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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특집] 4년간 베스트셀러로 본 독자의 마음

<월간 채널예스> 2019년 9월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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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습에 따라 독자에게 사랑 받는 에세이도 달라진다. 최근 5년간 예스24의 에세이 분야 판매 지수를 들여다봤다. 지금 에세이는 우리의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2019.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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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는 우리나라 독자에게 끊임없이 사랑받는 분야였지만, 그럼에도 최근 몇년 동안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에세이가 출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예스24의 에세이 분야에 새로 등록된 책의 권수를 살펴보면 이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표 참조)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던 에세이 등록 권수는 지난 2018년에 이르러서는 2,695권에 이른다. 2015년의 1,668권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

 

에세이는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담고 있어 필연적으로 저자의 일상과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분야다. 그러므로 출간되는 에세이의 변화를 따라가면 독자의 삶, 그 안의 고민과 욕구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예스24 베스트셀러 순위에 등장한 에세이의 제목만 봐도 독자의 선택은 명확한 방향으로 변해왔다. 그 이전까지는 유명한 저자의 수필이나 여행 에세이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순위를 차지하곤 했다. 그러다 2016년을 기점으로 한결 가벼워졌다. 에세이는 생활밀착형 주제를 다루면서,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고민을 나누는 것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내용이 인기를 얻게 된다. 인스타그램이 인기있는 SNS로 자리 잡으면서 에세이 또한 구어체의 제목에다 즉각적으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친숙한 캐릭터, 일러스트, 감성적 사진을 곁들인 책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에세이 분야 도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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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건재한 유명 작가의 힘

 

2015년 예스24 에세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면 공지영, 김훈, 혜민 스님, 이병률처럼 널리 알려져 이름만으로도 브랜드가 된 작가가 다수 눈에 띈다. 신인이 아닌, 이미 오래 전부터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의 에세이가 역시 인기를 얻은 것이다. 에세이의 주제 역시 작가의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 작가의 책을 제외하면 이 때도 SNS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책이 인기를 끌었다. 신준모의  『어떤 하루』  는 페이스북에 매일 한 편씩 써온 글을 묶었고, 설레다의  『내 마음 다치지 않게』  는 블로그에 연재한 메모 형식의 일러스트와 짧은 글을 모은 책으로 독자의 즉각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에세이가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당시 1위인 공지영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  의 전체 판매량은 4만1,000부 정도로, 최근 에세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책들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다. 에세이 시장 전체의 규모가 커진 것은 그 이후, 2016년부터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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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등장

 

2016년 주목해야 할 것은 19만 부 이상이 팔린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의 등장이다. 본격적으로 그림 에세이, 인기 캐릭터를 표지로 내세운 책이 출간되기 시작한 것.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의 성공으로 보노보노, 푸, 앨리스, 미키 마우스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화자, 또는 콘셉트로 내세운 책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캐릭터의 입을 빌려 보다 친근하고 살갑게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유효했다. 물론 혜민, 김제동, 신영복, 이석원 등 스타 작가의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켰지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은 그 이후로 본격화되는 큰 흐름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에게 고맙다』  과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은 역시 카카오 스토리,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은 글을 모아서 만든 책이다. SNS에서 호응을 얻은 짧은 글을 모은 에세이는 사회 생활에 지치고, 인간 관계가 버거울 때 다정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공감과 위로를 테마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힐링’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약화되었지만 그 연장선상에 있는 책들을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NS의 짧은 글에 익숙한 독자에 알맞게 글의 분량은 길지 않으면서 독서 경험은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에세이가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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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위로의 힘 그리고 개인주의

 

2017년에는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이 꾸준히 팔리는 가운데, 캐릭터 릴레이의 바통을 보노보노가 이어받았다. 김신회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는 만화를 본 적이 없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사랑을 받았다. 이들의 인기를 반영하듯 2017년에는 그림 에세이로 등록된 에세이의 수가 2015년에 비해 2배 넘게 많아졌다. 이렇듯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에세이가 앞다투어 출간된 배경에는 에세이를 주로 구입하는 독자층의 취향과 어린 시절의 향수를 공략한 기획이 자리잡고 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명 캐릭터를 내세운 책의 다수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리고 이 시기 에세이 분야에 나타난 또다른 키워드는 ‘건강한 개인주의’라고 할 수 있다.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  , 전승환  『나에게 고맙다』  등은 타인을 배려하고 사회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돌보지 못한 자신의 마음, 즉 ‘나’를 가장 우선 순위에 두라고 말하는 책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주되 강경한 어조의 자기 계발서식 가르침이 아니라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런 흐름은 이후에 나타나는 핵심 키워드, ‘퇴사’가 슬슬 등장하는 시점과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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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전성시대의 시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물론, 카카오의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시작한 책이 속속 등장하면서 2018년 에세이 베스트셀러의 특성은 한층 더 뚜렷해진다. 곰돌이 푸 같은 캐릭터의 힘을 빌린 책이 변함없이 인기있는 가운데, 편안한 구어체의 문장을 제목으로 한 책들이 쏟아져 나와 에세이 분야의 한 축을 이룬다. 제목처럼 더욱 사적인 주제, 나에게도 있을 법한 이야기, 타인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에세이가 늘어난 것.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정문정의  『무례한 사람에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책들의 주요 키워드는 심리적 치유와 공감이다.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는 지금까지 정신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쓴 심리학 책이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 받는 경험을 솔직하게 담은 책이다.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의 힘만큼, 그동안 궁금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정신과 상담을 너무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2018년 에세이의 흐름은 버거운 사회 생활에서 나를 지켜내는 법, ‘진화된 생존 노하우’를 옆집 언니, 오빠 혹은 친구와 나누듯 부담 없이 전하는 내용이 대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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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작가의 귀환, 콘텐츠 플랫폼의 다양화

 

2019년 하반기에 돌입한 현재,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위는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다. 여행 에세이로 등록되는 책의 권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에서도 스타 작가의 파워는 건재했다.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 1과 3에 출연하면서 더욱 올라간 대중적 인지도, 그리고 여행 관련 프로그램 출연 후 처음으로 나온 여행 에세이라는 출간 시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2019년 현재의 에세이 베스트셀러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저자의 스펙트럼이 확실히 넓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김영하, 혜민,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유명 저자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 김유라, 브런치의 글쓰기로 인기를 얻은 하완, 영화 배우 하정우 등 두터워진 작가층은 ‘누구나 작가가 되는 시대’라는 슬로건을 여지없이 입증한 셈이다.

 

유튜브에서는 일상의 풍경을 전하는 ‘브이로그(비디오 VEDIO와 블로그 BLOG의 합성어)가 인기 컨텐츠가 된 것처럼, 개개인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에세이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사랑받던 주제인 연애, 여행, 가족부터 커리어, 대인관계, 정신과 치료, 퇴사에 이르기까지 주제는 더 세분화 되고 작가로 등장하는 이들은 더 다양해질 것이다. 나와 다르지 않은 타인, 나의 고민과 닮아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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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0


1 딸에게 주는 레시피
2 1cm art 일센티 아트
3 오늘, 행복을 쓰다
4 그래도 괜찮은 하루
5 라면을 끓이며
6 어떤 하루
7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8 내 옆에 있는 사람
9 내 마음 다치지 않게
10 열두 마음

 

 

2016년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0


1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2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3 나에게 고맙다
4 그럴 때 있으시죠?
5 숨결이 바람 될 때
6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7 너에게 하고 싶은 말
8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9 처음처럼
10 보통의 존재

 

 

2017년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0


1 언어의 온도
2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3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4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5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6 약간의 거리를 둔다
7 숨결이 바람 될 때
8 그럴 때 있으시죠?
9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10 나에게 고맙다

 

 

2018년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0


1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여름 에디션)
2 모든 순간이 너였다
3 언어의 온도
4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5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여름 에디션)
6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썸머 에디션)
7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8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9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10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019년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0(1월~8월까지)


1 여행의 이유
2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3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4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5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여름 에디션)
6 언어의 온도
7 걷는 사람, 하정우
8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9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10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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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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