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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성장의 갈림길에 서다

집으로부터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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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그와 같은 성장통의 한 가운데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감정 이입할 만한 순간이 꽤 많다. (2019. 07.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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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포스터

 

 

(* 영화 속 반전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스파이더맨>의 부제는 ‘파 프롬 홈 Far from Home’, 거칠게 번역하면 ‘집으로부터 멀리’다. 실제로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두 분 선생님의 인솔하에 친구들과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체코의 프라하로, 독일의 베를린으로, 영국의 런던으로 유럽 여행을 떠난다.

 

‘집으로부터 멀리’ 떠나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시선이 달라져서다. 달라진 시선은 좀 더 세상을 넓게 보게 만들어 성장의 바탕을 이룬다. 피터 파커에게 성장은 ‘독립’이다. 피터 파커는 아버지 역할을 해주던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죽음 이후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영화에서 ‘집으로부터 멀리’ 벗어난 여행은 아버지를 잃은 피터 파커가 독립을 이룰 수 있을지 확인하는 무대인 셈이다.

 

피터 파커를 ‘무대’로 호명하는 건 새로운 빌런 ‘엘리멘탈’이다. 피터 파커가 사는 이 지구와는 또 다른 지구가 존재하고 그곳에서 파괴를 일삼던 공기와 물과 불과 흙의 성분을 가진 엘리멘탈이 타노스의 핑거 스냅 여파로 생긴 차원의 구멍을 뚫고 이쪽으로 넘어왔다. 빌런을 처치하겠다고 그쪽에서 이쪽으로 슈퍼히어로도 넘어왔다. 정체가 ‘미스터리’ 하다고 해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다.

 

미스테리오는 피터 파커를 향해 좋은 사람이라며 호감을 드러낸다. 그와 다르게 “뵙기 힘든 분이군 스파이더맨” 함께 팀을 이뤄 엘리멘탈을 무찌르자며 여행을 망치려 드는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는 시종일관 까칠하다. 피터 파커에게 이번 유럽 여행은 MJ(젠다야)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할 절호의 기회다. 근데 여행 가는 곳마다 임무 운운, 평화 운운하는 닉 퓨리를 피터 파커는 의도적으로 피해 다닌다. 차라리 “세상을 구하려면 희생이 필요해” 좋은 말로 설득하려는 미스테리오가 더 힘이 된다.

 

닉 퓨리와 미스테리오는 토니 스타크를 대신할 수 있는 유사 아버지의 두 가지 선택지다.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피터 파커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선택’은 중요한 컨셉트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피터 파커는 선택에 따른 결과를 책임지는 위치에 올라서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샘 레이미가 연출한 <스파이더맨>(2002)의 명대사를 빌리자면 ‘큰 힘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는 법’이며 이를 감수해야 슈퍼 히어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이후 공석이 된 차기 리더로서의 조건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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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다정한 이웃 아저씨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미스테리오와 다정함이라고는 단 ‘일’도 없이 세계의 안전만 강조하는 닉 퓨리 사이에서 피터 파커는 따를 만한 롤모델을 골라야 하는 ‘시각’이 절실하다. 또 하나, 피터 파커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건 MJ다. 사랑을 선택하자니 스파이더맨 수트가 눈에 밟히고, 멋진 수트를 입고 세상을 구하자니 피터 파커에게는 관심 없는 척하지만, 주변을 떠나지 않는 MJ가 눈에 어른거린다.

 

어른의 세계에 진입한다는 건 죽음을 알고 사랑도 경험하고 그에 따른 쓴맛도 감수할 줄 아는 상태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 이번 영화에서 피터 파커는 자신의 선택에 따른 쓴맛을 뼈저리게 느낄 예정이다. “늘 친구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기분이에요” 슈퍼히어로의 고충을 토로하며 어떻게든 정체를 숨긴다고 생각한 피터 파커와 다르게 MJ는 “너무 티 나던데” 그의 정체를 곧바로 알아보고, 닉 퓨리와 미스테리오 사이에서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 이가 실은 피터 파커의 약점을 노렸다는 걸 깨닫는 순간, 세계는 이미 위험에 빠진 상태다.

 

아직 피터 파커에게 사랑도, 세계 평화도, 종국에는 여러 유사 아버지를 넘어서 리더로 독립하기까지 , ‘파 프롬 홈’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이번 영화를 포함해 피터 파커에게 닥쳐올 수많은 고비와 좌절은 극복하고 넘어서야 할 난관이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피터 파커 앞에 펼쳐진 빌런과의 대결이 중반 이후 가상 무대의 형태로 밝혀지는 건 그 난관이 성장의 시험대라는 우회적인 반영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피터 파커에게 힘이 되어주는 건 토니 스타크의 전(前)비서 해피 호건(존 파브로)이 전하는 한 마디다. “토니가 그렇게 떠난 건 네가 돌아올 걸 알았기 때문일 거야.”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그와 같은 성장통의 한 가운데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감정 이입할 만한 순간이 꽤 많다. 스파이더맨을 일러 ‘우리들의 다정한 이웃’이라 수식하는 건 이런 배경이 바탕이 되어서다. 국내에 내한한 톰 홀랜드가 한 말이다. “아이언맨은 백만장자고 토르는 신이고 캡틴 아메리카는 군인이다. 그에 비해 스파이더맨은 완벽하지도 않고 아직 성숙하지도 않은 친근한 히어로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사랑하고 더욱 공감할 수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많은 변화를 앞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중심에는 피터 파커, 즉 스파이더맨이 있다. 피터 파커의 성장이 곧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4기의 성공과 직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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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허남웅(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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