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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경제 “귀를 뚫으면 생리통이 줄어드는 이유”

『귀 잡고 병 잡고』 귀는 우리 몸의 리모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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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셀프 건강검진 포인트예요. 발목을 삐잖아요. 그럼 귀의 발목 포인트가 아파요. 신기하죠?


비염으로 고생하던 학생이 한의사가 됐다. 수술하고 좋은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 안 해 본 게 없다는 한의사 이경제. 이른바 ‘용하다’는 분을 찾아다닌 끝에 알게 된 이침(耳鍼)은 그를 단숨에 매료시켰다.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이침(耳鍼)은 우리 몸의 리모컨. 이경제 원장이 지난 2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귀를 강조하는 이유다. 

1992년 한의원을 개원하면서부터 꾸준히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왔는데 환자들에게 귀 침을 놓으면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는 것을 느꼈다. 놓는 순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굳이 말이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귀 침에는 즉각적인 치료 효과가 있다. 또한 탁월한 효능을 보이며,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10쪽)



요즘 두 딸한테 사과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인터뷰를 많이 안 하셨더라고요. 일부러 고사하는 건가요?

직업이 10개예요. 일이 너무 많은데 굳이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일에 관한 인터뷰는 사양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사생활에는 관심 없고요. 결과, 프로덕트에만 관심 있어요. 

이 자리가 마련된 것도 ‘프로덕트’이기 때문이군요. 

책에 관한 이야기이고 책 이야기하면서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이야기 할 수 있잖아요. 그 정도는 오픈해도 괜찮죠. 가수는 노래를 잘하면 되고 개그맨은 웃겨야 하고 의사는 병을 잘 고쳐야 하고 건강식품은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그 외의 영역에는 무관심한 편이에요. 드라마도 잘 안 봅니다. 다큐멘터리 좋아하고요. 

사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나 봐요.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감정을 봉인한 채로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심리 상담받고 있어요. 20년간 봉인해 온 감정을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요즘 자주 울어요. 심리 상담받으면서 제가 가족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두 딸한테 요즘 사과하고 있어요. (웃음)

뜻밖의 이야기네요. 감정을 살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있죠. 큰딸이 시카고 미대를 다니는데 유학생 우울증에 걸렸어요. 힘들어하길래 친한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 줬어요. 증상은 금방 잡혔는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심리 상담센터를 찾아서 한 달 정도 보냈는데 딸이 좋아졌어요. 그걸 보고 ‘나도 받아야겠다’ 싶었죠. 제가 불 체질이에요. 분노 조절이 안 되거든요. 항상 궁금했어요. ‘나는 지난 30년 동안 정신세계에 관심을 두고 공부도 했는데 왜 다른 사람보다 감정 조절을 못 할까’하고요. 그래서 상담하러 갔더니 굉장한 팁을 주더라고요. 

어떤 팁인가요?

뒤에 카메라가 있다고 생각하라는 거예요. 그러면 나와의 거리가 생기잖아요. 분노가 생겼을 때도 분노와의 거리가 생기니까 해결되더라고요. 30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걸 뒤에 카메라 하나 두고 해결했어요.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렇죠. 사회적 거리를 두듯이…내 감정에 빠지지 않고 거리를 두니까 분노가 시시하게 느껴지면서 조절되더라고요. 뒤에서 카메라가 날 본다는 생각이 획기적이었어요. 열다섯 번 정도 심리 상담하면서 분노 조절이 취미 생활이 됐어요. (웃음) 항상 갑옷을 입고 전쟁터에서 싸우는 사람이 저인데 그 갑옷을 집에서도 입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요즘 그 갑옷 벗는 훈련을 하고, 봉인된 감정을 끄집어내서 쓰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아요. 새롭고요. 그렇게 잘살고 있어요. 



경락은 우리 몸의 ‘위도’와 ‘경도’ 

책 이야기를 해볼게요. 『귀 잡고 병 잡고』는 2001년에 출간한 『이경제의 이침(耳鍼)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책이에요. 우리 몸을 12개 zone(이경혈도)로 구분했는데요. 경혈이 정확히 뭔가요?

지구에 위도와 경도가 있잖아요. 우리 몸의 위도와 경도가 ‘경’과 ‘락’이에요. 위도가 경이고 경도가 락이죠. 경락의 에너지 포인트를 혈이라 하고요. 위도와 경도처럼 우리 몸에도 기가 흐르는 노선이 있어요. 침놓는 자리를 혈 자리라고 하는데 경혈과 같은 말이에요. 혈이 구멍이라는 뜻이잖아요. 버스 정류장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노선이 경락이고 버스정류장이 경혈입니다.  

여러 개의 버스 노선을 12개 구역으로 나눈 거군요. 

우리 몸에 대략 1,000개의 혈이 있는데 이걸 다 외울 수 없으니까 구역을 나누고 싶었어요. 오장육부와 연결된 12 경락과 기경팔맥이 노선이에요. 정규노선이 있고 비정규 노선이 있는 거죠. 처음에 『이경제의 이침(耳鍼)이야기』를 출간할 때는 이걸 10개로 나눴어요. 식도에서 위장, 소장, 대장, 십이지장은 ‘소화계’, 심장, 폐는 ‘호흡계’ 이런 식으로요. 

『귀 잡고 병 잡고』에서 호르몬계와 스트레스계를 세분화하면서 10개에서 12개 zone으로 늘어났어요. 이유가 있나요?   

『이경제의 이침(耳鍼)이야기』를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구역을 더 세분화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새 책 낼 시간이 없어서 이제야 추가하게 됐죠. 호르몬과 스트레스가 중요한데 홀대받는다고 생각해요. 

아,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신경성 위염이라고 하면 꾀병 같은데 위염 맞거든요. 음식을 먹어서 위장에 문제가 생기는 거랑 스트레스받아서 아픈 거랑 같아요. 위장에 병이 난 거니까. 그런데 신경성 위염은 뇌에서 비롯된 거니까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마음을 고치면 돼’ 하는 거죠. 이것도 치료해야 해요. 그냥 ‘마음을 편히 먹어’라든가 ‘극복해’라는 식의 말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알레르기도 같은 이유로 추가한 건가요? 

알레르기도 중요하잖아요. 복숭아나 땅콩 샌드위치 먹고 죽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요. 그런데 알레르기는 건강검진에는 안 나와요. 염증이 아니니까. 염증 위주로 진행되는 건강검진 외에 기능이 저하된 부분과 정신적인 영역, 알레르기를 체크할 수 있는 건강검진이 따로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귀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요. 

귀가 셀프 건강검진 포인트예요. 발목을 삐잖아요. 그럼 귀의 발목 포인트가 아파요. 신기하죠? 혹시 귀걸이 했더니 생리통이 좋아졌다는 얘기 들어보셨어요? 혈 자리를 뚫은 거예요. 귀 위쪽이 난소 자리거든요. 거길 뚫으니까 생리통이 없어지는 거죠. 그리고 (귀를 가리키며) 동그랗게 튀어나온 이 부분, 여기가 머리랑 연결되는 곳이에요. 여길 뒤로 뚫으면 후두통, 앞으로 뚫으면 전두통이 좋아집니다. 그러니까 귀를 뚫거나 피어싱을 해서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죠. 

그럼 귀를 많이 뚫을수록 좋은가요?

3개요. 그 이상으로 하면 자극이 분산돼요. 침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강한 힘이 한군데로 압축되기 때문이거든요. 뾰족해서 포인트가 좁아지니까요. 볼록 렌즈로 종이를 태울 때와 같아요. 빛을 한군데로 모아서 열을 만들고 그 열로 종이를 태우는 거잖아요. 이침(耳鍼)도 마찬가지예요. 2~3개 이상 하지 않는 게 효과적입니다. 과학적 근거는 없어요. 다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확인한 거예요.

지압 스티커를 3개 이상 하지 말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겠네요.

정말 몸이 안 좋아서 많이 하고 싶다면 5개까지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은 의미가 없어요. 차라리 귀 전체를 만져주는 게 좋을 거예요.



부분이 전체를 반영한다 

비염을 해결하고 싶어서 한의사가 되셨다고요. ‘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비염 때문인가요? 

중학교 2학년 때 즈음인가 갑자기 TV 소리가 안 들리더라고요. 비염이 심해지니까 압력이 상승해서 귀가 막힌 거예요. 몇 년을 치료해도 낫지 않아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세브란스병원에서 코뼈 깎는 수술을 했어요. 코 위쪽을 들어내서 염증을 긁어내는 수술이었는데 당시에는 최신 기술이었죠. 그런데 수술해도 낫지 않는 거예요. 의사한테 비염 수술했는데 왜 안 낫느냐고 물어봤어요. 감기 걸린 거래요. 화가 나더라고요. 의사가 환자의 의견을 듣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가 그때 생겼어요. 

아, 그때부터 분노가..(웃음)

그러고 보니 이때부터 분노가 있었네요? (웃음) 증상은 여전한데 의사는 나았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한의대 가서 병을 직접 고쳐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한의대 교수님들이 처방해준 약을 먹어도 안 낫는 거예요. 그러다 제 스승이신 금오 선생님 만나서 조금 좋아지고 한태영 선생님께 사상의학 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그렇게 10년 동안 연구하면서 완치된 거예요. 별거 다 했어요. 얼굴에 뜸 뜨다 물집 생기기도 하고 장침을 코에 넣어서 빼는 치료도 해봤죠. 

그 원리가 이침(耳鍼)이랑 연결되나요?

비염 때문에 이침(耳鍼)을 알게 된 건 아니에요. 한 마디로 용하다는 분들에게 배움을 청하러 다니다가 알게 된 거죠. 어떻게 된 거냐면 아는 작곡가 한 분이 속리산에 용한 분이 하나 있다는 거예요. 귀에다 침을 놓는대요. 그때만 해도 귀에 놓는 침이 없었어요. 금연침, 금주침, 다이어트 정도만 유명했죠. 그런데 귀에 침을 귀에 놓는다니까 얼마나 놀라워요. 속리산에서 천막치고 양봉하는 분인데 중국 남경에서 침구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한국에서는 중국 침구사 자격증을 인정 안 하거든요. 그러니까 무면허 진료인데…

무면허 진료…괜찮은 건가요?

치료비 안 받으면 괜찮아요. 수지침도 치료비 안 받으면 불법은 아니거든요. 그분이 양봉하면서 치료비를 안 받고 취미처럼 환자를 봤는데 진찰이 아주 정확했어요. 귀 몇 군데 눌러보고 어디가 아픈지 다 맞히더라고요. 진단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때 매료된 거예요. 이침 (耳鍼)은 진단이 명쾌하고 안전해요. 효과가 바로 오고요. 자연스럽게 이침(耳鍼)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비염 치료도 마무리했어요. 그분한테 중국의 장침부터 여러 가지를 배웠으니까 침의 사부님이죠. 이침(耳鍼)뿐만 아니라 다른 침도 다 거기서 배웠어요. 

귀에 자극을 주어 치료하는 방법이 서양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새로웠어요.

사실 이침(耳鍼)은 프랑스 침이에요. 유래가 재미있는데요. 신경외과 의사이면서 침구사 자격증을 가진 폴 노지에는 사람이 있었어요. 이 사람한테 어떤 환자가 왔는데 환자 귀에 불로 지진 자국이 있는 거예요. 집시 여인들이 많이 하는 소작법이죠. 그런데 이 환자가 허리디스크가 안 나아서 힘들었는데 이 방법으로 치료하고 허리가 하나도 안 아프다는 거예요. 폴 노지에가 이 말을 듣고 엄청나게 놀라요. 왜냐하면 중국 경혈에는 귀 혈 자리가 없거든요. 귀 주변에만 6개 있고요. 폴 노지에 입장에서는 전혀 모르는 메커니즘인 거죠. 그 뒤로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고민하다 꿈에 태아가 거꾸로 있는 모양을 보고 그게 귀와 모양이 똑같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뱀 여섯 마리가 엉켜 있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벤젠고리’처럼요. 

가설인가요?

그 뒤로 ‘휴먼 버디’라는 가설을 세우죠. 그리고 귀에 음파를 쏘고 음파에 따라 반응하는 장기를 찾는 방법으로 증명해요. 어군탐지기 같은 거죠. 귀 어느 자리에 5Hz를 쏘니까 위장이 반응하고, 다른 자리에 또 쏘니까 간이 반응하고 이런 식으로요. 배 속의 아이가 있는 설계도를 그려놓고 이렇게 찾은 거예요. 폴 노지에가 처음 이걸 발표했을 때 중국 침구학계가 발칵 뒤집혔어요. 황제내경에도 없는 게 나왔으니까. 나중에 중국에서도 이걸 받아들였고 그 뒤로 12 경락, 기경팔맥 같은 해석이 나왔죠.

이때 이후로 중국에서 이침이 자리 잡았나요?

완전히 자리 잡았죠. 이침은 100년 이내에 나온 최신 침이에요. 안침도 마찬가지고 문화혁명 때 나온 두침도 그렇고요. 이외에 우리나라에 있는 수지침, 반사구 등이 모두 100년 이내에 나온 최신 침이에요. 

100년 이내에 나온 최신 침이 많네요. 

이렇게 사과의 단면으로 전체를 추론하는 걸 홀로그램적 사고라고 해요. ‘부분이 전체를 반영한다’는 거죠. 리모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귀 말고 다른 부분도 리모컨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럼요. 손의 앞면이 우리 몸의 앞면이에요. 뒷면은 몸의 뒷면이고요. (손을 보여주면서) 여기가 생식기, 여기는 항문이고요. 오장육부가 여기 다 모여 있어요. 눌러봐서 아프면 그 위치에 해당하는 장기가 안 좋은 거예요. 실제로 수지침을 놓아 보면 검은 피가 나오는 데가 있어요. 그쪽이 체했거나 염증이 있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거예요. 

체할 때 손 따는 것과 같은 원리이군요. 

오장이 다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손을 다 따보면 특별히 물총처럼 피가 많이 나오는 데가 있어요. 혈관을 잘못 건드려서 그런 게 아니라 그쪽이 울체(鬱滯)되고 막힌 거예요. 술 많이 먹은 날은 새끼손가락에서 많이 나와요. 감기 걸렸을 때는 엄지손가락에서 많이 나오고요. 

그러면 귀, 손, 발을 동시에 하면 더 효과가 좋을까요?

제가 다 해봤습니다. (웃음) 해봤는데 몸이 너무 힘들어요. 하루에 운동을 여러 가지 하면 힘들지 않을까요? 적당한 자극을 주는 게 중요해요. 건강 상태에 따라 해야 하고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고 경험적으로 아는 거예요. 다 해봤기 때문에 잘 알아요. 



알아차리면 좋아져요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귀를 자극하는 게 좋은가요? 아니면 적정 시간이 있나요?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누르면 며칠 눌러야 해요. 만성이라면요. 간단한 건 조금만 자극하면 없어집니다. 손 줘보세요. (손의 혈 자리를 짚으며) 여기를 합곡이라고 하거든요? 여기를 누르면 다른 곳이랑 느낌이 다를 거예요. 여기가 혈이에요. 

아, 정말 아프네요. 

거기가 혈이에요. 세게 눌러서 아픈 게 아니라 기가 느껴지는 거예요. 그 느낌이 혈이고요. 그러니까 혈 자리는 처음에 촉진을 잘해야 해요. 거기 누르면 시원하죠. 그런데 계속 누르면 어떨까요? 스트레스받겠죠? 그래서 지압은 너무 오래 누르지 말고 5초씩 해서 10번 정도가 좋아요. 인내심 있는 사람이라면 30번 정도 하시고요. 안 아플 때까지 누른다? 그건 이상적인 이야기죠. 매일 조금씩 해서 안 아파지면 좋죠. 그런데 온종일 하다가는 몸 축나요. 

귀 마사지와 귀 패치를 연달아 할 때는 어떤 걸 먼저 하는 게 좋나요?

마사지 먼저 해야죠. 어디가 아픈지 알아야 하니까요. 알아차리면 좋아지거든요. 만약 내가 (목을 짚으며) 여기가 아프다고 해보세요. 그런데 약이 없어요. 그러면 여기에 스카치테이프만 붙여도 좋아져요. 

스카치테이프요?

자극이 가니까요. 그러면 뇌가 관심을 가져요. ‘여기 뭐 있니?’ 하는 거죠. 뇌가 관심을 가지면 회복되는 거예요. 마사지를 먼저 해야 하는 이유도 같아요. 그리고 혈 자리를 정확히 알고 붙이면 기대하는 마음이 생겨요.  상승효과가 일어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침 놓을 때 반드시 이야기합니다. 말해서 알아차리면 효과가 커지니까요. 

좋은 생활 습관도 소개했는데요. 좋은 걸 하는 것과 나쁜 것을 하지 않는 것 중 무엇이 우선인가요?

나쁜 걸 하지 말아야죠. 그래야 나빠지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나쁜 걸 안 한다고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나빠지지 않을 뿐이죠. 술을 끊었는데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어요. 당연한 거예요. 30분 정도는 운동해야 좋아지죠. 나쁜 걸 안 했다고 좋아지길 바라지 마세요. 더 나빠지지 않을 뿐이에요. 좋은 걸 해야 좋아집니다.

 

허준 선생도 링거를 알았다면 처방했을 거예요

유튜브 ‘이경제TV’를 운영 중이에요. 방송 활동을 오래 했지만 유튜브는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방송을 20년 넘게 했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요. 방송으로는 한의학계의 신동엽이라고 보시면 돼요. (웃음) 그런데 아직 유튜브는 잘 모르겠어요. 지난 5년간 유튜브를 매일 3시간씩 봤는데 100%는 모르겠어요. 한 50% 정도 알 것 같아요. 아직 공부 중이에요. 

『귀 잡고 병 잡고』를 소개하면서 의학서라기보다 건강서로 이해해달라고 거듭 강조하시더라고요. 

공격하는 세력이 많아서요. 과학적인 근거가 있냐는 말 많이 들어요. 먼저 얘기하죠. 과학적인 근거 전혀 없고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라고요. 그리고 홈쇼핑 방송에 나가면 그거 약이냐고 묻는 사람도 많아요.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의약품 아닙니다. 보양식입니다”라고요. 한계를 설정해 놓는 거죠.  

침뿐만 아니라 양방 치료도 자주 권하시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으면 하고 못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좋은 병원을 소개해 줘요. 예전에 어떤 건강 프로를 할 때 한 작가가 “두릅을 먹으면 무릎이 좋아지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그랬죠. 두릅은 맛으로 먹으라고. 두릅 1톤을 먹어도 관절에는 도움 안 된다고 했어요. 병은 약으로 고쳐야죠. 저는 오늘도 링거 맞고 왔거든요. 회의도 있고 인터뷰도 있는데 어제 술을 먹어서요. 링거 맞으면 바로 좋아져요. 간에 있는 2차선 도로를 16차선으로 만들어 주니까요. 허준 선생이 링거를 모르니까 안 했지, 있었으면 처방에 올리셨을 거예요. 

실용성을 중시하시는 것 같아요. 

중요하니까요. 2000년도에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하는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어요. 이제마 선생님 이름을 따서 ‘제마 스터디’라고. 그때 공부하면서 한의학이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했죠. 

한의학이 번거롭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당시에 개그맨 정준하 씨가 하는 야구단의 팀 닥터를 했어요. 경기 때마다 침, 뜸 다 챙겨갔죠. 그런데 경기 중에 다쳐서 아픈 사람한테 언제 침놓고 뜸을 떠요. 파스 스프레이 뿌려야죠. 그때 한의학이 응급에 너무 약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실용성이 떨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로 한의학을 실용적으로 하려면 양방과 손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요즘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다 바늘로 침놨는데 요즘에는 무통 사혈침 많이 쓰잖아요.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아무 생각 없이요. 두통이 있으면 두통 편만 찾아보면 돼요. 다 읽을 필요 없어요. 

실용적이네요. 

내 몸 사용 설명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품설명서 공부하지 않잖아요. 다 읽지도 않고요. 설명하다 막혔을 때 보듯이 살다가 막혔을 때 보시면 돼요. 

    


이경제 원장의 귀 잡고 병 잡고
이경제 원장의 귀 잡고 병 잡고
이경제 저
도서출판그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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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진영

'이야기하면 견딜 수 있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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