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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맞이 서늘한 굿즈 제작기

예스24 굿즈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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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는 오류를 최소화하여 불필요한 후처리 작업이 없게 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업무의 전체를 살필 수 있는 선견지명이 필요하다. (2020.07.24)

언스플래쉬

처음 입사했을 때는 2년간 SNS와 온라인 프로모션 담당자였는데, 일이 손에 익을수록 되려 온라인의 형태가 아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을 결과물로 갖고 싶었다. 그런데 실수가 발생하면 그 생각이 쏙 들어가곤 했다. 일하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등줄기에 식은땀이 쭉 흐르는 느낌과 귓가에 이명이 발생한 듯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웅-웅 대는 순간이. 본능적으로 위험한 상황임을, 실수가 발생했으니 수습이 필요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 서늘한 느낌을 생각하면서, 상품기획에서 피하고 싶은 실수(오류)를 얘기하고자 한다.

실수 안 하는 사람은 없는 법! 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업무를 더 보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므로, 반드시 기억해두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전에 온라인 프로모션을 담당했을 때는 오류가 발생하면 컴퓨터 성능 탓을 해보기도 하고, 디자인의 경우 덮어씌우기를, 링크의 경우 url을 수정하면서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가 가능했다. 이미 벌어진 오류의 광범위한 노출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물건에 비하면 금세 수정이 가능하다. 반면에 '상품'은 출시가 되면 수정이 불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100의 99라 생각한다. 한 제품이 나오는데 3개월은 걸리는데, 오류가 발견되면 정말 서늘한 슬픔이 밀려오는 터라, 잊지 않기 위해 가장 일어나기 쉬운 오류를 말해보고자 한다.


오타

상품 자체만으로 오류를 생각해보면 오타가 제일 아찔하다. 우리 파트에서 기획하는 전사 사은품(분야 사은품과 다름)을 받기 위해서는 5만 원 내지 10만 원 어치 이상을 장바구니에 담아야 하는데, 객단가가 높은 만큼 상품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제의 좌우대칭은 맞는지, 의도한 색상과 동일한지, 박음질은 허접하지 않은 지 등등 몇 번의 시안 수정과 샘플 작업을 거치며 보완한다. 대부분 샘플 작업을 하면서 완성도를 갖춰가지만, 오타는 애초 기획부터 양산까지 늘 신경 써야 한다. 물론 한 명의 기획자만 보는 게 아니라 내부 직원들, 디자이너, 그리고 각종 협력 업체까지 많은 사람이 함께하지만 그래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게 오타이다. 아무래도 오타가 있어도 잘 읽히는, 뇌의 정보처리 덕분이라 생각한다. 시안이나 샘플에서 오타를 발견하면 정말 다행인데, 물건이 출시되고 나서 발견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다.  그래서 물건을 기획할 때 맞춤법 검사기는 항시 켜두고, 외국어의 경우 가산명사인지 꼭 확인한다. 이제 곧 캘린더/다이어리를 기획할 시즌이라 오타에 더 민감해져야 할 때가 왔다. 

Tip: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추천: //speller.cs.pusan.ac.kr/ 


바코드

물건을 다 만들었다면 고객에게 보내기 위해 물류 센터로 입고시킬 차례! 이때 중요한 게 바코드인데 수량, 가격, 상품명, 위치 등의 정보를 가진다. 따라서 보이는 상품 기획, 홍보뿐 아니라 효율적인 재고 운영을 위해 중요한 기능이 바코드이다. 그런데 바코드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면 담은 정보가 많은 만큼 꼬이는 것도 많다. 

수화기 너머로 'A제품이 천개 들어와야 하는데 B가 천개 들어왔습니다.'라는 전화를 받는다면? 아까 말한 땀이 등줄기에 쭉-내린다. 

실제로 제품이 덜 들어왔던지 or 바코드 스티커가 바뀌어 부착되는 식이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입고만 체크하면 되는데, 후자의 경우 머리가 아프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많겠으나,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 경우 작업자들이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혹은 업체와 기획자의 의사소통 실패로 부착 실수가 발생한다. 그래서 상품에 맞게 컬러박스나, 컬러라벨링을 더하여 불필요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기획자는 꼼꼼하게 기획안을 작성하고 두루 살펴야 관련자(디자이너, 샘플사, 제작자 등)들이 모두 탈 없이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책임이 막중하다. 더불어 오류를 최소화하여 불필요한 후처리 작업이 없게 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업무의 전체를 살필 수 있는 선견지명(?)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두 오류가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고,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업무기 때문에 상품기획자들은 유의해두면 좋을 것이다.

물론 아이러니한 오류도 1000에 1개 정도는 있다. 원했던 컬러가 아닌데 샘플실에서 가져온 색상이 예뻐서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알다시피 이런 아름다운 결말은 흔하지 않다. 또한 실수를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런 일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최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전달됐기를 바라본다. 실수는 어느 업무에나 있을 텐데, 업계마다 중요시하는 점(이라 쓰고 오류를 피하고 싶은 일)은 다 있을 터. 댓글로 남겨주시면 소중히 읽어보겠다. 

p.s 지난번 남겨주신 댓글들은 감사합니다. 궁금증에 모두 답해드릴 순 없겠지만, 연재 내용으로 십분 활용해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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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지연(예스24 굿즈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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