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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장기집권, 최장 기록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20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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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만 해도 수백 수천의 신곡이 발매되는 음악 시장에서 거의 3~4개월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2019. 09. 06)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의 기록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1995년부터 1996년까지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은 'One sweet day'로 16주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결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업적을 세웠다. 그러나 우리는 올해 6월 27일, 25년 만에 그 철옹성이 무너지는 순간을 목격했다. 4월 13일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1999년생 래퍼 릴 나스 엑스와 컨트리 가수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Old town road'가 7월 27일 16주 타이를 이룬데 이어, 8월 17일까지 기세를 올리며 19주 연속 차트 1위의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번주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에 밀려 20주 기록은 세우지 못했으나 역사의 새 페이지가 쓰였음은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만 해도 수백 수천의 신곡이 발매되는 음악 시장에서 거의 3~4개월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비록 그 퀄리티에는 논란이 있을지언정 대중을 사로잡을 강력한 한 방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새 기록을 맞아 이즘은 빌보드 싱글 차트 12주 연속 이상 1위를 차지한 20곡을 기획했다. 

 

 

12주 연속 1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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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런(Ed Sheeran) - Shape of you (2016)

 

2014년 정규 2집 < X >의 'Sing', 'Don't', 'Thinking out loud'가 이룬 히트 반열에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포크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은 메이저 레이저의 'Lean on'으로부터 시작된 댄스홀, 트로피컬 하우스 유행을 따라 'Shape of you'를 작곡했다. 이 곡의 중독적인 신시사이저가 클럽을 채우던 2017년 1월 28일 그는 빌보드 싱글 순위 첫 1위를 기록했으나 다음주 미고스의 'Bad and boujee'에 자리를 뺏긴 상황이었는데, 이후 11주 연속 장기 집권은 2월 12일 59회 그래미 시상식 공연이 결정적이었다. 홀로 나와 통기타 한 대로 소리를 쌓아가던 에드 시런의 환상적인 무대는 음악계에 루프 머신 붐을 일으켰고, 그는 래 스레머드('Black Beatles')와 미고스의 힙합 그루브에 맞선 백인 포크 뮤지션으로 남았다. (임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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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 - Closer (Feat. Halsey)(2016) 

 

'#Selfie'(16위), 'Rose'(6위), 'Don't let me down'(3위)으로 상승 가도를 이어가던 체인스모커스에게 빌보드 HOT 100 넘버원은 예정된 일이었다. 더 프레이의 'Over my head (Cable car)'와 페티 왑의 '679'을 표절한 아쉬운 기록이었지만, 'Closer'는 2016년 가을 정상의 자리에서 장기 집권에 성공하며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10주 이상 내에서는 유일하게 전자 음악으로 이름을 새겼다. 이를 계기로 일렉트로니카 신의 기수로 떠올라 퓨처 베이스 장르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들은 이듬해 정규 1집 < Memories...Do Not Open >을 내며 월드 투어를 달성했다. 젊은 듀오의 역사를 바꾼 'Closer', 그야말로 '원 그레이트 송'이다. (임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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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 칼리파(Wiz Khalifa) - See you again (Feat. Charlie Puth) (2015)

 

영화 < 분노의 질주 > 시리즈의 주인공 브라이언 오코너를 연기한 배우 폴 워커는 2013년 11월 캘리포니아에서 필리핀 이재민 자선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도중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작으로 2015년 개봉한 영화 <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의 엔딩 장면에서 폴 워커를 추모하며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See you again'이다. 슬픈 피아노 인트로와 위즈 칼리파의 랩, 찰리 푸스의 감미로운 보컬은 전형적인 랩 발라드 스타일 편곡이라 특별하진 않다. 하지만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보내는 내용의 가사는 폴 워커를 추모함과 동시에 언제든 이별을 마주해야 하는 대중에게 큰 위로를 건넸다. 영화 장면이 삽입된 뮤직비디오는 2017년 7월 29억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최다 조회수 영상에 올랐는데, 그 전 오래도록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곡이 바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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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시크(Robin Thicke) - Blurred lines (Feat. Pharell Williams, T.I.) (2013)

 

'젠장(Damn), 'Got to give it up' 같은 그루브를 만들고 싶어.'2012년의 한 스튜디오, 새천년 블루 아이드 소울 아티스트 로빈 시크와 히트 프로듀서 퍼렐 윌리엄스는 1977년 마빈 게이의 히트곡을 흠모한 나머지 거의 비슷한 형태의 곡을 만들었다. 거장의 뼈대 위 이목을 집중시킬 핫(Hot)한 뮤직비디오와 농밀한 가사, 'I know you want it'의 훅과 티아이(T.I)의 랩을 더한 'Blurred lines'는 2013년 차츰차츰 순위를 올리더니 12주 연속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며 그 해 최고의 히트 싱글이 되었다. 당연히 마빈 게이의 유족들이 표절 소송을 제기했고 LA 지방법원은 로빈 시크와 퍼렐에게 82억 원의 배상금과 동시에 향후 로열티의 50%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실질적인 작곡가 퍼렐은 '그루브는 소유할 수 없는 것'이라며 'Got to give it up'과 완전히 다른 곡임을 조목조목 주장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표절 소송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로빈 시크는 이듬해 21년을 같이 살아온 배우 폴라 패튼을 두고 바람을 피워 애처가 이미지를 스스로 갖다 버렸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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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Usher) - Yeah! (Feat. Lil' Jon, Ludacris) (2004) 

 

1994년 14살에 < Usher >로 데뷔하여 알앤비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우뚝 선 어셔는 준비된 인재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어릴 적 굳어진 '순수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갈증을 느꼈을 터. 그는 섹시 스타로의 변화를 택했고 크렁크(Crunk)의 황제 릴 존이 프로듀싱한 'Yeah!'와 < Confessions >로 세계를 정복한다. 춤추기 적합한 비트 위 찌르듯이 반복되는 신시사이저에 그루브한 기교를 섞은 이 곡은 크렁크의 정점을 상징하며 빌보드 싱글차트 1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클럽에서 다른 여자와 밤을 보낸다는 막장 가사가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겼으나 당시에는 파티장의 모두를 춤추게 만들었다. (임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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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나(Santana) - Smooth (Feat. Rob Thomas) (1999)

 

 때는 바야흐로 1999년, 세기말 차트에는 라틴팝 열풍이 불어 닥쳤다. 맨 처음 이 씨앗을 뿌리며 정상을 차지한 건 리키 마틴이었다. 이후 제니퍼 로페즈, 엔리케 이글레시아스가 연달아 솟아오르며 라틴음악의 매력을 세상에 흘렸다면 산타나의 'Smooth'는 이 감성을 좀 더 고차원적인 '감상'의 지점까지 끌어온다. 이전의 라틴이 댄스 팝 성향의 흥겨움과 어느 정도 눈으로 보는 화려함을 품었다면 이 곡은 다르다. 끈적한 후렴의 기타 솔로가 증명하는 건 다름 아닌 감칠맛. 농염하고도 대중적인 이 기타 연주는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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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넴(Eminem) - Lose Yourself (2002)

 

당신은 에미넴 하면 어떤 노래가 떠오르는가. 그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준 'The real slim shady'나, 편지라는 특이한 구성으로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인 'Stan'이 생각날 수도 있다. 혹은 리한나(Rihanna)와의 멋진 호흡을 보여준 'Love the way you lie'와 'The monster'가 떠오를 수도 있고, 최근 곡 중에서는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스타일의 과격한 래핑이 일품인 'Berzerk'와 속사포로 단어를 내뱉는 'Rap god'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다만 그의 대표곡을 뽑는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할 단 하나의 곡, 바로 그의 자전 영화 < 8 마일 >에 삽입된 'Lose yourself'다. 디트로이트의 거리가 연상되는 음산한 비트 위 차근차근 문장을 채워 나가는 날 선 목소리. 라임으로 꽉꽉 채운 그의 투박한 가사를 읽다 보면 간절함과 긴장의 연속 가운데 어느새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곡으로 에미넴은 힙합 최초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함은 물론, 그래미 최우수 랩 퍼포먼스와 최우수 랩 앨범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백인 래퍼의 신기원을 세운다. (장준환)

 

 

13주 연속 1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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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투 멘(Boyz II Men) - End of the road (1992)

 

블랙 뮤직을 제작했으나 백인도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온 모타운은 알앤비 물결이 찰랑거리던 1990년대 초반 이들을 세상에 공개했다. 시작부터 인기를 얻은 그룹은 빌보드 싱글 차트 1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End of the road'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게 된다. 에디 머피 주연의 영화 < 부메랑 > OST로 처음 등장한 이 곡은 아름다운 그룹 하모니와 베이비페이스가 만든 선율이 더해져 잊지 못할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백인이었지만 흑인의 음악을 했던 엘비스 프레슬리가 1956년 'Hound dog / Don't be cruel'로 세운 11주 연속 1위는 이들에 의해 깨졌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은 음악들은 특정 인종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노래였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정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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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 & 모니카(Brandy & Monica) - The boy is mine (1998) 

 

브랜디와 모니카는 1990년대가 주목한 차세대 틴에이지 디바였다. 14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 각자 수백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둘은 자타가 공인하는 라이벌이었다. 이런 그들이 1998년 'The boy is mine'으로 힘을 합쳤으니 흥행은 보증된 결과. 폴 매카트니와 마이클 잭슨의 'The girl is mine'에서 힌트를 얻은 사랑싸움 가사는 가십 너머의 재미를 선사했고, 당대 최고의 작곡가 로드니 저킨스의 미묘하고 음산한 멜로디 위 브랜디와 모니카는 10대 가수라 믿기지 않는 탄탄한 보컬을 선보였다. 'The boy is mine'은 브랜디와 모니카에게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의 영예를 안겨주며 더 큰 미래를 기대케 했다. 이후 각자 히트 싱글 'Have you ever'와 'Angel of mine'을 발표하며 정상의 자리를 한 번 더 차지한 것은 덤이다. (이홍현)

 

 

14주 연속 1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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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 - Boom boom pow (2009)

 

'난 3008년에 있어, 너는 2000년에다 구닥다리지'.10년이 지난 지금에야 허황스럽지만 2009년 당대만 해도 많은 이들이 블랙 아이드 피스의 '미래주의 선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평범한 힙합 그룹의 틀을 깨고자 했던 윌아이엠은 오토튠으로 변형한 목소리와 체계적으로 쌓아 간결하게 만든 일렉트로비트, 다양한 이펙트를 활용해 디지털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12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기계음에 대한 반감과 단조로운 구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2011년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의 처절한 실패는 블랙 아이드 피스의 실험을 더욱 평가절하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현재 역사는 'Boom boom pow'를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한다. 원래 평론가들이 혹평하는 노래일수록 중요한 노래인 경우가 많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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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론슨(Mark Ronson) - Uptown funk (Feat. Bruno Mars) (2015)

 

2015년 1월 17일부터 4월 18일까지 14주 동안 장기 집권한 'Uptown funk'는 레트로 펑크(Funk)의 전형이다. 'Treasure'와 '24k magic'에서 고전적 펑크(Funk)에 헌사를 보낸 브루노 마스는 디제이 마크 론슨과 함께 프린스, 갭 밴드, 카메오, 더 타임 같은 소울 펑크(Funk) 밴드의 음악을 다시 재현했다. 하지만 펑크(Funk) 밴드 잽이 1980년에 발표한 'More bounce to the ounce'를 표절한 의혹이 있었던 'Uptown funk'를 그래미가 올해의 레코드로 선정한 것은 패착이다. 그리고 'Uptown funk'는 1970, 80년대 소울/펑크 음악보다 좋지도 않다. (소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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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 We belong together (2005)

 

21세기 들어 머라이어 캐리의 전성기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토미 모톨라와의 별거 후 2000년 소니를 떠나 버진 레코드와 계약을 맺었으나 결과는 < Glitter >의 흥행 참패였고 2002년 유니버셜에서 발표한 < Charmbracelet >도 활발한 활동과 달리 성과는 미진했다. 쇠퇴한 보컬 능력과 더불어 자기 관리에 대한 의심도 커져갔다. 절치부심한 머라이어는 2005년 'We belong together'로 모든 의혹을 잠재우며 빌보드 싱글 차트 14주 비연속 1위를 차지한다. 힙합 백비트와 간결한 피아노 연주 위 머라이어의 목소리는 힘들이지 않고도 감각적이었으며 복고 아닌 최신의 흐름이었다. '한 물 간 가수'의 위기에 놓였던 그는 이 곡을 통해 노래 제목처럼 현재와 '함께' 호흡하게 됐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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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 - I gotta feeling (2009)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프로듀서 윌아이엠(will.i.am)은 2009년 < The E.N.D >로 그의 실험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화려한 이펙트와 제목 그대로 '에너제틱'한 전자음을 대거 활용한 앨범은 'Boom boom pow'에 이어 'I gotta feeling'으로 14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대서양 건너 유럽에서 거대 DJ로 이름을 날리던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는 이 노래를 프로듀싱하며 미국 시장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뒀고, 향후 전 세계 팝 시장은 전자음악에 선명한 멜로디와 상승-하강 구조를 가진 장르에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다. 1980년대 하우스의 고향 미국이 전자 음악을 주류로 취득하기까지 무려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블랙 아이드 피스는 그룹의 정체성을 희생하며 EDM 열풍의 주역이 되었다. (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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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델 리오(Los Del Rio) - Macarena (Bayside Boys Mix) (1996)

 

이 노래만으로 시간의 흐름에 제약받지 않는 원 히트 원더 뮤지션이 됐다. 1992년 발매 이후 자국인 스페인을 중심으로 사랑받았는데, 이 곡이 음악으로 아니, 음악과 '댄스'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건 쉽게 말해 요즘 날의 밈과 컬트 문화와 관련 깊다. 애초에 스페인어로만 녹음된 곡을 우연히 한 DJ가 방송 규정에 맞춰 영어로 리믹스했고 이 버전이 차트에 안착하며 소소한 주목을 받는다. 그 관심이 폭발하게 된 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미국 여자 국가대표 체조팀이 노래에 맞춰 펼친 군무가 지구촌에 생중계되며 역주행의 신화가 장기 집권의 역사가 쓰였다. 익살스럽고 단순한 율동,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가 주는 대중성까지. 2016년 'Despacito'가 21년 만에 비영어권 가사로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 전까지 이 구역 대표는 이 곡이었다. 또 하나의 공통점, 두 곡 모두 가사가 꽤 적나라하다!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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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투 멘(Boyz II Men) - I'll make love to you (1994) 

 

눈부신 야경을 닮은 선명한 멜로디 라인과 섹슈얼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I'll make love to you'는 작곡가 베이비페이스가 밝힌 대로 보이즈 투 멘의 또 다른 메가 히트곡 'End of the road'와 문법적으로 닮아있다. 유사한 형태의 곡이 연이어 성공했다는 것은 보이즈 투 멘이 당대 최고의 인기 그룹이었음을 증명하는 징표다. 'I'll make love to you'는 14주 연속 싱글 차트 1위를 점거하며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와 타이를 이뤘음은 물론, 그 후계자를 같은 앨범 < II >의 또 다른 수록곡 'On bended knee'에게 물려주었다. 1995년 그래미 올해의 앨범 상과 최우수 알앤비 그룹 퍼포먼스 상은 의심할 여지없이 보이즈 투 멘의 차지였다. (이홍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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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 I will always love you (1992)

 

모든 시작점은 1992년 개봉한 영화 < 보디가드 >다.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아 영화는 흥행 가도를 달렸고 특히 엔딩의 이별 장면에서 흘러나온 'I will always love you'가 주목을 받았다. 사운드 트랙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이 곡의 놀라운 점은 컨트리 가수 돌리 파튼의 원곡을 리메이크했다는 사실. 사연을 읊조리듯 시작하는 무반주의 1절부터 휘몰아치는 후반까지, 빼어난 보컬이 컨트리 발라드를 소울 트랙으로 바꿨다. 오롯이 목소리로 세계를 휩쓸며 빌보드 14주간 1위를 기록, 팝계 최고 디바라는 명예를 얻어 지금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적신다. (임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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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 (Elton John) - Candle in the wind 1997 (1997)

 

1997년 8월 31일, '영국의 장미'가 꽃잎을 떨궜다. 찰스 왕세자와의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세계를 순회하며 자선과 봉사 활동에 힘을 쏟았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피하다 프랑스 파리 지하차도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지구촌이 사랑했던 그의 죽음에 생전 다이애나와 절친한 사이였던 엘튼 존은 1974년 발표한 'Candle in the wind'를 개사하여 그 해 9월 6일 장례식에서 노래를 부른다. 원곡에서 매스컴에 희생된 마릴린 먼로를 추모했던 그는 'Candle in the wind 1997'에서 아름답고도 험난했던 다이애나의 삶을 절절히 추모했다. 세계인의 추모 열풍 속 이 노래는 14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총 3300만 장의 판매고를 통해 지금까지도 역대 최다 판매 싱글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위는 빙 크로스비의 'White christmas'. (김도헌)

 

 

16주 연속 1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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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 보이즈 투 멘(Mariah Carey & Boyz II Men) - One sweet day (1994)

 

1990년대 중반 머라이어 캐리는 거침없었다. 이미 9곡이 빌보드 정상에 올랐지만 10주 이상을 버틴 노래는 없었다. 'Dreamlover'와 'Fantasy'는 모두 8주에 머물러 14주 1위를 기록한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에는 미치지 못했다. 휘트니 휴스턴을 넘어야 했다. 1995년 12월 2일에 빌보드 1위로 데뷔해서 1996년 3월 16일까지 16주 동안 빌보드 넘버원을 호령한 'One sweet day'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이 호흡을 맞추었으니 성공은 예정되어 있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기록을 깨야겠다는 머라이어 캐리의 개인적 야망이 투영된 'One sweet day'가 당시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이었던 소니 음반사의 부사장 토미 모톨라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에 동의하는 사람도 많았다. (소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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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폰시 & 대디 양키(Luis Fonsi & Daddy Yankee) - Despacito (Feat. Justin Bieber) (2017)

 

'Despacito'는 먼저 라틴권에서 인기를 얻고 난 뒤 전 세계로 퍼져나가 거대한 유행의 파도를 만들었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무려 60억 회에 달하며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는 16주간 1위를 하는 영광을 얻었다.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의 'One sweet day'와 동일한 차트 기록으로, 이는 1995년 이후 범접할 수 없는 공고한 탑과 같은 것이었기에 더 화제가 되었다. 제18회 라틴 그래미 어워즈에서 4관왕을 차지하고, 제60회 그래미에서는 본상인 노래와 레코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발자취만 살짝 보아도 얼마나 큰 명예를 거머쥐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어 인구의 높아지는 영향력과 더불어 라틴음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곡. (정효범)

 

 

19주 연속 1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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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나스 엑스(Lil Nas X) - Old Town Road (Feat. Billy Rae Cyrus) (2019)

 

카우보이 모자를 쓴 스무 살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19주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로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미국 문화권을 겨냥한 컨트리와 힙합의 절묘한 크로스오버,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와 간결한 멜로디. 다만 이 곡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바로 적극적인 바이럴 마케팅이었다. 소셜 미디어 틱톡(Tik Tok) 진출을 노린 카우보이 콘셉트와 베이스 드롭으로 반전 효과를 강조한 곡 구성이 '이햐 챌린지(#yeehawchallenge)'와 같은 인터넷 밈(Meme)을 낳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이다. 빌리 레이 사일러스(Billy Rae Cyrus)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정상을 밟은 그는 이후 영 떡(Young Thug), 디플로(Diplo), RM 등 여러 아티스트와 리믹스를 주도하며 꾸준히 곡의 인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세태의 흐름을 영리하게 읽고 성공을 거둔 'Old town road', 인터넷 문화가 역사를 바꿨다.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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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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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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