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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이광재 “책을 봐야 세상이 보인다”

여시재 원장으로 사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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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독서하고 메모하는 인간이었다는 점이에요. 창의력이라는 것이 그냥 생기지 않잖아요. 지적 탐구에서 결국 호기심이 생기는 거죠. (2020.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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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채널예스』가 2020년 신년을 맞아 열독가로 알려진 이광재 여시재 원장을 만났다. 재단법인 여시재는 국가미래전략을 위한 싱크탱크로 통일한국과 동북아의 미래 변화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세계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5년 12월에 설립된 공식법인이다.

 


여시재(與時齋), ‘시대와 함께하는 집’

 

“아직도 일간지 신간 서평을 읽냐고요? 그럼요. 세상의 흐름을 보려면 꼭 읽어야죠.” 재단법인 ‘여시재’ 원장으로 활동하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매 주말 빼먹지 않고 서점에 간다. 신문에 나온 서평 중 읽을만한 책을 메모한 후 직접 책을 보고 구입한다. 주로 읽는 책은 사회과학, 역사 분야.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뇌과학자 김대식이 쓴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다.

 

“김대식 교수는 인공지능을 전공한 과학자잖아요. 그런데 로마 제국을 다룬 책을 냈어요. 굉장히 흥미로운 일 아니에요? 지식인은 사회에 애정을 갖고 사회를 관찰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철학자인 애덤 스미스가 정치경제학자로 변신해 『국부론』 을 쓴 것처럼, 과학자이기 때문에 꼭 과학만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끊임없이 자신의 지적 세계를 열어가는 거죠. 최근에 『뉴욕타임스 부고 모음집』 도 읽었는데, 인간의 인생이라는 것이 참 우연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독서하고 메모하는 인간이었다는 점이에요. 창의력이라는 것이 그냥 생기지 않잖아요. 지적 탐구에서 결국 호기심이 생기는 거죠.”

 

여시재(與時齋)는 ‘시대와 함께하는 집’, ‘시대를 어깨에 짊어진다’는 뜻으로, 국가미래전략을 위한 싱크탱크로 2015년에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세계의 변화, 지속가능성, 디지털사회, 신문명’을 기반으로 새로운 연구 의제를 발굴하고 다양한 프로젝트,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시재에서 진행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여시재 지식포차’ 행사를 진행했다.

 

“여시재 연구원들과도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을 합니다. 매주 신간 소식을 정리해서 공유하고요. 동북아 신간 안내는 따로 담당자가 자료를 만들어요. 제가 먼저 읽고 괜찮았던 책은 요약해서 페이퍼를 돌리기도 하고요. 지금은 인터넷만 있으면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는 세상이죠. 하지만 책에서 얻는 사유보다 더 큰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한테도 부지런히 책을 사줘요. 제가 대학생 때 한양로터리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쟁쟁한 분들이 많이 오셨죠. 그분들은 시간을 정말 아껴 썼고 대체로 메모광이었죠. 아이들에게 종종 말해요. ‘재산은 누가 훔쳐갈 수 있어도 머리에 든 건 절대 못 훔쳐간다’고요. 성공한 사람에게 독서력은 빠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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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인 지혜를 나누려면

 

강원도 평창에서 나고 자란 이광재 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공부에 조금도 취미가 없는 학생이었다. 나머지 공부반을 해야 했는데 생전 처음으로 ‘착한 어린이상’을 받은 후, 공부에 재미를 가졌다. 담임 선생님의 관심 덕분이었다. 책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원주로 중학교를 전학한 뒤 만난 친구 때문이었다.

 

“친구 집에 엄청난 장서가 있었어요. 문화적 충격이 대단했죠. 친구네 집에서 하루가 멀게 책을 빌려 읽었어요. 하루에 1,2권을 읽은 적도 있었고. 몇 년 동안 책에 빠져 살았더니 책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라고요. 그때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인육점』이라는 그림책이었어요. 정육점에 사람이 걸려 있는 거예요. ‘나를 좀 사가라’면서. 그때 정신이 바짝 들었어요.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싶었죠. 뭔가 인생을 근본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부지런히 책을 읽은 게,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었어요. 친구는 인생의 은인이었고요.”

 

어릴 적 이광재 원장의 꿈은 변리사였다. 어떤 일이든 ‘정확성’을 중시하는 그는 명확한 ‘수치’로 판단하고 계획하는 일을 즐긴다. 대학에서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공학도를 꿈꾼 적도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편이에요. 사람들은 선진국의 사례를 설명하기 바쁜데, 알고 보면 그 사례가 있기까지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잖아요. 아기가 태어나서 일어나기까지는 3천번 이상 넘어져봐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그 3천번을 이야기하지 않고 자꾸 선진 사례만 말하죠. 어떤 일이든 과정이 없이는 결과가 있을 수 없어요. 히스토리를 읽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광재 원장은 2014년 인터뷰집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를 집필했다. 대한민국 국가 정책을 이끌어온 원로와 전문가 42인을 만나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복지의 미래를 물었다.

 

“올해에는 새로운 책을 써볼까 합니다. 6년 전에는 원로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번에는 제가 직접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대한민국이 양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해요. 질적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계가 찾아옵니다. 디지털시대가 되면서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낡게 여겨지는 시대잖아요. 이제는 ‘세금을 어떻게 거둬야 하는가?’,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전세계에서 IQ가 가장 좋은 아이들인데, 회사에서는 맞춤형 인재가 안 나온다고 하소연합니다. 이런 불행한 교육을 왜 지속해야 하는지, 물어야 할 때예요. 얼마 전 강연회에 갔다가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가 페이스북보다 훨씬 먼저 싸이월드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사라졌고, 무료 인터넷 전화 ‘다이얼패드’도 스카이프보다 앞섰는데 성공하지 못한 거죠. 우리의 기술은 여전히 뛰어나요. 부족한 건 세계화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일이에요. 국가에서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줘야 합니다.”

 

지난 11월, 이광재 원장은 ‘여시재’ 블로그를 통해 “대통령이 글로벌 100대 기업 CEO를 초청해 직접 토론하는 행사”를 제안했다. 일회적 만남에서 그치는 행사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상황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 이 원장은 좋은 예로 프랑스 정부가 150명의 경제 리더를 초청해 진행하는 ‘Choose France’ 포럼을 예로 들었다.

 

“우리 국민은 1997년의 외환위기 때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 단시간에 IMF 구제금융 상태를 졸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금 모으기 운동으로 상징되는 국민적 단합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대 한국이 IT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이었죠. 미중 경쟁과 한일 무역 마찰, 그리고 점점 심해지는 빈부격차 등,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서 2019년이 저물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부활을 꿈꾸고 있는 프랑스를 보면서, 이제는 기업과 정부, 그리고 국민이 하나가 되어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매일 밤 10시쯤 잠에 들고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이광재 원장. 그는 2시간 정도 책을 읽다가 북악팔각정까지 1시간 걸어 여시재로 출근한다. 오전 일찍 진행한 인터뷰였지만 그에겐 아침보다는 낮에 가까운 시각이었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의 양만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해야 하는데, 정보가 어려우면 접근조차 안 하게 돼요. 여시재는 국민들과 같이 전략적인 지혜를 나누면 좋겠다는 의지가 커요. 그래서 여시재는 글을 쉽게 쓰려고 노력해요. 지금 선출직 공직자와 정책 입안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부터 일반 대중까지 약 2만여 명이 여시재의 콘텐츠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보아오포럼 등에서 세계적인 석학들과 연구한 ‘미래 도시’ 주제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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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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