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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희 “폭력에 화낼 줄 아는 아이들을 위해 써요”

『B의 세상』 최상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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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막막한 어둠 속에서 저 멀리 밤하늘에 희미하게 빛나는 별 하나에 작은 위로를 얻듯이, 제 소설이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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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의 세상』  은 비룡소 블루픽션상,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최상희 작가의 새 단편집이다. 작가에게 세상은 불안정하고, 불완전하며, 어딘가 비틀려 있는 곳이다. 그의 눈이 매끄러운 수면 위로 비치는 아름다운 세상, 그 아래 굴절되고 감춰진 존재들을 먼저 좇는 까닭이다. “공고히 결속된 원의 바깥에 있는”(「붉은 손가락」)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금 다르거나 약해 보인다는 이유로, 또는 아무런 이유 없이도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겪어 왔다. 이토록 흔들리는 세상에서 작가는 기꺼이 함께 흔들리기를 택한다. 당연한 듯 유리한 자리에 서서 폭력을 행하거나 방관하는 이들이 A라면, 최상희 작가가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는 것은 A들이 애써 외면해 왔을 B들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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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여에 걸쳐 쓰신 작품 여덟 편이 한 권의 책  『B의 세상』 으로 묶여 나왔어요. 작가님 특유의 유머가 녹아 있는 작품도 있지만, 세상의 어두운 면을 비추는 작품이 많아 전체적으로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단편집을 묶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 몇 편은 이전에 청탁을 받고 쓴 원고입니다. 주제나 소재에 제약이 거의 없는 청탁 방식이어서 그때그때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들에 대해 썼습니다. 이슈가 되거나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잊혔지만 제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형태가 좀 더 명료합니다. 이를테면 전에는 포괄적이고 막연한 폭력과 공포를 다뤘다면 이번 소설들은 실체가 있는 폭력과 공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을 준비하며 오래전에 쓴 글들을 다시 읽어 보니 흥미로웠습니다. 크고 작은 변화들이 눈에 띄었죠. 문체라든가, 서술 방식이라든가. 그리고 제 관심이 어느 쪽으로 옮겨 가고 있는지가 보였습니다. 제 세계가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쭉 모아 보니 결국은 이해되지 않는 방식으로 굴러가는 세상 - 폭력과 차별, 소외와 고독, 오해와 편견 등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제 관심이 그런 것에 있고 그것에 관해 쓸 수 있어서 기쁩니다. 물론 그런 것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은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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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그냥, 컬링』으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델 문도』 로 사계절문학상을 받으신 이래 오랫동안 청소년 소설을 써 오셨어요. 이번 소설은 표제작 「B의 세상」을 비롯해 「화성의 소년」 「새」 「Lost Lake」 등 수록된 여러 작품이 폭력적 상황에 놓인 여성을 보여 주고, 「고스트 투어」나 「붉은 손가락」은 아이들 사이의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 작가님 작품에서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줄곧 제가 써 왔던 것은 폭력과 편견, 소외와 소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처음 소설을 쓸 때 염두에 둔 독자는 책과 담쌓은 중2 남학생이었습니다. 어라, 책이라는 것도 재밌을 수 있구나 하는 책을 쓰고 싶었죠. 달고 말랑말랑한 사탕을 입힌 쓴 약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제는 비분강개할 줄 아는 고2 여학생을 독자로 상정하고 씁니다(중1부터 고3까지도 읽어 주면 고맙습니다).

 

책은, 특히 소설은 철저히 취향에 관련된 기호품입니다.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쓸 생각은 일찌감치 단념했습니다. 한두 명이라도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감추거나 숨기고 싶은 것, 굳이 들추고 싶지 않은 것, 그늘지고 구석진 곳에 눈을 둬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쓰고 싶고, 쓰려고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책과 담쌓은 중2 남학생에게도 마음이 쓰이긴 합니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름들이 눈에 띕니다. 「B의 세상」의 주인공이자 「방문」의 주인공인 주운이라거나, 강아지 혹은 고양이의 이름 코코, 그리고 아이돌인 루나 오빠들 혹은 루나 언니들까지요. 「고스트 투어」의 주인공 이름인 ‘이안’도 선생님 전작에 등장한 이름으로 알고 있어요. 같은 이름을 쓰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주운과 코코는 이전의 장편소설에도 등장했습니다. 루나는 다른 단편에도 몇 번 등장한 아이돌 그룹이고요. 네, 저의 페르소나들이죠. 하지만 각각 성격도, 역할도 달랐습니다. 심지어 장편소설에서 코코는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중성적인 느낌이라기보다는 무성적인 느낌이고 흔하지는 않지만 드물지도 않고 거슬리지도 않지만 아주 좋은 것도 아니고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 느낌이었으면 해서 고른 이름들입니다. 보통은 청소년 소설에 이런 이름을 고르는 건 산소통 없이 우주로 뛰어드는 격이죠.

 

압도적인 캐릭터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어쩐지 호감 가는 캐릭터에 이름 붙였습니다.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사람이 완성한 그림에 좀 수줍은 마음으로 귀퉁이에 살짝 사인을 하는 느낌으로, 제 나름의 재미로 심어 놓는 이름들입니다. 언젠가는 소설을 주도하는 메인 캐릭터로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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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공간적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고스트 투어」에 등장하는 ‘고스트 호텔’과 「Lost Lake」에 등장하는 ‘로스트 레이크 호텔’은 왠지 같은 건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라로 따지자면 한국이 아닌, 이름 모를 어느 외국처럼 느껴졌고요. 작품 속 공간이 다양한 데에는 여행 책을 여러 권 내신 작가님의 이력도 영향을 주었을까요? 공간의 모델이 되는 특정 장소가 있는 편이신지도 궁금합니다.

 

영국에 유령이 출몰하는 호텔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런데 유령이 나온다는 호텔은 세계 각처에 많더군요. 그런 호텔들의 외관과 객실 사진을 찾아본 적 있는데 의외로 무척 평범했습니다. 그런 곳에 부러 묵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왠지 흥미롭습니다. 「고스트 투어」는 써 놓고 보니 언젠가 페루자에서 묵었던 고성을 개조한 호텔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Lost Lake’는 캐나다에 있는 호수입니다. 가 본 적은 없지만 사진을 본 적 있습니다. 고요하게 아름다운 호수였습니다.

 

 이름을 따오긴 했지만 소설의 모티브가 된 건 지금은 폐업한, 스위스에 있는 한 호텔의 사진이었습니다. 산 위 벼랑 끝 말발굽 모양의 길 위에 외따로 서 있는 호텔 사진을 종종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습니다. 뭔지 모르는 것이 자꾸 눈을 끌었습니다. 그런 장소들에 마음이 끌립니다. 버려진 곳, 인적이 드문 곳, 왠지 모르게 기시감이 드는 곳, 어쩐지 두렵지만 아름다운 곳, 외롭고 고독한 곳, 그런 곳을 자꾸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그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다녀갔을까,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하나의 이미지가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쓰고 싶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해 주는 공간이나 장면도 있었습니다. 여행한 장소들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심상하게 지나간 것들도 나중에 소설의 결을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결국 자기가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씁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 알고 싶은 것에 대해, 결국 알게 되지 못하더라도 어쨌든 그것에 가닿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씁니다. 결국 알지 못하는 세상이, 그리고 그것을 알고 싶다는 마음이 제게 쓰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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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이안과 윤호, 유나와 주운, 23번, 박복자 씨와 주경, 리나와 주희, 화성의 소년, 로스트 레이크 호텔의 주인장과 마지막 손님 등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까지, 각기 거대한 스토리를 품은 인물들이어서인지 하나하나 마음이 갔습니다.  『B의 세상』  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작가님에게 가장 애틋하게 다가오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큰 역할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엄마들에게 마음이 쓰입니다. 딸이 학교에서 어떤 일을 당하는지 짐작하면서도 학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주운의 엄마, 먹고 사는 것이 고달파서 외계인의 존재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또 다른 주운의 엄마, 딸과 손녀들의 안녕을 위해 평생 침묵했던 박복자 씨, 무심한 세 아들을 묵묵히 길러 낸 호텔 여주인. 그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딸에게 과일을 깎아 주고 방 불을 꺼 주고 놀러 갔다 오라고 용돈을 약간 쥐여 주고 딸과 손녀들의 밥을 챙기고 매일 호텔을 쓸고 닦으며 돈을 버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혹독한 세상을 견디며 살아온 여자들은 자신과는 또 다른 형태의 혹독한 세상을 살아야 할 여자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냥 보지만 않고 손을 내밉니다. 그래서 B에게도 엄마가 있으니 안심이라고 생각한 주운과 외계인을 데려와도 잘 놀다 가라고 말해 주는 엄마가 있는 또 다른 주운과 아낌없이 팬케이크와 난로의 온기를 나눠 주는 여주인의 호의를 받은 가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혹독한 세상을 더 살아갈 힘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 별것 아닌 것들을 한 엄마들이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 주어 이 소설들이 균형을 유지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작가님 마음속에서 처음 그 싹을 틔울 때 주로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한 인물이 먼저 떠올라 작품의 출발점이 되곤 하는지, 아니면 작품 속에 담아낼 세상의 한 단면을 먼저 포착하시는 경우가 많은지요.

 

‘동생이 집에 외계인을 데려왔을 때 나는 계란을 삶고 있었다.’
수록작 「방문」의 첫 문장

 

어느 날 문득 밑도 끝도 없이 이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노트북 빈 화면에 첫 문장을 써 놓았지만 그래서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전혀 짐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마침 원고 청탁을 받아서 그것을 우선 쓰고 여행도 다녀오고 여행서도 쓰다 보니 외계인은 집에 와 있고 계란은 일 년째 삶아지고 있었습니다. 첫 문장부터 어딘가 어긋나 있습니다. 이후로도 상당히 어긋난 이야기가 이어지리라는 예상은 했습니다. 계란을 삶았으니 일단은 먹어야 합니다. 외계인이 삶은 계란을 먹을 것인가, 안 먹을 것인가.

 

일단 계란은 어찌어찌 넘어가고 그런데, 외계인은 어떻게 생겼나. 너무 뻔한 설정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외계인의 모습 같은 건 상상할 능력이 안 됩니다. 그것도 일단은 넘어가고. 그럼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 외계인이 막 나돌아 다니는 것보다는 주로 집 안에 있으면 좋겠는데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오목 아니면 화투인데, 외계인의 등장에도 무심하기 짝이 없는 담대한 소녀들이라면 역시 화투겠지. 광도 팔고 훈수도 두려면 셋보다는 넷이면 좋겠는데 해서 등장한 인물이 할머니, 박복자 씨였습니다. 굉장히 의외의 인물이었고 그래서 이야기는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이게 제가 소설을 쓰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야기의 결말을 모르고 씁니다. 결말을 아는 것은 소설의 인물들뿐입니다. 등장인물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저는 그 뒤를 따를 뿐입니다. 박복자 씨의 이야기를 쓸 때는 이것은 역시 상당히 어긋난 이야기로구나 싶었습니다. 외계인에, 화투에, 이젠 느닷없이 위안부 이야기라니요. 이런 식으로 쓰게 될지 몰랐지만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는 언젠가 제가 꼭 쓰고 싶었던 것입니다. 무겁거나 처연하지 않게, 담담하면서도 어느 순간 눈물 한 방울 툭 떨어뜨리게 되는 정도로 쓰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쓰게 됐다고 하지만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 온 이야기이므로 쓰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처음부터 상당히 어긋난 소설을 쓰게 된 경위입니다. 대개 그런 식으로 글을 씁니다.

 

어느 날 고양이가 훌쩍 내 무릎 위로 뛰어올랐을 때,
몹시 놀랐고 두근거렸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우주를 껴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고양이 모양을 한 위안을 받았다. 그런 소설을 쓰고 싶은 것 같다.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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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작가님은 여행 책 작가로도 활동하고 계신데요, 청소년 소설을 쓸 때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작가님께 청소년 독자들을 위한 청소년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때 저는 여행 책을 쓰는 자아와 소설을 쓰는 자아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마치 「유나의 유나」의 유나처럼요). 한동안 여행 책을 쓰고 나면 소설 쓰는 감각을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여행 책을 쓰는 나도, 소설을 쓰는 나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당연하지요!). 예를 들면 예전에 우유니 사막에서의 혹독한 고산증에 대해 여행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경험은 「필름」(  『델 문도』  )이란 소설에서 고산증 때문에 사막 한가운데에서 잠 못 이루다 수많은 별을 목격한 소녀의 이야기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 소녀는 가상의 인물이기도 하고, 저 자신인 것도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쓰고 있습니다.

 

세상은 혹독하고 흉포한 곳이라고 저는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학교도 지겹지만 졸업하면 그보다 백배는 지겨운 삶이 펼쳐질 거라는 것도 숨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드물게 세상은 살아 볼 만한 구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넌지시 해 줍니다. 세상이 정말 참고 견디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저도 확신하지 못하므로 단언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막막한 어둠 속에서 저 멀리 밤하늘에 희미하게 빛나는 별 하나에 작은 위로를 얻듯이, 제 소설이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고 씁니다. 세상은 의외로 아주 작은 것들로 지탱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밤하늘에 저 홀로 소리 없이 빛나는 별처럼, 다들 단단한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고백하자면, 수록작 「방문」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주운에게 외계인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보였던 걸까, 여러 가지 상상을 해 보게 되었어요. 혹시 외계인이 작가님을 방문한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만약 작가님만의 비밀이라 말해 주시기 어렵다면, 주운처럼 힌트만이라도 (웃음)

 

고맙습니다. 저도 「방문」을 무척 신나게 썼습니다. 제게 외계인은 어떤 모습일지 힌트를 드리자면. 저는 매일 책상에 앉아 노트북 앞에서 방문을 기다립니다. 슬쩍 기척이 느껴진 적도 있지만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꼭 만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상희


소설가. 때때로 여행하고 글을 쓴다. 지금처럼 제주 여행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 훌쩍 제주로 떠나 머무르는 여행을 했던 얼리버드 여행자. 제주에서 ‘중간 여행자’로 머문 700여 일을 담은 여행서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이 제주도 여행의 바이블로 떠오르며 제주도 여행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동생과 함께 작은 출판사 '해변에서랄랄라'를 운영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만들고 있다. 여행서 『치앙마이 반할지도』, 『오키나와 반할지도』, 『북유럽 반할지도』, 『다시,제주』 『제주도비밀코스여행』과 소설 『델 문도』, 『그냥, 컬링』, 『바다, 소녀 혹은 키스』, 『하니와 코코』 등을 썼다.

 

 


 

 

B의 세상최상희 저 | 문학동네
이토록 “여전히 흔들리는” 세상에서 작가는 기꺼이 함께 흔들리기를 택한다. 당연한 듯 유리한 자리에 서서 폭력을 행하거나 방관하는 이들이 A라면, 최상희가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는 것은 A들이 애써 외면해 왔을 B들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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