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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글이 쓰고 싶어지는 책 BEST 3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공감 연습』, 『당신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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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19. 0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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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 제 옆에, 귀여우면서도 당찬 프랑소와 엄님 그리고 카스텔라같이 부드러운 캘리님 나와계십니다. 어제 소개한 댓글이죠. ‘아라부’ 님께서 남겨주신 댓글을 수식어로 활용해봤어요. 우리가 계속 이런 낙천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을 것 같아서요.

 

프랑소와 엄 : 네. 그리고 저희 6월 23일(일)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읽아웃> 공개방송 하는 거 아시죠? 정세랑 작가님과 이슬아 작가님 모시고 이야기 나눌 거예요. 좌석이 있어서 딱 100분을 모실 수 있으니까요. 6월 13일까지 <채널예스>에 오셔서 ‘문화행사 초대’ 코너로 신청해주세요.


캘리 :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니까요.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오셔서 인사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불현듯 : 오늘 주제는 ‘글이 쓰고 싶어지는 책’이에요. 어떻게 정하게 됐죠?


캘리 : 저희가 강원국 작가님, 은유 작가님 등 모셔서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요. 정작 <어떤,책임>에서는 다뤄본 적 없는 주제 같아서 제안 드렸어요.

 

 

프랑소와엄이 추천하는 책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김진아 저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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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었는데 뼈를 10대 정도 맞았어요.(웃음) 갑자기 폭포수처럼 글이 쓰고 싶어져서 스마트폰 메모창을 열어서 메모를 막 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요. 제가 김진아 작가님 글을 처음 본 건 잡지 <우먼카인드>에서였는데요. 글이 재미있어서 곧 이분 책이 나오겠다고 생각했죠. 이 책에 몰입했던 게 무엇보다 자기 서사, 자기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겨있기 때문이었어요. 글이 시원시원하고, 빨리 읽혀서 아직까지도 약간 흥분할 정도입니다.


이 책의 카피가 ‘탈혼과 유사 경력 단절을 통해 경제적 위기감과 여성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절박하게 느꼈던 시간들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에요. 밑줄 그을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저는 연필 한 자루를 들고 읽었어요. 이 책은 사회 생활이 힘든 여성 독자가 읽으면 가장 좋을 것 같고요. 우리 딸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이 읽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또 페미니즘이 도대체 뭐길래 이거 모른다고 탓하는 소리 듣는 남성 독자들도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불현듯이 추천하는 책

 

『공감 연습』
레슬리 제이미슨 저/오숙은 역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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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고요. 그 중 첫 번째 작품이 표제작 「공감 연습」입니다. 많은 글 쓰는 사람들이 글만으로 먹고 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 작가도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고 해요. 작가가 해온 일을 보면 재미있어요. 여관 관리인, 제빵사, 임시 사무직, 가정 교사 그리고 의료 배우. 의료 배우는 의학 상황극에서 환자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 경험이 「공감 연습」에 담겨 있어요. 이 글을 읽고 너무 좋았는데요. 작가는 이 일을 하면서 다양한 환자 역할을 했겠죠. 재미있는 것은 어떤 역할은 나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에요. 내가 겪었던 상황과 결부될 때 일어나는 감정 증폭도 엄청나고요. 그 상황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나와 환자 역할이 잘 분리가 안 되는 경험까지 했더라고요. 고통이란 우리가 겪으면서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많은데요. 작가는 그 역할극을 하면서 내가 어떻게 아프다고 말해야 할지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또 그걸 다시 글로 써냄으로써 고통이 없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히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고통을 함구하지 않고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공감은 그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답을 하게끔 질문하는 것이다. 공감에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질문도 많이 필요하다. 공감하려면 당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중략) 늙은 여인의 임질이 그녀의 죄의식과 연결되고, 그 죄의식은 그녀의 결혼과 연결되고, 그 결혼은 그녀의 자녀들과 연결되고, 그 자녀들은 그녀의 유년기와도 연결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가정생활을 숨 막혀 했던 그녀의 어머니와 연결되고, 다시 그녀 부모의 깨지지 않는 결혼과도 연결된다. 어쩌면 모든 것의 뿌리는 그녀의 첫 번째 월경, 그것이 수치심과 전율을 안겨주었던 방식에까지 거슬러 올라갈지도 모른다.

 

공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공감하기 위해 내 마음을 가꿔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는데요. 이 글을 읽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어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는 내 방식으로 응답해야겠다고 느꼈어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같이 읽고 같이 글쓰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당신에게 말을 건다』
김영건 저 |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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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예요.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님이 쓴 서점일기입니다. 작년 여름에 속초로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가기 전에 우연히 <대한민국 도슨트>라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채널을 알게 됐어요. 국내 여러 지역을 소개하는 클립인데 김영건 대표님은 속초에 있는 명소, 역사적 맥락이 있는 장소, 가볼 만한 곳들을 7-8분 분량으로 소개하고 있더라고요. 첫 번째 클립이 ‘동명동 성당’이었는데요. 그걸 듣고 그곳에 갔더니 정말 좋은 거예요. 그러니 당연히 동아서점에 가야 했죠.(웃음) 무엇보다 가서 방송 잘 듣고 있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었어요. 갔는데 동아서점에는 재미있는 게 많았어요. 특히 ‘동아서점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손글씨로 적힌 목록이 있더라고요. 1위가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책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특히 서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서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신 분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출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책이에요. 동아서점은 신간 배본을 안 받는다고 하거든요. 이 정도 규모가 있는 지역 서점의 경우 총판이 들여오는 신간을 그냥 받아서 판매를 하곤 하는데요. 만약 들어온 신간이 안 팔리면 반품을 해야 하니까 그게 싫은 김영건 대표님은 직접 신간을 입고하고 있는 거죠. 이런 장면만 봐도 이 사람은 정말 서점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요.

 

매주 출간되는 책들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주말엔 주요 일간지 책 지면에 어떤 책들이 소개되었는지 시간을 들여 읽어보고 그 중에 또 다시 어떤 책을 선택할 것인가 연거푸 고민을 거듭하다 실증도 나지만 어찌어찌하여 주문 직전 단계에선 어떤 책을 어디에 몇 권 진열할지 머릿속에 진열해보는, 생각만으로도 피곤해지는 이 모든 일. 하지만 그렇게 심사숙고를 거친 책의 단 한 권 판매만으로도 모든 피곤을 보상 받는 일. 이렇게 말하고 나니 새삼 무슨 대도시의 중심부에서 일하는 세일즈맨처럼 비장하다며 그만 웃음이 난다.

 

책을 읽으면서 저도 팟캐스트를 하는 마음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겉으로 보이는 서점 외에 다른 이면을 발견할 수 있어 즐거웠거든요. 그처럼 팟캐스트를 들으시는 분들도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방송을 만들고 있는지, 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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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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