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뮤지컬 <보디가드>의 디바, 가수 손승연

뮤즈 휘트니 휴스턴을 연기하며 점점 닮아가고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초연 때 아쉬운 게 많아서 이번에 만회해보고 싶었는데, 주연 중에서는 제가 유일한 초연 멤버다 보니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닌 제게 다들 의지하시더라고요.

공연사진_레이첼_손승연 (4).jpg

 

 

2월 11일은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기일입니다. 그녀가 숨을 거둔 2012년의 마지막 달, 영국 런던에서는 뮤지컬 <보디가드> 가 초연됐는데요. 휘트니 휴스턴이 직접 출연해 1992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팝스타 레이첼 마론과 그녀의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의 러브스토리를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7곡 연속 1위를 기록한 유일한 여성 아티스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여성 가수로 기네스북에 오른 명성을 대변하듯 무대에는 귀에 익숙한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들이 흩뿌려지는데요. 여느 뮤지컬과 달리 레이첼 마론이 대부분의 넘버를 소화하는 데다 그 어렵다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라서 주연 배우들의 고충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가수 손승연 씨는 초연에 이어 재연도 무대를 지키고 있죠. 서울 공연 막바지인데도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손승연 씨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20200103-36011_1.jpg


 
시작할 때는 그야말로 대장정이었는데, 이제 몇 회 안 남았더라고요. 너무 아쉬워요. 대구와 부산에서도 멋진 무대 보여드려야죠.

 

레이첼 마론과 프랭크 파머 역만 보면 유일한 초연 멤버죠?


그렇죠. 초연 때 아쉬운 게 많아서 이번에 만회해보고 싶었는데, 주연 중에서는 제가 유일한 초연 멤버다 보니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닌 제게 다들 의지하시더라고요(웃음). 초연 때는 뮤지컬을 많이 했던 (이)종혁 오빠가 프랭크라서 많이 의지했는데, 이번 프랭크들은 두 분 모두 뮤지컬 자체가 처음이라 제가 느끼는 부담감이 컸어요. 영국 제작진도 무언가 맞춰볼 때 ‘너는 해봤으니까 처음 하는 배우들부터’라고 하고요.  

 

국내에서는 2016년에 초연됐는데 그 사이 다른 뮤지컬은 참여하지 않았더라고요. <보디가드> 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몇 개 작품에서 섭외가 들어오긴 했는데, 전국 투어 콘서트 중이라 연기적으로 깊게 공부하고 연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가 없었어요. <보디가드> 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작품 자체는 무척 좋았지만, 초연 때 성대가 크게 상했거든요. 한 번도 목소리로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무리한 일정에 뮤지컬까지 하다 보니 성대에 무리가 됐나 봐요. 병원을 5곳이나 다니며 이런저런 치료방법을 들었고, 공연 중간 중간 주사 시술을 받으며 간신히 초연을 마칠 수 있었어요. 그 뒤로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고요. 성대도 근육이다 보니 근력이 좋아졌는지 이제 노래를 하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보디가드>라고 하니까 무섭더라고요.

 

가수가 성대에 문제가 생겼다면 굉장히 무서웠을 것 같아요. 휘트니 휴스턴이 말년에 자신의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는데, 그 심정도 조금은 이해가 됐을 테고요.


재연 들어가기 전에 휘트니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녀의 음악을 듣고 가수를 꿈꿨는데, 나의 뮤즈가 망가져 가는 모습을 담아낸 게 팬으로서 미웠고, 주위에서 그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도 속상했고요. 저도 성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너무 우울하고 무서웠거든요. 치료를 받으면서도 수많은 생각이 들었고, 제가 노래하는 예전 영상을 보면서 ‘다시 저렇게 부를 수 있을까’ 두려웠어요.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건가 싶고.

 

 

공연사진_레이첼_손승연 (5).jpg

 

 

휘트니 휴스턴 노래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가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겨울왕국2> 주제곡을 부르던데, 단순하게 비교하면 어떤 게 더 어렵나요(웃음)?


휘트니 휴스턴 노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어렵죠. 수많은 가수가 그녀의 노래를 부르지만, 완벽하게 휘트니만큼 부르는 건 못 들어본 것 같아요. 저도 지금 <보디가드> 를 공연하고 있지만, 그녀의 라이브 동영상을 볼 때마다 회의감이 들어요. 내가 부르고 있는 노래가 이 노래인데... 공연에 나오는 곡들도 원-키에서 낮춘 거예요. 영국 제작진에게 물어봤더니 런던 초연 배우가 첫공을 끝내고 바로 목이 쉬어서 키를 낮췄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전체 넘버 15곡 가운데 13곡을 레이첼 혼자 부르니 더 무리가 되겠죠. 가장 어려운 곡은 어떤 건가요?


다 어려워요. 일단 ‘I Will Always Love You’는 무반주로 시작하는데, 피아노가 나올 때 음정이 안 맞을 수 있어요. 첫음을 잘 맞춰도 사람이다 보니 점점 음이 플랫되면 피아노 연주가 나올 때 그 음에 맞춰 올려야 하는데 그게 참 추하거든요(웃음). ‘One Moment In Time’도 어려워요. 공연 마지막 부분이라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워낙 스케일이 큰 노래라서 다른 무대나 방송에서 부른다 해도 어려운 곡이에요. 

 

무대 위에서 해야 할 것도 굉장히 많잖아요.


그렇죠. 극 안에서 또 콘서트를 하니까 옷 갈아입는 게 일이에요. 20벌 가까이 되는데 초연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연습 때 장면 장면 나눠서 할 때는 몰랐는데, 런이라는 걸 한 번 도니까 너무 빠르더라고요. 옷 갈아입고 들어가서 감정 이입 하는 것 자체가 힘들고, 프랭크랑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서 데이트하고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나고, 이게 뭐하는 건가(웃음).

 


손승연 씨가 뮤지컬 <보디가드> 레이첼 마론의 의상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더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처음으로 무대 연기에 도전한 두 명의 프랭크는 어떤가요? 이동건, 강경준 씨는 보기에도 성향이 많이 달라 보이는데요.


달라요. 동건 오빠는 정적이고 평상시에도 프랭크 같은 모습이에요. 낯을 가리는 편이라서 먼저 다가가야 하고. 전문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차가운 프랭크의 모습과 굉장히 어울려요. 반면 경준 오빠 같은 경우는 사석에서도 무척 개구쟁이고 장난꾸러기라서 그 성격에 어떻게 프랭크를 연기하는지 궁금할 정도예요. 극 중 제 아들을 대하거나 데이트 장면에서는 따뜻함이 확실히 묻어나고요.

 

 

공연사진_레이첼_손승연 (6).jpg

 

 

초연 때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스스로 달라진 점이 느껴지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자로서는 성숙해진 면이 있는 것 같고, 가수로서도 훨씬 많은 경험을 하면서 레이첼 마론이라는 캐릭터에 좀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어요. 초연 때는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신경 쓸 게 너무 많으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캐릭터를 분석하게 됐고요. 3년 전에는 춤과 연기를 잘하지 못하니 노래라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노래에 무척 신경을 썼거든요. 그래서 노래와 연기가 확연히 갈렸을 텐데, 이번에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예전에는 ‘휘트니가 이 노래에서 이런 기교를 썼으니까 나도 보여줘야 해’라고 생각했고, ‘너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디렉션까지 받았거든요. 그때는 그 말도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무슨 말인지 알죠(웃음).

 

그만큼 성장한 건데, 반면 가수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꿈을 이룬 거니까 좋은 점이 훨씬 많았죠. 그런데 한동안은 힘들기도 했어요.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 열정만 가지고 시작했던 일이 노동이 되고 반복되니까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당시 한 달 31일 중에 30일 무대가 있었거든요. 주변에 이런 얘기를 하면 모든 직업이 그렇다고 하고. 한번은 ‘불후의 명곡’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문)희준 오빠가 ‘승연이 노래를 일처럼 하는구나’ 하시더라고요. 그런 힘든 마음이 노래에도 묻어났나 봐요. 다행히 소속사를 옮기고 더 큰 목표를 갖게 되면서, 또 제 이름을 건 콘서트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어떤 목표인가요?


제 음악을 통해 감동받고 행복감을 느끼는 대중을 세계로 확대하고 싶어요. ‘I’m Not A Warrior’로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는데, 세계적으로 입지가 다져진 K-POP 시장에서 솔로 가수가 이런 음악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고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한류 스타들에게는 익숙한 무대겠지만 저는 객석 규모가 2만 명이 넘는 그런 무대에서 공연한 게 처음이었어요. 그때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경험했는데, 더 넓은 무대에서 노래한다면 또 얼마나 많은 걸 배우겠어요. 이런 목표가 생기니 힘들 틈이 없어졌죠(웃음).

 

몇 년 뒤 <보디가드> 삼연이 있다면 레이첼 마론에 더욱 가까워져 있겠는데요(웃음)?


맞아요,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공연하느라 연습실에 가지 못할 때도 ‘레이첼 마론은 이런 공연을 몇 개 나라에서 몇 번이나 했을까’ 생각했거든요. 캐릭터로서 또 다른 경험을 한 거죠. 지난 3년간 한 발 한 발 그녀와 비슷해져 온 만큼 다음에는 좀 더 가까워져 있겠죠. 일단 3월 <보디가드>  공연이 끝나면 정규 음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손승연의 색이 묻어나는 곡을 만들면서 더욱 뮤지션다운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뮤지컬 <보디가드> 공연 예매하러 가기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기사와 관련된 공연

오늘의 책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내가 되는 꿈』은 어른이 된 주인공이 과거와 마주하며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괴로움까지 빼곡히 꺼내어 깨끗이 씻어내 바로 보는 일, 그 가운데서 떠오르는 보편적인 삶의 순간, 생각과 감정이 어느 것 하나 누락 없이 작가의 주저하지 않는 문장들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직접 쓴 유일한 책

전 세계 부호 1위이자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 이제 그는 아마존 CEO 타이틀을 뒤로 하고 자신이 평생 꿈꿔왔던 우주 개척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남다른 인생 행보를 걸어온 베조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움직이는 힘'을 2개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바로 '발명'과 '방황'이다.

김혼비 박태하, K-축제 탐험기

김혼비, 박태하 작가가 대한민국 지역 축제 열 두 곳을 찾아간다. 충남 예산 의좋은형제축제, 경남 산청 지리산산청곶감축제 등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지역 축제에서 발견한 ‘K스러움’은 이상하면서도 재미있고 뭉클하다. 두 작가의 입담이 살아있는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일본이라는 문제적 나라 이해하기

친절한 국민과 우경화하는 정부, 엄숙한 가부장제와 희한한 성문화, 천황제 등 일본은 외국인이 보기에 쉽게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 공존한다. 일본에서 40년 넘게 살아온 태가트 머피가 쓴 『일본의 굴레』는 이러한 일본의 모습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