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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북클러버] '겨울서점' 김겨울, 북클러버 1기와 함께하다

예스24 북클러버 1기 첫 번째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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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러버’는 예스24의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북클럽’을 통해 선정된 도서 한 권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이다. (2019. 05. 07)

지난 4월 30일, 예스24 오프라인 독서모임 북클러버 1기의 첫 번째 모임이 진행되었다. ‘북클러버’는 예스24의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 ‘북클럽’을 통해 선정된 도서 한 권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모임이다. 독서모임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예스24 중고서점 홍대점에서 진행된다.


북클러버 1기 모임은 '겨울서점' 북튜버 김겨울 작가가 진행한다. 20여 명의 북클러버가 추천한 책 혹은 김겨울 작가가 추천하는 책 한 권을 선정해 읽는다. 한 달간 책을 읽고 정리한 생각 혹은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모아 마지막 주 화요일에 모여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하는 형식이다. 첫 번째 모임에서는 김겨울 작가가 추천한 책  『블랙 어스』 가 선정되었다.


『블랙 어스』 는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예일대 교수인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가 홀로코스트가 가능했던 이유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책이다. 홀로코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시행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로 꼽히는 대학살을 이르는 말이다. 나치는 유대인을 ‘비종족’으로 지목했고, 이들을 몰살하는 정책을 펼친다. 당시 유대인을 비롯해 슬라브족, 정치범, 공산주의자, 동성애자, 장애인 등이 무참히 학살됐다. 홀로코스트가 벌어진 이유는 ‘유대인 혐오’와 ‘민족주의’로 알려져 있다. 티마시 스나이더 교수의 『블랙 어스』 는 홀로코스트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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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24 북클러버 1기 모임이 진행된 예스24 중고서점 3층 홍대던전 

 

 

“우리가 홀로코스트를 나치 이데올로기와 결부한 것은 옳았지만, 살인자들 다수가 나치가 아니었고 심지어 독일인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잊는다. 홀로코스트에서 살해된 유대인은 거의 전부 독일 밖에 살았는데도, 우리는 먼저 독일 유대인을 생각한다. 살해된 유대인은 대개 강제 수용소를 본 일도 없지만, 우리는 강제 수용소를 떠올린다. 살인은 국가 제도가 파괴된 곳에서만 가능했는데도, 우리는 국가의 허물을 묻는다. 우리는 과학에 책임을 돌리고, 따라서 히틀러가 지닌 세계관의 중요한 요소를 인정한다. 우리는 나치가 이용한 단순화에 빠져 국민을 비난한다.” 
- 『블랙 어스』 , 12쪽

 

20여명의 북클러버 1기 회원들과 김겨울 작가는 두 시간 가까이  『블랙 어스』 를 읽고 생각한 것들을 나누었다. 북클러버 모임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모임 시작 전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써서 공유했다. 김겨울 작가는 참가자들이 쓴 포스트잇을 읽고 질문을 던졌다. 포스트잇을 쓴 참가자는 김겨울 작가의 질문에 자신의 관점과 생각을 풀어서 이야기했다. 여기에 다른 참가자들의 의견들이 더해지면서 독서 모임이 진행되었다.


한 참가자가 “나로 살 수 있었던 것이 시대와 상황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썼고, 김겨울 작가가 쪽지를 읽은 후 “구체적으로 어떤 감각을 느꼈는지”에 관해 물었다.


“홀로코스트나 유대인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그 이미지가 깨어지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하게 됐어요. 내가 지금 나로 사는 게 나만의 의지로 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상황이나 사람들이 미치고 있는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다.”라고 썼다. 참가자는 “히틀러가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때 거기에 굴복하거나 동조되는 것이 시대와 상황에 맞물려 어렵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 대부분 새로운 관점에서 홀로코스트를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수용소 안에서 유대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서술하는 책이나 학살을 수행했던 독일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접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히틀러가 어떤 사상으로 반유대주의를 시행했는지, 거기에 자신을 합리화한 논리는 무엇이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처음 보아서 새롭게 느껴졌어요.”


“유대인 대량 학살을 하나의 예외적인 장소에 국한하고 비인격적 과정의 결과로 취급하면, 그렇다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역시나 가까이서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죽였다는 사실을 대면할 필요가 없다.”
-295쪽

 

김겨울 작가는 책을 통해 나치 치하에서 살해당한 유대인 중 오직 3%만이 독일 유대인이었다는 것,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막무가내로 유대인을 잡아가 가스실로 집어넣었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더 잔혹한 방식으로 유대인을 선별하고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두에서 홀로코스트는 역사일 뿐만 아니라 경고이기도 하다고 말해요. 또 과거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분적으로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노력이라고 하고요. 그런데 과거를 공부하는 것, 현재를 기록하는 것 말고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참가자의 말에 김겨울 작가 역시 비슷한 지점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 어스』 의 마지막 서너 개 챕터에서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기후변화예요. 기후변화가 식량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히틀러는 과학이 농업을 발전시킨다는 것을 허구라고 믿고, 생활 공간과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학살을 저질렀다고 하죠.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제게는 어떤 징후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공동체나 관용의 정신을 발전시키려 노력했던 것들이 깨지는 것으로 보이는 거죠. 이런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점점 두려워져요.”


참가자들도 책을 읽고 느꼈던 자신의 두려움을 공유했다. 한 참가자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현직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를 크게 앞지르며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2007년 대선에 출마에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말하던 허경영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 같았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며 두려운 마음과 동시에 어떻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가에 관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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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클러버 모임을 진행하는 북튜버 김겨울 작가

 


“그 전쟁 중에, 유능한 정치 사상가 해나 아렌트 Hannah Arendt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흐릿하게 감지했다. 독일에서 도망친 유대인으로 정치적 망명자였던 아렌트는 나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이해했다. 유대인이 지구에서 제거되어야 한다면, 그들은 먼저 국가로부터 단절되어야 했다. 아렌트는 훗날 이렇게 썼다. ‘누구든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잃은 사람들뿐이다.’”
-175쪽

 

김겨울 작가는 참가자들의 소감을 모두 읽고, 대화 나눈 후 책을 읽고 품게 된 질문들을 이야기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가슴을 치며 읽을 정도로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뒤로 갈수록 살아내는 사람들과, 그들을 돕는 평범한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많은 것들을 정리하게 됐다. 아직 완독하지 못했다면, 끝까지 읽어보기를 권하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처음 들었던 질문은 ‘민족, 인종, 종족이란 무엇일까’였어요. 국민 말고 한국 민족 내지는 종족이라는 게 존재하는가가 저의 의문이었어요. 만약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민의 자녀인데, 한국말밖에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한국 민족인가요? 만약 한국말을 모르고 베트남어밖에 모르는데 한국에 계속 살고 있다고 한다면 한국 민족이 아닌 건가요? 계속 생각하다 보면 어디까지가 그 경계선인지, 이상해지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도대체 민족이라는 게 어디까지 실재하는 건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김겨울 작가는 두 번째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일지에 관해 질문했다. 시민권을 가진 유대인은 보호받았지만, 시민권이 없는 유대인들은 학살당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상황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며, 이런 일이 벌어질 때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복수성으로 바라보는 것에 관해서 생각하게 됐다. 히틀러는 한 가지 원리로 설명하고 싶어 했고, 그것이 히틀러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명료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유혹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런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히틀러의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봐야 할지, 내가 보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블랙 어스』 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히틀러의 세계와 얼마나 가까운지, 얼마나 먼가 생각하길 요구하는 책이에요. 저는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지만, 책에서 다루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은 유대인만이 아니었어요. 성소수자, 집시, 정신질환자 등 수많은 소수자가 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누락되었다고 느꼈어요. 이것 외에도 다루지 않은 국가도 있을 수 있고요. 또 히틀러를 분석한 부분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하는 학자들이 있을 수 있어요. 여러분들도 모두 읽고, 책과는 다르게 비판한 부분들을 찾아보고, 반박해보는 것도 좋은 독서 활동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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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를 이해하면 인류를 보전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희생자들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선행을 아무리 많이 쌓아도 악을 없애지는 못한다. 미래의 구원이 아무리 성공적이어도 과거의 살인을 되돌리지는 못한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세계를 구하는 것이라는 말은 아마도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 역은 진실이 아니다. 세계를 구한다고 잃어버린 한 생명을 되살리지는 못한다.
-475쪽

 

김겨울 작가는 첫 번째 책으로 다소 두꺼운 책을 선정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세 줄 요약의 시대이기에 많은 것이 짧고 굵게 만들어진다. ‘그래도 요약되지 않는 순간을 버티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서사, 어떤 사람의 삶이나 경험 같은 것들은 쉽게 요약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삶, 어떤 순간도 요약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삶에서 소중했던 순간이나 변화하는 생각 같은 것들은 필요 없는 정보가 된다.


김겨울 작가는 “어떤 내밀한 사정을 참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 “누군가에게 내가 요약되지 않는 서사를 이야기할 때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감각을 되살려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첫 번째 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스24 북클러버 1기의 다음 모임은 5월 28일 화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두 번째 북클러버 모임에서 함께 읽을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이다.


 

 

블랙 어스티머시 스나이더 저/조행복 역 | 열린책들
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는 처음부터 히틀러의 마음속에 있었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없애는 것은 지구의 생태학적 균형을 복원하고 독일인들을 다시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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