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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딸에게 주고 싶은 소설이에요 (G. 조남주 작가)

오은의 옹기종기 (88회) 『82년생 김지영』 이후 3년 만의 신작 장편 『사하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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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옆에 “질문이 생겼을 때 소설을 쓴다고 말하는,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질문이 멈추지 않고, 계속 소설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고 말하는 조남주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19. 0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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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떨어진 잎사귀에 날개를 펴고 앉았다. 선명한 노란색. 활짝 편 양 날개 위에 눈동자처럼 동그랗게 소용돌이치는 검은 무늬. 넙적하게 벌어지다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더듬이의 모양 때문에 머리에 작은 새의 깃털을 두 개 꽂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조남주 작가님의 장편 소설  『사하맨션』  의 한 구절이었습니다. 기업이 인수해버린 어느 도시, ‘타운’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안전한 곳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죠. 주민권도 없고, 체류권도 없는 추방되고 낙오된 사람들이 ‘사하맨션’에 숨어들어 살고 있습니다. 소설  『사하맨션』  은 ‘사하’라고 불리는 이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그것을 가능하게 할 사회의 역할을 묵직하게 다시 질문합니다. 이들은, 사하의 삶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요? 오늘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는요.  『82년생 김지영』  이후 3년만의 신작 장편소설  『사하맨션』 으로 돌아온 조남주 작가님과 함께 합니다. 기대하고, 기다렸어요!! 많은 분들이 그러실 거라 믿으며, 기쁘게 오늘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인터뷰 - 조남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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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 조남주 작가님, 오래 전부터 <책읽아웃> 애청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사실인가요?

 

조남주 : 네, 거의 초반부터 쭉 따라 들었던 것 같아요. 그냥 책과 관련된 팟캐스트를 ‘도서’ 카테고리에서 찾아서 듣다 알게 됐는데요. 김동영 작가님과 김하나 작가님께서 진행하실 때부터 찾아 들었어요.

 

오은 : 와, 그렇군요. 출연 제안 받으셨을 때 그렇다면 기분이 남다르셨겠어요.


조남주 : 프엄님이 제안 메일을 보내셨어요. 메일 목록에 제목이 보이잖아요. ‘출연 요청’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는데요. 그 메일을 열어 보지도 않았는데 너무 떨리는 거예요.(웃음) 공모전 결과 기다리거나 소설을 보내놓고 답변을 기다릴 때처럼 떨렸어요.


오은 : 조남주 작가님께서 이번에  『사하맨션』 출간하시고 인터뷰를 많이 안 하신다고 들었는데 특별히 저희 <책읽아웃>만 부러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조남주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오은 : <책읽아웃>에서 재미있게 들으셨던 편이 있다면 몇 개 들려주세요.

 

조남주 : 최근에는 김세희 작가님 편을 재미있게 들었어요. 소설이 워낙 좋아서 어떤 분이실까 되게 궁금했어요. 에피소드가 올라왔을 때 오히려 바로 못 듣고, 조금 기다렸다가 차분하게 들었죠. 그때 작가님께서 읽어주셨던 책 속 부분도 제가 좋아했던 구절이었어요. 정말 좋았어요. 또 불현듯(오은)님 첫 방송도 좋았어요.(웃음) 첫 방송이라고 제가 생각해서 그런지 좀 설레고, 떨리는 것이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김민정 시인께서 편집자로서 하시는 말씀도 들으면서 저와 일하시는 편집자 분들도 이런 생각이겠구나, 이해도 하게 됐고요. 또 신예희 작가님 편, 좋았어요. 저도 거의 프리랜서 20년 차거든요. 신예희 작가님 말씀이 공감도 되고, 많이 배웠어요. ‘프리랜서는 영업이다’(웃음) 이런 것 배웠고요.


오은 : 네 번째 장편  『사하맨션』  출간이 채 한 달이 안 된 상태입니다. 책이 나오면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요즘 어떤 마음으로 지내세요?


조남주 : 매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들어서 판매지수를 확인하고 있어요.(웃음) 안 보려고 하는데 자꾸 보게 돼요.


오은 : 전작이 엄청나게 성공했기 때문에 부담감을 안고 이 책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조남: 부담감이라는 게 없다면 거짓말일 텐데요.  『82년생 김지영』 이 사실 소설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들과 맞물리면서 이례적으로 많이 언급되고, 읽혔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런 특별한 상황을 또 기대하거나 예상하지는 않는데요. 다만 제 소설을 한 편 이상이라도 읽는 분들이 소설의 완성도를 떠나 이 작가의 감수성이나 가치관이 퇴보하고 있다, 혹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부담감은 컸던 것 같아요.


오은 : 『82년생 김지영』  이 일본에서만 13만 부가 판매되었고, 대만에서도 베스트셀러라고 해요. 이런 반향의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조남: 에이전시 등을 통해 들은 바로는 일본이나 대만뿐 아니라 유럽이나 영미권 쪽에서도 『82년생 김지영』  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읽어주시더라고요. 놀랍죠. 책 내용 중에 김지영 씨의 엄마가 딸들에게 방을 마련해주면서 벽에 세계지도를 붙여주잖아요. 그리고 딸들이 가고 싶은 곳에 스티커를 붙이는데요. 책이 딸들이 스티커를 붙인 나라에도, 그렇지 않은 나라에도 갔고, 가고 있어서요. 이 세 모녀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고요. 저도 덩달아 그런 기분이에요. 저를 대신해  『82년생 김지영』 이 저의 세계를 확장시켜주는 것 같아요.


오은 : 자 이제 조남주 작가님 소개를 해드릴게요. “작가. 엄마. 쓰는 것 외에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천생 쓰는 사람. 3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진짜 엄마가 다른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던 공상하는 아이였다. 사람의 내면이나 특수한 성정보다는 사회 구조와,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 더 관심이 많은 성향 탓에 대학에서는 사회학을 공부하고, 방송국에서 시사 교양 프로그램 작가로 일했다. 10년 동안 일하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며 전업주부가 된 조남주. 일 잘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갑자기 10원도 못 버는 사람이 돼 있었다. 직업적 정체성을 잃었다는 걸 자각하는 순간, 생각보다 큰 좌절감이 밀려왔다. 글을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아이가 낮잠을 자거나 어린이집에 간 시간을 쪼개 식탁에서 글을 썼다. 그저 뭔가 쓰고 싶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싶었다. 무작정 썼던 시절이다. 2011년 장편 『귀를 기울이면』  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했지만 사실 그의 첫 작품은 그 시절 쓴  『고마네치를 위하여』 다. 2016년 출간한 조남주의 세 번째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 은 ‘1쪽 1울컥’이라는 독자들의 평을 받으며 널리 사랑받았다. 한국 소설에서 밀리언셀러가 나온 것은 김훈의 『칼의 노래』  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조남주는 이 작품으로 소설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밀리언셀러 작가로 유명해진 뒤에도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매일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글을 쓴다.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딱 한 번 마주쳤다. 다만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 그리고 옛날 동료들이 책을 봤다며 연락을 해와서 반갑다. 20년 만에 그의 강연을 신청해 찾아온 친구를 만난 적도 있다. 임신했을 때는 미야베 미유키 소설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소설보다는 사회문제를 다룬 책을 더 많이 읽는다. 막막하고 두려워 숨이 턱 막힐 때 박완서의 문장들을 손끝으로 짚어가며 읽는다. 딸을 위해 글을 쓴다. 너무 자주 써서 퇴고할 때 거르고 빼는 단어는 '복잡한'이다.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책임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


조남주 : 다른 작가님들 소개를 저도 들었잖아요. 그래서 기대도 되면서 두렵기도 했어요.(웃음)


오은 : 10년 동안 시사 교양 프로그램 작가로 일을 하시다가 출산을 하고 전업주부가 되었을 때의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어떻게 그 시기를 건너 오셨는지 궁금해요.


조남주 : 아까 그 부분 듣는데 그때의 감정이 다시 생각이 나서 다시 울컥했어요. 다 지났으니까 그때 저는 글도 썼고요, 이렇게 말하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멀쩡하게 여기까지 온 게 돌아보면 신기할 정도예요.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했고, 그렇다 보니 성격도 뒤틀려 있었고요. 그 시절을 저와 딸이 둘이서만 계속 붙어 지냈잖아요. 엄마가 좀 더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아이와 같이 무언가를 하는 환경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요. 사실, 극복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 경험을 이겨냈다, 가 아니라 아픈 상태로 그냥 어찌어찌 지나갔다, 가 맞아요.

 
오은 : 막막하고 두려울 때 박완서의 문장들을 읽으신다고요?


조남주 : 박완서 선생님도 다소 늦게 소설을 쓰기 시작하신 분이기도 하고요. 선생님 소설만 보던 시기에도 그냥 너무 높고, 멀리 계신 선생님이었는데요. 『세상에 예쁜 것』 이후에 선생님이 쓰셨던 산문을 찾아보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전에 제가 읽었던 소설들도 선생님의 삶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들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비로소 선생님의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엄마로서, 뒤늦게 소설을 쓰기 시작한 여성 작가로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서 ‘나도 이런 마음을 가질 때가 있는데’ 하는 마음도 들었고요. 혼자 든든하게 여기고 있습니다.(웃음)


오은 : 얼마 전에 출간된  『사하맨션』  이야기를 해야죠. 『82년생 김지영』  이후 3년 만에 펴낸 장편입니다. 어떤 책인지 작가님이 직접 소개하는 시간을 드릴게요.


조남주 : 기업의 인수로 탄생한 기묘한 도시국가가 배경이에요. ‘타운’이라고 불리고요. 여기서는 가치가 있고, 효용이 있는 사람만 주민이 될 수 있어서 주민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한부 체류권을 가지고 험하거나 단순한 일을 하면서 살아요. 아니면 추방을 당하고요. 체류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추방 당해 주민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낡고 오래된 맨션이 바로 ‘사하맨션’이고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에는 원래 주민이었지만 자격이 안 돼서 타운의 주민이 되지 못했던 사람도 있고요. 스스로 이런 국가의 주민이기를 포기한 사람도 있죠.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서 문제를 저질러 도망을 온 사람도 있고요.


오은 : 이 소설 구상이 2012년이었다고요? 『82년생 김지영』  보다 먼저 이 소설을 구상하신 거죠?


조남주 : 계속 파일로 넣어두고 고쳤던 기억만 있어서 ‘작가의 말’을 쓰면서 봤더니 2012년 3월에 처음 파일이 만들어졌더라고요.  『82년생 김지영』  은 쓸 때 목적이 분명했어요. 인물이나 에피소드도 거의 다 정리를 해두고 썼는데요.  『사하맨션』 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냥 그때의 제 감정으로 시작한 소설이에요. 지금 돌이켜 짐작해보면, 당시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수도나 가스가 민영화 된다는 뉴스가 계속 있었고요. 한미FTA가 날치기 통과되면서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왔던 것이 그 전 해 겨울이었고, 그랬어요. 그때 내가 여기서 평범하게 잘 살 수 있을까, 국민으로 보호 받으면서 최소한의 것을 누리면서 살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작된 소설입니다.


오은 : 책 출간 기자간담회 때 ‘오답노트’ 같은 작품’이라고 하셨더라고요. 어떤 느낌일까요?


조남주 : 기자간담회 전날, 딸의 오답노트를 쓰는 숙제를 옆에서 봐주면서 ‘안 틀렸으면 안 했을 텐데’(웃음)라는 생각을 하면서 떠올라 답한 건데요. 내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고, 정답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장면이나 사건들을 소설을 고치는 동안 계속 봐왔던 거죠. 사고 혹은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과정을 보면서 그렇다면 뭐가 잘못된 건지 적어보고,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다시 풀어보고, 하는 과정이 이 소설을 쓰는 과정이었던 것 같거든요. 정말 오답노트를 쓰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한 답변이었어요.


오은 : 이번 소설도 그렇고,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사전조사에 많은 시간을 쓰실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남주 : 소설을 위한 사전조사인 건지, 아니면 그냥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한 건지 경계가 사실 명확하진 않아요.  『사하맨션』  은 특히나 그때그때 일어나는 뉴스들이었고요. 언론사마다도 시각이 달라서 여러 언론사의 논조를 살펴보고 그랬어요. 예를 들어 세월호 사건 이후에 언론에 대응하는 정부 문서가 나왔다고 하면 1970년대 긴급조치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고요. 그 두 개 자료가 머릿속에 섞여서 이 소설 안에 타운의 상황으로 만들어지는 식이었어요.


오은 : 쓰고 싶어서 쓰게 만드는 소설인 셈이네요.


조남주 : 그렇죠. 자료 조사를 하면서도 이게 일이다, 자료 조사다, 라는 생각보다 실은 내가 너무 딴짓을 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지금 이 사건 말고 비슷한 다른 사건, 비슷한 다른 나라의 사건을 찾아보는 거죠.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결국에는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오은 : 소설의 제목도 참 좋아요. 어떻게 지으셨는지 궁금해요.


조남주 : 처음엔 ‘초원 아파트’였어요. 그 다음에는 ‘샹그릴라 아파트’, ‘샹그릴라 맨션’이었는데요. 편집부에서 너무 의미가 직접 드러나는 것 같다면서 다른 이름으로 바꿔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주셨어요. ‘사하’는 러시아 연방에 소속되어 있는 공화국 이름이에요. 사람이 사는 주거지역 중 최저 기온을 기록한 적이 있는 지역이라고 하고요. 최저 기온 영하 70도, 최고 기온 영상 30도로 연간 기온 차가 100도씩 나는 살기 불편하고 힘들 법한 도시인데요. 그 안에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50%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되는 곳이래요. 이런 맥락들이 맨션과 잘 닿을 것 같아 이름을 붙였어요.


오은 : 소설의 결말에 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조남주 : 처음 쓸 때 타운의 기본적인 설정과 마지막 장면은 갖고 시작했었어요. 이 정도의 결말을 생각했죠. 열린 결말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오은 : 저는 작가님이 소수자에게 많이 시선이 기울어지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소수자에게 마음이 가고, 소수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시는 건지, 그 원초적인 동력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조남주 : 전에 어떤 기자분이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고 문학은 반대편에 있는 자들을 기록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었어요. 제가 그런 신념을 가지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말하자면 저도 그런 생각인 것 같아요. 이미 마이크가 많이 주어진, 누군가가 애쓰지 않아도 겉으로 많이 드러나서 기록이 될 이야기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저한테는 있어요.


오은 : 소설에 여러 등장인물이 있잖아요. 이 중 작가님이 가장 마음이 간다, 하는 인물이 있을까요?


조남주 : ‘우미’라는 여성인데요. ‘진경’이 우미를 보면서 자기가 봤던 사람 중 가장 키가 크고, 가장 머리가 크고, 가장 어깨가 넓다고 표현하는데요. 제게 그렇게 체격 조건이 아주 좋고 운동 신경이 좋은 여성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일방적으로 애정을 준 인물이죠. 실은 우미가 사고로 비참한 최후를 맡는 장면을 쓰다가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퍼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그 부분을 지우고 다시 썼어요.


오은 : 『사하맨션』  이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면 하시는지, 조남주가 소설을 쓸 때 향해 있는 곳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조남주 : 『82년생 김지영』 이 김지영 씨가 변화하거나 남편이든 세상이든 직장이든 변하는 모습을 소설에 담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독자 분들도 의견을 붙여주시고,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소설 이후에 얘기가 더 많이 발전하고, 진전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사하맨션』  도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을 제가 다시 풀어보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어쨌든 제가 다시 푸니 이게 또 정답이 아닐 수 있을 테니까  『82년생 김지영』  때처럼 독자 분들이 여기에 생각과 경험, 고민을 같이 덧붙여서 결말을 지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과 기대를 하고 있어요.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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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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