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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 아닌 일 잘하는 선배가 되는 법

『낀 팀장의 일센스』 한상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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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대응이 필요한 시대죠. 유연한 조직문화 속에서 중간관리자로서 조직을 이끌기 위한 준비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2020.08.07)


상사와 후배 사이에 끼어서 일하는 대부분의 회사원. 사장이 아닌 이상 ‘잘 따르면서 잘 이끄는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생활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고, 위아래로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끝없이 설득하며 나아가야 한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상사와 후배를 움직여 함께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에서 적을 만들지 않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술. 10년 차 인사담당자이자 DB그룹 인재개발원에서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낀 팀장의 일센스』의 한상아 저자에게 처세술보다 강력한 조직관리 방법에 관해 물었다. 



책 제목의 "낀 팀장"을 보며 자신의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독자를 떠올리며 집필하셨나요?

책을 쓰며 가장 먼저 떠 올린 대상은 저 자신이었습니다. 저 역시 약 2년간의 막내 시절 이후부터 좋은 후배로 또 선배로 인정받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항상 고민하며 일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제목에 ‘팀장’이라는 용어가 들어가지만, 팀장을 포함해 누구나 직장생활에서 선배와 후배 사이에 놓인 중간관리자로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직장생활의 지속성과 만족감을 좌우한다고 봅니다. 진짜 중간 역할을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끼어서 고통받지 않기 위해 어떻게 중간에서도 주도하며 일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글을 썼어요.

밀레니얼 세대 담론이 대두되면서 세대론에 바탕을 둔 처세술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조직관리 가이드는 세대론 처세술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세대론은 참 재미있죠. 세대별로 살아온 시대적 배경이 같아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라는 게 있으니까요.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선입견만 키우는 확증 편향을 강화하기 쉽다는 거예요. ‘90년대생이라 당돌해’, ‘베이비부머라 역시 꼰대야’라는 관점은 상대방을 다른 존재가 아니라 틀린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고,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게 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요.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채로 상대방을 바라보면 한 사람이 뿜어내는 다양한 색을 바라보기 어렵잖아요. 이 책에서는 ‘꼰대 상사와 일하는 법’, ‘왜라고 묻는 90년대생을 리드하기’와 같이 세대의 특징을 규정하고, 이에 맞춰 대처하는 스킬보다는 순수하게 함께 일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뿌린 만큼 인정받기 위한 기술을 다뤘어요. 함께 일하려고 모인 곳이라면 어디에서건 통할만 한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조직문화가 바뀌면서 중간관리자가 사라질 거라고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회사의 모든 실무자가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조직이 세상에 존재할까요? 결국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의중을 파악하고, 실무자들의 실행력을 높이며 동기부여 하는 역할은 조직에서 사라지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즉 중간관리자의 절대적인 숫자는 줄어들 수 있지만 영향력은 점차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조직 안의 권력이 분산되고,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하면서 과거라면 실장, 본부장에게 기대하던 역할이 중간관리자에게 요구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니까요.

몇몇 스타트업에서는 이미 빠르게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가기 위해 중간관리자에게도 파격적으로 권한을 위임하고 있어요. 그런 조직 안에서 하나의 서비스와 제품을 담당하는 팀의 리더는 작은 스타트업의 대표와도 같다고 할 수 있잖아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대응이 필요한 시대죠. 유연한 조직문화 속에서 중간관리자로서 조직을 이끌기 위한 준비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기운 빠질 때가 있습니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고 인간관계에서 생긴 피로감 때문에 지칠 때도 있지요. 그럴 때 어떻게 감정을 관리하시나요? 

통제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앞에서 저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려고 먼저 노력했어요. ‘컴플레인을 거는 손님이 단골손님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조직에서도 일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 불만이 있고,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말해봐야 안 될 거라며 “예 알겠습니다.”라고 절대적인 복종을 하는 것보다 “네, 그런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또는 “네, 그런데 제 상황이 이렇습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도 도저히 바꿀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입장을 바꿔 이해하고, 인정해보려고 했어요. 팀장님이 성과관리를 위해 매달 1:1 미팅을 하고, KPI를 달성하고 있는지 진척도를 확인하는 일이 압박감을 줄 수는 있어도 그것은 그분의 고유한 역할이라고 받아들이는 거죠. ‘내가 상대방의 자리라면 과연?’이라는 생각을 해보고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을 인정할 때 스트레스는 줄어들더라고요.

현재 DB그룹 인재개발원에서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고 계시죠. 직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리더분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주제는 역시나 성과 관리, 소통에 관련된 것들이에요. 직장생활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들이죠. 함께 일하기 위해 모인 조직이다 보니 ‘일을 효과적으로 지시하는 방법’, ‘팀워크를 높이기 위한 노하우’, ‘협업과 소통을 위한 구체적인 스킬’, ‘스마트하게 일하기’와 같은 주제들에 관심이 많아요. 결국 리더십은 ‘내가 아닌 남을 통해 성과를 내는 기술’인 것이죠.

책에서 ‘부하직원’이 아니라 ‘후배’라고 지칭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함께 성과를 내기 위해 모인 조직에서 조금 더 오래 혹은 먼저 일했다고 동료를 부하직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 거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수년 전만 하더라도 저 역시 부하직원이라는 말을 들을 때 결코 어색하지 않았는데요. 시대가 변했고, 일사불란하게 지시한 방향대로만 움직여야 하는 시대는 지났잖아요. 

게임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요. 서로를 ‘님’으로 부르는 호칭 문화를 갖고 있었는데요. 호칭 하나만으로도 소통하는 방식과 분위기가 참 많이 변화하는 걸 느꼈습니다. 호칭 하나에도 한 사람의 위치, 권한이 스며들어 있어요.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지고요. 함께 일하는 동료를 부하라고 가정할 때와 서로를 존중하는 ‘선후배 사이’ 혹은 ‘동료’의 관계로 생각할 때 업무 지시 방식부터 달라지지 않을까요?

끝으로 이제 막 중간관리자가 된 사람, 또는 중간관리자가 될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면서 새로 선임된 리더분들과 자주 만났습니다. 결론은 누구나 직책자 혹은 중간관리자가 됐을 때 어려움을 겪는다는 거예요. 본인은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방적인 업무지시와 독선적인 의사결정으로 구성원들이 불만을 품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이와 반대로 끊임없이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는 리더분들도 만나왔어요. 

물샐틈없이 높은 성과를 거두던 실무자로 살아가다가 갑자기 팀원들의 성과를 챙기고, 팀 전체의 성과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니 어려운 것이 당연하죠. 하지만 인간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요. 리더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날 때부터 좋은 리더가 어디 있겠어요. 조직에서 인정받고 성장하는 리더가 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한상아

10년 차 인사담당자이자 선배와 후배 사이에 낀 중간관리자. 산업심리학을 전공한 뒤 유통, IT, 제조, 금융, 컨설팅 등 다양한 산업을 경험하면서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게임회사 넥슨에서 교육 파트장으로 근무했고, 현재 DB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신규 입사자 교육,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뇌과학 기반의 사고 유형 진단인 4MAT 트레이너 자격으로 조직 개발 및 팀 빌딩 교육을 다수 진행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주제로 사내 강의 및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활동을 하고 있다.

‘코모레비’라는 필명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라는 말뜻처럼 내가 가진 생각과 경험이 성장을 원하는 개인과 조직에 따스하게 스며들기를 바란다.



낀 팀장의 일센스
낀 팀장의 일센스
한상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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