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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샤를 페로의 성인 동화!

『거울이 된 남자』 장소미 역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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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욕망을 재현하거나 배반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견 단순해 보이는 『거울이 된 남자』도 한없이 매력적이고 풍성한 이야기가 된 것이죠.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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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 잠자는 숲속의 공주 , 장화 신은 고양이 , 빨간 모자』  등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고전 동화를 쓴 ‘전 세계적인 동화의 아버지’ 샤를 페로! 그의 성인 동화 『거울이 된 남자』 가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 , 브누아 필리퐁의 『루거 총을 든 할머니』 ,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 『복종』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한, 그야말로 요즘 ‘핫’한 장소미 번역가가 우리말로 옮겼다.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가 샤를 페로, 그의 동화가 왜 수 세기가 지난 지금 이 순간에서야 공개되었을까? 또 고전 읽기가 유행하는 요즘 『거울이 된 남자』는 우리에게 어떤 고전으로 다가올까?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과 더불어 『거울이 된 남자』 번역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까지 해답의 열쇠를 쥔 장소미 번역가를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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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페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샤를 페로는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누구나 알고 있는 동화들인 신데렐라 , 장화 신은 고양이 , 잠자는 숲속의 공주 , 푸른 수염』  등의 동화를 쓴 작가인데요, 정작 작가는 이렇게 소개가 필요할 정도로 작품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졌어요.


샤를 페로는 17세기 프랑스 문학계를 이끈 문인으로 시, 비평,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에 손을 댔고, 왕실의 관료였으며,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으로 신구논쟁에서 고대파에 맞서 근대파를 이끌었습니다. 당시의 문학과 예술의 절대적인 레퍼런스였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작품들만큼 근대의 문학과 예술도 우수하다는 것이 근대파의 주장이었고, 이런 진보적인 사상을 가졌기에 진지한 문학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동화집을 발간할 수 있었죠. 한 장르의 최초의 작품이 그러하듯 『페로 동화집』 도 진보적인 정신의 소산입니다.


『페로 동화집』 은 네 아이와 함께 홀아비가 된 페로가 자녀들을 교육하기 위해 떠돌던 민담들을 취합하여 체계적인 이야기로 구성한 세계 최초의 동화집입니다. 그로 인해 페로는 오늘날 ‘동화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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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아버지 샤를 페로

 

 

샤를 페로의 『거울이 된 남자』 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릴 때부터 동화나 우화류의 상징적이고 환상성이 있는 짧은 이야기들을 좋아했어요. 사실 좋아했다는 말은 약하고, 좀 더 고상하게 말하자면 환장을 했어요(웃음). 지금까지도 여전히 취향이고요. 불문학을 접하며 자연히 페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제가 구할 수 있는 그의 나머지 작품들과 비평서를 읽게 되었죠. 그중에서 『거울이 된 남자』 는 특히 반가운 동화였고요.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샤를 페로의 작품이라고 하셨는데요. 현대에도 적용 가능한 많은 교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것인가요?

 

오늘날 널리 읽히는 페로의 단 한 권의 책인 『페로 동화집』 에 수록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거울이 된 남자』 는 엄밀히 말하면 당시 살롱에서 유행하던 한 장르인 갈랑트리 문학이거든요. ‘갈랑트리’는 여성에게 예의를 갖춰 여성의 환심을 사는 태도이고, 갈랑트리 문학은 남녀관계의 처세를 다룬 문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떠도는 모티브로 교훈이 있는 짧은 서사를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동화와 크게 다르지 않죠.

 

요즘 고전 읽기를 하는 독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수많은 고전들을 어떻게 선택하고 접근해야 할까요?

 

고전은 시간의 시험을 거쳐 살아남은 인류 보편의 진실이 담긴 책들인 만큼,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읽기도 전에 그 권위나 두께에 압도되는 것도 사실인데요, 혹시 그 경우라도 다이제스트가 아닌 완역본을 읽기를 권합니다. 『수상록』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 들처럼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순서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이나, 『페로 동화집』처럼 짧은 책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해요. 『페로 동화집』 완역본을 읽는다면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의외로 개연성 있는 이야기에 놀랄지도 몰라요.

 

이 책을 번역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다른 책과 다르지 않았어요. 원작의 문체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면서 어색함 없이 읽히도록 하는 것. 결과물은 늘 부족하지만 어쨌든 추구하는 바예요. 다만 『거울이 된 남자』 의 경우는 600여 년 전의 작품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보다 과감하게 개입하여 생략하거나 보충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동화란 건조한 현실을 견디게 해주는 동력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동화 없이 살아갈 수 없다.”라고 하셨는데요. 『거울이 된 남자』 는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요?

 

동화는 모험과 환상과 고난이 넘치지만 선의가 이기거나, 혹여 지더라도 지는 것의 의미가 있어 안심되는 세계예요. 인간의 원초적 심성인 동심이 살아있는 세계, 희망이 있는 세계요. 드물지라도 ‘미담’이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그런 것들이 우리가 고단하고 건조한 현실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거울이 된 남자』 는 비단 이 시대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페로 동화집』 처럼 시대를 초월한 전 인류의 동심을 일깨우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적지 않은 책들을 번역해 오셨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번역가가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작품들을 만나고 싶으신지 계획도 들어보고 싶어요.

 

처음부터 번역가가 되어야지, 했던 것은 아니고요. 어릴 때부터 이야기가 좋았고 책이 좋았어요.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프랑스어 원서들을 접했고, 해당 원서의 일부 번역서들을 보면서 번역에 따라 뉘앙스가 전혀 다른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예컨대 어떤 소설의 경우 화자가 젊은 여자인데 중년의 남자처럼 보이더라고요. 아쉬웠죠. 저라면 좀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또 말맛이 대단하고 구성이 독특하거나, 울림이 큰 책들을 읽다 보면 한국어로 번역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고, 그렇게 혼자서 실행에 옮긴 적도 제법 있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혼자서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출간도 하고 돈도 받는 사람이 되었네요.


만나고 싶은 작품은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읽으면서 의욕이 생기는 작품들이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거예요. 의뢰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그런 작품들이 제게 오면 감사하죠. 의뢰와는 별개로 언젠가 번역하고 싶은 작품은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번역가 선생님께서 ‘번역가는 업적 하나만 있으면 돼’라고 하셨는데요, 그 업적이 ‘돈과 관계없이 번역될 가치가 있고 흥미롭지만 인내가 필요한 작품’이라고 한다면, 저한텐 그 작품이 업적이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던 오랑트. 지나친 솔직함 때문에 결국 ‘거울’로 변하고 마는데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거울’의 상징성을 살짝 이야기해주신다면요?

 

거울은 우리가 매일 판결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자신을 비춰보는 일상적인 물건인데요. 이 일상적인 물건인 거울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것에서 나아가, 대상과 대상의 반영 사이의 간극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물건이 됩니다. 『거울이 된 남자』 에서 인간 거울인 ‘포르트레(초상)’ 작가 오랑트는 솔직해서라기보다는, 어쩌면 칼리스트의 바람이나 욕망을 배반했기 때문에 죽은 것이죠. 거울은 욕망을 재현하거나 배반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일견 단순해 보이는 『거울이 된 남자』도 한없이 매력적이고 풍성한 이야기가 됩니다.

 

 

 

 

* 장소미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3대학에서 영화문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복종』, 카트린 팡콜의 『악어들의 노란 눈』 『거북이들의 느린 왈츠』 『죽은 자들의 포도주』,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 브누아 필리퐁의 『루거 총을 든 할머니』, 에르베 기베르의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조제프 인카르도나의 『열기』, 안 이카르의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베르나르 키리니의 『아주 특별한 컬렉션』, 필립 지앙의 『엘르』, 필립 베송의 『이런 사랑』 『10월의 아이』 『포기의 순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부영사』, 마르크 레비의 『두려움보다 강한 감정』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부영사』, 엘렌 그레미용의 『비밀 친구』 『비밀 아파트』, 아녜스 르디그의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그와 함께 떠나버려』, 앙리 피에르 로셰의 『줄과 짐』 『두 영국 여인과 대륙』, 앙투안 콩파뇽의 『인생의 맛』 등이 있다.

 

 

 

 

 

 

 


 

 

거울이 된 남자샤를 페로 저/장소미 역 | 특별한서재
그는 거울로 변하게 되는데, 지나친 솔직함이 화를 부른 것이다. 오랑트의 이야기는 ‘균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인생을 보다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전한다. 페로의 동화는 마법의 세계를 다루되 무책임한 우연에 기대지 않는 체계적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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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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