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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몽』 출간 기념, 영화 <알리타> GV 현장 스케치

편집자, 번역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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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는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 상영회 후, 예스24 이벤트 게시판을 통해 『총몽』 편집자와 번역가에게 사전 질문을 받아 진행되었다. (2019. 06.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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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의 원작이 기시로 유키토의 만화  『총몽』  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절판되었던 『총몽』  이 완전판(전5권)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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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몽』  은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일본 슈에이샤의 『비즈니스점프』에서 연재된 SF만화. 머나먼 미래, 인간의 목숨값이 한없이 낮아진 미래 세계에서 ‘인간이란 무엇으로 규정되는가?’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기시로 유키토 필생의 역작으로 정교한 그림과 치밀한 구성, 독창적 세계관으로 이후 수많은 SF창작물에 큰 영향을 끼친 걸작 만화다. 놀라운 점은 이 작품을 연재했을 때 저자의 나이가 불과 24세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기시로 유키토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2부에 해당하는 『총몽 Last Order』를 연재했고, 마지막 장인 3부 『총몽 화성전기』를 현재까지 연재하고 있다. 또한 『총몽』  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월 30일 서울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점에 열린 GV는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 상영회 후, 예스24 이벤트 게시판을 통해  『총몽』   편집자와 번역가에게 사전 질문을 받아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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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속 갈리와 영화 속 알리타의 차이가 뭐라고 느끼셨나요?(kijoonday님)


영화와는 별개로 원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주된 포인트는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오케바리님)  

 

: 영화 속 알리타에게는 이미 정해진 사명이 있고 그것을 발견하거나 자각해나가는 캐릭터라는 인상이 있습니다. 원작에서 자각하는 것은 능력과 단편적인 옛 기억이죠. 그래서 갈리는 고철마을의 룰에 얽매이지 않고, 성취를 이뤄내는 한편으로 경원시당하기도 하죠. 많은 실패를 통해 성장해나갑니다.

 

원작의 갈리는 상당히 복잡하고 약한 내면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한 기계몸과 의지가 그 내면을 지켜주고 있을 뿐이죠. 갈리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같은 큰 주제를 고민하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고민을 끊어버리고 당장 손 안에 있는 판처 쿤스트로 눈앞의 일들에 맞서나가는 것에서 자아에 대한 답이나 생의 실감을 찾아내려 노력하죠.

 

또한 축적된 삶의 기록을 거의 잃은 갈리는 큰 목적이나 깊은 신념을 가지고 움직이지 못한다는 인격적 한계가 있습니다. 2부 라스트오더에서 집중적으로 갈리를 공격하는 테마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라스트오더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저는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는 시선을 좀더 대중적으로 바꾼 점이라고 느꼈습니다. 원작에서는 갈리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여정을 떠나면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여정 속에 명확하게 선과 악의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인간으로서 나약한 모습도 보여주죠. 강하지만 약한 캐릭터... 그래서 캐릭터가 굉장히 입체적으로 묘사되는데,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상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선회한 느낌이 들었어요. 또한 제임스 카메론 인터뷰를 보면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을 당시 자기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말을 해요.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많이 영화에 투영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의 영화에는 강인한 여전사 캐릭터가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카메론이 이 작품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다고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 영화에서 갈리의 미숙함은 ‘질풍노도의 청소년!’에 가깝게 변했지요. 이도의 애정도 부성애에 가까운 것으로 변했고요. 미래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기이한 관계성이 약해진 건 아쉽지만 아마 총몽을 모르고 <알리타:배틀 엔젤>로 처음 접하는 분은 보다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제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총몽의 주제를 많은 분들, 심지어 작가님도 ‘인간’이라고 하시지만… ‘삶’이라는 단어로도 바꿔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의 많은 내용이 현학적인 선문답보다 사랑, 슬픔, 분노, 실망, 욕구, 이런 감정으로 이뤄지니까요.

 

하나만 더 들자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조금씩 미쳐 있고 그 상태로 생활을 꾸려나간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맨몸으로 살고 있지만, 여러분 다들 당장 내일부터 ‘뇌만 있으면 죽을 일이 없이 다른 부위는 대충 공업사에서 받아다가 끼우면 된다’라는 세상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해보세요. 생사관이 지금과 뒤죽박죽으로 달라지지 않을까요? 300년 전 과거 사람들이 21세기를 들여다본다면, 변한 세상에도 놀라겠지만, 전기와 전파와 정보통신 따위에 익숙해진 우리 개개인의 사고방식이나 인생관에도 놀라지 않을까요?

 

영화도 세 번 봤는데 후속편이 꼭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구요. 생각보다 빨리 3, 4권이 나와서 놀랐네요. 영화도 감상하셨을 텐데 원작을 번역하시면서 영화를 참고하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hcekht님)

 

: 자렘의 표기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지만 영화에서 자렘으로 나온 걸 보고 이것만은 내가 손댈 수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 저도 같은 부분에서 그랬습니다. 원래대로 표기하면 ‘살렘’이 맞겠지만 어감도 좀 이상하고... 무슨 햄 이름 같지 않습니까? 참고로 독일 사람들이 예루살렘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찾아보니 ‘yeruzalem’이라고 발음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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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역자님에게 : 만화 속에서 갈리가 여러 경험들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그속에서 점점 변해가는 성격, 행동, 말투 등을 보며 어떤 것을 중점으로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두번째, 편집자님에게 : 표지 배경 색상을 구판 기준이 아닌 하얀색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lswhd1313님)

 

: 굳이 말하자면 갈리의 속마음… 속마음은 A인데 그걸 삼키고 B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 캐릭터입니다. 그런 만큼 속마음인 A를 A 그대로 말하는 것도 또 신경을 써야 하므로 그런 솔직하지 못한 뉘앙스를 번역하면서 자칫 지워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했습니다.

 

: 사실 원서 표지배경이 흰색입니다. 그렇기도 하지만 만화 매대에 책을 놓아보면 흰색 배경인 책이 눈에 잘 띈다는 점도 있어 굳이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총몽은 이전에도 국내에 여러 번 번역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번역을 새로 하면서 이전 것들과 차별화한 것들이 있나요? (amx004dj님) 

 

기존 재출간 과정에서 어려우셨던 점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원작자와의 협의라던가, 기존 번역과의 차별이라던가. (한밤의꿈님)

 

: 기존 번역과 차별화라고 할까… 상식적으로 보면 B가 맞는데 기존 번역으로 퍼진 A의 각인효과가 너무 강한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어렵다기보단 밀려들 후폭풍이 두려웠어요. 90년대보단 압도적으로 자료를 찾아보기 수월한 시대니까 당시에 미흡했던 고유명사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고요. 사실 요즘 번역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책을 새로 낸다는 건 일단 새로 책을 내는 시대에 당연해진 것 가능해진 것에 충실하는 게 기본이겠지요. 그 외에 차별화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잘하는 거,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죠. 그런 마음으로 번역하고 보니 구판이랑 95% 똑같았다고 해도 전 그걸 밀고 나갔을 것 같습니다.

 

: 번역에 있어서 원작자가 일일이 질문에 답해주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질문을 넣어도 연재일정 때문에 바쁜 원작자한테까지 가는 경우도 잘 없고… 알아서 다 해야 하죠. 이건 총몽뿐 아니라 어떤 작품이든 공통입니다.

 

그래서 역자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름이나 고유명사 등은 반드시 어원이 무엇인지 조사를 하셨는데, 예를 들어 갈리의 기술명은 독일어를 작가님 입맛대로 조합한 경우가 많아 애를 먹었습니다.

또 구판 2부에 등장하는 카엘라 생귀스는 카이룰라 생귀스가 될 예정입니다. 본문에 카이룰라의 스펠링이 정확하게 나와 있고 이름을 검색해보면 ‘파란색’이라는 뜻의 라틴어가 어원입니다. 그런 경우 수정이 불가피한데 ‘카엘라’에 익숙해져버린 기존 독자님들은 아무래도 생소하게 느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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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몽에 우리나라와 관계된 내용이 나오나요? 예를 들면 태권도가 나오는데, 그대로 번역하신 건가요? 아니면 가라데를 그냥 태권도라고 번역하신 건가요? (eana님)


: 원문이 태권도입니다. 우리나라와 관계된 내용은 딱히 나오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국가관은 붕괴되고 문화만 파편적으로 남은 세계니까요. 단 ‘한글문화권’의 사람들이 일정 지분을 점하고는 있겠죠. 이건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이야기가 시작되는 동부지구보다 모터볼이 열리는 서부지구가 한글문화권이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시 읽어보시면 모터볼 편에서 한글 간판이 급증하는 걸 알 수 있으실 거예요. 세계의 다양한 언어에 관심이 많으시고, 90년대 초반에 수월하게 작품에 도입할 수 있는 ‘이질적인 언어’가 한국어와 한글뿐이었다는 인터뷰 기록이 있습니다. 2권 119쪽에 ‘이 개새끼’도 작가님이 직접 쓰셨는데 손글씨 귀엽게 쓰시지요?

 

: 그리고 원서를 보면 한글 간판이 자주 보입니다. 저희가 한글로 수정한 게 아니라 저자께서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여러 나라 언어로 작업하셨습니다. 그래서 한글 간판 중에는 이거 좀 이상한데? 표기가 잘못돼 있는데? 라고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 덕분에 단행본이 복간되었는데 저는 영화처럼 기갑술로 번역하실 줄 알았는데 판저 쿤스트 이렇게 번역하셨더라고요. 그리고 저슈건의 기관권도 머신 크라츠라고 번역해놓으셨던데. 그 이유가 궁금하네요. (린간님) 

 

: 작가님이 무술 마니아이기도 하지만 언어 마니아이기도 한 듯해요. 특정 세력마다 언어를 달리 쓰는 건 작가님께서 의도하신 부분이기에 최대한 존중하는 편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원래는 한국 출판 시스템이 동시표기를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한국에선 이 이중의 정보량을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보통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죠. 선택을 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한자 표기가 우월한 면이 있습니다. 저도 원래 한자 표기를 메인으로 삼되 과거 판본보다는 독일어를 좀더 충실하게 보충하자, 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편집부에서 제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으로 완성했습니다.

 

구판 번역이 한자 위주로 가기도 했고, 영화는 서적과 달리 자막이 순간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는 쪽을 선택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자수도 적고요. 저는 영화번역은 문외한이지만 생각보다 글자수와 자막이 화면에 몇 초 떠 있는가가 중요한 요소라고 하더군요. 관객수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으니 고려해야 하는 소비계층도 훨씬 폭넓겠고요.

 

: 일본에서는 표기를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문 이렇게 세 가지 문자로 하는데요,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거나 특수하게 읽을 경우 한자 위에 작은 글씨로 독음을 표기하곤 합니다. 이것을 출판용어로 ‘루비’하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한자로 ‘기갑술’이라 쓰고 ‘판처 쿤스트’로 읽는 방식입니다. 한자 사용이 일반화된 일본에서는 흔한 방식이죠. 근데 우리나라는 한글만 사용하다보니 만화작품에서 루비를 다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이 기회에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근데 루비 작업을 의뢰하니까 본문편집 디자이너가 인상을 쓰시더군요.ㅎㅎ 업무량이 확 늘어나거든요.

 

: ‘루비를 살리느냐 한자 표기를 살리느냐’는 일정 수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슈건도 루비에 달린 표기를 채택한 것이고요. 그리고 모터볼이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월드컵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세계성이라고 할까요… 다소 읽기 불편해도 그런 걸 살리는 쪽으로 표기했습니다. 라스트오더는 이미 세계성을 따질 단계를 아득하게 넘어섰기도 하고… 카이룰라 관련은 어떻게 봐도 중국무술이나 홍콩 무술영화 감성이기 때문에 익숙한 한자독음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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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이다보니 내용 중 과학 관련 소재들이 보이는데, 완전히 학문적으로 이해하고 번역하시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이해를 위해 지식을 얻는 출처도 궁금합니다. (sjh99920님)

 

: 과학 용어를 학문적으로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과학도가 아닌 이상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SF 전문 번역가도 아니고 이 작품도 특정 이론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하드 SF가 아니죠.

 

특정 학문 영역이 ‘주제’라면 학문적으로 파고들거나 아니면 아예 안 맡거나 해야겠지요. ‘소재’는 그런 식으로 접근하기는 힘듭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책을 몇 권씩 봐가며 체계적인 지식을 쌓았는데 단어 몇 개 나오고 건진 게 없다면 곤란하겠지요? 그 책의 표기가 맞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표기가 중요해요. 내용은 작가님이 쓰시는 거니까요.

 

물론 벼락치기로 콩을 구워먹는 한이 있어도… 최소한 틀리지 않을 만큼은 봐야 하죠. 제가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검증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문서에서 확신이 서는 표기가 빠르게 나오면 그걸로 오케이입니다. 한국에 잘 안 알려진 인물이나 이론을 신문 칼럼 등에서 다뤄줬을 때 제일 기쁩니다. 신문 내용은 기본적인 개념 파악에도 도움을 주거든요. 보통은 신문기사 정도 길이의 짧은 문서를 여럿 읽어서 개념을 느슨하게 연결하는 정도입니다. 쓰여있는 문장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이상하게 번역하지 않을 만큼의 이해도만 갖추면 이 이상이 요구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인터넷이 없던 시절의 번역가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 방법론 자체가 불가능하잖아요? 이 시절이야말로 원래 알던 게 많아야 하는 거죠.

 

다른 얘기를 조금 하자면, 번역이란 맡은 텍스트의 ‘모든 글자’를 전부 처리해서 넘긴다는 거고 이 경우 픽션 번역은 무차별적인 단어의 집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21세기의 번역이라는 게, 잘해야겠다 마음을 먹으면, 여러분이 아예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실 수도 있는 사소하고 의미 없는 낙서 같은 것도 다 찾고 넘어가야 하거든요. 이런 것들도 찾으려면 똑같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분명히 한 번 나오고 다시는 안 나올 사소한 단어인데 몇 시간 동안 자료만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까 습득과 판단을 급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에 상당히 쫓깁니다. 위의 사례처럼 신문 같은 걸 읽어가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단어가 연달아 나오면 점점… 속된 말로 똥줄이 타죠. 그러다가 시간은 시간대로 들여놓고 실수할 때도 있고, 다른 부분이 미흡해지는 경우도 있고요.

 

과학뿐 아니라 사회 문학 역사 예술… 기타 등등 별 해괴한 지식이 본의 아니게 넓고 얕게 쌓여갑니다. 제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텍스트에 끌려다니며 강제로 쌓는 지식이니까 파편은 많은데 좀처럼 체계화되지도 못해죠. 그러다보면 사람이 좀 이상해지기도 해요  위키피디아 빌런 같은 거죠.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사소한 부분까지 공을 들이지만, 대신 그 각각에 들어가는 공도 생각보다는 적습니다. 어쩌면 실망스러운 답변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번역기술을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총 권수, 출간일정, 박스판 제작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판매는 잘 이루어지나요? (loov2님, ljl84님, daechi22님, 체게바라님, midnight님, arustan님) 

 

: 다행히 판매부진으로 속권이 안 나오는 사태는 없습니다. 예상보다 판매 실적이 좋습니다. 그점 감사드립니다. 1부는 5권이 완결이고 5권과 함께 외전도 출간됩니다. 박스세트는 1~4권 구매자분들도 구입할 수 있도록 세트구성을 할 예정입니다. 6월말 경 박스세트에 대한 예약판매를 할 예정인데요, 초판한정이라 추후 별도의 전권박스세트는 없습니다. 망설이시면... 품절입니다.ㅎㅎ


2부는 1부 때 역자님을 너무 고생시켜드려서 조금 텀을 두고 출간할 예정입니다. 2부 역시 몇 권씩 동시에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역자님께서 제안해주신 건데요, 2부와 3부가 바로 연결되는 구조라 2부 마지막 권과 3부 첫권을 같이 출간해볼까 합니다.

 

재출간 하시면서 순탄하게 일련의 과정들이 진행되었는지, 아니면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번역가님께서도 번역을 하시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하구요! (ddmin1님) 

 

: 스케줄 어디를 뒤져도 좀처럼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는 고유명사들. 이건 둘이 합쳐지면 시너지가 몇 배로 올라갑니다.

 

: 오퍼는 냈지만 당연히 구판을 냈던 S사가 계약을 따낼 줄 알고 넋 놓고 있던 게 사실입니다. 총몽 계약이 성사된 게 3월 초였고 그땐 이미 영화가 슬슬 내려갈 시기여서 아무래도 가장 중요했던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위에서 빨리 내라 독촉해서요... 이런 경험 많이들 있으시죠? 다행히 역자님께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잘 소화해주셨습니다. 또 책표지 디자인은 사전에 저작권사에 사용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최종적으로 작가님에게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 오전에 보냈는데 오후에 승인이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이분들도 꽤 몸이 달았구나 싶었고요. 만화편집생활 20년 동안 이렇게 빠른 일처리는 처음 겪어봤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작가님과 역자님, 저작권사 실무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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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미, 기바 같이 외래어표기법에 따른 번역이 낯설기도 하지만 나름 적응하는 중입니다. 근데 무바디는 어찌 되나요?? 음바디로 번역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ㅠㅠ 음바페는 음바페지만 무바디는 무바디였으면 좋겠습니다. (장맛손맛님) 


: 죄송하지만 현 시점에서 음바디를 무바디로 쓸 수는 없겠네요.

 

: 이건 번역 보다는 표기법 이야기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구판 라스트오더가 정발된 게 17년 전인데 당시의 잘못된 표기를 따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생각합니다. 음바디의 경우 지금이야 이름에서 아프리카계 인명이란 걸 알 수 있지만 당시엔 그걸 알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알았다 한들 아프리카인 인명표기 기준도 없었을 것 같고요. 그래서 원서와 같은 발음인 무바디로 번역한 것 같은데요, 현 기준에서는 음바디가 맞습니다.

 

그리고 외래어표기법에 대해 한 말씀드리자면, 편집자인 저도 현재의 외래어표기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고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글이 아닌 외래어를 한글로 완벽하게 표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래서 표준이 되는 외래어표기법이 필요합니다. 


총몽에서 가장 많이 지적하신 부분이 고요미를 코요미로 해달라는 예인데요, 현재 일본어표기법의 경우 첫음절에 오는 거센소리는 예사소리로 표기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고요미가 되었습니다. 강제성은 없다지만 국립국어원에서 제정한 표준어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는 게 출판사나 언론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 단어에 여러 개의 표기법이 있으면 전체적인 측면에서 불편함이 생기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이 부분 만큼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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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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