제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학교에선 개념과 이론 암기 위주의 딱딱한 교육만 고집하니,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용 교육은 실종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 범죄나 사기의 주요 먹잇감은 의외로 청년층입니다. 청년들의 금융, 경제 문맹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인데, 사실 약간의 경제, 금융 지식만 있어도 그렇게 쉽게 피해를 보는 일은 막을 수 있거든요.

이 책을 쓴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삶에 필요한 경제, 금융 관련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수업 시간엔 다루지 않는 경제 현상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외우는 게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경제, 금융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를 통해 처음으로 청소년들에게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원고를 집필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신 것은 무엇인가요?

경제학은 원래 ‘정치경제학’이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경제학이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가를 다루는 학문인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지극히 정치적이지요.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 서민을 위한 복지를 늘릴 것인가, 국방비 예산을 증액할 것인가 등을 논의할 때 정치적 견해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요. 경제는 그만큼 정치와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을 쓰며 스스로 다짐한 게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쓰자. 내 생각을 강요하지도 말고 교훈주의로 빠지지도 말자.’ 다시 말해 정치적 색채를 최대한 지우고자 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편향된 생각을 심어주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비, 소득, 신용, 세금… 이 책에서 상당히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셨는데요. 최근 우리나라에 나타난 경제적 현상이나 소비 트렌드 중에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만한 것이 있을까요?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미칠 영향이 염려스럽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전 세계 자산 시장이 폭등했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대표적이죠. 이것은 ‘부의 불평등’을 심화했습니다. 투자할 자산을 가진 이들은 자연스레 더 큰 부자가 됐는데요. 애초에 투자할 자산이 없었던 이들은 기회도 없었던 셈이었으니까요. 젊은이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말 그대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너도나도 이런 자산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겠지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초조함이 이들의 등을 떠민 거라 봅니다.

하지만, 투자할 땐 언제나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자산 시장에서는 더더욱 말이지요. 역사적인 사건들은 ‘붐’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만약 자산 시장이 어떤 이유에서든 하락세를 보인다면 그 피해는 ‘영끌’을 하여 투자한 청년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영끌’ 문화는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방에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퍼지고 있는 거지요. 몇 년 전 가상화폐 광풍이 몰아쳤을 때도 많은 청소년이 가상화폐를 샀습니다. 일부는 돈을 벌었겠지만 대부분은 돈을 날렸을 겁니다. ‘영끌’ 현상을 보며 몇 년 전 그 모습이 떠오릅니다. 투자는 숙고와 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얼마든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이 더는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청소년들에겐 무엇보다 저축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워낙 저금리 시대이다 보니 말씀대로 많은 청년들이 저축보단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투자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합니다. 그 돈은 저축을 통해 마련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돈의 소중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저축을 꾸준히 하다 보면 돈을 모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한다면, 당연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투자가 필수인 시대입니다. 그리고 투자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입니다. 저축만으론 분명 한계가 있으니까요. 다만 투자는 숙고와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없고, 이런 숙고와 노력이란 습관을 저축이 만들어준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건강하고 성공적인 투자는 ‘저축’을 통해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겁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돈과 금융 공부의 중요성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경제는 왜 항상 청소년들에게 비인기 과목인 걸까요?

앞서 말했듯 실생활과 유리된,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이라고 봅니다. 금융 문맹이 많은 것도, 고등교육을 받고도 경제 방송이나 신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경제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려면, 우선 교육의 틀을 바꾸어야 할 겁니다. 실생활과 밀접한 실용 교육이 주가 되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따라서 현재 금감원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금융 교육을 필수 이수 과목 등으로 지정해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일종의 차선책이지요.

청소년들이 건강한 경제주체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를 말씀해 주신다면?

자존감을 갖길 바랍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너무 소중한 존재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귀하게 여길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을 높이고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마침내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의 후광으로 큰돈을 얻는 사람들도 분명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이룬 것이 아니니 오히려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일 수도 있죠. 반면, 스스로 일어선 사람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습니다. 당연히, 느끼는 행복도 더 크겠지요. 우리 모두 결국 행복하기 위해 살잖아요? 돈과 경제적 자립은 행복하기 위한 수단일 뿐. 돈 그 자체를 삶의 목적으로 두는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를 읽게 될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데?”, “정말일까?”라고 묻고 또 물을 때 사고의 폭은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동시에 그 과정을 통해서만 진실에 한 걸음씩 가까워질 수 있죠. 그렇게 탄생한 건강한 반론과 신념이 우리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이 불쏘시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도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지 말고, 이 글을 쓴 사람의 생각이 과연 맞는지 의심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의심하고, 각자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도구로 이 책이 쓰였으면 합니다.



*윤석천

경제 비평가이자 칼럼니스트. 동시대인과 함께 자본주의와 경제 성장주의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그 아픔을 함께하며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미래 청사진을 그려내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와 대한경제교육개발원 등에서 환율과 트레이딩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현재는 선대인교육아카데미와 오마이스쿨 등에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광주일보 등에 경제 칼럼을 썼다. 선대인경제연구소에는 ‘윤석천의 글로벌 뷰’란 칼럼을 쓰고 있으며, 한겨레신문 경제매거진 <이코노미 인사이트>의 ‘Finance’ 집필을 맡고 있다, 은행연합회 월간 <금융>에도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아시아경제, 팍스TV, 매일경제TV 등에 경제전문가로 출연했다.
지은 책으로는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개념과 원리가 있는 실전 외환 투자』, 『개념과 원리가 있는 친절한 기술적 분석』이 있다. 쓴 책들은 예리한 분석과 신랄한 내용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윤석천 저
지상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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