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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식(누다심) “스스로에게 화낼 권리를 주세요”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강현식(누다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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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감정에 눈치 보거나 휘둘리느라 상처 입은 나에게 심리학을 선물하세요.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2020.05.29)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는 마음의 상처를 모른척하다가 무너지기 전에, 도저히 참아지지 않아서 마구잡이로 폭발하기 전에, 지금 당장 ‘내 감정부터 먼저 살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주는 책이다. 

내 마음 상태가 어떤지, 현재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자신의 기분을 조절하고,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일 발버둥 치고, 갑질하는 세상 앞에 무조건 친절하기만을 스스로에게 강요당하다 보면, 어느덧 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점점 잊어버리게 되고, 참다 참다 결국 마음이 병들고 만다. 이럴 때 치유를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나를 먼저 챙기는 것’, 나 스스로에게 ‘화낼 권리’를 허락하는 것이다.



‘누다심’이라는 작가님 필명을 듣고 저는 무척 좋았습니다. 혹시 모르실 분들을 위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누다심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과 심리상담을 꿈꾸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심리학과 심리상담이 언뜻 보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과 다르게 요즘에는 심리학자도 언론에 자주 나오고, 또 곳곳에 심리 상담 센터가 보입니다. 그러나 막상 제대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면 너무 딱딱하고 어려워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죠. 또 여전히 인터넷에는 흥미와 재미 위주, 그리고 부정확한 심리 테스트가 난무합니다. 

그리고 심리상담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만 받는 것이라느니, 아니면 자기 마음은 자기가 제일 잘 알기에 심리 상담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이런 면에서 저는 출판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심리학과 심리상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고, 제대로 된 지식과 정보를 드리려는 생각으로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책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역시 사람들이 자기 감정, 특히 ‘화’라는 감정에 대해서 갖고 있는 오해를 깨뜨리고자 썼습니다. 이번 책은 저와 함께 일하시는 최은혜 선생님과 함께 집필을 했습니다. 최은혜 선생님도 상담 현장에서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면서 사람들이 화를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더 힘들어지는 사례들을 접하시면서, 이런 부분을 제대로 짚어줄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책 작업을 같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는 제목이 공감됩니다. “쓸데없이 폭발하지 않고 내 마음부터 이해하는 기술”이라는 부제도 좋은데요, 작가님께서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 가족을 비롯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억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분노와 슬픔 같은 부정적 감정뿐 아니라 심지어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감정까지 상황에 적절하지 않게 드러내면 눈총과 핀잔을 받기 일쑤죠.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차단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런데 감정은 우리 마음의 핵심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마음의 피와도 같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건강할 수 없듯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은 건강할 수 없습니다. 

특히 여러 감정 중에서도 가장 금기시되는 분노라는 감정을 이 책에서는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분노, 다른 말로 화(火)라고 표현되는 이 감정은 실제로 불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불은 잘못 다루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잘만 사용하면 너무 유용하죠. 분노라는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노를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억압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책은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싶으신 분, 분노 조절이 안 되어서 힘드신 분, 또 화를 내야 할 때도 화를 내지 못해서 답답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책의 구성이 흥미로웠습니다. [가연 이야기] [남일 이야기] [성종 이야기] 이런 식으로 에피소드로 시작되어서, 내 옆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에 감정 이입하면서 읽었어요. 그렇게 구성하신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분노라는 감정을 단지 심리학의 연구나 이론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책이 거의 팔리지 않겠죠. 하하. 사실 이 책은 전공생이나 전문가를 대상으로 쓴 책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죠. 제 필명인 누다심처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읽으실 수 있도록 상담 현장에서 너무나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꾸몄습니다. 혹시나 오해하실 수 있어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책에 나온 사례는 어느 한 개인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담은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얼마든지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사례로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최은혜 선생님이나 저나 지금 현재 상담센터에서 일을 하고도 있기 때문에 상담실이라는 설정을 했고요, 상담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 받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을 때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독자들이 꼭 생각해봤으면 하는 지점이 있을까요?

본문 내용 중에서는 몇 가지 정신장애의 진단 기준이 있습니다. 사실 진단 기준을 책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고, 저 역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분들은 진단 기준을 보시고, 스스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섣부르게 진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똑같은 진단 기준이 있더라도 전문가의 판단과 일반인의 판단은 다릅니다. 그래서 혹시나 본문의 진단 기준을 가지고 “난 확실히 OO장애야!”라고 생각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책에서 봤는데 넌 OO장애야”라고 하시면 안 됩니다. 혹시 나는 이런 모습이 있는지 확인 정도만 하시고, 자신의 심리 상태가 정말 궁금하시다면 가까운 상담센터에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진단 기준을 넣었는지 궁금하실 것 같네요. 진단 기준을 넣은 이유는 정신장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몸의 아픔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마음의 아픔에 대해서도 부정확한 정보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를 비롯한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제대로 된 정보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자신이나 타인을 이해해보고, 필요할 경우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아가서 도움을 받으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책에서 보면 어릴 때의 기억이나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관계 맺기나 자존감, 성격형성, 우울증 등등 다양한 문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모든 심리적 어려움이 어린 시절의 경험에 기인한다거나, 어린 시절에 정서적으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했을 경우, 그로 인한 고통이 평생 지속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책에 나와 있는 사례들처럼 확실히 어린 시절의 경험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저는 종종 마음을 언어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어린 시절에 어떤 언어권에서 살았는지에 따라 아주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학습하죠. 그렇다고 평생 그 언어만 사용하고, 다른 언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만큼 자연스럽게 학습하기는 어렵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분명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는 있죠. 우리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변화를 손쉽게 얻을 수는 없지만, 분명 변화의 가능성은 있죠. 

실제로 심리학의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어린 시절 부모를 비롯해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정서적 지지와 애정을 충분히 받으면, 이후의 삶에서 힘든 일을 이겨내기가 수월합니다. 반면 수용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살았다면 감정적으로 불안과 우울에 쉽게 휩싸이기도 하죠.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연인이나 친구, 또 자신을 믿어주고 신뢰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사람이 주변에 없다고, 그래서 자신은 과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상담자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돈을 주고 만나는 인위적인 관계처럼만 보일 수 있지만, 상담자는 인위적인 관계를 넘어 정말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상담이 효과를 보이는 것이죠.  

작가님은 화가 나실 때 그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혹시 이 책에도 그런 내용이 담겨 있나요?

저와 최은혜 작가 모두 ‘화’라는 주제에 끌려서 책까지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저희 두 사람도 화나는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상담을 받으면서, 더 나아가 상담 공부를 하면서 분노나 슬픔, 우울, 질투, 행복,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을 인정하고 느껴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마지막까지 제일 다루기 어려웠던 감정이 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또 집단상담에서 연습을 통해서 나름의 방법을 찾았어요. 제가 화가 났을 때 그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은 모두 책에 나옵니다. 그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책을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책에 나오는 방법은 저만의 독특한 방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고 치료해온 심리학자들이 제안했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얻는 방법이랍니다. 

글 쓰시는 일 말고 혹시 다른 관심 있는 게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저는 꾸준하게 심리학 관련 서적을 출간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서관이나 시민대학을 비롯해 원하시는 곳으로 찾아가서 심리학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이기도 합니다. 또 유튜브를 통해서 제대로 된 심리학과 심리상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고, 심리상담센터에서는 여러 명의 상담자들과 함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개인상담보다는 집단상담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데요, 개인상담이 병원처럼 아픈 것을 치유한다면 집단상담은 휘트니스 센터처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여러 명이 둘러앉아서 관계를 맺으며 갈등도 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연습을 함으로 이 책에서 지향하는 분노의 건강한 표현방식을 추구하죠.

집단상담은 우리나라에 아직 덜 알려졌는데요, 앞으로는 마음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상담에 더 주력하려고 합니다. 또 제 필명이 부끄럽지 않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심리학과 심리상담의 문턱을 낮춰서 누구나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애쓰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강현식(누다심)

누다심 심리상담센터, 누다심 심리학 아카데미 대표. 일찍이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로 심리학 대중화를 선도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심리학 칼럼니스트, 강연가이다. 누다심이라는 필명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의미하며, 다양한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심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스테디셀러 『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 『엄마의 첫 심리공부』,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심리학 공부』,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등 다수의 심리 교양서를 썼으며,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대중매체에 심리학 관련 인터뷰 및 기고 활동을 하고, 공공기관, 기업체, 대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서 대중 심리 강연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강현식(누다심),최은혜 저
생각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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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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