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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나응식 “고양이를 왜 산책 시키냐고요?”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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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산책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되실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딱 두 마디로 정리가 될 것 같아요. ‘굳이’, ‘왜’, 필요하지 않은데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2019. 06.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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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집사들에게 ‘강아지 강씨’ 강형욱 트레이너가 있다면, 반려묘 집사들에게는 ‘나옹이 나씨’ 나응식 수의사가 있다. 행동 전문 수의사인 그는 ‘고양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을 알리는 한편, EBS 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더 많은 집사들과 만나고 있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를 위해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동시에, 반려인의 오판이나 실수가 문제 행동의 원인인 경우에는 냉철한 조언도 곁들인다. 덕분에 고양이 집사들에게 ‘냐옹신’, ‘거대 고양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제목부터 집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는 나응식 수의사가 쓴 실용 에세이. 단순히 행동학, 수의학의 A to Z를 정리해 놓은 책이 아니다. 저자가 진료실 안팎에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집사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알려준다. 고양이의 기본적인 습성, 몸짓 언어 읽는 법, 질병과 문제 행동의 증상과 원인, 반려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집사가 해야 할 일 등이 실려 있다. 평범한 한 명의 집사이자 애묘인으로서 들려주는 이야기도 독자들에게 공감을 산다. 고양이의 온기로 외로움이 채워졌던 순간, 반려묘 ‘아인’이와 함께하는 일상, 때때로 ‘무지개다리’ 앞에 서야하는 현실에 대해 말한다.

 

나응식 수의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3년 경력의 집사가 출동했다.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가 인증한 ‘중급 집사’로서(책의 끝에 ‘집사 역량 테스트’ 시험지가 실려 있다), 초보적인 질문부터 여전히 아리송한 부분들까지 물었다.

 

‘감자(고양이의 소변을 일컫는 집사들의 은어)는 몇 개가 적당한가요?’, ‘화장실을 놓는 최적의 장소는 어디인가요?’, ‘강제급수로 음수량을 채워도 될까요?’, ‘목욕을 안 시켜도 괜찮은 걸까요?’, ‘간식을 랜덤으로 줘도 될까요?’, ‘냥신에게 진료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까지... 고양이 집사들을 위한, 고양이 집사들에 의한, 고양이 집사들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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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왜, 산책을 시키세요?

 

‘거대 고양이’라는 별명이 있으시잖아요. 책에서 반려묘 아인이가 수의사님과 닮았다고 쓰기도 하셨어요(웃음).


아인이랑 저랑 비슷한 게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그 친구가 아홉 살이거든요. 되게 동안이죠. 저도 동안이고(웃음)...

 

아, 동안이시죠(웃음).


많은 분들이 나이를 많이 물어보셔서(웃음)... 그리고 아인이가 조금 시크한 편인데 저도 이미지가 조금 시크한 면이 있잖아요. 저 스스로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보시는 분들은 약간 시크하게 보시더라고요. 표현을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다 보니까.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김명철 수의사는 따뜻한 이미지이고 저는 세상 차가운 이미지잖아요(웃음). 그런데 실제 성격은 조금 달라요. 강의할 때는 재밌는 농담도 많이 하고요.

 

김명철 수의사님과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신가 봐요.


엄청 친하죠. 설채현 수의사랑 김명철 수의사랑 셋이 다 친해요. 방송하기 전부터 오래 봐왔거든요. 김명철 수의사는 예전에 가까운 동네에서 병원을 운영했었고, 설채현 수의사는 ‘행동학 연구회’에 같이 소속된 회원이기도 해요. <대화가 필요한 개냥>이라는 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하기도 했고요. 행동학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서로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해요. 행동의학이라는 학문적인 측면에서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다 같은 바운더리에 있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수의사가 행동의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학교 내에 학제가 없죠. 외국에서 공부하고 계신 선생님들도 계신데, 아직 한국에는 커리큘럼이 정착돼 있지는 않죠.

 

행동 전문 수의사이기 때문에 좋은 점이 있다면 뭘까요?


행동학은 기본 학문 같아요. 전문 분야라기보다는 기본 소양 과목 같은 느낌이랄까요. 마치 생리학 같은 거죠. 이것만 따로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행동학을 이해하고 있어야 보호자와 쉽게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진료를 더 잘 펼칠 수 있는 거예요. 전문적인 것만 알고 아이들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상담을 못 해주면, 보호자들이 신뢰하기 조금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죠.

 

‘의사에게 꼭 전달해야 할 반려묘의 정보’는 어떤 게 있나요?


정보를 주는 것도 중요한데, 준비하는 것도 되게 중요하거든요. 항상 제가 강조하는 게 문제 행동이 있거나 궁금한 게 있다면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으시라는 거예요.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면 수의사의 의견을 듣기가 더 수월하고, 또 말로 하면 서로 오해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진이나 영상을 준비해서 병원에 가시는 게 좋고요. 말로써 정보를 얻고 싶으시면 우선순위를 적어서 가시는 게 좋아요. 정해진 상담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수의사가 다른 고양이를 봐야할 수도 있으니까요.

 

앞서 ‘반려묘 아인이와의 공통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시크하다, 동안이다, 그 외에 또 있나요?


외모도 조금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느낌이 비슷하다고. 그런데 아인이가 더 잘생겼죠(웃음). 시크한데 애교도 있고, 귀엽기도 하고(웃음)...

 

그런 게 수의사님 안에 있는 ‘고양이스러움’ 인가요(웃음)?


그렇죠. 신기한 게, 고양이를 진료하고 고양이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다 보면 사람이 고양이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일단 시끄러운 데를 싫어하게 돼요. 데시벨이 높은 데는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집에 고양이가 없지만, 대부분 집에 고양이가 있으면 잘 안 나가게 되잖아요. 집순이, 집돌이가 되는 거죠(웃음). 자기 영역 안에만 있으면서 손이 닿는 곳에 필요한 걸 다 배치해 놓고 영화를 본다든가 책을 읽는다든가 음악을 듣는다든가 하는데, 그런 삶이 편한 것 같아요. 나와 일정 이상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 만나게 된다든가... 아인이도 그런 편이죠. 고양이니까요. 저는 정말로 고양이 이야기를 계속 하다 보니까 고양이스러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골든 리트리버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활발하고 사람 좋아하고... 그러셨나 봐요(웃음).


맞아요. 20대 때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거 좋아하고 그랬죠. 그런데 30대가 되고 임상을 계속 하면서 바뀐 것 같아요.

 

유튜브 채널 ‘냥신TV’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최근에 ‘산책냥’ 관련해서 영상을 올리셨는데, 집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주제였어요. 업로드하시고 후폭풍은 없었나요?


유튜브 댓글에 악플 같은 건 없었던 것 같고요. 산책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되실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딱 두 마디로 정리가 될 것 같아요. ‘굳이’, ‘왜’, 필요하지 않은데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그 이유를 말해달라고 하면 논문, 객관적인 데이터, 사례들을 제시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걸로 설득이 됐으면 벌써 됐겠죠. 그렇게 안 되니까 강하게 이야기를 했던 건데, 그래서 댓글 중에 좋은 말들이 많았어요. 영상 보고 좋았다, 산책의 마지막은 실종이다, 이런 말들도 있었고요.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산책과 외출로 분류를 할 수는 있어요. 어떻게 보면, 산책이라는 건 약간 제한적인 거고 외출이라는 건 자유롭게 나가는 건데, 여기에서 간과를 하는 거죠. 산책하는 동안 내가 반려묘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건 장담을 못 한다는 거죠. 돌발적인 상황들 때문에 조금 위험하다는 거예요.

 

고양이와 산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마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반려묘가 계속 창밖을 쳐다보고 채터링도 하고 그러니까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싶은 거죠. 그런데 이 책 속에 해답이 있더라고요. “고양이는 사냥감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본능적인 사냥 욕구를 충분히 해소한다”고요.


그렇죠. 고양이가 나가고 싶어 할 거라는 건, 고양이 중심적인 사고가 아니라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분들은 ‘우리 고양이는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이 아이는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라고 하시는데, 전문가가 봤을 때는 ‘이 아이는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은데요’라고 말하는 거거든요. 나가고 싶어 할 수는 있어요. 제가 최근에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산책 고양이와 촬영하면서 그런 말씀을 드렸거든요. 고양이는 원래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고,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일 수도 있다고요.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밖을 보는 걸 좋아하고 그 시각적인 자극으로 본능적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호기심 때문에 밖이라는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나갔다가 돌발 상황이 발생하거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거예요. 고양이한테 호기심은 본능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고, 그건 보호자들이 핸들링해야 될 부분들인 거죠.

 

이른바 ‘냥모차’라고 하죠. 유모차처럼 생긴 고양이 전용 이동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거기에 태워서 산책을 나가는 건 어떤가요? 냥모차에서 고양이를 꺼내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괜찮을까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그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양이에게 하네스(가슴줄)를 채워서 데리고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라면 고양이가 뛰쳐나갈 수 있거든요. 그런 일들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거죠. ‘고양이가 집안에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까, 묘생을 이 작은 공간에서 사는 게 답답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들을 정말 많이 하시는데요. 개와 달리, 고양이는 평면적인 공간이 중요하지 않아요. 3차원적인 공간을 쓰기 때문에 10평 집에 산다고 해서 10평만 쓰는 게 아니에요. 20평, 30평, 40평, 50평까지도 넓게 쓸 수도 있어요. 그런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는 보호자가 해결해야 될 문제인 거죠. 그리고 묘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건, 안심할 수 있는 공간(safe place)이에요. 내가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만큼 확보되어 있느냐가 제일 중요해요.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 10평 주어진다면, 그게 제일 좋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가 집에서만 지내는 걸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집 안에서 집사가 해줘야 할 또 다른 것들이 있다면요?


집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의 경우, 너무 자극이 없으면 수면 시간이 늘고 놀이 시간이 적어질 수 있는데, 그러면 정신적인 정체 같은 것들이 올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계속 자극을 줘야 하죠.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방송되면서 산책이라는 게 화두가 됐잖아요. 개는 외출을 해야 하고 노즈워크를 하게 해줘야 된다는 인식이 생겼는데, <고양이를 부탁해>는 수직 공간과 환경 풍부화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드리면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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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배치, 최적의 장소는 이곳!


고양이를 의인화하거나, 개와 비슷할 거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강의 때 항상 하는 이야기가 ‘Cat is not a small dog’, 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라는 거예요. 의인화의 경우에는, 그렇게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건 잘못된 거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는 건 도움이 될 거예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 연습을 해야겠네요.


화장실 같은 게 대표적인데, 고양이가 화장실 실수를 하면 보호자들은 ‘쟤가 왜 저러지? 나한테 복수하나?’라는 생각을 하세요. 그게 잘못된 의인화예요. 원인은 다 있거든요. 화장실 환경이 안 좋다든가, 위치에 문제가 있다든가, 모래의 재질에 문제가 있다든가, 다묘 가정의 경우에는 화장실이 몰려 있는 경우도 심리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럴 때 제가 ‘본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입장이라면 어떻겠어요?’라고 물어보면 다들 이해하시거든요. 만약에 내가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누가 변기에 물을 안 내린 상태라든가, 아니면 볼일을 보고 있는데 누가 앞에서 쳐다보고 있다면 어떻겠어요. 절대 화장실을 좋아할 수가 없죠. 그러면 참고 참다가 대체품을 찾는 거예요. 그게 이불이 될 수도 있고, 카펫이 될 수도 있고, 욕실 타일이 될 수도 있고요. 또 항상 강조하는 게 고양이의 정서적인 나이가 세 살이라는 거예요. 세 살 아이와 평생 산다는 생각으로 고양이를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는 거죠.

 

정서적 나이가 세 살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세 살의 나이에서 보이는 정서가 몇 가지 있는데요. 사랑하는 것, 싫어하는 것, 화내는 것, 질투심 같은 것들이 있어요. 복수심 같은 건 조금 더 나이를 먹어야 가질 수 있는 정서고요(웃음). 그래서 고양이한테는 복수심이 없다는 거예요.

 

‘나 골탕 먹이려고 이러는 거야?’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거군요.


그렇죠. 아마 세 살짜리 조카가 있거나 자녀가 있는 분들은 훨씬 많이 공감하실 텐데요. 그 아이들이 모국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구사하겠어요. 표현을 잘 못하죠. 그러니까 울거나 떼쓰거나 밥을 안 먹거나 하는 거죠. 동생이 생기면 중간에 끼어들거나 물건을 뺏어가기도 하고요. 고양이들도 이런 걸 다 하거든요. 질투심 많은 아이들은 다른 고양이 예뻐하면 끼어들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자기 밥을 안 먹기도 해요. 잠만 자거나 밤새 울기도 하고요. 관심 가져달라고 와서 툭툭 치고 가기도 해요. 그런 것들이 대개 세 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정서와 유사하죠.

 

화장실과 관련해서 많은 집사들이 알고 있는 정보가 있죠. ‘내 반려묘가 원하는 모래를 쓸 것’, ‘화장실 크기는 고양이 몸 길이의 1.5배는 되어야 한다’ 같은 것들인데요. 우리 집에서 화장실을 어디에 놔야 최선인지, 그건 확실히 알기가 어려워요. 한 공간에 화장실이 여러 개 있으면 하나로 인식한다는 말씀도 하셨었는데, 그럼 도대체 어디에 놔야 할지 모르겠어요.


반려묘와 함께 사는 인구의 숫자가 늘어난 게 대부분 2011년부터예요. 노령화, 싱글 가구가 증가면서 고양이 입양 가구의 수도 늘어났다고 할 수 있는데요. 혼자 서울에 사는 싱글이 얼마나 큰 집에서 살겠어요. 원룸이나 투룸 정도에 사실 텐데, 그러다 보니 화장실 배치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는 거죠. 고양이 한 마리와 생활을 하더라도 화장실은 두 개가 있어야 되는데 대부분 방이 하나잖아요. 그러면 고양이가 먹는 곳과 떨어진 위치, 캣타워 아래가 1번 선택지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침대 옆에 놔두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화장실 모래 알갱이나 먼지가 날리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되실 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먼지 날림이 덜한 모래, 사막화 방지 매트(화장실 밖으로 튀어나오는 모래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가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조금 도움은 될 텐데요. 베스트 장소를 꼽자면 밥그릇과 최대한 멀면서 소음이 나지 않는 곳이 될 것 같아요. 대부분은 캣타워나 캣폴이 있고 그 근처에 배치를 하는 게 그나마 베스트죠.

 

화장실의 형태는 어떤가요?


오픈형이 좋고, 안 되면 후드형도 어쩔 수 없지만, 일단 시야가 확보가 돼야 해요. 개의 경우는 같이 모여서 그룹 사냥을 하지만, 고양이는 혼자서 독립적 사냥을 하는 동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자신의 안전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죠. 오픈형을 추천 드리는 이유도 고양이가 배변을 하는 동안, 자신이 안전에 취약한 상황에서 사방팔방을 다 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누가 날 덮칠지도 모르니까요. 어디로든 튀어나갈 수 있는 퇴로를 확보해야 되는 거죠. 그런 공간으로써 창가 쪽도 좋고요. 베란다 쪽도 나쁘지 않아요. 세탁기가 없다는 전제 하에요. 세탁기 소리를 싫어할 수 있으니까요. 베란다 쪽에 캣폴이나 캣타워를 놔두고 그 옆에 조금 떨어뜨려 놓아도 좋죠.

 

또 다른 화장실은 어디에 놓을까요?


사막화(화장실 밖으로 모래 알갱이가 튀어나오는 현상)가 괜찮으시다면 입구 쪽 근처에 놓으셔도 좋아요. 많은 분들이 하시는 실수가 사람 화장실 안이나 시끄러운 곳에 두거나, 아니면 한 장소에 여러 개의 화장실을 모아놓는 건데요. 그건 추천하지는 않죠. 사람 화장실 안에 놓는 경우에는 습도가 높아서 모래가 굳을 수 있고, 잘못하면 하수구가 막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화장실 여러 개를 한 군데 모아 두는 건, 한 마리일 경우에는 조금 괜찮은데, 다묘 가정인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요즘에는 방 하나를 ‘고양이 방’으로 만들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 안에 캣타워, 숨숨집, 밥그릇, 물그릇, 화장실까지 다 넣어놔도 괜찮은가요?


그건 괜찮은데요. 고양이들은 항상 베이스캠프가 있거든요. 핵심 장소가 있고 그 다음에 노는 장소, 쉬는 장소, 자는 장소 등을 몇 군데 정해놓고 지내요. 만약 하나의 방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지게 하려면 보호자가 그 공간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완전히 고양이만을 위한 공간보다는 사람하고 같이 쓸 수 있게 배치를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서재에 캣타워를 놓고 수직 공간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내가 사무를 본다거나, 그렇게 같이 지내는 공간이 좋죠. ‘이 방은 고양이 방이야’ 하면서 고양이는 거기에만 들어가 있으라고 하는 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아요.

 

고양이의 최소 음수량은 1kg 당 50ml 정도인데요. 실제로 그만큼 먹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그 대신 감자(고양이 소변을 일컫는 집사들의 은어) 양을 보고 음수량을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가요?


그건 조금 다른 이야기예요. 보통 소변량은 1kg 당 1~2ml 정도거든요. 3kg이라면 3ml, 여기에 24시간을 곱하면 하루에 60~70ml 정도 될 거예요. 물을 많이 먹었다고 해서 그만큼 다 소변으로 나오면 큰일 나죠. 탈수가 와요. 신장 기능이 좋은 아이들은 ‘압축뇨’라고 해서 소변을 압축해서 내보내는데요. 물을 마시는 대로 계속 몸 밖으로 내보낸다면 문제가 있는 거예요. 1kg 당 50ml를 마신다고 해도, 1kg 기준으로 하루에 24~48ml 정도 배출할 거예요. 소변을 자주 보는 건, 물을 많이 마셨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너무 자주 보는 것도 질병을 의심해볼 수 있어요.

 

하루 2~3번 소변을 봐도 괜찮은 건가요?


괜찮습니다.

 

고양이는 물을 잘 안 마셔서 걱정이잖아요. 그렇다 보니 강제 급수를 고민하는 집사들도 많아요.

 

그건 약간 강박증 같기도 해요. 물과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가 생기는 곳이 신장인데, 신장이 정상이라는 전제가 있다면 물은 자율적으로 먹이면 되거든요. 다음(多飮)을 권하지도 않아요. 신장이 건강하다면요. 신장에 조금 문제가 생기면 물을 많이 마시면 좋겠다고 권장하는 것이지, 억지로 물을 먹여서 아이와의 관계를 안 좋게 만든다거나 아이가 보호자나 그 상황을 싫어하게 된다면, 나중에는 그게 더 안 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반려묘가 최소 음수량을 섭취하지 않는다면, 강제 급수로 부족한 양을 채우는 건 어떤가요?


그 전에 왜 안 먹을까를 생각해 봐야겠죠. 일차적으로는 환경적인 것부터 체크하면서 고양이한테 선택권을 주는 게 맞죠. 물 마실 장소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 알맞은 재질의 물그릇이 제공되고 있는지, 위치는 적절한지, 그런 것들을 살펴보고요. 그래도 물을 덜 먹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면, 일단 탈수가 왔느냐가 중요해요. 그런데 원래는 탈수가 쉽게 생기지 않아요. 구토나 설사가 있으면 탈수가 올 수 있고요. 사람의 신체든 동물의 신체든 항상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작동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물을 충분히 먹지 않은 것 같아’라고 잘못된 생각을 해서 고양이와의 관계를 그르치는 상황을 만드는 건 좋지 않다는 거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세 살 아이가 물을 안 마신다고 강제로 먹이는 거예요. 그건 고문이죠.

 

정말 그렇겠네요.


‘너를 위한 거야’라는 전제 하에 아이한테 물을 억지로 먹인다면, 어떤 아이가 엄마를 좋아하겠어요. 엄마를 보면 도망가죠. 그런 상황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수의사들도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받지 않게 음수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는데요. 건사료를 먹던 아이라면 습식 사료를 먹게 한다든가, 물그릇의 위치를 늘린다든가, 그 고양이가 좋아하는 형태의 물이 나오게 환경을 만든다든가 하는 거죠. 어떤 아이들은 수반을 좋아하고, 어떤 아이들은 흐르는 물을 좋아하거든요. 싱크대 물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수돗물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어요. 음수에 있어서는 ‘각묘각색’이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내 반려묘한테 맞는 걸 제공해줘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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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보상은 ‘잭팟 교육법’으로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에는 다묘 가정을 위한 팁도 다수 실려 있어요.


가장 핵심적인 건 층간 분리예요. 공간 분리라기보다는 층간 분리가 핵심이죠.

 

수직으로 공간을 나누라는 뜻인가요?


그렇죠. 층간을 분리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요. 고양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곳들을 최대한 멀찍이 떨어뜨려 주는 게 좋아요. 고양이의 특징상 영역 확장을 방사형으로 하기 때문에 접점이 되는 공간들을 만들어주는 게 좋고요.

 

고양이가 평생 동안 목욕을 안 해도 괜찮나요?


저는 안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털에 뭐가 묻었거나 불가피하게 닦아줘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목욕을 안 해도 돼요. 저희 아인이도 목욕 잘 안 하는데(웃음)...

 

보통 고양이의 수명이 15~20년 정도인데, 그동안 한 번도 안 한다면.... 괜찮을까요?


평생 동안 본다면 목욕은 서너 번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픈 아이들은 그루밍을 잘 못해요. 기운이 없어서 자기 관리를 잘 못하죠. 털에서 윤기가 흐르는 고양이는 건강한 거예요. 검사를 해서 건강의 지표를 알 수도 있지만, 일단 얼굴이 깨끗하지 않으면 아픈 거예요. 고양이들은 그루밍하는 순서가 있어서 얼굴부터 관리를 하거든요. 만약 얼굴이 초췌하고 눈꼽이 껴 있고 콧물이 나고 입 주변이 정리가 안 돼 있고 털이 푸석푸석하다면, 그 고양이는 100% 아픈 거예요. 그런데 중년묘 이상, 노묘가 되면 기력이 없어서 보호자가 빗질도 대신 해줘야 되고, 눈꼽도 떼어 줘야 되고, 목욕을 하면서 씻겨줘야 될 수도 있어요. 그런 건 필요하겠죠. 평생 목욕을 안 할 수는 없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선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고양이한테는 목욕이 필수는 아니니까요.

 

행동 교정을 할 때 보상으로 간식을 주잖아요. 그런데 매번 간식을 주자니 너무 많은 양을 급여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간식을 줬다가 안 줬다가, 랜덤으로 해도 될까요?


그것도 규칙이 있어요. ‘잭팟 교육법’이라고도 하는데요. 랜덤으로 주되, 마지막에는 꼭 보상을 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10번 교육을 했다면 1. 3. 7. 8번째 순서에 간식을 주고 마지막 열 번째에는 반드시 주는 거죠. 그리고 1. 3. 7. 8번째에 간식을 줄 때 한 번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줘요.

 

고양이 입장에서는 정말 ‘잭팟’이 터진 거네요(웃음).


로또에 당첨된 것 같겠죠(웃음). 그게 ‘잭팟 교육법’이에요. 많은 분들이 간식을 얼마만큼 줘야 하는지 물어보시는데요. 내 반려묘의 1일 칼로리 소모량의 10% 내외에서 주시면 돼요. 그리고 행동학적으로 교육할 때 주는 저칼로리 간식이 따로 있어요. 저칼로리, 저단백, 저지방이어서 맛은 있지만 살이 많이 안 찌는 제품이에요. 또 말씀드리고 싶은 건, 보상으로 주는 게 꼭 간식이 아니어도 돼요. 대부분 먹을 걸 좋아하기 때문에 간식을 주지만, 보호자가 쓰다듬어주고 스킨십하는 걸 좋아할 수도 있어요. 그건 아이의 성향에 맞춰서 해도 돼요.

 

수의사님께 진료를 받고 싶어 하는 집사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워낙 바쁜 분이시니까 진료 예약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예약을 한다고 해도 한참 기다려야 차례가 올 것 같기도 하거든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저는 모든 외부활동을 쉬는 시간에 하고 있어요. 진료 시간 외에 하는 거죠. <고양이를 부탁해> 촬영도 그렇고 강연도 쉬는 날 해요. 저도 주5일 근무를 하고,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거든요. 일요일, 월요일에는 진료를 쉬고요. 아마 금요일 토요일에는 예약이 많이 잡혀 있어서 내원하기 힘드실 거예요. 평일 낮에는 비교적 여유로운 것 같고요. 보통 오후 2시부터 9시 반까지 진료를 보고 있어요. 어디까지나 제 본업은 진료 수의사니까요. 언제든지 본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근간이 수의사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많지 않고요.

 

책 제목이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인데요. 수의사님의 마음이기도 한가요?


보호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다들 ‘고양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제목을 보시고 우스갯소리로 ‘평생 고양이면 좋겠어’라는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요. 이 책을 보신 분들이 잠시 자기가 고양이가 된 것처럼, 고양이의 생각이나 언어나 기분을 조금 느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제목을 정했어요.

 

수의사님도 ‘평생 고양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사실, 집고양이 팔자가 최고잖아요(웃음).

최고죠. 고양이가 보통 하루에 15~16시간을 자거든요. 그래서 불면증에 걸리지 않죠(웃음). 그런 편안함도 있지만... 저는 ‘평생 고양이면 좋겠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이유가, 고양이 하면 길고양이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어요.

 

그렇죠. 길고양이의 삶은 너무 험난하죠. 만약 수의사님이 잠시 고양이가 된다면, 아인이한테는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그냥 각자도생했을 것 같은데요(웃음). ‘너는 네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 나는 내 나름대로의 삶을 살게’ 이런 식이라고 할까요. 아인이가 원래 그래요. 가만 보면 다 친하게 지내지도 않아요. 그런데 저도 그럴 것 같아요. ‘굳이 내가 너랑 같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웃음). 각자 스타일 대로 지내겠죠. 각자의 삶이 중요하니까요. 보호자가 반려묘한테 너무 의존적이 되면, 고양이도 보호자한테 너무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있어서 문제거든요. 보호자가 분리불안증이 오고 고양이도 분리불안증이 오는 거예요. 저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감정의 거리든 물리적인 거리든. 그래서 제가 만약 고양이가 된다면, 아인이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친구처럼 지내지 않을까 싶어요. 아인이 나름대로의 묘생을 존중하고 ‘너도 내 묘생을 존중해라’ 하면서요(웃음).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나응식 저/윤파랑 글그림 | 김영사
잠시 고양이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고양이 마음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나응식 수의사가 각종 일화를 통해 설명하는 고양이의 감정 표현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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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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