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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채연의 도전

 박희아의 무대 위의 아이돌 ③ - 아이즈원 이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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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시간이 오래 걸린 인트로를 통해서 나는 다시, 채연의 도전을 말하고 싶었다. (2019. 08.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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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는 K-POP 아이돌 전문 저널리스트 박희아의 신규 칼럼 <박희아의 무대 위의 아이돌>을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박희아의 무대 위의 아이돌>은 박희아 저자가 만난 색깔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아이돌 5인의 미니 인터뷰와 그들을 만난 소회를 담은 칼럼입니다.  <박희아의 무대 위의 아이돌>은 8월 23일 출간 예정인 『무대 위의 아이돌』을 바탕으로 새롭게 쓰여지는 칼럼입니다.

 

 

 
“정말 오래 전인데 그걸 기억하고 계시다니 놀라워요.”
 
모든 인터뷰는 잠시나마 상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렵지만, 유독 내 입장에서 더 조심스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아이즈원의 이채연이 그런 경우다. 책의 인트로를 쓸 때도 다른 인터뷰이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세 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전자.’ SBS ‘K팝스타’, Mnet ‘식스틴’, Mnet ‘프로듀스48’이 그의 출연작이다. 이런 채연의 경력은 내가 입시 경쟁이나 입사 경쟁 정도로는 겪어보지 못한 공개적인 압박이 존재하는 TV 속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데뷔만 한다고 해서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얻고, 유명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기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상대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똑같은 연습량을 갖고 있더라도, 기획사의 규모에 따라 그들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어느 때에는 기획사의 크기와 상관없이 멤버 개인의 매력 덕분에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아니, 사실은 거두절미하고 그냥 운이 좋은 경우도 있다. 연예인이 아닌 사람들의 삶에서도 그러하듯이, 노력이 모두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내 작품의 질이 성패를 좌지우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WM엔터테인먼트에서 다시 데뷔를 준비하면서 지난 시간이 허탈했을 것 같기도 하거든요.


새로운 회사에서도 춤과 노래만 배웠다면 5년이라는 연습생 생활을 끝까지 견디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여기에 와서 연기와 일본어를 시작했는데, 그게 버틸 힘을 주더라고요. 처음부터 도전할 수 있는 게 새로 생겼다고 생각하니까 재미있었어요. 여기서는 내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거죠. 
   
그래서 채연은 처음 얼굴을 마주하기 전부터 나에게 긴장을 안겼다. 노력, 기획사의 규모, 운 등 모든 게 한 순간에 그를 찾아왔다는 사실은, 자칫 한두 가지 요소만으로 그의 현재를 정의 내릴 때 나도, 그도 만족할 수 없는 글이 나올 거라는 점을 미리 말해주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그때 제가 포기하지 않은 게 신기해요.”
   
채연은 신인 아이돌 그룹의 멤버이지만, 자신의 감정에 매우 솔직하다. 대부분의 신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에 능숙하지 않더라도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자기의 본래 모습과 연예인으로서의 모습을 여유롭게 구별 짓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신기하게도 채연은 자신의 마음을 감출 필요가 없다는 듯 솔직하게 자기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어떻게 이리 솔직할 수 있냐”고 묻자, 채연은 답했다.
 
“어차피 저를 좋아할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할 사람은 싫어한다는 걸 알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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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많은 TV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얼굴을 노출할 수밖에 없었던 초등학생 소녀가 20대로 접어들었다. 그는 아이즈원이 되어서 무척 행복하지만, 때때로 여전히 겁이 나거나 울적한 순간도 있다고 말했다.


데뷔를 하고 나서 채연 씨를 가장 고민하게 만든 건 뭔가요.


매번 무대를 할 때마다 리허설을 하고, 모니터링을 하잖아요. 화면 속에 비치는 제가 예뻐 보이지 않을 때가 많은 거예요.
 
한두 사람도 아니고, 수백 만 그 이상의 타인에게 비춰지는 나의 모습을 계속 신경 써야 하는 직업은 그의 삶에서 즐거운 만큼 두려움이 치솟는 순간을 종종 만들어낸다. 하지만 채연은 이제 그 사람들의 생각보다 자신이 왜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왔는지,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골몰한다. 
  
아이즈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하지만, 어린 나이부터 경쟁의 굴레 안에서 자신을 갈고 닦아 온 채연은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소녀들을 볼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유독 시간이 오래 걸린 인트로를 통해서 나는 다시, 채연의 도전을 말하고 싶었다.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하고 싶은 이채연이라는 사람이 도전을 거듭하며 맞서게 될 미래를 응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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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레오, 호시, 청하, 이채연
다섯 명의 퍼포머가 그리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무대 위의 아이돌』  은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K-POP 보이그룹에서부터 갓 데뷔한 걸그룹에 이르기까지 지금 K-POP 퍼포머들의 삶에 관한 보고이다.  2019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에 이어 톱 듀오, 그룹 상을 수상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대표 댄서 제이홉, ‘콘셉트 아이돌’ 빅스의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 솔로 퍼포머로 활동 중인 레오, 세븐틴의 세 가지 유닛에서 퍼포먼스 팀 리더를 맡고 있는 호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1’에서 최종 11인에 뽑혀 아이오아이(I.O.I)로 데뷔한 뒤 성공적인 솔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청하, ‘프로듀스 48’로 데뷔해 한국과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걸그룹 아이즈원 이채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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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희아

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

무대 위의 아이돌 : 아이즈원 이채연, 세븐틴 호시, 청하, 빅스 레오, 방탄소년단 J-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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