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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읽으면 좋을 책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푸른 알약』, 『대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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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19. 05. 09)

[채널예스] 어떤책임.jpg

 

 


불현듯 : 제 옆에, 침묵에서도 태도를 읽는 프랑소와 엄님과 가식마저도 다정한 캘리님 나와 계십니다.(웃음) 오늘 주제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읽으면 좋을 책’인데요. 이 주제를 프랑소와 엄님이 정하셨어요.


프랑소와: 제가 관계에 집착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난 혼자 있고 싶고, 사람들을 별로 안 좋아해”라고 얘기하는데요. 저는 대부분 아니라고 생각해요. 95% 정도의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충만함을 얻을 때 행복이 커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세속적인 성공보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충만한 느낌이 들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관계를 위해 미리 읽어두면 좋을 책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불현듯이 추천하는 책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안대근 저 | 달

 

건강한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내가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잖아요.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른 채 관계에 불쑥 뛰어들면 실수를 하게 되고, 못 볼 꼴을 보여주거나 상대의 실수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겠죠. 그런 생각에서 좌충우돌 하면서도 나를 발견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왔어요. 이 책의 표지 글을 안대근 작가님이 직접 쓰셨다고 하는데요. 작가님은 SNS에 노트에 직접 쓴 글귀를 올리는 분이기도 해요. 책은 크게 3부로 되어 있고요. 첫 장이 ‘누군가를 혼자 오래 좋아해본 사람’, 두 번째 장이 ‘최선을 다해 이별하는 사람’, 세 번째 장이 ‘누구보다 열심히 기억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사람’에는 자기 자신이 담겨 있습니다. 게다가 각 부의 제목도 읽어드렸지만 그 안에 있는 짧은 글에도 ‘사람’으로 끝나는 글이 많거든요. 가령 ‘노력의 끝에 서 있는 사람’, ‘흔적을 남기는 사람’처럼요. 그러니까 이 책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 받고 어떻게 회복했는지, 어떻게 다시 사람에게 다가갔는지를 담은 책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시면 관계 속에서 나를 재조명 해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릴 때 방학마다 우리 집에 놀러 오던 친척이 있었다. 나는 그 애가 너무 좋아서 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린 적도 있다. 늘 자기 키만한 가방을 등 뒤로 매고 왔는데 그 가방의 무게가 우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알려주고는 했다. ‘안녕’이라는 인사를 하고, 그 애 가방을 뺏어 메고,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어깨가 아파오면 오래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바보처럼 배시시 웃고 그랬다.(중략) 우리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해서, 끝나지 않았으면 해서, 그래서 말이지. 커다란 가방에 꾹꾹 눌러 담고 나에게로 여행을 떠나오길 바란다. 그런 사람을 마중 나가는 길. 가방을 뺏어 메고.

 

어떤 것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일 기록했기 때문에 이런 반짝이는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오늘의 순간을 기록하는 게 참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저부터가 매일 열심히 일상의 순간을 채집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푸른 알약』
프레데릭 페테르스 저/유영 역 | 세미콜론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왔어요. 건강한 관계란 사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어려운 것 같거든요. 적당한 거리야말로 건강한 관계의 핵심일 텐데 가까운 관계, 가족이나 연인에게는 아무래도 더 못 되게 굴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건강한 연인 관계를 찾아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왜 가장 어려운 상황이냐 하면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주인공 남자는 이 만화를 그린 작가고요.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건데요. 실제 자신의 연인이 에이즈에 걸린 사람인 거죠. 이들이 서로 가까워지는 단계에서 여자가 자신이 에이즈 양성 보균자임을 밝혀요. 그 순간 남자는 크게 당황하는데요. 그 사실은 상관 없는 척 하면서 한 발을 더 나아가죠.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고요. 세 번째 관계를 할 때 피임 기구가 터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작가는 이때가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시간이라고 말을 하는데요. 저는 이 장면에서 이들의 관계가 참 건강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날 병원에 가기로 하고 밤을 보내는데 여자가 남자에게 “무슨 생각 해?”라고 묻거든요. 그랬더니 남자가 “죽음에 대해.”라고 솔직하게 얘기를 하는 거죠. 여기에 여자가 “당신은 죽지 않아.”라고 말하니까 그때는 남자가 오히려 여자를 위로 해요. 어떤 면에서는 아주 솔직하고, 어떤 면에서는 약간 거짓을 보태는 게 건강한 인간 관계의 거리감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책을 다시 보니까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었어요. 여자에게는 이전 관계에서 얻은 아들이 있는데요. 남자는 이 아들과도 되게 건강하게 지내거든요. 이 아이를 한 인간, 하나의 존재로 보는 거죠. 연인의 아이니까 빨리 친해지려고 서두를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않고요. 아이가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지만 먼저 다가가려고 하지도 않는 거예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가 완전히 남자를 받아들이고 그에게 기대는데요. 그런 장면이 참 좋았어요.


저는 2007에 나온 초판 1쇄를 갖고 있었고, 그 책을 먼저 읽었는데요. 2014년에 증보판이 나왔더라고요. 표지가 약간 다르죠? 자세히 보면 표지에 있는 연인의 표정도 증보판이 조금 더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요. 증보판에는 초판에는 없는 책 출간 이후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요. 특히 좋은 건 이제 10대가 된 아들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는 거예요. 이 인터뷰를 보면 확실히 에이즈에 대한 오해도 풀리고요. 초판을 읽으면서 가졌던 불안함이나 의구심이 싹 걷히면서 너무 마음이 좋고 안심이 됐어요.

 

 

프랑소와엄이 추천하는 책

 

『대화에 대하여』
시어도어 젤딘 저/문희경 역 | 어크로스

 

저는 이렇게 무엇에 ‘대하여’, ‘관하여’라는 식으로 주제가 선명한 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시어도어 젤딘은 2016년 국내에  『인생의 발견』  이라는 책이 번역된 적이 있는데요. 그 책이 조금 두꺼워서 완독은 못했지만(웃음) 참 좋았던 기억이 있거든요. 다음 책이 나오면 한 번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책이 나왔고, 다행이 얇아서 편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이 책은 BBC 라디오 강연을 엮은 책이고요. 편안하게 구어체로 정리가 된 책이에요. ‘대화는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인터뷰를 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제 질문이 너무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그가 처한 환경이 다르니까 저마다 다른 질문을 해야 할 텐데 내가 고민하는 부분에만 꽂혀서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읽는데 정말 좋았어요. “사적인 대화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관계에 무한한, 소중한 무언가를 더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대화입니다.”, “재치 있는 농담이 그 말의 희생자가 치르는 대가만큼의 가치를 갖는가”처럼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에게 하나 묻겠습니다. 과연 대화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사랑의 유형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서로 좋아하면 당연히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라 답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서로 매력을 느낀다고 해서 저절로 자유롭고 편안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누구나 아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군요. 연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저 사랑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사랑 받는 이유를 알고 싶고, 그러려면 대화를 나누어야지 찬사를 늘어놓으면 안 됩니다."

 

흥미로운 게 젤딘은 비영리단체 ‘옥스퍼드 뮤즈(The Oxford Muse)’ 재단을 창립해서 이끌고 있는데요. 낯선 사람들 간의 지적인 교류를 돕는 단체고,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의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해요. 책의 뒷부분에는 이 재단에서 하는 프로그램의 36가지 대화 주제가 수록되어 있거든요. 이 주제 중 제가 별표를 친 게 꽤 있어요. ‘청혼은 질문이 될 수도, 연설이 될 수도, 대화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이 좋겠는가?’, ‘듣기 좋은 소리를 하거나 자기를 낮추지 않되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인데요. 이 책은 정말 두세 번은 읽고 싶은 책이었어요.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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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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