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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 전문가가 말하는 ‘잘 읽는 법’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박순영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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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내 인생’을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꿔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 한 권을 읽더라도 그것이 우리 뇌에 더욱 풍부한 자극을 주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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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우리나라 독서인구와 독서량은 감소하고 있다. 책은 텔레비전, 영화, 유튜브 등에 한참 떠밀려 어느새 일상에서 점차 잊힌 존재가 되고 말았다. 읽어내는 활자의 양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긴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야말로 ‘난독 시대’가 된 것이다. 책의 영향력은 분명 퇴보했지만, 책 읽기의 필요성은 오히려 급증했다. AI의 발전,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그간 책을 읽지 않았던 사람들도 조금씩 독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독서 모임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과 모바일 액정에 익숙해진 눈의 ‘입맛’을 종이로 되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집필된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은 혼자 읽기부터 여러 사람과 함께 책을 읽는 방법을 두루 설명하고 있다. 박순영 저자는 각종 토론대회 심사위원, 독서 토론 강사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로서 올해 초 tvN <나 이거 참>에 결승전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바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서에 대한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는다면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 들어는 봤지만 읽지 않았던 고전 도서들을 지금부터라도 모두 읽어낼 수 있다. 박순영 저자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조언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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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을 다룬 책이 시중에 이미 많은 편인데 굳이 또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말씀하신 대로 이미 독서법을 다룬 책은 많아요. 원고를 쓰기 전에 이런 책이나 동영상들을 찾아봤는데 제가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과 상당히 다른 조언을 하고 있었어요. 독서는 좋은 것이고 성공도 할 수 있으며 돈도 벌 수 있다는 자기계발론적 해석이 대부분이었어요. 저는 우선 이런 조언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말하고, 실제로 독서를 하면서 맞닥뜨리게 될 문제들이나 독서를 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들을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이것이 1부의 내용입니다. 


여기에 최근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는 독서 모임에 대한 노하우도 추가했습니다. 이 책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다시 독서로 유입하고 둘째, 기존에 독서를 하던 사람들은 더 풍부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독서를 다짐만 하시는 분에게 기존과는 다른, 어떤 조언을 하고 있나요?


‘마냥 독서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요. 또 독서가 성공의 비결이라거나 연봉을 올려주는 도구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독서의 비밀은 ‘읽기’라는 행위 자체에 있어요. 이것이 우리의 뇌를 변화시키거든요. 다만, ‘매일 1권 읽기’라거나 ‘많은 책을 읽어라’는 조언, ‘빨리 읽는 법’ 등의 속독기술 등은 독서의 본질에서 어긋나 있다고 생각해요. 독서는 ‘내 인생’을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꿔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 한 권을 읽더라도 그것이 우리 뇌에 더욱 풍부한 자극을 주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은 독서에 입문하시려는 분들, 또 책은 읽고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책을 고르는 방법 10가지부터 설명합니다. 책을 분류하는 방법부터 어떤 책을 사야 하는지, 여러 명이 공동 저자로 쓴 책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또 잡지를 고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소개합니다. 


뒤이어 책을 읽는 방법 10가지에서는 ‘소설 읽는 법’, ‘시를 읽는 법’, ‘비문학을 읽는 법’을 비롯해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여기에 형광펜은 어떤 제품이 더 효율적이고 책 표지 커버와 띠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기존 독서법 책에서 다루지 않았던 생생한 경험에서 얻어진 적절한 조언을 담고 있어요. 이렇게 혼자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게 되면 독서 모임에 나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부 독서 모임 파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최근에 독서 모임이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독서 모임에 참여하길 꺼리시는 분들도 많고 또 독서 모임에 참여했지만 실망을 하고 이탈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독서 모임에 나가는 것 자체가 시간과 열정을 소모하는 일이죠. 독서 모임을 꺼리시는 분들은 대체로 모임원들 중에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독서 모임은 자신과 같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러 가는 것이기에 오히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있는 모임에 나가는 것이 불이익입니다. 


또, 독서 모임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어떤 책을 선정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도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책에서는 제가 독서 모임을 참여했고 직접 운영해왔던 경험들이 녹아있어요. 독서 모임 운영자의 유형, 운영자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모임원 유형, 대화하는 방법 등을 알려줘요. 진행 멘트를 순서에 맞게 예시로 보여줍니다. 질문지 만드는 법, 발제문 만드는 법 등 실용적인 예시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을 읽은 뒤에 할 수 있는 활동에는 무엇이 있나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씀드린 독서 모임과 서평 쓰기입니다. 독서 모임 중에서도 더욱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독서 토론(디베이트)모임에 참여하거나 모임을 운영하시면 좋습니다. 디베이트 모임은 느슨한 형태의 자유토론이 아니라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팀별 찬반 토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어요. 


서평을 쓰는 방법을 다룬 책도 있지만, 저는 이 책에서 제가 서평을 쓰는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써 두었던 서평들을 5가지 종류로 구분하여 모두 실어놓았습니다. 서평을 쓰다 보면 책의 논조에 무작정 끌려가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독서에도 위험한 독서가 있습니까?


네, 모든 독서가 다 유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비슷한 책만 읽고 비판 없이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위험입니다. 책에도 분명 특정한 입장이 존재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어떤 진영의 책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비슷한 책만 읽고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게 됩니다. 맹자는 “책만 읽고 생각하지 않는다면(그 책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증하지 않는다면) 읽지 않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는 논조와 반대되는 다른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추천 도서 목록이 있는데, 여기에도 기존 책들과 다른 점이 있나요?


9가지 영역으로 목록을 구성했습니다. 각 목록에서는 입문서가 포함되어 있어 순차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도록 서술했습니다. 또, 앞서 이야기한 대로 어떤 주제에 대해 대립하는 책을 함께 제시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균형감 있는 독서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독서 모임에서도 활용할만한 책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는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 단기 목표는 책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대화의 소재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식의 창고로서, 엔터테인먼트의 도구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빼앗긴 채 ‘책은 좋은 것’이라는 허명만 갖고 있죠. 책은 우선 영화나 드라마처럼 우리 일상에서 친구와 가족과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소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실제로 읽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겠죠. 만약 여러분이 일상에서 책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책을 읽지 않는 주변 친구들을 독서의 영역으로 끌어주어야 합니다. 그 친구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세요. (웃음) 이 책을 읽는다면 여러분의 책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박순영
2016년 독서 토론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인 [독서 토론 서비스 시스템 및 방법](특허출원10-2016-0028993)을 만든 작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한문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금융권에 약 5년간 종사했다. 2017년에 쓴 『쓸모없는 아이들』은 같은 해 세종도서 사회과학부문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다. 전국청소년토론대회, 안산시토론대회 등 각종 토론 대회 운영 및 심사 위원을 역임했고 대학교, 도서관 등에서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현재 토론연구개발원 책임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이산아카데미에서 〈지금 당장, 독서 디베이트(1기)〉, 〈생각의 힘, 언어의 설계자들(2기)〉 수업을 강의하고 있다. 독서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오늘 수업_목마른 지성을 위한 방송]과 블로그 [풍휴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박순영 저 | 미래문화사
깊고 넓게 읽는 기술, 독서의 힘과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한 기술을 담고 있다. 생소한 영역의 책이나 사전 지식이 필요한 책, 누구나 다 추천하지만 막상 읽기 어려운 고전 도서가 그렇다. 이런 책을 읽기 위한 훈련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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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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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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