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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잭’으로 남았던 이유를 밝히다 - 뮤지컬 <잭더리퍼>

1888년 런던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에서 끝내 밝혀지지 않았던 살인마 ‘잭’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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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이라는 이름은 특정인의 이름이 아닌 아무개라는 뜻으로 끝내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뮤지컬 <잭더리퍼>는 살인마 잭이 밝혀지지 않았던 이유에 해석을 담아 무대를 완성했다. (2019.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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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비가 쏟아지는 런던, 무언가에 쫓기듯 머리를 쥐어짜며 등장한 앤더슨이 책상에 앉아 코카인을 흡입한 후 숨을 고른다. 이어 투툭투툭 타자기를 두드리며 그날까지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 개요를 읊는다. 그렇게 작성된 종이를 담뱃불로 태워버리고, 앤더슨은 자신이 보았던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를 가리켜 악마라고 부른다. 앤더슨의 독백 이후 무대 뒤편이 열리고 화려한 회전 무대가 등장한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1888년 런던의 한 도시, 매춘 말고는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정체불명의 살인범을 찾는 과거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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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을 따라 움직이는 과거와 현재


뮤지컬  <잭더리퍼> 는 한국에서는 2009년 초연했다. 초연 이후 네 차례의 앙코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12년 한국판의  <잭더리퍼> 를 일본에 진출해 호평받았다.  <잭더리퍼>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로 1888년 8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벌어진 영국 런던 이스트엔드 지역의 윤락가 화이트채플에서 벌어진 사건이 배경이다. 피해자가 모두 매춘부 여성이라는 점과 실제로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 ‘화이트채플가의 연쇄살인’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 상연한 뮤지컬  <잭더리퍼>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끝까지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유에 해석을 담아 무대를 완성했다. ‘잭’이라는 이름은 특정인의 이름이 아니라 ‘아무개’라는 뜻으로 끝내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무대 위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다. 앤더슨의 시점으로 흘러가던 무대는, 다니엘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다니엘의 시선으로 사건 현장을 따라간다. 무대 위에 설치된 회전 무대는 계속해서 시간이 흐르는 극과 잘 어우러지고, 배우의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공간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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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사건이 밝혀지지 않은 이유를 밝히다


끔찍한 살인사건이 빈번하고, 범인이 한 사람이라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타나지만, 누군지 알 수 없다. 강력계 수사관인 앤더슨은 자극적이고 잔인한 사건임을 고려해 언론을 통제하고 수사를 이어가려고 하지만, 런던 타임스의 기자 ‘먼로’는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이 사건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극의 초반에는 조용히 수사를 이어가려는 앤더슨과 어떻게든 자극적인 살인사건의 소재를 퍼뜨리려는 먼로의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급기야 먼로는 앤더슨이 코카인을 흡입한다는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거래를 제안한다. 먼로와 앤더슨의 승강이가 이어지는 순간에도 살인 사건은 벌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 ‘다니엘’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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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이식 연구를 위해 미국에서 런던에 방문했던 다니엘은 글로리아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매춘부로 일하던 글로리아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바란다. 다니엘을 만나 런던을 떠나는 것을 꿈꾸게 된 글로리아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잭을 밀고하고 현상금을 챙기려 한다. 그러나 끝내 도망친 잭은 글로리아의 집에 불을 지르고 사라진다. 화상을 입고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글로리아는 다니엘과 함께 떠나는 걸 포기하게 된다.


몇 년 후 다시 런던에 방문해 글로리아를 만난 다니엘은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고 그녀를 위한 ‘불법’을 저지른다. 매독으로 썩어가는 그녀에게 장기 이식을 해주겠다는 마음을 품은 것이다. 그러나 몇 번의 살인사건 이후 자신의 범죄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앤더슨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동안 일어났던 살인사건이 자신과 연관이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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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시점으로만 극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대 전체가 생동적이다. 결정적으로 잭이 살인을 저지른 이유에 반전을 두어 살인마 잭을 복합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앤더슨 형사는 방 안에서 사건 개요가 적힌 종이에 불을 붙여 태워버린다. 그의 선택은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이해받거나 잘못 소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뮤지컬  <잭더리퍼> 는 3월 3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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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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