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빨간 모자의 숲』

<월간 채널예스> 2019년 6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그렇게 낯선 세상은 소녀에게 경험을 선물한다. (2019. 06. 03)

빨간모자의숲@표지한글.jpg

 

 

예닐곱 살 때 보았던 그림책의 강렬한 장면이 있습니다. 그 이미지는 어른이 되어서도 오랜 기간 제 머리에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의 새로운 이미지를 덧붙이거나 해석을 더하곤 했지요. 제 안에서 그 이미지는 재생산되었습니다. 뚜렷한 서사를 성실하게 보충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그림도 있습니다. 반면에 저는 다층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이미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림책이라는 매체는 어린 독자들이 이미지를 경험하는 시작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림책에서 만난 하나의 이미지가 자신들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빨간 모자의 숲>은 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 시나리오에 대한 철학이 반영된 첫 결과물입니다. 독자는 이 그림책에 또 다른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빨간모자의숲@한글17.jpg

               

 

 

숲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적이 있나요? 숲속 깊이 걸음을 내딛을수록 익숙한 세상 소리들과는 멀어지지요. 작은 열매가 또르르 굴러가는 소리, 멀리 이름 모를 새가 제 이름을 주고받는 소리, 부스럭 마른 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야생 동물의 발자국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잊고 있던 기억들이 밀려듭니다. 빨간 모자를 쓴 소녀는 홀로 숲에 들어서면 고요함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딛는 순간 누구나 느끼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요.

 

 

빨간모자의숲@한글27_빨간모자의 붉은 실이 풀어지는 장면.jpg

           

 

 

숲에서 만난 늑대는 어른들이 경고하는 위협적인 존재만은 아니었습니다. 늑대는 소녀에게 두려운 대상이면서 동시에 놀라운 경험을 함께할 수 있도록 일깨우는 존재입니다. 소녀는 늑대의 등에 올라 바람을 가르고 숲을 내달립니다. 숲에 들어서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던 경험이지요. 짜임에서 풀어지는 빨간 모자의 붉은 실들은 편견으로부터의 자유로움과 카타르시스를 상징합니다.

 

 

빨간모자의숲@한글30_현실로 돌아간 빨간 모자.jpg

           

 

 

빨간 모자를 쓴 소녀는 그러한 낯선 경험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어른들의 위협과 경고만 없다면 말이죠. 소녀는 자신의 멋진 경험을 모두에게 털어놓을 만큼 어리석지도 않습니다. 어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빨간 모자의 숲최정인 저/휘민 글/최정인 그림 | 브와포레(BOISFORET)
숲 속에서 만난 ‘너’는 이렇게 이중적인 모습으로 모호하게 다가옵니다. 더 이상 늑대는 우리가 아는 두려운 존재도 금기의 대상도 아니기 때문이죠. 아이는 숲 속 산책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합니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최정인(그림책 화가)

빨간 모자의 숲

<최정인> 그림/<휘민> 글17,100원(10% + 5%)

명화 같은 화폭과 시인의 글이 빚어낸 ‘빨간 모자와 늑대’의 새로운 해석 한국의 중견 그림책 화가 최정인 작가의 그림과 휘민 시인의 글이 만나 『빨간 모자의 숲』이 브와포레(숲)에서 탄생했습니다.‘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특별한 ‘숲 속 산책’에 초대합니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빨간 모자’가 ‘숲’..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이토록 매혹적인 외국어 공부

인간은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다. 외국어 공부는 보다 넓은 세계도 보여준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응용언어학자 김미소 두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면 미치도록 외국어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영어, 일어 모두.

배우 문가영이 아닌, 사람 문가영의 은밀한 기록

배우 문가영의 첫 산문집. 문가영은 이번 에세이를 통해 ‘파타’라는 새로운 얼굴을 통해 자신의 내밀한 언어들을 선보인다. 자신을 경계인으로 규정하며, 솔직한 생각과 경험을 형태와 시공간을 뛰어넘어 실험적으로 다뤄냈다. 앞으로의 그녀가 더 기대되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는 에세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로운 삶에 도달한 68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의 신간이다. 남에게 보이는 삶을 벗어나 온전한 나의 삶을 위해 해온 노력과 경험을 들려준다. 막막하고 불안한 20-30대에게 자신만의 삶을 방식을 찾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사교육의 나라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잡기

단돈 8만 원으로 자녀를 과학고에 보낸 엄마가 알려주는 사교육을 줄이고 최상위권 성적으로 도약하는 법! 고액의 사교육비와 학원에 의존하는 대신, 아이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위해 부모가 가정에서 어떻게 올바른 학습 환경을 마련하고 노력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