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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신간] 『루』 『거래된 정의』 외

12월 3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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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피플 작가의 섬세한 문장 『루』, 3년 동안 좇은 사법 농단의 궤적 『거래된 정의』, 결혼 생활에 숨겨진 가부장제 『결혼 고발』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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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킴 투이 저/윤진 역  | 문학과지성사


킴 투이는 1968년 베트남 호찌민에서 태어나 10세 때 가족과 함께 보트피플로 베트남을 떠난 난민 출신 작가다. 1979년 캐나다에 정착해 베트남 음식을 소개하는 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다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뒤늦게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나, 삶의 무게와 성찰이 담긴 그의 작품은 큰 반향을 일으키고 단숨에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으며,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자전적 소설 『루ru』 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작가 자신의 체험이 녹아든 그의 작품들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역사가 배어 있음에도 섬세하고 감성을 건드리는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미적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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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된 정의』
 이명선,박상규,박성철 저 | 후마니타스


기자들과 변호사로 구성된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3년간 국가와 사법부가 어떻게 보통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는지 취재했다. 2017년 2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부터 민낯을 드러낸 사법 농단의 궤적을 좇고, ‘재판 거래’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들의 목소리는 제주 간첩 조작 사건, 재일 교포 간첩 조작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대구 10월 사건,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긴급 조치 위반 사건, 전범기업 강제징용 손해배상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전교조 교사 빨치산 추모제 사건, 전교조 법외 노조화,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KTX 승무원 해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어두운 근현대 정치사와 만난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연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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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고발』
 사월날씨 저  | arte(아르테)


어느 날 저자는 남편과 시부모의 대화를 듣고 얼어붙는다. “며늘애가 그러라고 하디?”라는 발언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시부모는 주말 나들이에서 “아들집 놔두고 카페에 왜 가냐”며 불쑥 찾아와 공경을 강요하고, 명절에는 으레 며느리의 명절노동으로 자신들의 권위를 인정받으려 했다. 가사노동의 일차 책임자라는 부담감에 시부모의 방문을 앞두고 집을 쓸고 닦고 치운다. 반면 남편에게는 가사노동이 아내가 시켜서 하는 일, 아내를 돕기 위해서 하는 일, 이 순간만 임시로 하는 일, 어쩌다 보면 안 할 수도 있는 일일 뿐이다. 저자가 남편에게 제공하는 돌봄노동 또한 돌려받지 못한다. 임금노동에 있어서도 “결혼했는데 왜 입사하셨어요?”라며 저자에게 건네진 질문이 함의하듯 임시로 일하는 잠재적 퇴사자 취급을 받는다. 결혼 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저자의 마음 안에는 불덩이가 생긴다. 그리고 저자는 이 불덩이를 만드는 본질적 원인이 바로 ‘가부장제’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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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저/조성숙 역  | 다산사이언스


고작 1.4킬로그램의 무게로 하루 섭취 열량의 20퍼센트를 독식하는 뇌가 어떻게 한 사람의 세계를 구축하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로 구성되는 각 장은 진료실에 찾아온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기상천외한 상담 사례로 시작된다. 환경과 상호작용할 때마다 우리 몸의 무수한 감각을 통해 끊임없이 충격을 받는 뇌는 영화 편집자처럼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 영상과 오디오 녹음을 수집하고 편집하는 일을 맡는다. 뇌는 우리의 모든 생각과 조각조각 들어오는 인식을 합리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아’를 만든다. 책에 등장하는 환자들의 사례 자체도 흥미롭기 때문에 독자들은 어려운 의학적 지식이나 개념어부터 먼저 접하지 않게 된다. 뇌과학을 넘어 심리학, 행동경제학까지 사이의 경계를 잇는 징검돌이 되어 주기에도 충분하다. 선천적 맹인은 꿈속에서 무엇을 볼까? 습관 형성을 좌우하는 기억 회로가 따로 있다면? 절단 수술을 받은 다리가 못 견디게 가려울 땐 어디를 긁어야 할까……. 신경계 환자들의 기묘한 경험담을 통해 우리 뇌의 논리와 패턴을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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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가게』
김선정 글/유경화 그림  | 라임


무엇이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놀고 싶은 대로 놀 수 있는, 꿈같은 장소가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군것질도 잔뜩 하고, 돈 걱정 없이 온갖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심지어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다. 아이들이 평소에 바라고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에 실현해 주는 ‘신비한 가게’에서 일어난 한바탕 소동을 그린 판타지 동화. 어릴 때 아토피를 앓으면서 고생한 적이 있는 환이는 엄마의 엄격한 식단 관리 때문에 음식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 예전처럼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은데, 엄마는 라면이나 치킨, 과자 같은 걸 입에 대지도 못하게 한다. 그런 환이 앞에 ‘그 가게’가 불쑥 나타난다. 그 가게는 어느 날에는 라면집이었다가 치킨집, 분식집, 과자 가게로 변화무쌍하게 변신한다. 아이를 이해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어른들의 사랑 방식과 노력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억압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려 깊은 성찰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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