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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특집] 밀레니얼 뉴스레터 ‘뉴닉’은 어떻게 탄생했나

<월간 채널예스> 2019년 10월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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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닉은 일주일에 세 번, 엄선한 뉴스를 5분 안에 읽을 수 있는 콘텐츠로 가공해 메일링 서비스를 한다. 이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독자는 무려 8만명. 뉴닉의 부상은 밀레니얼 세대가 어떻게 세상을 읽고, 또 소통하는지를 보여준다. (201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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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창근 에디터, 송수아 에디터, 김소연 CEO, 빈다은 COO, 양수현 디자이너, 김수민 프로덕트 매니저

 

 


친구와 대화하듯 재미있게 읽는다

 

뉴닉의 타깃은 밀레니얼 세대다. 그리고 뉴닉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밀레니얼 세대 당사자다. 창업자인 김소연 대표는 “기성 뉴스에 불만을 느끼면서도 의무감 때문에 꾸준히 뉴스 소비를 해왔던 밀레니얼 세대의 일원으로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그러한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대학시절 학회에서 함께 비즈니스를 공부했던 친구 빈다은 현 공동대표를 설득해 지난해 7월 뉴닉을 만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디자이너와 에디터를 모아 지금의 팀을 결성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이루어진 뉴닉 팀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해 귀여우면서도 뾰족한 느낌을 지닌 고슴도치를 활용해 ‘고슴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독자들을 ‘뉴니커’라고 명명했다.

 

소확행의 시대. 개인으로서 잘 사는 것 외에, 울타리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특징인 밀레니얼 세대의 일상에서 뉴닉은 소통의 창구를 자처한다. 울타리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이 사실은 개개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최선을 다해 재미있게 전달하고, 피드백을 수렴해 재빠르게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뉴닉은 뉴니커와 세상을 연결한다. 지난 1년간 차근차근 만들어온 뉴닉의 ‘뉴’하고 ‘유니크’한 세계관은 어느새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뷰를 위해 김소연 대표, 송수아 에디터, 최창근 에디터를 만났는데, 이들은 뉴닉에서 각자 킴, 쏭, 근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이 또한 뉴닉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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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닉의 독자 ‘뉴니커’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킴(김소연 대표, 이하 '킴) 저희가 출발할 때 생각한 뉴니커는 ‘바쁘지만 여전히 세상이 궁금한 2030 밀레니얼 사회초년생’이었어요. 하지만 지금 뉴닉을 구독하는 실제 독자층은 훨씬 다양하죠. 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10대부터 40~50대 독자까지 많은 분들이 뉴닉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생각했던 타겟보다 실제 독자층이 더 넓다는 얘기네요. 범위에 맞게 접근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쏭(송수아 에디터, 이하 '쏭) 저희가 예상했던 독자 외에 10대, 40대 독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처음엔 갈팡질팡했어요. 기사를 만들면서도 ‘이런 건 10대가 관심 없어 할 것 같은데’ ‘이런 건 부모님 세대가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했었는데, 결국에는 저희가 애초 의도대로 만든 결과물이 좋았기 때문에 다양한 세대가 좋아해주시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세대를 배제하지 않되, 처음 생각했던 대로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서비스를 하기로 노선을 정했죠.

 

밀레니얼 세대에게 걸맞은 뉴스 스타일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밀레니얼 세대가 기성 뉴스에 느끼는 불만은 세 가지예요. 첫째, 시간은 없는데 뉴스는 너무 많다는 것. 주로 디지털 환경에서 뉴스를 접하는 세대로서는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보며 뭐부터 봐야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많거든요. 둘째,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뉴스도 일종의 콘텐츠인데, 기성 언론의 뉴스는 너무 딱딱하고 재미가 없어요. 그리고 셋째, 뉴스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큐레이션을 하고, 재미를 위해 대화식 구성을 취하고. 독자끼리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밀레니얼 세대가 쓰는 말을 사용하기로 했죠. 이것들은 바로 뉴닉 콘텐츠의 세 가지 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뉴닉의 간판 카피인 ‘이러다 오늘도 유식하겠는데?’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같은 문구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뉴닉 스타일대로 찌르는 재미가 있는 문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소위 여러 가지 ‘드립’을 치다가 나온 문구예요. 저희 팀 6명 모두 개그 욕심이 대단하거든요(웃음). 다들 유머를 무척 사랑해서 회의할 때 성대모사도 하고 상황극도 많이 하죠. 그런 것들이 기사에 그대로 쓰이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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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만큼 중요한 것이 기사의 통찰과 균형감을 지키는 일일 텐데요.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에요. 뉴닉을 처음 선보일 때는 재미라는 감정적인 효용에 특히 집중을 했었어요. 그러고 나니 독자들로부터 하나둘 새로운 요구들이 들어오더라고요. ‘양쪽을 좀 더 균형 있게 다루어달라’ ‘통찰을 넣어 달라’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그때마다 그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비했어요. 그 결과가 현재 뉴닉의 수준이죠. 개인의 역량에 기대기보다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콘텐츠의 완성도를 유지하자는 것이 저희의 방침인데요. 그런 만큼 외부 전문가를 모셔서 조언을 구하는 등 프로세스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프로세스에 따른 기본 하한선을 정해두고, 그 위에서 에디터들이 스토리텔링과 위트를 맘껏 발휘하는 것이 저희가 콘텐츠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방식이죠.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겠어요.


국내 뉴스 매체는 거의 대부분 보고 있고, 외신도 많이 보고 있어요. 같은 아이템을 어떻게 다르게 다루는가를 중점적으로 보려고 하죠. 좀 더 자세한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 책과 다큐도 찾아보고요. 그러고 나서는 중간 중간 팀원들끼리 대화를 많이 해요. 회의이자 토론이자 학습이죠. 

 

한 회에 세 가지 뉴스를 소개하는데, 뉴스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기성 뉴스 중에서 저희의 기준표에 맞는 것들을 발제해 경쟁에 붙여요. 그 중 톱3를 뽑아서 소개하죠. 이렇게 말하면 저희 기준표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하시겠죠(웃음)? 하지만 그건 영업 비밀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어요. 대신 큰 줄기만 말씀드리자면 ‘그래서 이게 밀레니얼 세대가 궁금해할만한 이슈야?’ ‘그렇다고 해도 굳이 뉴닉이 풀어줘야 할 이슈야?’ 하는 것들로부터 시작한다는 거예요. 그밖에 아주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들을 마련해놓고 있고요.

 

마스코트인 고슴이가 주제에 따라서 옷을 갈아입는 것도 뉴닉의 특징이죠.


근(최창근 에디터, 이하 '근') 디자이너가 매주 세 번씩 옷을 갈아입혀요. 뉴스 아이템이 정해지면 먼저 에디터가 디자이너에게 이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글의 얼개를 공유하고 고슴이 옷에 대한 아이디어를 같이 논의하죠. 서비스 초기와 비교하면 고슴이 옷에 대한 내부 갑론을박이 대단해요. 전에는 단순한 이미지 정도였는데 지금은 비유도 많이 하고, 맥락에 따라 재치 있게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려다 보니 되게 어려운 작업이 되었죠(웃음).

 

얼마 전 애독자들과 함께 뉴닉 창립 1주년 돌잔치를 열었다고요. 뉴닉과 독자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궁금해요.


뉴닉이 지금의 수준으로 자리 잡기까지 기여해준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독자와 함께 하는 돌잔치를 마련했어요. 오신 분들이 돌아가면서 돌상에 앉아있는 고슴이를 안아주시고 덕담을 해주셨죠. ‘뉴닉이 왜 좋은지’ ‘앞으로 무얼 더 해주었으면 하는지’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들려주셨고요. 또 돌잡이 설문을 했는데 ‘오래 살아달라는’ 말이 제일 많았어요. 앞으로도 독자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를 꾸준히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유료서비스로 연착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죠. 


뉴닉의 미래에 대해서는 계속 준비 중이에요. 꼭 뉴스레터라는 형식에만 갇혀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지금까지처럼 뉴닉이 하는 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뉴니커들의 의견이 될 거예요. 그간 많은 의견을 들었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 투자를 받아놓은 상황이에요. 앞으로의 많은 시간과 자원을 뉴니커들의 의견을 실현하는 데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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