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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마블, 록의 전사들이 옥죄는 사운드 폭격의 고삐

캡틴마블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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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록 차트 넘버원 싱글 등 록 송 퍼레이드가 영화의 사운드트랙 위에서 연달아 강공 드라이브를 건다. (2019.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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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록 밴드 하트(Heart)의 1976년 빌보드 싱글차트 35위 히트곡 「네게 미쳤어」 (Crazy on you)가 여주인공 ‘버스(Vers)’의 기억 속 어릴 적 카트라이더 회상 장면이 전개되는 가운데 강렬하게 포문을 연다. 외계의 크리(Kree) 종족의 엘리트 부대원으로 거듭나기 전, 지구에서 보낸 유년기와 미 공군 전투기조종사였던 시절의 메모리가 파편적으로 탐색되어 나타나는 연속장면. 곧이어 바에서 립싱크로 열창되는 리타 포드(Lita Ford)의 빌보드 싱글차트 12위 랭크 인기 곡 「치명적인 키스를 해줘」 (Kiss me deadly)를 선발로, 강성 록의 향연이 계속된다.

 

구형 386컴퓨터로 인터넷 접속을 하는 순간부터 매장 앞 마네킨 옷을 무상 임대해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장면에 쓰인 영국 밴드 엘라스티카(Elastica)의 1994년 빌보드 싱글차트 53위 곡 「접속」(Connection)을 비롯해, 오토바이를 달려 판초스 바에 도착해 주크박스를 통해 플레이되기까지의 장면에 사용된 가비지(Garbage)의 1995년 빌보드 싱글차트 55위 곡 「비올 때만 행복해」 (Only happy when it rains), 묶인 포박을 풀고 한바탕 격전을 벌이는 장면전개에 역동성을 더하는 노 다웃(No Doubt)의 빌보드 싱글차트 23위 랭크 최초의 히트 싱글 「단지 소녀일 뿐이야」 (Just a girl), 엔딩을 화끈하게 장식한 더 홀(The Hole)의 1998년 모던 록 차트 넘버원 싱글 「유명인 피부」 (Celebrity skin)와 같은 록 송 퍼레이드가 영화의 사운드트랙 위에서 연달아 강공 드라이브를 건다.

 

그야말로 록의 여 전사들이 사운드 폭격의 고삐를 옥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영화 <캡틴 마블>(Captain Marvel)의 사운드트랙에는 걸 파워, 여권신장을 외치는 여성 록 가수와 밴드 군단의 기존 노래들을 파워 엔진으로 탑재했다. 여성보컬 그룹 “엔 보그”(En Vogue)가 찬조 출연해 “솔트 앤 페퍼”(Salt ‘N’ Pepa)와 함께 부른 「너란 놈 참! 」 (Whatta man)과 데즈레(Des’ree)가 노래한 「넌 해야만 해ㅍ(You gotta be), 여성 3인조 보컬그룹 TLC의 「폭포」 (Waterfalls) 역시 블랙 우먼파워로, 마블 여장부의 신고식에 힘을 실었다. 록을 위시해 힙합과 랩, 리듬 앤 블루스, 소울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걸 크러쉬(Girl-Crush)의 진수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원래 소울싱어 린다 린델(Linda Lyndell)이 불러 1968년 빌보드 알앤비 차트 50위에 오른 히트곡에 힙한 리듬과 랩을 가미했을 뿐, 거의 유사하게 재해석한 1993년 리메이크 버전 「Whatta man」 (1993년 빌보드 싱글차트 3위), 영국의 알앤비 소울싱어 데즈레가 발표해 1994년 빌보드 싱글차트 5위까지 쏘아올린 「You gotta be」, TLC가 1995년 빌보드 싱글차트 넘버원을 7주 간 차지하면서 대표곡이 된 히트곡 「Waterfalls」, 세곡의 노래는 각각 ‘블록버스터 비디오’ 숍을 지키던 경비차량과 닉 퓨리의 카스테레오에서, 그리고 “캡틴 마블” 캐럴의 오랜 절친 공군 파일럿 마리아 램뷰의 집 방문 장면에서 극의 전개에 맞게 사용돼 이해를 돕는 식으로 사용됐다. 특히 「Whatta man」은 한국 프로젝트 걸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Whatta man (good man)」으로 노래해 다시금 각광받은 곡, 감회가 남다르다.

 

영화의 종반 극중 인물들의 대화 장면의 배후에 깔린 알.이.엠(R.E.M)의 「Crush with eyeliner」 (1995년 빌보드 얼터너티브 송 차트 20위)와 「Man on the moon」 (1992년 미국 빌보드 얼터너티브 송 차트 30위), 그리고 “캡틴 마블”이 아넷 베닝(Annette Bening)의 마-벨/웬디 로슨 박사와 대면하는 장면에서 턴테이블로 플레이되는 너바나(Nirvana)의 「come as your are」 (1992년 미국 빌보드 얼터너티브 송 차트 3위)의 등장으로, 사운드트랙에 사용된 노래가 주로 1995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설정한 영화의 내용을 의식적으로 강화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극중 공군 파일럿 캐럴 댄버스/스타포스로 불리는 엘리트 크리의 멤버 비어스/캡틴 마블 역으로 출연한 브리 라슨(Brie Larson)의 하양 셔츠에 “NIN”(Nine Inch Nails)마크가 새겨진 것도 1990대가 얼터너티브 록의 시대였음을 다시금 복기하게 한다. 오죽하면 닉 퓨리가 수트에서 옷차림을 바꾼 스타포스 비어스에게 ‘그런지 룩’(Grunge Look)이라는 상징적 대사를 날리겠는가.

 

‘그런지 룩’(Grunge Look)과 ‘그런지 록’(Grunge Rock=Alternative Rock)의 멋진 매치 업!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무대와 정확히 조화된 선곡을 청취하는 재미에 더욱 신나고, 흥겨운 기분은 배가될 것이다. “블랙 우먼파워”에 덧붙여 닉 퓨리 역의 사무엘 잭슨(Samuel L. Jackson)이 직접 가창한 R&B 걸그룹 마블렛츠(The Marvelettes), ‘마블스’ (The Marvels)로 유명한 그들의 1961년 데뷔 넘버원 히트싱글 「제발 우체부 아저씨」 (Please Mr. Postman)는 보너스, ‘마블’인가 ‘마-벨’인가, 지금까지 이런 마블 캐릭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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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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