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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은근히 자극적인 책 BEST 3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54회) 『통상 관념 사전』, 『책, 이게 뭐라고』,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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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0.09.24)


캘리: <책읽아웃> 팬 분들이 서로를 ‘광부’라고 부른대요. ‘오픈채팅방’에서 서로 <책읽아웃> 관련된 좋은 뉴스들을 공유하곤 하는데요. ‘보석 같은 소식을 잘 캐오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광부’라는 말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프랑소와 엄: 너무 멋지네요! 저희가 곧 3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할 계획인데요. 광부 님들께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팟빵 댓글창에 남겨주세요. 

불현듯(오은): 저 역시 다른 행사에서도 <책읽아웃> 팬 분들을 자주 만나요.(웃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오늘 주제는 ‘은근히 자극적인 책’입니다. 


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통상 관념 사전』

구스타브 플로베르 저 / 진인혜 역 | 책세상



이 책이 ‘은근한’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는 이유부터 말씀드릴게요. 시대가 변했고, 나라마다 사정도 다르죠. 관념이라는 것도 달라지고 있고요. 때문에 이 책에 나와 있는 정의를 내 뜻대로 다시 정의해보고 싶어지는 은근함이 있어요. 또 플로베르가 정의한 의미를 보면 곰곰 생각하게 되거든요. 거기다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는데요. 풍자와 해학이라는 것은 당시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힘을 잃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읽고 나서도 풍자적으로 쓰인 것 같은데 나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싶은 경우도 있어서 대놓고 자극적일 수가 없는 거죠.(웃음) ‘자극적인’이라는 키워드의 이유를 말씀드리면,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통용되는 것들이 있다는 점이에요. 날카로운 펜 끝이 상급자들, 부자들, 위정자들에게 가 닿을 때 아주 빛을 발하더라고요. 그걸 참 잘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쓰인 책이기 때문에 당대 상황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지금과는 걸맞지 않은 내용도 있어요. 여성을 대상화 해서 표현한 경우가 없지 않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불편했는데요. 그 불편함의 이유를 생각해보는 순간이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했어요. 

가설. 종종 위험하고, 언제나 과감하다. 

건강. 지나치게 건강한 것은 질병의 원인. 

겨울. 언제나 이례적이다. 

계산서. 언제나 너무 비싸다. 

퀴즈를 낼게요. 정의를 읽어드릴 테니 어떤 단어인지 맞춰보세요. ‘이건 술이 아니에요, 라고 말하면서 이것을 싫어하는 체 할 것. 평민들의 집에서는 열광을 불러 일으킨다. 사람들은 이것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단숨에 꿀꺽 삼킨다. 기념 만찬의 특징을 드러내준다.’ 뭘까요? 답은 ‘샴페인’입니다. 이건 뭘까요? ‘오래 하게 되면 보호시설로 이끈다.’ 답은 ‘예술’입니다.(웃음) 보호시설로 이끈다고 한 부분이 너무 웃기죠. 책의 뒷부분에는 역자 분이 작가와 나눈 가상 인터뷰가 실려 있어요. 플로베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작품을 써왔고, 어떤 작품 세계를 추구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시면 참 좋겠어요.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저 | arte(아르테)


<책읽아웃>을 만들고, 출연도 하니까 팟캐스트 이야기가 있을 거란 생각에 나오자마자 읽었는데요. 역시 장강명 작가님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뚜렷한 신념을 갖고 계시고, 그것을 밝히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는 아주 합리적으로 일하시는 분이시잖아요. 이렇게 출판 생태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제목의 팟캐스트가 끝났는데 굳이 책 제목을 이것으로 왜 했을까, 생각을 했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작가님이 이 제목을 고집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부제가 ‘읽고 쓰는 인간’인데요. 책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좋아하고,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이렇게까지 쓰는지, 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입니다. 

팟캐스트를 하면서 저자를 만난 이야기, 출판계에 대한 고민, 좋아하는 책 추천, 작가로서 고민하는 것들 등 진지한 이야기가 많이 있고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 출판계에 관심이 있으신 분, 팟캐스트를 하고 있거나 즐겨 듣는 분들이 읽으면 진짜 좋을 내용입니다. 좋았던 문장을 소개할게요. 

“나는 성실히 읽고, 쓰는 사람은 이중잣대를 버리면서 남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반성하는 인간, 공적인 인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그는 약간 무겁고 얼마간 쌀쌀맞은 진지한 인간이 될 것이다.” 

책에는 의미, 윤리, 배려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것이 책 이야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마흔을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헷갈린다. 40년쯤 비슷한 표정을 짓고 한 말투를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정말 그 사람의 정수가 스며들게 되는 걸까? 나로 말하자면 첫인상 때문에 오해한 사람의 진가를 나중에 깨달은 적이 너무 많았다. 다른 사람의 진심이나 역량을 단숨에 간파하는 능력보다는 표정이나 목소리로 상대를 판단하려 들지 않는 신중함과 겸손함을 얻고 싶다.”

이렇게 꾸준히 하나의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현상을 파악하려 하고 이야기하려는 작가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에 <책읽아웃> 이야기도 나와요.(웃음) 함께 공개방송 했던 이야기도 있으니 꼭 읽어 보세요. 


캘리가 추천하는 책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 일론 비클란드 그림 / 강일우 역 | 창비



‘삐삐’를 탄생시킨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12편을 담은 동화집이고요. 각 동화에는 저마다 아주 개성 있고, 매력이 넘치는 어린이들이 등장합니다. 깜찍하게 표정 하나 안 바꾸고 거짓말을 지어내는 어린이도 등장하고요. 아주 속시원하게 저주를 퍼부으며 화를 내는 어린이도 등장해요. 실속 없이 위험한 경쟁을 하는 어리석은 어린이, 욕망하고, 두려움에 떠는 어린이 등 생생하게 살아 있는 어린이들이 등장하거든요. 읽는 내내 내 안의 어린이가 뛰어 놀았어요.

표제작 『난 뭐든지 할 수 있어』를 소개할게요. 주인공 '로타'는 "난 아주 많은 걸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귀엽고 씩씩한 어린이인데요. 곧 크리스마스인데 시장에 트리가 다 팔린 거예요. 아빠는 트리를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지만 트리 없는 크리스마스는 말도 안 되잖아요. 이때 오빠가 로타에게 "넌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크리스마스트리를 하나 가져와"라고 말해요. 치사하죠. 아빠는 미안해하면서 어떻게든 구해보겠다, 하지만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하면서 밖으로 나가고요. 로타는 울음을 꾹 참고 이웃집 아줌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갑니다. 

가게에 갔는데 가게 옆 주유소로 아주 커다란 트럭이 들어와요. 보니까 멋진 크리스마스트리용 전나무가 잔뜩 실려 있는 거예요. 로타는 흥분해서 운전사 다리에 매달려 사정을 하지만 운전사는 매정하게 떠납니다. 로타는 그 운전사가 너무 미워서 가는 트럭을 끝까지 째려봤어요. 그런데 운전사가 급회전을 하는 바람에 트럭에서 나무 한 그루가 뚝 떨어지죠. 로타는 트리를 썰매에 싣고 위풍당당하게 집에 돌아옵니다. 그걸 본 오빠는 말하죠. “너는 정말 뭐든지 할 수 있구나.” 정말 삐삐 못지 않은 멋진 어린이 캐릭터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그밖에 죽음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어서 이런 이야기들을 어린이들이 동화로 미리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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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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