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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평생을 찾아 헤매는 ‘나의 집’

『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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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차』, 『나의 집』의 글작가 다비드 칼리 인터뷰 (2020.10.05)



바닷가 마을 허름한 집에서 태어난 어린아이가 청년기, 장년기, 중년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집을 찾아 다니는 여정을 담은 그림책 『나의 집』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책 『완두』로 잘 알려진 다비드 칼리의 신작이다. 다비드 칼리는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서사에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삶에서 중요한 문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는 재주가 있다. 이번 책 역시 ‘집’을 찾아다니는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우리가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의 구상 과정과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다비드 칼리와 서면으로 만났다.




봄개울 출판사는 2019년 8월에 작가님의 책 『최고의 차』를 출간했습니다. 이번에 두 번째로 『나의 집』을 출간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 책은 ‘집’에 관련된 것입니다. 주인공은 창작 활동을 하는 화가고요. 혹시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것인가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저처럼 창작자이긴 하지만 제 자신은 아닙니다. 설정된 인물이지요.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제 모습이 작품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 작품에서 어떤 장소든 지역이든 그 곳을 ‘나의 집’으로 인식하는 데 조금씩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확히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집은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점차 부족함을 보완하며 집을 옮겨 다니다 보면, 결국은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작품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집을 재산으로 생각해서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입니다. 작가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집과 관련해서 제가 갖고 있는 감정은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부모님도 저에게 자기 집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성인이 된 후에 바로 제 명의의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이후에도 인생을 살면서 여러 번 아파트를 소유했죠. 하지만 한 번도 아파트를 그리 오래 갖고 있지는 못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팔아 버렸어요. 더 이상 그 지역이나 도시, 이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집은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안식처’지만, 동시에 자신을 가두는 ‘우리’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때때로 한집에 오래 머무는 게 마치 감옥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곤 해요.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도 항상 유럽의 이 도시, 저 도시를 옮겨 다니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인생 경험이 길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번 그림책 『나의 집』은 다소 공감하기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 그림책으로 집에 대한 이야기를 기획하고 쓰게 되었나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제가 가장 선호하는 서사 형식이 바로 그림책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딱히 소재나 주제의 제약이 없지요. 그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그림책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했고, 그걸 어떻게 느끼고 감상하느냐는 결국 독자의 몫이겠죠. 아이들은 아이들 시각에서, 어른들은 어른들 시각에서 이야기를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가님은 『나의 집』 속 주인공처럼 여러 집에 살아 보았나요? 작가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집은 어디였는지 소개해 주신다면요?

음, 글쎄요…… 저는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살긴 하지만, 실제로 『나의 집』의 주인공처럼 그렇게 많은 집에 살아 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번씩 어떤 집 혹은 어떤 도시와 사랑에 빠지곤 해요. 여태 살았던 집 중에 괜찮았던 곳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아파트가 기억나네요.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파리의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것도 괜찮았어요. 비록 곧 다른 아파트를 찾아야 하지만요.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집이라고 한다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던 할머니 집에 대한 추억이 가장 커요. 제가 개구쟁이였을 때 가족들과 갔던 곳이에요. 경치도 좋고, 여유롭고, 무엇보다 인자한 할머니가 계셨죠. 이미 오래 전에 헐려서 없어졌지만, 아직도 가끔은 그 집에 대한 꿈을 꿉니다. 

나의 집』 마지막 장면에서, 바닷가 집이 ‘나의 집일까요?’라고 물었을 때, ‘글쎄, 누가 알겠어…(Qui sait…)’라고 대답하며 작품이 마무리됩니다. 왜 확실한 결론을 유보한 채 이렇게 끝을 맺었나요? 

전 지난 몇 년 동안 수천 명의 학생들을 만났고, 학생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비록 작가가 작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끝마쳤을지라도 독자들 머릿속에선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어떨 땐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내 작품에서 ‘끝’이라고 결론 맺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독자들을 어느 지점까지만 안내하고, 독자 스스로 결말이나 이후 이야기를 생각하고 발견하는 자유를 주려고 일부러 열린 결말을 선호하게 되었죠. 

나의 집』에서 주인공이 집을 이사할 때마다 이동 수단이 바뀝니다. 자전거, 오토바이, 작은 승용차, 세단, 비행기, 배 등. 이동수단을 변경하는 설정은 작가님의 의도였나요? 아니면 그림작가인 세바스티앙 무랭(Sébastien Mourrain)의 해석인가요? 

아, 이것은 그림작가 세바스티앙의 의견이었습니다. 세바스티앙은 주인공이 나이 들어 가면서 제반 여건이 바뀌고 사회도 변화하니까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 이동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난 이 아이디어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동의했고요. 세월의 흐름이나 인물의 성장과 변화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서 아주 효과적인 장치였던 것 같습니다.





나의 집』이 한국에서는 『최고의 차』(2019년 출간)보다 늦게 소개되지만, 프랑스에서는『최고의 차』보다 앞서 2016년에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의 집』에서 주인공이 탈것을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최고의 차』에서 주인공이 자동차를 타고 가는 장면과도 구도상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작업할 때 이미 두 작가님은 『최고의 차』를 구상 중이었나요?

자세한 건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그해 저는 세바스티앙에게 『나의 집』『최고의 차』『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 이렇게 세 편의 이야기를 보냈습니다. 그는 세 편 모두 마음에 들어 해서 다 그리기로 결정했죠. 우리는 15년 동안이나 알고 지내는 사이여서 함께 책을 만들자고 여러 번 얘기했어요. 하지만 서로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찾지 못해 말로만 그쳤죠. 그런데 갑자기 동시에 세 편이나 찾아낸 거예요. 프랑스에서 2016년에 『나의 집』이 가장 먼저 출간되었고, 다음해에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 그 다음해에 『최고의 차』가 순차적으로 나왔어요. 그러니까 세바스티앙 머릿속에 어느 정도 세 편을 관통하는 구상이 있었다고 봐야겠지요. 세바스티앙과는 그 즈음에 이 세 편 외에 다른 작품도 함께 작업할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작가님은 『나의 집과 『최고의 차두 그림책을 통해 ‘집과 차’,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이 가장 관심 있는 두 가지 소재에 대한 그림책을 썼습니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요?

집과 차, 이 두 가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꿈꾸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집은 구속받지 않으면서도 포근히 안식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까다로워요. 집을 어디에 정할지 고민하다 보면, 각자 집에 대한 의미를 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까요 ? 그리고 차는… 글쎄요…, 사람들은 모두 멋있는 차를 원하지만, 실제로 차가 꼭 필요할까 의문입니다. 저는 여태껏 한 번도 차를 가져 본 적이 없지만, 아주 잘 살고 있거든요 !  

저는 앞으로도 저만의 고민을 담은 책들을 쓸 계획입니다. 이번 『나의 집 출간을 계기로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집
나의 집
다비드칼리 글 |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 바람숲아이 역
봄개울
최고의 차
최고의 차
다비드 칼리 글 |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 바람숲아이 역
봄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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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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