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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김이나, 누구에게나 있는 미학

<월간 채널예스> 2020년 7월호 두 번째 책 『보통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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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이 만든 작품, 노래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이 노래가 좋으면 이 곡을 쓴 작곡가를 찾아보고 싶어 하고, 이 사람의 정체성을 보고 작품을 해석하고. 혼자서 상상해보는 식으로 사람을 좋아해요.(2020. 07. 01)


“오늘 대화 재밌으셨나요?” 김이나 작가가 자신의 책에 사인과 함께 써준 문장이다. 아마도 라디오 DJ를 하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목적을 두고 마주한 인터뷰이기 전에 타인과의 대화,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김이나의 작사법』 이후 5년 만에 쓴 두 번째 책 『보통의 언어들』. “지금도 충분히 좋은 에세이가 많은데 내가 또 책을 쓰는 게 의미가 있을까?” 김이나는 오랜 고민 끝에 ‘일상의 언어’를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가 평소 자주 쓰는 단어들을 주인공 삼아, 적확하게 쓰고 있는지 관성적으로 쓰는 말은 없는지, 낯설고 또 익숙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자신을 더 잘 알고 싶은 사람에게 

작사가의 ‘언어’ 이야기.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쓴다면 언어가 좋을 것 같았어요. 내가 어떤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지, 어떤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지는 내 삶의 질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치니까요. 사람의 감정이 ‘언어’라는 액자 안에서 전달된다고 생각했을 때, 이 액자에 관해 말해보고 싶었어요. 

3개월간 집중적으로 썼다고요.

작년 12월쯤 윤곽이 잡혔어요. 당시 MBC 라디오 <김이나의 밤편지>를 진행하고 있었던 터라, 라디오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아 볼까 생각했다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썼어요. 

조금 묵직한 에세이로 읽혔습니다.

읽는 분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목 없이 초고를 썼는데요. 만약 ‘보통의 언어들’이라는 제목을 정하고 썼으면 중압감이 컸을지도 모르겠어요. ‘언어들’이라는 표현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잖아요. 하지만 ‘보통’이라는 단어를 보태면서 좀 편안한 느낌이 들었어요. 

언제 주로 쓰셨나요? 

대부분 스케줄이 있었던 날, 누군가를 만난 날 썼던 것 같아요. JTBC <슈가맨>에 출연했던 때는 이 방송이 저에게 유일한 사회 교류 활동이었거든요. 방송이라는 게 굉장히 의외성이 있어요. 일인 동시에 인간관계가 되기도 하는. <슈가맨>을 촬영하고 나면 어쨌든 방송이니까 굉장히 피곤하거든요. 그런데 신체는 피곤한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확 충전되는 날이 있어요. 몸은 고되도 그런 날이면 작업실에 들러서 몇 꼭지 쓰고 퇴근하고, 그렇게 쓴 책이에요. 

프로필 문구가 “유년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의 칭찬과 사랑을 부족함 없이 받으며 자랐고”로 시작돼요. 조부모님의 사랑이 특별하셨나봐요.

맞아요. 저는 그 부분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기 소개글을 쓰는 일이 좀 쑥스럽잖아요. 하지만 수상 이력을 줄줄 쓰는 프로필은 싫었어요. 뭔가 스토리가 있는, 서사적인 느낌이길 바랐어요. 제가 되게 결핍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자격지심, 인정 욕구도 많고, 여전히 지금도 불안한데요. 이상하게 문득문득 자존감이 건강하다고 스스로 느낄 때가 있어요. 왜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아마 아기 때부터 조부모님과 지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왜 어릴 때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본 사람은 유독 뿌리가 튼튼하잖아요.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요. 저는 어릴 때 아빠 없이 살았고 엄마랑도 많이 떨어져서 지냈거든요. 그 시간을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많이 채운 것 같아요. 

1장 ‘관계의 언어’에 ‘미움받다’라는 단어가 나와요.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을 것”(23쪽)책 제목 후보였다고 들었는데요. 쉬운 것 같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도 해요. 

『미움 받을 용기』가 굉장히 큰 사랑을 받는 걸 보면서 그것만으로 되게 위안이 됐어요. 많은 사람이 ‘미움’에 대해 두려움이 있구나, 나만 못나게 일희일비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제가 그동안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불호가 크게 없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방송은 어쨌든 감독으로부터 편집된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거잖아요. 제 모습이긴 한데, 약간 포토샵이 된. 반면에 라디오는 어쩔 수 없이 한 사람이 완전히 드러나요. 피곤한 날은 피곤한 대로, 컨디션이 다운일 때는 다운인 대로. 라디오를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저 문장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괜찮은 사람인데도 누군가는 싫어할 수 있고, 별로인 사람도 굉장히 큰 사랑을 받을 수도 있고. 그런데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면 나만의 에지는 없어지는 것 같아요. 에지를 버리고 싶지 않다면, 누군가가 나를 미워해도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해요. 라디오는 별로인 제 모습도 드러나면서 ‘그래도 저 사람, 나는 괜찮을 것 같아’하고 좋아해 주시는 거잖아요. 나인 채로 사랑받는 게 더 좋죠.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공감 능력 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혼자 보는 글이 아니니까요. 작사도 마찬가지죠. 한 명의 가수가 부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듣는 ‘글’입니다. 어떻게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20대 때 제가 공감 능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그런가?’ 의문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동의해요. 공감 능력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남의 눈치를 본다는 점이에요. 눈치를 지나치게 많이 보면 불편하지만, 어떻게 보면 눈치는 결국 배려예요. 다른 사람의 시선, 마음을 신경 쓰는 일이니까요. 눈치를 많이 보는 걸 단점이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제 경우 직업이랑 아귀가 맞아떨어지니까 공감 능력으로 평가 받는 것 같아요. 만약 제가 다른 일을 했다면 ‘쟤는 눈치를 많이 보는 애야’라고 비난의 요소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보통의 언어들』을 쓰면서 상상한 독자들이 있을까요? 타인이 사용하는 언어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사람이라든지. 

내 생각을 잘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 그런 분들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결국 다 표현이잖아요. 가사, 무용, 그림은 아니지만 대화도 표현의 기술이니까요. 화려한 기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사용하는 단어와 말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히스토리. 이건 자신에게도 필요한 일이거든요. 자기 모양새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은 사람? 두려움이 있는 사람? 소심한 사람들이 읽으셔도 좋겠어요. “우린 서로 알아볼 것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책을 읽다 보면, ‘이거 내 이야기인가?’ 싶은 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결국엔 좋은 사람이 돼야 해요

가사를 빨리 쓰는 편이라고 들었어요. 마감도 꼭 맞추시고요.

당장 써야 한다면 나오죠. 가사가. (웃음)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의식 과잉이에요. 싱어송라이터는 자의식이 많아도 되고 또 도움이 될 때가 있지만 작사가, 작곡가는 노래의 뒤에 서 있는 사람이라 자기 마음을 잘 지켜야 해요. 나는 ‘one of them’이라는 마인드를 잃지 않아야죠. 가사는 마음가짐에 따라 정말 다르게 나와요. 창작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면 마감은 한없이 늘어나요. 그런데 죽어도 내일까지 마감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든 나와요. 안 나온다는 사람이요? 다 엄살이에요. 그건 싱어송라이터들의 이야기예요. 작사는 직업이거든요. 내 예술을 하는 게 아니에요. 

그쵸. 내일이 마감이면 무조건 원고는 써야 하는데요. 약속이니까요.

제가 A&R(Artist and Repertoire)를 해봤잖아요. 그래서 더 입장을 알아요. 신인 가수나 신인 제작사의 경우, 더 속 터지는 일이 많을 거예요. 물론 각자의 일을 존중해야 하지만 약속은 지켜야죠. 곡을 의뢰한 제작사가 큰 곳이든 작은 곳이든 똑같이 마감을 지켜야 해요. 프리랜서의 일이라는 게 매사 똑같아요. 결국엔 좋은 사람이 돼야 해요. 왜냐면 항상 100점짜리를 만들 순 없거든요. 작사가든, 소설가든. 기복이 있죠. 하지만 한번 꺾였을 때 그 다음을 가능하게 만드는 건, 인성이에요. 그리고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 사람인가, 정말 중요하죠. 

“대중의 칭찬을 의식하면 망한다.” 『김이나의 작사법』에 나오는 문장이었죠. 지금도 이 생각엔 변함이 없나요?

그렇죠. 제가 생각하기엔 되게 잘 쓴 가사인데 대중들은 별로라고 평가하는 곡도 있고, 힘준 가사가 아닌데 대중들이 좋아해주는 경우도 있고. 어쩌면 이게 너무 당연해요. 

의뢰받은 곡을 부르는 가수가 작사가의 취향에 안 맞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사실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는 큰 문제가 안 돼요. 그보다 가사를 쓰기 어려울 때, 그게 힘들죠. 내가 이 음악 스타일을 안 좋아하는 건 괜찮은데, 가사가 안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제 사정을 이야기하거나 저의 최선을 보내요. 부족해도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여러 개의 가사를 올려야 하는 A&R의 입장을 아니까요.

작사가로 전업하기 전에 직장 생활을 꽤 하셨어요. 작사에 도움이 됐나요?

그럼요. 가사를 쓸 때조차 도움이 돼요. 조직원으로서의 시선을 이미 갖고 있으니까요. 가사를 쓰는 일은 어쨌든 음악 산업이잖아요. 혼자 일하는 게 아니고 스태프랑 함께 하는 작업이니까요. 

가사를 정말 잘 쓴다고 생각하는 가수가 있나요?

아이유 씨요. 원래도 잘 쓰는데 점점 더 잘 써요. 최근에 제아 씨의 곡을 썼는데, 와 너무 좋더라고요. 아이유 씨의 가사는 문학적으로는 물론 감각도 훌륭해요. 예전에 타블로 씨가 유일무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요? 스타일리시 하면서 동시에 메시지를 갖고 있는. 이 균형을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타블로 씨가 참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아이유 씨가 그런 것 같아요. 문학적으로 잘 쓰는 건 생각보다 안 어려워요. 감각적인 면을 갖추는 게 어렵죠. 운동 실력과 미감이 있어야 되니까요. 방탄소년단의 RM 씨도 음악적인 아우라가 굉장하죠. 

지금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데이브레이크인 거죠? 

(웃음) 네, 정말 좋아해요. 행동파 덕질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음, 데이브레이크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 들어요. <고막 메이트>도 이원석 씨와 함께 진행하는데, 이분이 가진 긍정적 에너지가 너무 좋아요. 저는 아티스트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예술적 능력과 인간성을 별개라고 생각하는데요. 완전히 분리형인데, 이분은 좀 달라요. 

분리하기 어렵지 않나요?

글쎄요. 무슨 상관이죠? 저랑 알 사람이 아닌데. (웃음) 

그런데 데이브레이크는 예외인 거고요. 

네. (웃음) 오래 전에 발표했던 곡들도 찾아 듣고 이 사람이 쓰는 가사도 분석하면서 들어보곤 해요. 저는 계속해서 새로운 걸 찾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영화도 하나 좋아하면 반복해서 보고. <왕좌의 게임>은 세 번을 정주행 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걸요? <하얀거탑>은 다섯 번을 봤고요.  어릴 때부터 뭘 좋아하면 안 질렸어요. 레고도 어릴 때 좋아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좋아하고요. 새로운 것들이 안 생겨서 그렇지, 좋아하면 꾸준해요. 윤상 선배님을 좋아하는 것도 지금 몇 십년인데요. (웃음) 

책에서 “칭찬을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칭찬이 후한 편인가요?

칭찬이라기보다 모든 사람에게 미학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전 그걸 좀 잘 봐요. <팬텀 싱어>에 출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캐치하지 못한 매력을 잘 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그 매력을 당사자가 인지했을 때, 더 메력이 배가 된다고 생각해요. 확 피어나는 거죠. 칭찬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책에서 ‘간지럽다’는 말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좋아하는 동시에 쑥스러운? 다른 사람에게 박수로 던지는 칭찬이 아니라, 팩트를 전달하는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그것도 자세하게. “당신이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로 당신이 가진 무기”라는 의미예요. 


 

잠깐 특별한 루틴으로 사는 요즘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채널A <하트 시그널>, 웹예능 <고막 메이트>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람, 즉 타인에게 관심이 많아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사람을 좋아해요. 좋아하는데 스킨십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일 싫어하는 말이 “이 사람 알아두면 좋아”라는 이야기예요. 이 말은 20대 때부터 거부감이 있었어요. 모임을 위한 모임을 좋아하지 않아요. 내적으로 통한 사람과는 오래 만날 수 있지만. 저는 정말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세 명밖에 없는데요. 사람을 좋아하는 건 맞아요. 누군가를 관찰하는 일도 좋아하고요. 다만 관계는 좁은 편이에요. 

사람에게 마음을 줄 때 신중한 편인가 봐요. 

그보다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이 만든 작품, 노래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이 노래가 좋으면 이 곡을 쓴 작곡가를 찾아보고 싶어 하고, 이 사람의 정체성을 보고 작품을 해석하고. 혼자서 상상해보는 식으로 사람을 좋아해요. 

방송 출연 섭외가 올 때, 승낙의 기준이 있나요?

예를 들어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가 ‘관찰 당하는 대상’이 되는 건 피해요. 왜냐면 그건 본격적으로 제가 콘텐츠의 주인공이 되는 거잖아요. 그건 좀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제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보면, 약간은 스태프 같은 역할이거든요. 패널을 했거나 보조 MC였거나. 그리고 제 직업적 정체성과 너무 안 어울리는 프로그램은 피해요. 물론 상황마다 조금 다르지만, 숫자는 절대적이에요. 한번에 두 개 이상은 하지 않아요. 이건 체력의 문제라서요. 그리고 또 하나,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해요. 이 사람이 예전에 어떤 작품을 만들었고 그 작품이 히트를 했느냐가 아니라, 출연진을 다루는 방식이 자극적인가 아닌가를 주의 깊게 봐요. 출연진을 인간적으로 아끼는 예능,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죠.



지금 하는 일 중에 가장 ‘인간 김이나’의 정체성과 닮아있는 일은 DJ일까요?

압도적으로 DJ죠. 작사도 물론 제가 드러나요. 하지만 간접조명이죠. 반면에 라디오는 정말 생얼로 서 있는 느낌? 그래서 라디오가 가장 편해요. 

작사가, 방송인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지금이 정점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런 생각을 한지 조금 오래 됐어요. 지난해에 “왠지 올해가 끝인 것 같아”라고 생각했는데, <별이 빛나는 밤에> DJ를 하게 됐죠. <별밤>이 끝이 아닐까? 이거 너무 이상한데 괜찮은가? 왜 팔자에 없는 사랑을 받고 있지? 지금도 신기해요. 

경계하는 것이 있다면요?

뭐든지 편리함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는 것? 굉장히 피곤할 때가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난 친절을 받으면서 사는 일상이잖아요. 어딜 가나 매니저와 대동하고, 내 스케줄을 내가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차에 실려만 다녀도 되는 거예요. 방송국에 가면 1인 대기실에 쓱 들어가고, 그러면 음료수를 가져다 주시고. 이런 모든 과정이 당연해지면 큰일날 것 같아요. 지금 내 인생에서 잠깐 특별한 루틴으로 살고 있는 거지, 이게 디폴트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면 굉장히 불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작사가 김이나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나요?

아. 조금 조심성이 있고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수줍음이 많은 사람을 본능적으로 사랑스럽게 생각해요. 이게 1순위인 것 같아요. 사실 이게 표면적인 취향임에도 불구하고 수줍음이 있는 사람 안에 단단한 것들이 있더라고요. “보통 이런 사람이 괜찮더라”하는. 그런 신뢰가 있어요. 



보통의 언어들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저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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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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