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체리 피커로 비난받는 육아휴직 복귀자 서러워요

『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4편 직장 내 괴롭힘 가이드북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육아휴직자의 승진에 대해서 회사 정책이 명확히 존재하는데도 직원들 사이에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직구성원 전체가 개인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0.02.26)

직장내괴롭힘_채널예스연재4편_사진1.jpg
언스플래쉬

 

 

*문제 상황

 

공기업인 H은행 10년 차 35세 한영희 대리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지 1개월째다. 영희 씨는 몇 년간의 난임 시술 끝에 겨우 임신에 성공해 쌍둥이 남자아이를 출산하고 8개월 만에 서둘러 복귀했다. 정부에서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는 등 일, 가정 양립 지원에 적극적인 H은행은 육아휴직을 촉진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에 근무 평가를 중간에 해당하는 B로 부여한다. 휴가 전 승진 심사 대상이었던 영희 씨는 이번에도 과장 승진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승진 누락 직원을 중심으로 “뼈빠지게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놀다 와서 승진? 어이없다” , “역차별이 아니냐”며 수군거리는 분위기다. 직원들이 소통하는 회사 블라인드에는 “본부장에 줄을 댄 휴직녀 승진”이란 근거 없는 댓글을 시작으로 영희 씨의 승진을 문제 삼고 있다.

 

M팀장은 면담에서 “한 대리,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아. 업무도 파악해야 하니 이번에는 양보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며 운을 뗐다. 난임 시술 기간 내 담당의는 절대 안정을 권유했지만 입사 후 6년간 원격지 근무를 포함해 야근과 휴일 근무까지 누구보다 성실히 근무했다. 승진마다 가장인 남자 사원에게 양보한지라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 일거에 거절했다. 그러자 이제는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복지 시대의 체리 피커, 자신의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라며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 달렸다.

 

월말 마감으로 바쁜 시기에 시어머니로부터 마침 쌍둥이가 장염으로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퇴근하는 영희 씨에게 팀장은 “회사가 한 대리 마음대로 하라고 있는 데야?” , “이래서 과장은 어떻게 하겠어?” “이러니까 체리 피커라는 소리를 듣지”라며 핀잔을 줬다.

 

 

직장내괴롭힘_채널예스연재4편_사진2.jpg

언스플래쉬

 



*상황 분석


이슈1. SNS를 통한 거짓 소문


승진 누락 직원을 중심으로 “뼈 빠지게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놀다 와서 승진? 역차별이 아니냐”며 수군거리는 분위기다. 직원들이 소통하는 회사 블라인드에 근거 없는 댓글을 시작으로 영희 씨의 승진을 문제시하고 있다. 육아휴직자의 승진에 대해서 회사 정책이 명확히 존재하는데도 직원들 사이에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직구성원 전체가 개인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슈2. 승진을 양보하도록 권리 포기를 종용


M팀장은 면담에서 “한 대리,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아 업무 파악도 해야 하니 이번에는 양보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라며 운을 뗐다. 회사 절차에 의해 정해진 승진을 양보하도록 해 권리를 행사하지 않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쌍둥이들의 장염 소식에 조기퇴근을 하려 하자, “회사가 한 대리 마음대로 하라고 있는 데야?” , 이래서 과장은 어떻게 하겠어?” , “이러니까 체리 피커라는 소리를 듣지”라며 세간의 비난을 그대로 전달하여 영희 씨의 고충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직장내괴롭힘_채널예스연재4편_사진3.jpg

언스플래쉬

 



*조직 및 개인 멘토링

 

제도적으로 여성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직장 생활과 임신, 출산, 육아를 병행하기는 여전히 힘들다. 2018년에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실시한 ‘육아휴직 사용 실태 및 욕구 조사’ 결과, 육아휴직 사용의 어려움으로 ‘재정적 어려움(31.0%)’에 이어 ‘직장 동료 및 상사의 눈치(19.5%)’가 2순위로 나타났으며, 남성은 ‘퇴사 및 인사고과에 대한 불안감(46.9%)’, 여성은 ‘회사의 복직 요구(57.5%)’로 인해 계획보다 휴직을 적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최근 육아휴직은 허용하지만 휴직 후의 복직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복직하더라도 부당하게 배치 전환을 하거나 직무를 없애는 등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육아휴직을 비롯한 가족친화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가 일, 가정 양립의 중요성에 대한 강한 의지와 철학을 가지고 직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함으로써 이 제도가 일과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 구성원의 특성과 니즈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제도를 마련하고,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에 노력하며, 일, 가정 양립에 관한 정부 정책과 사내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사례에서 H사는 제도적으로 모성 보호 정책을 갖추고 있으니, 용기를 가지고 버티며 회사를 변화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스스로가 괴롭힘에 맞설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지만, 동료와 가족 등 주변에서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례에서 나오는 행위들은 한 대리의 정당한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비판으로서 정당하지 않다. 권리로써 확보한 승진을 양보하도록 종용당하는 것은 부당한 압력이다. 이는 모성권의 침해이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로 인한 고통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위자료 청구대상이므로 법적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

 

 



 

 

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문강분 저 | 가디언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설명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 주는 가이드북이다. 우리가 새로운 조직문화를 선도해 나갈 때이다. 이 책을 통해 종속 노동 시대에서 존중 노동 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문강분

현 행복한 일 연구소ㆍ노무법인 대표. 1993년 공인노무사가 되면서 노동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야말로 직장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예방하고 갈등을 해소해 줄 핵심적인 분야라는 것을 깨닫고,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될 때까지 관련 연구와 강의를 꾸준히 진행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제화는 불신과 분열로 점철된 일터를 행복한 일터로 이끌 전환적인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설명하고 온갖 고충으로 힘든 현장에 가이드를 제시하는 이 책이 존중 일터, 행복한 일터로 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문강분> 저13,500원(10% + 5%)

처음 만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갑질 행위, 야근 강요, 성희롱, 언어폭력, 남녀 임금?승진 차별, 공익 제보자 불이익….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노동자와 노동자의 가족을 보호할 뿐 아니라, 건강한 조직문화로 기업의 효율성도 높이는 실..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를 다룬 최초의 책

판교가 뜨겁다. 3.3m²당 매출 5억 3,000만 원이 발생하는 그곳에선 누가, 어떻게, 왜 일하고 있을까? 당근마켓, 마켓컬리, 뱅크샐러드 등 시장 판도를 단번에 뒤바꾼 판교의 유니콘들이 완벽하게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법을 꼼꼼하게 분석한 새로운 시장 관찰기를 담은 책.

어떻게 세금은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세금은 국가가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동원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다. 그런데 세금이 오히려 불평등을 부추기고 있다면?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다른 나라도 미국을 따라하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합법적인 탈세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추적했다.

시인 백은선의 세 번째 시집

시인은 “시를 쓸 때는 완전히 솔직한 동시에 한 치도 솔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데, 그가 시의 언어로 재구성한 진실은 그런 고백이 무색할 만큼 여기 삶에 가까이 와 닿는다. 그러니 그 앞에 우리도 꾸밈없이 마주앉을밖에. 덕분에 물러서지 않고 한걸음, 함께 기쁘게 내딛는다.

작가들의 일기장을 닮은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

작가들의 매일을 기록한 내밀한 일기이자 자신의 문학론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 일기주의자 문보영 시인의 『일기시대』와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에 도전한 강지혜 시인의 『오늘의 섬을 시작합니다』로 첫 문을 연다. 하루하루 무심코 지나가는 일상에서 건져낸 영원을 담은 매일의 쓰기.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