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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야, 국악의 날갯짓이 꿈틀거린다

고래야 <박수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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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타이니 데스크 앳 홈'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것도 너바나 티셔츠, 커피 믹스 그리고 삼선 슬리퍼와 함께.(2020.09.09)



오방신과(OBSG)부터 방탄소년단 슈가의 '대취타'까지, 국악의 날갯짓이 꽤 다부지다. 여기에 점차 희미해지는 우리의 것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데 있어 밴드 고래야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를 누비며 한국 가락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환기시킨 이들은 지난 6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타이니 데스크 앳 홈'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것도 너바나 티셔츠, 커피 믹스 그리고 삼선 슬리퍼와 함께.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대중음악은 기분 전환을 위해 쉽게 즐길 수 있게 흘러가고 있다. 고래야의 곡도 그렇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하여 발매한
<박수무곡>은 지극히 한국적인 '신남'을 돋우어 국악이 가지는 어려움에 대한 걱정을 날려버린다. 약 11분 길이의 '박수소리'는 느긋함을 상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여유의 미학을 남긴다. 앨범을 관통하는 청아한 전통악기 박이 리듬을 이끌어 가다 1분을 남기고 장대해지는 합주는 일종의 희열감을 퍼붓는다.

전래 동요 '어디까지 왔니'를 차용한 '왔니'는 일렉트릭 기타가 중심을 잡고 베이스 역할의 거문고, 아이리시 멜로디를 떠올리는 소금의 연주가 차례로 나온다. 이후 보컬을 주고받으며 점차 확장하는 구조에도 사운드는 정리 정돈되어있어 치밀한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날이 새도록'과 '먼동이 틀 때' 모두 한국인의 흥을 제대로 건드린다. 특히 후자의 곡에서 복잡한 박자를 가지고 노는 거문고 연주는 우리를 영적인 소용돌이로 꾀어낸다.

슬픈 노래는 다 집어치우고 밤새워 놀기만 하여 '큰일'을 맞닥뜨린 이들은 좌절하면서도 별일 아니라며 털어버리거나, '떠난다'에서처럼 현실을 도피해 저 멀리 도망가는 혼란의 시기를 겪는다. 이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제자리에 돌아온 '왔단다'는 보컬 함보영과 서사무엘의 달짝지근한 목소리로 힐링의 호흡을 지속한다. 유기적인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굴곡진 인생을 담아 보편적 공감을 깨치게 하면서도 고전적인 언어를 씌워 차별성이 되는 정도의 거리감을 둔다.

팝적인 멜로디에 국악을 살포시 얹은 것도 아니고 온전한 국악도 아니다. 사이키델릭 록, 정통 민요가 적재적소에 두각을 드러내며 각 장르가 가진 낯섦을 서로 덜어주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꿈틀거린다. 젊고 힘 있는 가창, 범대중적으로 접근한 멜로디 그리고 완급 조절까지. 3박자가 고루 들어맞는, 우리 음악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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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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