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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김유라 “성공의 이유? 자기객관화, 의외성, 세대 공감!”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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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모든 연령의 세대가 재밌게 보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채널이기 때문에 선한 영향력을 줘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죠. 절대 조회수에 사로잡혀서 이상한 걸 찍지 말자, 그것만큼은 제가 중심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2019. 0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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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치과 들렀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퍼졌다. “머리카락 묻지 않게 잘 발라주세요” “머리카락 묻으면 그냥 싹싹 문질러 버려 그냥” “주름살이 적어지려면 다시 태어나야 돼” 등 박막례의 가감 없는 말투는 유튜브 시장을 단숨에 뒤흔들어 놓았다. 10대와 20대가 판을 주도하는 유튜브에서 박막례는 ‘팬’을 ‘편’으로, ‘크러쉬’를 ‘후라시’로 발음하면서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60대 이상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줘 그야말로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다. 이후 유튜브에는 할머니 크리에이터, 할아버지 크리에이터가 늘어났다. 모두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채널 덕분이다.


박막례를 유튜브 대스타로 만든 데는 손녀 김유라의 역할이 컸다. 편(팬)들은 김유라를 ‘천재 PD’라고 일컫는다. 그만큼 박막례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콘텐츠를 기획할 만한 사람은 없다는 칭찬의 의미다. 모든 연령대에 통하는 김유라 PD의 콘텐츠는 유튜브 사장인 수잔 보이치키와 구글의 CEO인 선다 피차이에게까지 전달되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막례’가 된 한국의 여성,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식당 일을 하며 3남매를 홀로 키운 박막례의 인생은 유튜브를 통해 ‘뒤집어졌다’. 박막례를 추종하는 ‘편’들은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의 표지부터 열광했다. 제2차 세계대전 포스터를 패러디한 이 사진에서, 전쟁같이 살아온 한 사람의 삶과 그를 담아내려 애쓴 손녀의 모습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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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막례 작가의 말은 맞춤법을 따르기보다 입말을 그대로 실었다.)

 

 

뒤집어져도 이렇케롬 뒤집어질 수가 없어

 

책은 오늘 처음 보셨죠?


박막례 : 기왕 책을 찍었은 게 잘 팔려야지, 안 팔리면 어찌까 싶었어요.


혹시 몇 부 팔릴지 생각해 보셨어요?


박막례 : 무조건 많이 팔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개수는 생각 안 했어요. 책 안 냈을 때부터 주변에서 ‘너는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아 할 말이 많으니까 책 내든지 <인간극장> 나가든지 하라’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어떤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요?


김유라 : 메이크업 영상이 뜨면서부터 책을 내자는 제안이 많이 왔는데, 다들 유튜브 성공기를 강조하고 싶으셔서 내용 면에서 어긋났어요. 유튜브 성공한 사람은 너무 많고, 성공한 방법이 누구에게는 적용되는 건 아니잖아요. 유튜브에 관심 없는 사람도 책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영감을 받고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집필은 얼마나 걸렸죠?


김유라 : 출판사와 계약하고 실제로 책이 나오기까지는 일 년 반 정도 걸렸어요. 책을 쓰면서도 자꾸 새로운 일이 생기는 거예요. 구글 I/O에 초대받고, 수잔(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도 만나고 나서 이제 다 되었다 하고 책을 마무리하고 나니 이번에는 구글 CEO(선다 피차이. ‘구글 I/O 2019’에서 선다 피차이가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를 만나게 됐어요. 미국 갔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지막 원고를 썼어요.


글쓰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SNS에 남겼더라고요.


김유라 : 죽는 줄 알았어요. (웃음) 책은 SNS에 짤막하게 쓰는 것하고는 다르게 긴 호흡으로 써야 하잖아요. 전체관람가니까 수위도 잘 표현해야 하고, 가독성 좋게 정리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책을 쓴 모든 작가를 존경하게 됐어요.


표지 기획이 멋져요. 사진 찍을 때는 어떠셨어요?


박막례 : 정말 책이 나온가,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유라가 ‘할머니 이거 책 표지래, 책 제목이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래’라고 해서 나는 만화가치롱 한 몇 장 나오는 줄 알았어. 이렇게 두껍게 나올 줄 상상을 못 했어요.


살아온 인생이 쭉 나와요. 기억을 떠올리는 게 힘들진 않으셨어요?


박막례 : 유라가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다 해보라 해서 한다고는 했는데, 살아온 것을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잘이나 쓰면 미리 다 써놓으면 되는데, 앉혀 놓고 이야기하니까 돌이켜 보니 어려웠던 내용은 빼먹고 말 안했네 싶더라고. 딸이 그라 안 해도 엄마가 고생한 것은 엄마랑 엄마 자식들만 알고 있지 전세계사람 다 알리냐고 뭐라 했었는디, 굳이 굳이 다 말해야? 그러고 안 한 말도 있었어요.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라 그럴까요? 책에 내기에는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박막례 : 그... 사람이 읎는 것은 죄가 아니잖아. 나중에 우리 애들이 엄마 창피하게 왜 이런 소리까지 했어 이런 말을 하면 어찌까 싶은 마음도 있긴 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니었어요. 기왕 한 김에 이 말도 해야겠다 싶다가 나중에 말하면 정리하기 복잡해서 못한 게 커요.


김유라 : 이미 충분히 많이 하셨어요. 너무 많아서 힘들었어요. (웃음)


할머니의 인생을 풀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김유라 : 하이라이트만 잡아서 쓰는데도 말도 안 되는 인생을 살아오셨어요.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그저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을 다 이야기해보라고 했는데, 학교도 못 가고 아침에 일어나면 그저 일하는 삶이었던 거예요. 저도 쓰면서 복장이 터지는 일이 너무 많았고 할머니가 그걸 다 견디고 살았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박막례 : 우리 친정집이 나를 안 가르쳐서 그렇지 못 가르칠 정도로 가난하진 않았어요. 생각해 보니까 일꾼도 둘이나 데리고 살았어. 근디 이자 스무 살 때 결혼해서 그때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계속 꼬이더라고. 저녁 끓일 것도 없어서 시어머니가 어디서 바구니로 조금씩 부셔놨어요(‘붓다’의 방언). 처음에는 내가 뭐 퍼내 갈까 봐 의심해 가지고 조금씩 부셔놓나보다 싶었는데 저녁 끓일 것 없으면 넘의 집에 일해준다고 곡식을 가져와서 창피하니까 며느리 모르게 놓은 거야. 근디 시어머니 입장이 어쩌겄어, 나는 괜찮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래. 며느리가 밥을 해야 하는데 먹을 게 없으면 그 마음의 심정은 어떻겠냐고. 그래서 아들 없었어도 시어머니는 불쌍해서 내가 계속 제사를 지냈어요.


지금은, 뒤집어졌죠.


박막례 : 그러게. 지금은 뒤집어졌어. 뒤집어져도 이렇케롬 뒤집어질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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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들한테 많이 배우네

 

책에서는 인생이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누어져요. 전반전이 정말 기구하고 힘든 상황이었다면, 후반부는 손녀와의 호주 여행 이후로 ‘뒤집어진’ 거죠. 뒤집히고 난 인생의 분량이 더 자세해서, 마치 지금 작가님의 인생 같았어요.


박막례 : 나는 살아온 거 그때그때 지나왔으니 모르겠지마는 이렇게 받아쓴 유라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내 인생보다 진짜 우리 손녀가 대단해요.


김유라 : 갑자기요?


손녀 자랑도 많이 하세요(웃음)?


김유라 : 이렇게 카메라 있을 때마다 한 번씩 서비스로 해주세요.


유튜브 계정명이 ‘코리아 그랜마(Korea Grandma)’예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보기 쉽겠다 싶었어요.


김유라 : ‘박막례’가 영어로 쓰면 어렵잖아요. 유튜브가 우리나라 기반이 아니다 보니 계정을 한글로 만들면 앞뒤가 바뀌어서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한 번 하면 제대로 해야 하는 성격이어서 신경이 쓰였던 거죠. 외국인이 볼 거라는 생각이나 한국을 대표하는 할머니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건 절대 아니고, 그저 영어 이름으로 써야 예쁘게 보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잘 한 선택인 것 같아요.


계모임 친구들은 영상을 보고 뭐라고 하세요?


박막례 : 사실 그대로 쓰는데 뭐라고 안 하지, 좋아라 하지. 친구들은 은근히 촬영을 좋은 데서 하는 줄 아는데 방에서 하잖아요. 방에서도 촬영 할 수 있냐고 물어봐. 그래서 내가 그냥 틀어놓고 떠들면 되는 거지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고.


친구들은 영상을 잘 안 보시나 봐요.


박막례 : 나이 먹은 사람들은 내가 (유튜브를) 한다고 하고 보내주니까 보지. 어떤 사람들은 애들보고 깔아달라고 해서 보여주는데, 많이들 못 봐.


작가님도 시청자 반응을 체크하세요?


박막례 : 보기는 해도 체크는 안 해요.


김유라 : 할머니가 인스타그램은 직접 하세요. 유튜브 댓글은 접근이 힘들어서 잘 못 보시는데, 인스타그램은 댓글을 잘 보시는 편이에요. 애들 댓글이 너무 웃긴다고 깔깔 웃으실 때가 있어요.


예전에 인스타그램 올리실 때는 작가님 입말 그대로 썼는데, 점점 맞춤법이 정확해지고 있어요.


박막례 : 맞아요. 하다 보니까 늘었어.


유튜브 시작하면서 배우신 게 많았을 거예요.


박막례 : 가르쳐 주면 좀 알잖아. 우리 딸도 그래요. 이거 쓰면 맞냐 봐라 그럼 엄마 멋대로 쓰랴. 그래서 자존심 다 상해서 모르는 것도 숨길랑게. 나는 항시 발음이 남들하고 달라요. 내 발음대로 쓰니까 팬들이 댓글로 쓰기도 해요. 번역을 다 해주드라고. 이거 엄청 틀렸구나! 그제야 알지. (웃음) 편들한테 많이 배우네.


사람들이 작가님이 말하는 방식을 좋아하더라고요.


박막례 : 우리 딸이 나한테 ‘말 좀 부드럽게 하면 안 돼?’ 했는데 ‘야 나 니 말 안 들어. 우리 편들은 다 엄마 좋아해’ 해요. 내가 항시 말이 쌀쌀맞고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전라도 말이라겨서 말이 좀 뚝뚝해요. 승질나서 이야기하는 게 아닌데 사람들은 승질난 줄 알아. 그전에 장사하던 손님들도 아줌마 무서워 죽겠다고 그래요. 왜 무서워 물어보니까 억양이 쎄다고 그래. 나는 무서운 아줌마 아니여요, 말이 좀 세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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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에 사로잡혀서 이상한 걸 찍지 말자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영상을 시작했지만, 계속해서 만들었던 재미 포인트가 있었을 거예요.


김유라 : 할머니의 의외성이었던 것 같아요. 상상할 수 없었던 리액션이 나오니까 너무 재밌었어요. 저는 당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을 할머니는 당연하게 모르고, 이런 것들이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면서 유튜브 상에서 매력 있는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PD 입장에서는 애써 만든 콘텐츠보다 아무 생각 없이 만든 콘텐츠 조회수가 훨씬 높은 걸 보면 당황스럽지 않나요?


김유라 : 맞아요. 제가 영상 공부했던 사람도 아니고, 유튜브 시장을 분석해서 달려든 사람도 아니라 하면서 배우는 것 같아요. 변화에 맞춰가는 과정에서 영상 만드는 사람으로서 깨달은 게 많아요. 정말 힘줘서 찍었는데 조회수가 잘 안 나오면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보여주고 싶은 걸 뚝심 있게 보여줘야 나중에 콘텐츠 하나가 주목받으면 전체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해줄 기회가 오더라고요.


사람들이 박막례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편집이나 기획 능력도 많이 이야기 해요. 영상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김유라 : 저는 할머니가 너무 웃겨요. 엔터테인먼트 방송보다 더 재미있어서 당당하게 채널의 카테고리를 다큐멘터리, 시사가 아닌 코미디로 해놨어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재미인 것 같아요. 저도 재미가 있으니까 만드는 거지 이걸 통해서 사람들을 각성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거든요. 남들이 봤을 때 누구 하나 불편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최대한 모든 연령의 세대가 재밌게 보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채널이기 때문에 선한 영향력을 줘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죠. 절대 조회수에 사로잡혀서 이상한 걸 찍지 말자, 그것만큼은 제가 중심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채널을 이 정도 키웠으니 이제는 욕심이 생기진 않나요?


김유라 : 넷플릭스 같은 곳에서 할머니가 주인공인 시트콤을 단편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할머니랑 어떤 멋있는 할아버지랑 연애하는 가상의 스토리인 거죠. 아니면 손녀랑 일 못 하겠다면서 독립 레이블로 들어가겠다는 에피소드도 생각해 봤어요. 너무 재밌지 않아요? 아이디어는 있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못 찍는 이야기를 욕심내다가도 유튜브 채널 하나 운영하는 것도 힘드니까, 이거라도 잘하자 하는 마음이에요.


할머니와 찍는 영상 말고, 다른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요?


김유라 : 저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어서(웃음) 지금은 할머니와 같이 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제 이름을 걸고 유튜브 채널 해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20, 30대 여성분이 하는 유튜브 채널은 너무 많고 저는 경쟁력이 없어요. ‘박막례’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못 하겠다 싶어요. 아직 욕심이 없어요.


방송연예과를 졸업했어요. 전공이 도움이 된 게 있을까요?


김유라 : 방송연예과는 대개 연예인 되려고 들어오거든요.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저는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 있어서, 입학하자마자 연예인 깜냥이 아니다 싶었어요. 같이 학교에 들어온 사람들하고 경쟁이 안 되겠더라고요. 무대에 서는 걸 배우는 것과, 실제 카메라 앞에 설 기회를 주는 건 다른 이야기잖아요. 빠르게 욕심을 접고 연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연출에 두던 관심이 영상으로 전환 되면서 공모전에도 많이 나가고요.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긴 했을 거예요.


그리고 취직을 했어요. 할머니와 여행을 가겠다고 ‘눈이 뒤집힌 것처럼’ 사표를 던졌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싶진 않으세요?


김유라 : 뭔가에 꽂히면 그것만 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가 치매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너무 무섭기도 하고, 할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인생이 진짜 불공평하구나 싶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노후에는 치매 걸려서 누리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워서 할 수 있는 게 여행밖에 없었어요. 지금이라도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게요. 연기 강사를 했었는데 회사에서 휴가를 안 내주니까 물불 가리지 않고 그냥 그만뒀던 것 같아요. 다들 어떻게 그랬냐고 물어보지만 그때는 문장 그대로 할머니와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미쳐 있었어요.


“열심히 살아야 해서 열심히 살았는데도 그게 꼭 잘 산 게 아닌 것 같은 상황”(227쪽)이지 않았을까요.


김유라 : 맞아요. 그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는 나이 든 짱구 같다”(258쪽)는 표현도 있었어요.


김유라 : 할머니가 호기심이 많아서 길 가다가 뚜껑이 있으면 열어봐야 하고, 이상하게 생겼으면 무서워도 도전해보시는 게 순수한 어린아이 같더라고요. 저는 마치 할머니보다 더 나이 든 것처럼 흥미 없고 재미없게 느낄 때마다 할머니는 모든 게 새롭고 재밌다고 느끼시는 거예요. 그래서 ‘못 말린다’고 느꼈어요. ‘못 말리는 짱구’였던 거죠.

 

 

박막례라는 브랜드를 확장하기

 

다이아 티비에 소속되어 있어요. 편집은 어떻게 하세요?


김유라 : 똑같아요. 촬영, 편집, 미팅 혼자 다 하고 있어요. 몸은 망가지고 있어도 (웃음) 누구에게 맡길 수가 없더라고요. 가족을 찍는 거니까 누구에게 맡겼을 때 우리가 의도한 대로 안 나올까 봐 불안해서요. 계약 이후 하나 변한 건, CJ 음원을 쓸 수 있어요. 영상에 가요를 넣으면 저작권 때문에 영상이 내려가더라고요. 좋은 음원을 쓰고 싶어서 계약했어요.


업로드 주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김유라 : 일주일에 두 개, 많으면 세 개도 올리고, 할머니가 바쁘면 한 개만 올릴 때도 있어요. 할머니가 이걸 하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고, 삶이 윤택해지는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하려고 해요.


총 영상 길이가 5분에서 10분 정도예요. 압축적으로 편집하려는 편인가요?


김유라 : 촬영 자체를 길게 찍지 않아요. 길어야 30분 정도인 것 같아요. 돈 주고 누군가를 출연시킨다면 그렇게 안 찍을 텐데, 제 할머니잖아요. 그리고 입담이 좋으셔서 길게 찍을 이유가 없어요. 한 번 찍고 그대로 가져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노인이 하지 못했거나 노인이 보이지 않았던 영역을 박막례 작가님이 도전하면서 새롭게 느껴진 것 같아요. 의도하신 부분인가요?


김유라 : 거창한 목표를 가진 건 아니었어요. 유튜브 가입했을 때 인기 동영상이 다 메이크업 콘텐츠더라고요. 할머니가 워낙 메이크업을 좋아하시고 세련되게 하니까 해봐야겠다 하고 기존 영상에 나오는 제스처나 촬영 방법을 가져왔는데, 그게 어떤 분들에게는 젊은 사람이 하는 걸 나이 든 사람들이 하면 재밌다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


선한 영향력 이야기도 하셨지만, 팬이 늘어나면서 영향력을 고민하실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김유라 :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사용 영상(“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 편)은 처음으로 영향력을 고민하고 만든 영상이었어요. 뉴스에서 노인들이 키오스크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 할머니는 거기 해당되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할머니도 “맞아, 나 기차표 못 끊어” 하시는 거예요. 생각해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구나 싶었어요.


작가님도 유튜브를 하면서 할머니와 더 친해지고, 할머니 세대를 만나면서 그 세대를 이해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요?


김유라 : 늙어가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했어요. 저도 늙어가는 게 무섭고 도태되는 기분이 싫었거든요. 이 세상은 늘 20대가 주인공인 것 같고 저는 그들의 백그라운드 같은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할머니를 보니까 70대가 되어도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요. 중요한 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해야 하는 것 같아요. 스마트폰 하는 법을 알려드리면 할머니가 볼 수 있는 세상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우리나라에서 남녀 갈등이나 세대 갈등이 많은데, 이걸 해소하려면 적극적으로 알려줘야 해요. 몰라서 행동을 못 하는 게 많아요. 할머니께서도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뭘 불편해 하는지 아시게 되더라고요. 어떤 부분은 사람들이 불편해한다고 말하면 ‘염병하네’ 하고 무시할 수도 있는데, 조심하고 노력하는 걸 보면 감동적이에요. 이래서 할머니가 사랑받는구나 느끼기도 하고요.

 

우리 이야기가 훗날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쩌면 망할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만 해도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니까.
- 330쪽

 

‘끝판왕’이었던 구글 CEO 만남 이후, 박막례와 김유라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김유라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책이 나오기 전에 구글 CEO와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책 나오고 나서 만났다면 이 역사적인 사건을 영상으로밖에 남길 수 없잖아요. 사실 이 책 이후 더 잘 되길 바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후 생각한 걸 말씀해 주신다면.


김유라 : 이 채널의 목표가 할머니의 치매 예방도 있지만, 즐겁게 살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보여주는 채널이잖아요. 할머니의 새로운 직업을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할머니에게 항상 새로운 걸 주고 긴장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도 그 시도 중 하나였어요. 할머니가 작가가 되어보는 경험, 자기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사람들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얻는 것 자체가 멋있기도 하고, 사인회도 할 수 있고요. 그렇게 박막례라는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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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채널 보러가기

 

 

 ‘편’들을 위해 공개합니다. 박막례 작가님의 입담이 돋보이는 인터뷰 뒷이야기!

 

길거리에서도 알아보고 사진 찍으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아요.


박막례 : 기분이, 기분이 하늘로 날아갈 것 같지. 처음에는 쌩상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 척 하니까 무서웠지. 근디 지금은 딸네 가게에 편들이 대구에서도 오고 부산에서도 찾아오고. 유튜브를 시작했을 적에 부산에서 일곱 명이 왔더만. 가족이 왔는데 딸이 하도 가자고 하니까 못 견뎌 가지고 가위바위보 해가지고는 이기면 딸이 보러 가는 걸로 하고 딸이 세 판을 내리 이겼댜. 그래서 이자 동네에 있어서 전화 받으면 딸이 “오늘 엄마 편이 온다고 하는데?” 해서 “몇 시에 오냐” 그럼 “글씨 안 물어봤는데, 전번에도 엄마 미국 구글 가가지고 못보고 왔다고” 그래. 근데 그 사람은 결혼했더만.


김유라 : 듣다가 아니다 싶으면 끊어주셔야 해요. 다른 이야기로 빠지면 끝이 없어서....

 

(이후로 박막례 작가는 팬의 동생이 천안에서 부대찌개 집을 하는데 동생도 부대찌개 가게를 닫고 같이 식당에 보러 왔다고 전했다. 천안에서 부대찌개 집 운영하는 편님, 이 인터뷰 보실 수 있으려나요?)

 

 

손녀 분이 오늘은 이거 찍어보자 하면 화내실 때도 있잖아요. 뭐 이런 걸 시키냐면서.


박막례 : 아니 화는 안 내고.


김유라 : 말투가 그래서 그렇지, 이걸 찍는다고? 물어보시는 건데 다른 사람이 보면 역정으로 보이죠. (웃음)


박막례 : 유라가 “할머니 이거 한 번 해볼까?” 하면서 카메라 들고 우물쭈물 한다고. (김유라 : 우물쭈물 한대 (웃음)) 내가 시간 없다고 해서 유라가 “아냐 못가, 이거 찍어야 해” 하면 내가 열불나지. 그러는데 약속 있다고 하면 알았다 하고 할머니 비우를 맞춰갖고 하니까, 유튜브 한 지 2년 됐어도 한 번도 불편한 건 없었어요. 저는 불편하겠지만 나는 안 불편해. 지는 대사 준비해 와가지고 읽으라 하면 나는 요리 듣고 요리 흘르니까, 할머니 나오는 대로 하라고 해요. 나는 나오는 대로 씨부렁대는 거지. 유튜브 안 했을 때도 그랬어. 친구들이 용인에 내 친구가 동갑 딸인데 시장에서 옷을 팔아요. 거기 가면 여자들 모여서 수다 떤다고 수다방이라고 해. 가면 친구들이 왜 막례 안 오냐고, 가서 똑같은 말 해도 내가 하면 재밌다고 해.


김유라 : 갑자기 이 이야기는 왜 나와.


박막례 : 그래서 사람들이 내가 그대로 하는 게 재밌다고 하는 거지. 내 생각에 재밌는지 모르겠는데 편들은 다 재밌다고 하잖아요. 

 

 

작가님은 어떤 영상 찍을 때 제일 재밌어요?


박막례 : 찍을 때는 재밌다고 하고 찍는 게 아니여. 찍고 나서야 보면 재밌었구나 해요.


여행도 가고, 새로운 경험 하는 건 즐거우셨을 것 같아요.


박막례 : 외국 가서 외국 사람들하고 사진 찍고 이러면 새로운 경험이지. 체인 있지?


...구글 직원인 셰인 말씀이시죠?


박막례 : 그래, 체인하고 있을 때 나는 영어도 몰라도 사진도 찍고 다 만나는구나 싶었지.


김유라 : 권상우 씨 만났을 때는 재미 없었어?


박막례 : 아, 권상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 말이 통하니까 말할 것도 없고.


김유라 : 재밌었지?


박막례 :  ...어.

 

김유라 : 얼마 전 크러쉬 만난 거 재밌었어 안 재밌었어?


박막례 : 재밌었어. 사람 만나서 찍은 건 다 재밌지.


김유라 : 집에서 지진뱅이 한 것도 재밌었어 안 재밌었어. (“최신곡 들리는대로 부르기ㅋㅋㅋㅋㅋㅋㅋㅋ” 편)


박막례 : 오홋홋홋홋! (폭소)


김유라 : 얘기만 나와도 재밌어하면서 인터뷰에서는 재미없었다고 말하신다니까요. 이러니까 유튜브를 하는 거예요. 기록해 놓으려고.


박막례 : 만나서 재밌게 찍어놓고 나서도 난 생각 안 해. 흘려버려.


카르페 디엠이네요. 행복하려면 그 순간을 즐겨야 하는 거죠.


박막례 : 식당에 가도 식당 일만 하고 집에 와서는 잊어버려. 집안까지 안 가져와요.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박막례, 김유라 저 | 위즈덤하우스
지난 70여 년의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버로 전직하고 난 뒤 유튜브 CEO, 구글 CEO를 만나기까지 부침개 뒤집듯 뒤집힌, 말도 안 되게 신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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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의정

uijungchung@yes24.com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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