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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의 추천사] 여전히 내게 다정하고 깊은 목소리

작가의 추천사 (9) - 최은영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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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의 추천사에도 소통을 바라는 목소리들을 세심히 들어주는 태도가 있다. 타인의 고통에 기꺼이 마음을 열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면, 깊이 공감할 것이다. (2020.06.17)


관계에 대한 세심한 성찰을 보여주는 최은영 소설가. 그의 소설은 우리를 통과해간 과거의 사람들을 조용히 불러내며, 한 시절의 우정과 고통, 슬픔을 직시한다. 최은영의 추천사에도 소통을 바라는 목소리들을 세심히 들어주는 태도가 있다. “슬픔조차도 비생산적인 감정으로 배척되는 세상에서 어디에도 쓸모없는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는 일”(『일곱 해의 마지막』), “여자인 나에게 강요되었던 침묵이 무엇이었는지, 어째서 나는 아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엄마,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어』) 타인의 고통에 기꺼이 마음을 열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면, 깊이 공감할 것이다. 


최은영 작가의 추천사

『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저 | 문학동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유폐된 시인의 무력감과 외로움을 봤다. 두번째로 읽었을 때 그가 맞서 싸울 수 없는 현실의 강고함을 봤다. 세번째로 읽었을 때야 나는 시인의 눈에 비친 작은 세계를 봤다. 어쩌면 너무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 더 소중한 작은 세계를. 시인이 살았던 세상처럼 내가 살아가는 세상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 슬픔을 모르는 인간, 고독할 겨를이 없는 인간’을 바라는 것 같다. 슬픔조차도 비생산적인 감정으로 배척되는 세상에서 어디에도 쓸모없는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는 일, 그렇게 계속 글을 써나가는 일은 어리석고 그 어리석음의 크기만큼 아름답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알겠다. 내가 왜 매번 김연수의 소설에서 주춤대고 길을 잃어버렸는지를. 큰 물살을 따라서만 흘러가지 않고 지류에 머물며 작은 것들의 이름을 불러주던 작가의 목소리를 어째서 계속해서 듣고 싶었는지를. 그의 소설은 여전히 내게 다정하고 외롭고 깊은 목소리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김병운 저 | 민음사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두려움과 고통,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런 용기 있는 마음을 끝까지 거절하는 세상의 폭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이해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얼마나 익숙하면서도 익숙해질 수 없는 폭력인지 이 소설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했다.”


『엄마,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어』

카르멘 G. 데 라 쿠에바 저 / 말로타 그림 / 최이슬기 역 | 을유문화사



“나도 언젠가 이런 글을 써 보고 싶다. 내가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었는지, 여자로서 말하고 글을 쓴다는 일이 어떤 고통이며 환희였는지에 대해서. 그저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 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통과해야 했던 두려움에 대해서. 여자인 나에게 강요되었던 침묵이 무엇이었는지, 어째서 나는 아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런 책을 써 보고 싶다. 솔직해서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책,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야기를 용기 내어 꺼낼 수 있는 책, 나의 침묵을 찢어 너의 침묵을 귀 기울여 애써 들어줄 수 있는 책을. 글을 쓰는 여자의 이야기는 언제나 내 가슴을 아프게 두드린다.”


『밀크맨』

애나 번스 저 / 홍한별 역 | 창비



“나는 『밀크맨』을 어른으로 살아가는 일의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그것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관한 이야기로 읽었다. 피할 수 없는 억압 속의 선택을 과연 자발적 선택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자발적 선택이라고 믿는 것 중에서 진짜 자발적 선택은 몇이나 될까. 극한의 디스토피아적 설정 속에서, 『밀크맨』은 오히려 내면의 현실을 잔인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 나를 위협하는 것, 내가 도망가거나 타협하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나를 짓누르는 보이지 않는 억압은 무엇인가, 질문하게 하는 소설. 『밀크맨』은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어쩌면 증오도 폭력도 아닌 진짜 사랑, 진실한 삶일 수 있다는 서늘한 통찰을 보여준다. 매력적인 화자가 이끄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충격에 가까운 특별한 독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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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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