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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김용민 “혐오 없는 공동체를 꿈꾸다”

『혐오를 혐오하다』 김용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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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를 혐오하는 주체가 되어 버린 사회와 기독교의 현실을 꼬집고, 바른 시민으로서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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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 배제가 그 어느 곳보다 없어야 할 ‘교회’가 이 시대 혐오의 온상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교회는 어쩌다 혐오의 공간이 되었을까. 지금부터라도 ‘다름’과 ‘소수’를 품는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혐오의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혐오’를 타파하기 위해 최근 몇 해 동안 던진 메시지를 정리해  『혐오를 혐오하다』  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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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언론인, 목회자 등 다양한 직함이 있는데요. 작가로서의 김용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 책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그동안 10여 권의 책을 냈는데요. 이 책은 특히 누군가의 책꽂이에 꽂혔을 때 부끄럽지 않은 책이 되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냈습니다. 약자를 혐오하는 주체가 되어 버린 사회와 기독교의 현실을 꼬집고 바른 시민으로서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쓴 책입니다. 

 

설교문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전체적으로 빠른 속도로 챕터별로 한 가지 이슈를 다루면서도 다양한 한국 사회 현실 문제를 짚어내면서 성경 구절들로 그 사안을 비춰보고 해석하는 지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제 설교할 때 어떠셨나요?


설교문은 40퍼센트 정도 되고 나머지 60퍼센트는 새로 쓰거나 보완했습니다. 저는 항상 설교를 준비하면서 말씀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습니다. 큰 맥락과 주제를 우선 상정하고, 부분적으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성경의 대목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설교를 했어요. 텍스트에 갇힌 기록자의 한계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진의를 파헤치기 위해 성서를 읽죠. 또한 이와 비슷한 현대적 사건은 무엇이 있는지 들춰봅니다. 인간사회라는 것이 체제와 정치 형태에 따라 무수히 많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합니다. 비슷한 욕망이 지배하고 비슷한 권력 관계가 형성되어 가고 비슷한 갈등 구도가 계속 재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성서 시대의 고민들이 그대로 녹아나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성서의 사건과 오늘의 사건을 대조하고 비교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책에서 다루신 수많은 내용 중에서도 우리 사회와 교회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보는 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보수 교회가 반대하고 모독하는 집단은 한마디로 말하면 약자, 소수자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 한국 개신교의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교회주의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죠. 교인이 점점 줄어드니까 교회주의자들은 너무 당혹스러워해요. 그러다 보니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교인을 지키기 위해 외부에 적을 만들어 혐오하게 만드는 방법을 쓰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교인들이 세상일에 휘말리지 않고 교회에만 몰입하도록, 목사에게만 몰입하도록 만들어 버렸죠. 최악의 방법을 쓴 것입니다. 난민, 동성애자, 여성, 진보주의자 등등 약자들은 때리고 욕하고 비난해도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는 존재니까 그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은 거예요. 혐오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집단이 되어 버린 교회에, 당신들이 지금 혐오하고 있는 사람들을 끝까지 옹호하고 편들어주신 하나님을 직시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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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가짜뉴스를 방지하고 막기 위해 평화나무를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나요?


개혁을 바라는, 종교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기 바라는 시민들이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거침없이 다음 총선 때는 예배 중에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설교나 광고를 하는 교회들을 전수조사해서 선관위에 유권해석 의뢰하고 검찰에 고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교회를 우범자 취급한다고 할 수 있는데, 범죄가 너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전투적이고 도전적으로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교회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개혁적 시민들의 도움으로 변화를 이루기 위해 만든 평화나무 사역을 통해 세상 한구석이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책 전체를 꿰뚫는 한 가지 지점은 종교와 정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종교와 정치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선한 연대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경우 사회 문제에 대해 교회가 건설적인 대안과 백서를 만들어 제시합니다. 의회에 제출하면 어떤 식으로든 응답을 하지요. 그런데 한국은 집권하려고 정치에 개입하지 않습니까? 종교가 환경, 통일, 인권 문제 등 가치 지향적인 측면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특정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들을 지지하는 순간 선거 개입이 되고 교회는 정치 집단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가 아닌, 성서적 가치관에 입각한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작가님 행보가 남다르다 보니, 작가님의 인생에 영향을 준 책이 궁금해집니다.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의  『만물은 서로 돕는다』  예요. 사람들은 서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협동하고 연대하잖아요. 반추동물이나 말 같은 동물들도 맹수들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동그랗게 모인다고 해요. 그렇게 모이면 함부로 못 덤비기 때문이죠. 본능적으로 위기의 순간에는 연대하는 거예요. 힘 있는 놈만 남고, 힘없는 놈은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연대하고 서로 도와 서로를 살리는 상호부조론에 대한 책이에요. 저는 이것이 신이 존재하는 또 하나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도 소개를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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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진짜 예수의 모습을 어떻게 전하겠다는 계획이 있으신지요?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으면서도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새로운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벙커1교회도 그런 맥락에서 세워졌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는 그리스도인이 잘 드러나기 바라며 같은 뜻을 가진 목사님들과 연대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려고 합니다. 시민으로서의 그리스도인들의 성숙한 모습을 보고 목회자들이 자신도 똑같이 하나님 앞에 선 죄인으로서 시대의 변화에 동참해 나가야겠다고 마음먹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혐오를 용인하지 않는 하나님의 뜻 아닐까요?

 

 

*김용민


1998년 극동방송과 CTS기독교TV에서 프로듀서로 재직했다. 한국 대형교회를 비롯한 주류 개신교를 강도 높게 비판하다가 사실상 해고됐고, 총선 출마 당시에는 교회 권력자에게 맹폭을 당해야 했다. ‘엘리의 아들’이란 오명을 뒤집어쓰면서도 신학자 칼 라너가 말한 익명의 그리스도인을 모아 ‘벙커1교회’를 세웠고, 예수의 사랑과 정의,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교회는 물론 사회를 위해 일하는 공동체로서 성숙시켜 나가고 있다. 뒤늦게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종교인의 길을 걷고 있으며, 사회의 소금으로서 개신교가 제 기능을 다 하도록 사단법인 평화나무를 설립했고 현재 이사장으로 있다. 기독교범죄역사박물관을 만들어 교회의 역사적 범죄를 참회하는 장을 마련하려 한다.문화학박사답게 팟캐스트 순위 1, 2위를 다투는 『김용민 브리핑』을 통해 날마다 뉴스를 읽어주는 시사평론가로 왕성한 활동 중이며, 대한민국 팟캐스트의 엄마로 『나는 꼼수다』를 비롯, 『나는 꼽사리다』, 『주진우의 현대사』, 『관훈나이트클럽』, 『맘마이스』, 『김용민의 뉴스관장』 등 수많은 팟캐스트를 낳아 성장시켰다. 그뿐 아니라 『조국현상을 말한다』(미래를소유한사람들, 2011), 『보수를 팝니다』(퍼플카우, 2011), 『한국 종교가 창피하다』(휴먼큐브, 2013), 『맨얼굴의 예수』(동녘, 2013) 등 저술 활동 역시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김용민TV>를 이끌며 정치, 법조, 언론, 역사, 종교비평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 KBS1라디오에서 <김용민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혐오를 혐오하다김용민 저 | 지식의숲
혐오와 차별, 배제가 그 어느 곳보다 없어야 할 ‘교회’가 이 시대 혐오의 온상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교회는 어쩌다 혐오의 공간이 되었을까. 아니, 이제는. 아니, 지금부터라도 ‘다름’과 ‘소수’를 품는 교회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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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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